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네딧 님의 서재입니다.

내 친구의 첫사랑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7,720
추천수 :
167
글자수 :
658,878

작성
22.07.15 22:05
조회
29
추천
1
글자
11쪽

124화. 너는 말이라도 하지

DUMMY

사회부 기자 재평에게 위기가 찾아왔고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 그게···.”


이때 형사1과 문이 열리며 중년의 남자가 머리를 들이밀며 들어왔고 뒤이어 캡모자를 눌러쓴 여성이 따라 들어왔다.


여성은 캡모자로 얼굴의 반을 가렸지만 가려지지 못한 콧날과 턱선은 여성의 미모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큰 키에 늘씬한 몸매, 긴 머리는 딱 봐도 연예인 필 이였다.


재평은 모자로 가려지지 않은 여성의 얼굴을 유심히 보고 그녀가 누군지 알아냈다.


그녀는 기상캐스터 이하윤이다.


여신 기상캐스터로 대한민국 남자들은 이하윤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이 새벽에 이하윤은 무슨 일로 마포 경찰서 형사 1과에 온 걸까?


궁금증은 순간이었고 이것 또한 특종이다.


나에게 이런 기회가 오다니 재평은 온몸에 찌릿하는 전율을 느꼈다.


이하윤은 분명 사무실 안쪽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남자(진호)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재평이 형사과에 들어왔을 때 형사1과는 근무하는 형사들만 있고 피의자는 아무도 없었다.


이틀 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던 재평은 의자에 앉아 잠을 청했고 깊은 잠에 빠져 진호가 조사받는 걸 알지 못했다.


피의자 조사를 받는 남자의 보호자로 세 명이 들어왔을 때 재평은 눈을 떴고 이어서 줄줄이 사람들이 들어왔다.


피의자와 이하윤은 어떤 관계일까?


“어? 하윤아??”


재평의 앞을 가로막고 있던 여성(나희)이 이하윤을 알아보고 불렀다.


편하게 부르는 걸 보면 친구가 분명했다.


형사과 안쪽 책상에 앉아 조사받고 있는 진호를 보던 하윤은 고개를 돌려 출입문 뒤쪽 보호자 대기용 의자 쪽을 바라봤다.


벽까지 길게 늘어선 의자에는 광고 에이전시에서 잠깐 미팅했던 SM 제약 회장님이 앉아 계셨고, 회장님 옆에 소민이 회장님과 팔짱을 끼고 앉아 있었다.


의자 앞에는 회사 임원으로 보이는 양복차림의 중년남성들이 나희가 가로막고 있는 40대 중반의 남자 옆에 서 있었고, 민준도 중년남성들과 나란히 서 있었다.


이게 무슨 광경인지 하윤은 알 수 없었다.


나희가 하윤을 부르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하윤에게 쏟아졌다.


SM 제약 브랜드 이미지 광고 촬영을 앞둔 하윤은 SM 제약 회장님에게 먼저 인사하고 나희를 불렀다.


“어머, 회장님 안녕하세요. 나희야!”


회장님은 고개를 끄덕하며 하윤의 인사에 답했고, 하윤은 이어서 소민과 민준에게 인사했다.


“소민아! 민준이도···.”


민준은 말없이 손을 들어 인사했고, 소민은 의자에서 일어서면서 하윤 앞에 다가 갔다.


“어? 하윤이 너가 이 시간 웬일로?”


“어···.”


하윤은 형사과 안쪽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진호를 보며 말했다.


“진호가 폭행죄까지 추가되면 구속될 수 있다고 해서. 그럼 안 되잖아. 그래서 증인으로 왔어.”


하윤의 말을 듣는 나희와 소민은 진호를 보며 어쩜 저렇게 낯짝도 두껍나 생각했다.


조사받던 진호는 하윤 옆에 서 있는 중년의 남자를 보며 나희를 향해 입술로 말했다.


“내가 말한 사람이 저 사람이야??”


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나희는 진호의 입술이 말하는 걸 바로 알아들을 수 있었다.


나희는 진호에게 입술로 대답해 줬다.


“에이 미친놈아. 이분은 하윤이 아빠야.”


진호는 입술로 “진짜??” 를 말했고. 나희는 레이저 눈빛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하며 입술로 말했다.


“진짜. 넌 끝이야.”


진호는 나희의 손이 자신의 목을 그은 것처럼 순식간에 고개를 떨궜다.


“하윤아. 누구야?”


하윤 뒤에 서 있던 하윤의 아빠가 옆에 서며 물었다.


“아! 저기 우리 아빠야. 어제 캐나다에서 오셨어.”


