퀵바

김윤겸

진천(鎭天) : 악귀의 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드라마

재필장수
그림/삽화
윤겸
작품등록일 :
2022.05.11 14:46
최근연재일 :
2023.10.23 21:45
연재수 :
246 회
조회수 :
86,456
추천수 :
1,202
글자수 :
1,449,626

작성
22.06.16 20:57
조회
253
추천
4
글자
11쪽

진천 - 120화

DUMMY

그로부터 3일 후.


서안의 마뇌 척살대가 천마대와 합류하며 총 5만의 마교 전력이 조선으로 향했고, 마뇌 척살대의 빈자리에 만마대가 대신 배치되며 안그래도 긴장감 가득하던 서안 전선의 분위기가 한층 더 고조되기 시작한다.


이 시기 며칠새에 서안의 마강회에서 단전을 폐하고 금괴를 받아간 무인의 수는 30만에 달했는데, 그에 무림맹 소속 문파들의 불안과 분노도 이미 임계점을 넘어 있었다.


그간 무림맹의 본각에서 고성을 지르며 칼질까지 하게된 강경파들은 결국 무림맹을 떠나 연합군 세력을 손아귀에 넣기로 결정한다.


"우리 곤륜은 오늘부로 무림맹 소속이 아니오. 무림맹주를 비롯해 무림의 구파일방이란 명예를 버리고 마교 따위에 굴복 하려는 겁쟁이들과는 어떤 것도 함께 할 수 없음이니."


"무영문주가 없으니 연합군의 수장 자리는 우리끼리 새로 선출합시다. 싸울 의지가 있는 자들끼리만 뭉치는 것이 맞소."


이에 무림맹의 군사부와 직속 장로들, 소림, 개방, 종남파 등이 그들을 어떻게든 설득하고자 했으나, 곤륜에 이어 하북팽가와 호북팽가, 점창파, 전진파, 청성파가 탈맹통보를 하며 천소청이 채 돌아오기도 전에 무림맹은 반으로 갈라지게 됐다.


그리고 이 지각변동 속에서 화산파의 장문인이자 이도의 장자인 이지번은 무림맹은 물론 구파일방의 명예까지 내려 놓은 채 봉문을 하기로 결정한다.


"이장문인. 대체 이유가 무엇인가? 누구보다 마교에 대한 적의가 강한 화산파 아니던가?"


하북팽가 장로 팽조산의 말에 이지번은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장로님. 저희 화산파는 이미 멸문했습니다. 저희 아버님까지 교주를 피해 잠적 하셨음에도 여전히 구파일방에 속해 있는 것은 모두 선배님들의 배려 덕분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장문인. 그게 무슨 말이오. 단 한명만이 남는다 해도 화산파의 이름엔 이 중원을 대표할 자격이 있소."


"저희는 그 이름을 빼고나면 무림맹의 일원은 물론 구파일방으로써도 아무런 자격이 없습니다. 과거에 집착하며 애써왔지만 저는 이제 이름만 남은 껍데기가 아닌 내실을 다지기 위해 정진하고자 합니다. 단, 마교와의 전쟁이 시작되면 지체 없이 달려와 검을 뽑을 것이니 그때 진정한 전우로써 다시 맞아주십시오."


화산파는 지금껏 어떻게든 무림맹과 구파일방 소속 이라는 간판을 유지하기 위해 겨우 300명 남짓한 문도들로 악착같이 발버둥쳐왔지만 그마저도 신검합일 이상의 고수는 자신을 포함해 둘만이 남았을 뿐, 대부분이 2대 제자 아랫배분인 젋은 도사들이었다.


그런 와중 무림맹이 와해 되자 이지번은 허울뿐인 이름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하고자 타문파 장로들의 만류에도 결국 봉문을 선언한다.


화산파로 돌아온 이지번이 이 사실을 장로들에게 알리자 모두가 잠시 당황하는 눈치였지만, 그들도 언젠가는 결국 구파일방에서 퇴출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었기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일 분 별 다른 반발은 없었다.


"장로님들. 저 홀로 큰일을 결정해서 죄송합니다. 허나 무림맹은 전대 장문인께서 마교에게 쫓길 때 그를 막아주긴 커녕 앞서서 추적대를 보낸 자들. 허울에 얽매여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동안 참 많이 괴로웠습니다."


"장문인의 마음 이해하오. 나 또한 사형이 마교에 쫓겨 중원을 떠날 때 그들이 참으로 미웠지. 허면 이제 어쩔 생각이오?"


"봉문을 했으니 지금 있는 문도들의 무위를 최대한 올려봐야지요. 마교와의 전쟁이 언제 시작될 지는 모르지만 단 한명이라도 더 살아 남으려면 지금은 그 방법 밖엔 없습니다."


"허나 지금의 우리만으로는 제자들의 경지를 이끌어주기가..."


