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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늘비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 후 먼치킨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가늘비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2.05.11 11:26
최근연재일 :
2022.05.30 16:05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161,039
추천수 :
6,680
글자수 :
109,868

작성
22.05.11 11:53
조회
13,389
추천
563
글자
6쪽

프롤로그

DUMMY

땅에서 뿜어져 나온 어둠의 마력이 세상을 검게 물들였다.

욕지기가 끓어오를 만큼 역겨운 냄새가 사방에 진동한다.

새들의 지저귐 대신 처절한 비명이 울려 퍼지는 이곳은 악마들의 세계, 마계(魔界)다.


“...후우.”


이방인들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마계의 혹독한 환경에 적응하고 있었다.


선두에 서서 길을 개척하는 인간들.

그 뒤를 따르는 엘프 무리.

후미를 경계하는 드워프들까지.

모두 마계와 인접한 중간계의 주민들이었다.


이들은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를 위협하는 마물들을 뿌리 뽑기 위해 이곳 마계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상황이 순탄하게 흘러가지는 않았다.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너무 심했던 탓이다.


콰득-!


엘프들의 왕 시너스는 걸음을 옮기다가 실수로 바닥에 널브러진 두개골을 밟고는 이맛살을 찌푸렸다.

벌써 일곱 번째 같은 상황이 반복되었다.

시체의 뼛조각에 서린 어둠의 마력이 신발을 검게 물들였고 불쾌한 통증이 밀려왔다.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엘프들에게 있어서 마계의 환경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인간들의 계획에 동참한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이었는가.

뒤늦게 회의감이 밀려왔다.


-이젠 우리가 반격할 차롑니다.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한 달 전. 인간 용사가 엘프의 왕국을 방문했었다.

최후의 날이 다가오기 전 마물들을 뿌리 뽑자며 도움을 요청해왔다


-자세한 내용은 알려드릴 수 없지만, 전황을 뒤집을 힘을 가진 조력자가 있습니다. 그가 마왕의 발을 묶어주기로 했습니다. 저를 믿고 따라와 주세요.


선뜻 믿기 힘든 얘기였지만 용사는 거짓을 입에 담을 인물은 아니었기에.

엘프 세계를 지탱하는 세계수가 어둠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제안에 응했다.

이후 드워프들과도 의견을 모아 최강의 전사들로 결사대를 꾸리고 마계에 들어선 것인데,

예상을 웃도는 강력한 어둠의 마력 탓에 몸은 물론 마음까지 흔들리기 시작했다.


“전투 준비-!”


그러나 선택을 뒤집기에는 너무 늦어버렸다.

악의 군세가 모습을 드러냈다.


“여신을 위하여ㅡ!”


중간계 최후의 결사대는 푸른 마력을 끌어올리며 어둠의 마력에 저항했다.


“허억, 허억···”


치열한 전투 끝에 승리를 거머쥔 쪽은 중간계 전사들이었다.

그러나 엘프들의 왕, 시너스는 여전히 일그러진 얼굴이었다.

마족들의 힘이 생각보다 훨씬 강력했던 탓이다.


이들이 조금 전 상대한 마계 군단장들만 하더라도 이 정도인데.

그보다 훨씬 더 강한 마왕은 어느 정도일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시간을 지체할 겨를이 없다.

휴식도 취하지 못하고 곧바로 마왕의 거처에 들어섰다.


“...···!”


그러고는 충격적인 광경을 보게 되었다.

한때 중간계 대륙에 강림해 세상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마왕이 갈기갈기 찢겨 바닥에 널브러진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사악한 기운을 뿜어내는 악마가 마왕을 짓밟고 서 있었다.


“서, 설마.”


시너스는 설마 하는 심정으로 용사를 바라보았다.

용사는 표정 변화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시너스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이래서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았던 거구나.

마왕을 쓰러뜨리기 위해 다른 악마와 계약하다니.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겁니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전율이 이는 저 악마의 힘을 빌리기 위해 어떤 계약을 했을지 상상조차 하기 두려웠다.

악마의 힘을 빌리기 위해서는 그 힘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

저 정도라면.

중간계 생명체 절반의 영혼을 바쳐야 하더라도 납득이 갈만한 수준이었다.


“진정하세요.”


그러나 용사는 침착한 어조로 답했다.


“지금 어떤 생각하고 계신지 알고 있습니다. 안심하세요. 우리가 지불해야 할 대가는 없으니까.”

“그럴 리 없지 않습니까, 용사! 악마의 술수에 넘어간 겁니까?!”

“아닙니다.”


용사는 침착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제가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계시죠?”

“......?”

“저분은 정말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습니다.”


시너스는 용사가 내뱉은 말에서 이상한 부분을 발견했다.

방금 인간이라고 했나?

용사가 답했다.


“네. 맞습니다. 저분은 저와 같은 인간입니다.”


용사는 복잡미묘한 얼굴로 악마를 바라보고 있었다.


“놀랍게도 우리와 다른 세계에서 건너온 분이라고 하십니다. 저분이 원하는 건 단 한 가지. 자신이 살던 세계로 돌아가는 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


연이어 밝혀지는 충격적인 진실에 시너스는 멍한 얼굴로 악마의 형상을 한 인간을 바라보았다.

이들 쪽으로 흘끗 시선을 준 인간은 이내 몸을 돌리고는 마왕성 한곳에 있는 차원의 균열로 걸어 들어갔다.


화악ㅡ!


균열이 거세게 요동치며 어둠을 토해냈다.


"......"


결사대 인원들이 황급히 팔을 들어 올려 얼굴을 가렸다가 다시 아래로 내렸을 땐.

악마의 모습을 한 사내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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