나희와 소민은 동시에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하윤이 친구예요.”


하윤은 의자에 몰려 있는 친구들을 하나씩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빠 내가 이야기했던 애가 바로 얘 도나희, 그리고 이쪽은 김소민 저 친구는 이민준.”


“하윤이가 일찍 이민을 가서 한국에 친구가 없는 줄 알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좋은 친구를 만나게 됐는지 신기했는데. 반가워.”


하윤 아빠의 말에 나희, 소민, 민준은 고개 숙여 이사를 했다.


하윤은 캡모자의 위치를 다잡고 나머지 사람들을 설명했다.


“여기 계시는 분은 SM 제약 회장님이셔···.”


하윤은 회장님을 소개하며 소민에게 ‘어떻게 된 거야?’ 시선을 보냈고 소민은 자리에서 일어서는 회장님의 팔에 팔짱을 끼워 넣으며 말했다.


“하윤아! 우리 아빠야. 놀랬지?”


“어머?? 진짜? 회장님이 말씀하셨던 딸이 소민이 너였어?”


소민은 미소로 답했고 회장님은 하윤의 아빠에게 손을 내밀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김범수입니다. 따님이 아주 잘 성장했네요.”


“안녕하십니까, 하윤이 아빠 이도경입니다. 반갑습니다.”


“네. 반가워요.”


하윤의 아빠와 소민의 아빠는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고 하윤은 소민을 보며 “너가 SM 제약 외동딸?” 물었다.


소민은 대답 대신 눈을 찡긋하며 웃었다.


“잠깐만요.”


이때 임원들과 민준에게 가로막혀 있던 이재평 기자의 목소리가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재평의 손에는 휴대전화가 들려 있었고 카메라의 방향은 하윤과 소민의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동영상 촬영을 멈추고 재평은 나희와 소민을 번갈아 보며 반쯤 사라져버린 앞머리에 손을 올리며 이어서 말했다.


“혹시 성신여고 펜싱부 도나희? 김소민?”


재평의 눈동자는 확신에 찬 듯 흔들렸다.


나희와 소민은 이제야 재평이 자신들 때문에 학교에서 잘린 펜싱부 코치임을 알아봤다.


“어? 이재평 코치님?”


“코치님? 코치님 맞아요?”


나희와 소민은 재평에게 다가갔고 재평은 반가움에 두 사람의 손을 꼭 잡았다.


“그래. 나 이 코치야. 반갑다. 얘들아. 잘 들 지냈지?”


나희는 재평의 목에 걸린 기자 신분증을 보고 말했다.


“그럼요. 코치님 그런데 목에 걸린 어울리지 않는 기자증은 뭐예요?”


“그러게요 완전 몰라봤잖아요.”


“어. 학교에서 짤리고, 죽어라 공부해서 그렇게 됐어. 다들 잘 지냈지?”


재평은 쑥스러운 듯 말했고 나희와 소민은 재평을 향해 엄지척하며 동시에 대답했다.


“그럼요!”


갑자기 많은 사람이 뒤엉켜 있는 보호자 대기 공간에 진호와 변호사 두 명이 더해졌다.


유능한 변호사 덕분에 진호의 손에는 수갑이 풀려 있었다.


형사 1과 벽시계의 바늘은 새벽 4시에 가까이 가고 있었고 창문 밖에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풀려난 진호는 고개를 숙인 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 가까이 오지 못했고 민준이 나서서 상황을 정리했다.


형사1과 문을 먼저 열고 나간 사람은 민준의 엄마가 보내준 이경호 변호사였다.


이경호 변호사는 모두에게 인사를 꾸벅하고 나갔다.


그 다음은 회장님과 함께 온 임원들과 고문 변호사가 회장님과 소민에게 인사하고 나갔다.


남은 사람은 나희, 소민, 민준, 진호, 하윤, 하윤아빠, 회장님이었다.


그리고 특종을 두 개나 잡은 이재평 기자. 모두들 피곤한 얼굴이지만 재평은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


남아 있는 사람들은 형사1과 문을 열고 나와 경찰서 로비로 향했다.


진호는 자기를 탐탁지 않은 눈빛으로 바라보는 하윤의 아빠 눈치를 보며 맨 뒤에 따라갔다.


처음 보는 하윤의 아빠를 첫사랑으로 오해해서 난동을 부렸으니 차라리 유치장에 들어가는 것이 마음 편할 것 같았다.


그리고 왜 40대 중반의 기자 아저씨가 같은 일행이 되어 함께 가는지 알 수 없었다.


나희는 로비로 향하면서 하윤을 걱정했다.