"곤륜의 청문 장로님과 아버지께서 저희를 도와 주실 것 입니다. 사실 그것이 모든 대외활동을 중단하고 봉문을 한 가장 큰 이유입니다."


"오오! 장문인께서 돌아오시는 것입니까? 최근 연통이 없으셔서 내심 궁금했는데 정말 다행입니다."


"드디어 전대 장문인이! 봉문도 했으니 이제 은밀히 들어오시기만 하면..."


딱딱하던 장로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자 이지번도 한껏 편안해진 표정으로 품속에서 작은 밀지 하나를 꺼냈다.


"5일 전에 받은 청문 장로님의 밀지입니다. 조선으로 오라고 하시더군요. 지체없이 가보려합니다."


"조선이라... 2일전 전에 마교의 5만 병력이 요령으로 향했습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마교놈들은 육로로 이동하는 듯 하니 저는 상인으로 위장하여 해로로 가려 합니다. 내일 바로 출발할 것이니 제가 두분을 모시고 오는 동안 잘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화산은 곧장 대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봉문령을 선포했고, 이지번은 이도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한줌의 희망을 품고 조선으로 향했다.






***







같은 날, 무림맹으로 복귀한 천소청은 그 사이 난장판이 된 무림맹과 연합군의 상황을 확인하고는 중간에 헤어진 정건과 이성조를 다시 급하게 불러들였다.


"맹주, 용병들이 교주를 치기 전에 저들이 마교와 충돌 한다면 진짜 끝입니다. 일을 서두릅시다."


"용병들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마교로 처들어가 모두를 상대할 수는 없지않소. 교주가 먼저 마교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이상 아무리 저들이라 해도 방법이 없을터. 이럴때 총군사와 논의할 수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방신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전략을 짜면 어떻겠습니까?"


"맹주. 방신이 뛰어난 군사인건 맞으나 그는 전진파 출신입니다. 이 일은 더 아는 사람이 늘어서는 안됩니다."


"으음..."


천소청은 무위와 인성은 뛰어났으나 지략이 뛰어난건 아니었기에 평소 맹의 군사부와 무영문주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정작 무림의 명운이 달린 이 시점에 그 어느쪽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됐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천소청의 곁에 무영문주에 버금가는 지략가인 하오문주 정건이 있다는 것은 그에겐 말 그대로 천운이 아닐 수 없었다.


"맹주, 걱정 마시오. 마침 강경파가 탈맹을 선언하고 연합군의 주도권을 가져간 덕분에 좋은 방법이 생겼소."


"무슨 뜻입니까?"


천소청의 눈이 기대감으로 반짝이자 정건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설명을 시작했다.


"강경파가 맹을 떠난것은 3일 전. 아마 이틀쯤 더 지나면 십만대산에도 그 정보가 들어가겠지요. 그럼 맹주는 그 일을 핑계로 교주에게 면담을 요청하시오. 방을 떼고 마인들과 격돌하는 것은 강경파의 독단일 뿐 우리와는 상관 없으니 구별해달라고."


"그런..."


"굴욕적이겠으나 교주를 끌어내기 위한 잠시간의 핑계일 뿐입니다."


"으으음..."


괴로운 얼굴로 침음성을 흘린 천소청이 물었다.


"그 다음은 어찌합니까? 회담 자리에서 교주를 습격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아니, 보아 온 교주의 성정상 이정도 사안으로는 회담없이 그냥 수긍할 수도 있습니다. 그를 끌어낼 미끼는 다른 것입니다."


"미끼?"


"네, 미끼는 맹주와 이 장문인 입니다. 용병들도 연기를 조금 해줘야 하고."


"연기요? 그게 무슨... 알아듣게 말씀을 해 보시오."


"흐흐, 맹주, 그리고 장문인."


이때, 비릿하면서도 장난끼 가득한 미소를 지은 정건이 반짝이는 눈빛으로 이성조와 천소청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두분은 한번 더 사지가 잘리셔야겠습니다."








***








"교주님."


독고단이 돌아온 이후 여러가지로 마교와 무림맹의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었기에 진천은 표국일은 잠시 멈추고 십만대산에 상주하고 있었다.


그날도 교주 전용 연공실에서 명상을 하던 진천은 우호법 소성비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조용히 공력을 갈무리하며 눈을 떴다.


"교주님, 군사가 뵙기를 청합니다."


"알았다."


진천이 땀에 절은 무복을 대충 벗어 던지자 곧장 흑의인 하나가 진천의 옆으로 내려서 딱 봐도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이는 흑의를 양손으로 받쳐 올렸다.


환복을 마치고 교주의 대전으로 든 진천이 미리 부복한 채 기다리던 사마의를 지나 태의로 오르며 물었다.


"그래, 듣자."


"어제밤에 긴급한 회담을 요청하는 무림맹주의 서신이 도착했습니다."


