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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늘비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 후 먼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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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늘비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2.05.11 11:26
최근연재일 :
2022.05.30 16:05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161,031
추천수 :
6,680
글자수 :
109,868

작성
22.05.23 11:05
조회
5,709
추천
263
글자
9쪽

레드 게이트 (4)

DUMMY

콰드득-!


“끄아아악-!”

“꺄아아아악-!”


일단 허튼짓 못하도록 사지를 분질러버렸다.

잘라내면 제아무리 각성자라도 과다출혈로 죽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택한 것이다.


“내 다리!”

“끄흐흑. 너무 아파!”


목을 꺾어버리려다가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뭔가 음모의 냄새가 났다.

미리 이곳에 진을 치고 있던 것으로 보아 나를 특정 지어서 공격한 것 같지는 않은데.

자세한 내용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심문이 필요해 보였다.


“내 팔!”

“흐흐흑!”


하여간 이놈의 헌터들은 하나같이 엄살이 심해.


“닥쳐. 죽여버리기 전에.”

“”......””


그나저나 생각해보니 이거 꽤 괜찮은 상황이잖아.

헌터 관리국에 보고도 들어갔겠다.

오늘 내가 이곳에 마물 토벌 온 사실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게 될 것이다.

눈앞의 놈들도 분명 소속된 단체가 있을 텐데,

오늘 일로 내게 앙심을 품게 되면 한명 한명 찾아가 처리를 해야하는데 다른 신분으로 온 덕분에 포커스가 한성 길드로 실리게 된 것이다.


든든한 방패인걸.

앞으로 종종 이용하겠다.


“”악! 아아악!””


제압한 두 놈은 대충 끈 같은 걸로 묶어서 굴비처럼 매달아 이동했다.

시끄럽군. 심문해야 해서 입을 박살낼 수 없는 것이 아쉽다.




***



전투를 치렀던 장소로 돌아오니 마물이 죽어 있었다.

사람들은 겁에 질려 벙커 밖으로 나올 생각도 하지 못했고,

관리국 소속이라고 밝혔던 헌터 둘만 밖으로 나와 마물을 주시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생포해온 녀석들을 던져주었다.


“뭐, 뭐죠, 이 사람들은?!”

“이쪽으로 기습 공격 날린 놈들입니다.”

“아. 그럼 아까 그 마력이···”

“네. 맞습니다. 하는 짓 보면 떳떳한 놈들은 아니겠죠. 일단 관리국에서 신병을 맡아주시면 나중에 찾아가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작업이 남았다.


스걱.


마물의 가슴팍을 도려냈다.

그러자 성인 상체만 한 크기의 심장이 보였다.

다시 한번 더 검을 휘둘러 과일 껍질을 벗기듯 표면을 도려내니 그 안에 있던 자줏빛 광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게이트를 통해 지구로 건너오는 마물들의 몸에서만 발견된다는 심장 안의 심장.

그 생김새가 광석 같다고 하여 마정석이라 불리는 물질이다.

참고로 마계에서는 본 적이 없다.

표면에서 느껴지는 마력만 하더라도 범상치 않네.

그것을 조끼 안주머니에 챙겼다.


“환자가 있었네요.”

“네···”


벙커 안에서는 고통에 가득 찬 신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확인해보니 상태가 좋지 않다.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는데 과다출혈로 쇼크가 오는 것 같았다.


때마침 윤세영이 챙겨줬던 상급 회복 포션이 있었다.

쓰라고 챙겨준 건데 딱히 내가 쓸 일은 없을 것 같고.

길드 이미지나 챙기게끔 시민들에게 사용하기로 했다.


“이 비싼 걸···”


한 병에 몇천만 원 한다 했었지.

응급처치로는 차고 넘쳤다.

구급차가 올 때까지는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이다.


“...저.”


포션을 마시고 남은 걸 상처 부위에 펴 바르던 남성이 머뭇거리며 나를 바라본다.

옆의 아줌마도 비슷하게 난처한 표정이었다.

이곳은 국내의 그 어떤 지역보다 마물이 자주 출몰하는 빈민가라고 들었는데,.

아무래도 포션 값을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돈 안 주셔도 돼요.”


어차피 내 돈도 아닌데.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흐흐흑.”


오래 살고 볼 일이네.

감사 인사도 다 받아 보고.


이제 할 일을 끝마쳤으니 그만 돌아가야겠다.

벙커를 나서자 관리국 헌터 두 명이 따라 나왔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고는 나를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인다.

피식. 새어 나오는 웃음 흘리고 땅을 박찼다.


콰앙-!


배고프네.

집에 들어가서 얼른 씻고 누나랑 밥이나 먹어야겠다.




***



“문 열어.”

“...네?”


현장에 잠복 중이던 부하들과의 연락이 두절되었다.

이십 분째 답장이 오지 않는다.

쎄한 느낌을 받은 김현성은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문을 벌컥 열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쾅-!


보통 사람이었다면 바닥에 착지하는 순간 충격 때문에 몸이 뒤집어졌겠지만 김현성은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국내 최강 라인에 거론되는 초인 중의 초인이었기에.