"긴급? 그럴만한 일이 있나?"


"맹주가 본교의 협정을 수락한 후 무림맹이 반으로 나뉘어 서로 칼부림까지 하다가, 결국 반대파가 탈맹을 하며 연합군을 손에 넣었습니다. 그들이 전 중원에 붙은 방을 훼손하고 본교의 마인들과 마주칠 때 마다 전투를 벌이는 일로 혹 교주님이 노하셔서 손을 쓰실까 초조한 모양입니다."


"헛, 맹주란 놈이 그 정도도 처리 못해서야? 그런 일이라면 적당히 반대파 놈들만 처리할테니 걱정 말라 전해라. 어차피 전쟁은 한참 남았으니."


"네, 교주님. 허나 이미 상당수의 무인이 스스로 서안으로 와서 단전을 폐했고 무림맹도 와해되어 어수선한 시기이니 이참에 마도천하를 이루시는 것이 어떠실지요."


"... 아니, 구학영 형님이 생각이 있으셔서 정한 기한일테니 지킬 생각이다."


태의에 몸을 파묻은 진천이 왠지 못마땅한 얼굴로 일갈하자 사마의가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말을 이었다.


"네, 교주님. 다음 보고 입니다. 이는 연비대의 첩보라 정확하진 않습니다만, 섬서지역에 갑자기 서역인 3명이 나타나 중원 최고의 고수를 찾아다닌다고 합니다. 무사수행 중인 무리인 듯 한데 종남파의 장문인 이성조가 그들에게 패해 사지가 잘렸다는 걸로 봐서 보통 실력은 아닌 듯 합니다."


"뭣?"


진천이 태의에 파묻었던 몸을 벌떡 일으키며 물었다.


"본좌가 기껏 치료해 줬더니 또? 헛. 그놈 팔자도 참..."


"하하, 나중에 다시 돌봐주시지요. 그 서역인들은 어떻게 할까요? 그 중 대장인 듯한 자는 엄청난 거구에 사람이라기 보다는 맹수에 가까운 괴이한 얼굴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마의의 말에 진천이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맹수? 대체 어떻게 생겼기에? 흠. 이성조를 잡았다면 화경... 현경일 수도 있겠군. 어쩌는게 좋겠나?"


"이미 이성조를 잃은 것 만으로도 무림맹으로썬 상당한 피해입니다. 복수 보다는 서역인들에게 교주님께서 중원 최강자임을 알려 화살을 돌렸을테니 언제라도 교주님을 찾긴 할 것입니다. 번거로우시면 본교 신마의 고수 중 하나를 보내시지요."


진천은 잠시 턱을 괴고 뭔가를 고민하는 듯 하더니 이내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몸을 일으켰다.


"아니, 본좌가 직접 가겠다. 나가는 김에 맹주도 좀 다독여주고 이성조 놈도 다시 치료 해줘야겠군. 크크. 맹수같이 생긴 서역인이라... 재밌겠구나."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진천(鎭天) : 악귀의 탄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26 진천 - 125화 22.06.16 246 4 10쪽
125 진천 - 124화 22.06.16 234 4 11쪽
124 진천 - 123화 22.06.16 240 4 9쪽
123 진천 - 122화 22.06.16 234 4 12쪽
122 진천 - 121화 22.06.16 235 4 14쪽
» 진천 - 120화 22.06.16 254 4 11쪽
120 진천 - 119화 22.06.16 247 5 9쪽
119 진천 - 118화 22.06.16 245 4 12쪽
118 진천 - 117화 22.06.16 251 4 14쪽
117 진천 - 116화 22.06.16 255 3 12쪽
116 진천 - 115화 22.06.16 236 4 9쪽
115 진천 - 114화 22.06.16 256 6 11쪽
114 진천 - 113화 22.06.16 253 5 14쪽
113 진천 - 112화 22.06.16 251 4 17쪽
112 진천 - 111화 22.06.16 263 4 12쪽
111 진천 - 110화 22.06.16 265 5 11쪽
110 진천 - 109화 22.06.16 271 4 12쪽
109 진천 - 108화 22.06.16 261 4 10쪽
108 진천 - 107화 22.06.16 257 4 13쪽
107 진천 - 106화 22.06.16 273 5 11쪽
106 진천 - 105화 22.06.16 292 3 17쪽
105 진천 - 104화 22.06.16 281 3 15쪽
104 진천 - 103화 22.06.16 277 4 16쪽
103 진천 - 102화 22.06.15 273 4 16쪽
102 진천 - 101화 22.06.15 282 3 18쪽
101 진천 - 100화 22.06.15 272 4 11쪽
100 진천 - 99화 22.06.15 267 4 13쪽
99 진천 - 98화 22.06.15 264 3 14쪽
98 진천 - 97화 22.06.15 262 5 15쪽
97 진천 - 96화 22.06.15 269 5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