물리 법칙을 무시하며 몸을 지탱한 후 마력으로 신체를 강화하고는 땅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슬슬 퇴근 시간도 겹치기 때문에 남은 거리는 지름길로 달려가는 쪽이 빨랐다.

3분의 1가량만 남겨둔 상황.


“헉, 헉···”


김현성은 삼십 분 만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기, 김현성 헌터님!”


S급 헌터 정도 되면 얼굴이 신분증이나 다름없었다.

김현성을 알아본 헌터들이 경례를 올렸다.


“몸이 안 좋으시다고 들었는데 여긴 어떻게···”

“잡소리 집어치우고.”


김현성이 눈을 부라리며 물었다.


“안에 상황 어떻게 돌아가고 있어?”

“마물 퇴치 완료했습니다.”

“...뭐? 어떻게?”

“한성 길드 소속 이혜성 헌터님이 사냥하고 가셨습니다.”

“뭐? 벌써?”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빌런으로 추정되는 헌터 두 명을 포획하셨습니다.”

“...어떻게 됐는데.”

“현재 관리국 수사과로 이송 중입니다.”


잠깐만.

이게 가능한 일인가?


“서울에서 출발한 지 한 시간도 안 된 걸로 알고 있는데?”

“어. 그, 그러고 보니 정말 그러네요. 어떻게 그렇게 빨리 오신 거지?”

“비켜!”


김현성은 관리국 헌터들을 밀치고 통제 구역 안으로 들어섰다.

여기저기 건물이 부서지고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욕을 내뱉으며 희미하게 감지되는 마력을 향해 달려갔다.


“......”


그리고 이내 거대한 마물의 시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육체를 지탱하는 마력의 원천을 잃어 썩어가는 중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지?’


관리국 헌터의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

공간 이동 능력이라도 사용하는 건가?

의문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이번 레드 게이트에서 출몰한 마물은 9급 플러스 등급.

제아무리 김현성이라도 그 정도 되는 놈을 혼자서 상대하려면 한 시간은 족히 걸릴 것이다.

그런데 이혜성이라는 정체 모를 놈팽이는 한 시간 만에 서울에서 대전까지 도착한 것도 모자라 9급 플러스 마물을 사냥하고, 심지어 자신의 부하들까지 제압했다.


“이게 말이 돼?!”


화가 머리끝까지 솟아올랐다.


“크아아아아-!”


김현성의 주먹에 거대한 마력이 맺히더니 지면을 강타했다.


콰아아앙-!


그 공격 한 방에 10미터 지름의 거대한 크레이터가 생성됐다.


“이혜성! 한성 길드! 감히 내 계획에 초를 쳐? 가만 안 둘 테다!”


짐승의 포효가 일대를 뒤흔들었다.



***



관리국 소속 S급 헌터 이강민은 초조한 얼굴로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었다.

타국에 지원 요청을 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


항공편을 알아보다가 전용기를 대여하는 데만 한 시간을 넘게 투자했다.

지금 당장 한국으로 향하더라도 너무 늦었다.

9급 플러스 마물이 자리를 벗어나는 순간 대참사가 벌어질 것이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뭔가 꿍꿍이속이 숨겨져 있는 것 같지만.

어쩔 수 없이 김현성의 도움을 빌리기로 결정했다.


“어?”


전화를 걸려고 하는데 그보다 먼저 전화가 걸려 왔다.

발신인은 헌터 관리국 국장이었다.

혹시나 대책을 마련한 건가 싶어서 황급히 전화를 받았다.


“전화 받았습니다, 국장님.”

“강민 씨!”


흥분으로 가득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물 퇴치 완료했습니다!”

“...네?”


분명 희소식이기는 한대.

뭔가 이상했다.

벌써 마물이 제거됐다고?


“한성 길드입니다!”

“한성 길드라고요?”


한성 길드면 지금 국내에 체류 중인 헌터는 검건영 밖에 없을 텐데?

국장이 이강민의 의문에 답해주었다.


“한성 길드에서 비밀리에 영입한 S급 헌터가 있었나 봅니다!”

“그게 무슨,”

“이혜성이라는 이름의 헌터가 조금 전 마물 퇴치를 완료했습니다.”

“이혜성이라고요? 한국인인 겁니까?”

“그것까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나중에 따로 조사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이 혼자서 9급 플러스 마물을 사냥했다는 말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관리국 소속 헌터가 증명했으니 확실합니다.”

“...일단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었다.

S급 헌터가 갑자기 땅에서 솟아났을 리는 없고.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이강민은 당황을 금치 못했다.

아무래도 한국으로 돌아가면 처리해야 할 일이 많을 것 같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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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한성 길드 (1) +14 22.05.17 7,691 266 11쪽
8 사냥 +6 22.05.16 8,000 29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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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뒷처리는 확실하게 (1) +16 22.05.14 8,925 317 10쪽
5 던전 +5 22.05.13 9,393 327 12쪽
4 옛 동료 +5 22.05.12 10,201 39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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