재평 코치 아니 재평 기자님이 촬영한 영상을 뺏을 수도 없고 달라고 부탁할 수도 없었다.


하윤과 진호의 기사가 나간다면 인기 상승중인 하윤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하윤도 이런 상황을 감안하고 경찰서에 왔을 수 있지만 하필 기자가 나희가 중 고등학교 때 크게 신세를 졌던 코치님이라니.


나희는 눈동자를 굴리며 좋은 방법이 없을지 고민했다.


소민과 눈빛 교환하고 하윤과도 눈 맞추었다.


두 사람도 나희와 같은 고민을 하는 듯 보였다.


로비에 도착하자 빗방울이 거세게 내리고 있었다.


재평은 뭔가를 찾는 듯 주머니마다 손을 꽂아 넣으며 말을 꺼냈다.


“나희야 소민아, 나는 형사과에 다시 돌아가 봐야 해서.”


헐렁한 정장 상의 안쪽 주머니에서 명함 지갑을 꺼내며 나희와 소민에게 명함을 건네며 이어서 말했다.


“꼭 한번 연락하고. 비 많이 내린다. 어서 빨리들 들어가. 지금은 기자들 없지만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니까 빨리, 빨리 가.”


제자들을 위해 특종을 포기하기로 한 재평은 깡마른 볼에 팔자주름을 만들어 보이며 미소 지었다.


소민이 SM 제약 외동딸이라는 사실과 남자 친구가 있다는 것을.


기상캐스터 이하윤이 자기 차를 가로막고 난동 부린 남자 친구를 위해 새벽 시간 경찰서에 온 것.


나희와 소민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봤다.


재평이 휴대전화 화면에 사진 어플을 불러내 동영상을 삭제하려고 하자 나희의 손이 재평의 손을 막아 세웠다.


“코치, 아니 이 기자님. 잠깐만요.”


기자라면 누구나 소민과 하윤의 기사를 쓸 법도 한데 재평은 무슨 이유인지 동영상까지 삭제하려고 했다.


나희는 재평의 휴대전화를 자기 손에 넣고 소민과 하윤에게 눈짓을 보내 자기 주위에 불러 모았다.


회장님과 하윤의 아빠는 말없이 딸들을 바라봤고 민준은 뒤에 서 있는 진호에게 다가가 귓속말했다.


“진호야. 소민이 SM 제약 외동 딸인 거 너 진짜 몰랐어? 나 지금 숨 막혀 죽을 것 같다.”


하윤의 아빠의 시선을 피해 고개 숙이고 있던 진호는 아무 말없이 민준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민준의 입 모양이 “나 죽을 것 같다고.”를 만들자, 진호가 민준의 귀에 대고 조용히 말했다.


“민준이 너는 말이라도 하지.”


민준은 고개 돌려 하윤의 아빠를 바라보며 진호의 마음을 백 프로 이해하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진호는 자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새벽 시간 경찰서에 모인 것에 대해 괴롭고 힘들었다.


TV에서만 봤던 대기업 회장님부터 하윤의 아빠까지.


자신의 잘못을 크게 뉘우친다고 벌어진 일이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윤의 아버지 눈빛을 보고 하윤과의 관계는 더 이상 이어질 수 없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남자가 이상형의 완벽한 여자를 만날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있겠는가?


하윤은 진호에게 완벽한 이상형의 여자였다.


하윤과 함께 미래를 설계하면서 진호는 행복에 취해 있었다.


그 행복감은 오래가지 않았고 이젠 하윤과의 지나온 시간이 꿈처럼 느껴졌다.


꿈을 깬 진호는 슬픔이 밀려왔다.


자기 자신의 집착 때문에 사랑하는 여자와 이별을 앞두고 있다.


이젠 더 이상 하윤을 잡을 수도 없다.


진호는 나희와 이야기를 나누는 하윤을 보며 긴 숨을 내쉬었다.


저렇게 완벽하고 아름다운 여자를 집착 때문에 놓치다니.




내 친구의 첫사랑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내 친구의 첫사랑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완결 하였습니다. +2 22.07.21 38 0 -
공지 해외 출장 관계로 휴재 안내 합니다. 22.05.27 45 0 -
129 에필로그 - 인천 공항에서 +2 22.07.21 74 1 4쪽
128 127화. 진호는 또 다시 달린다 22.07.20 48 1 8쪽
127 126화. 액션스쿨에서 의식을 잃은 하윤 22.07.19 24 1 11쪽
126 125화. 인생 역전 이재평 22.07.18 33 1 11쪽
» 124화. 너는 말이라도 하지 22.07.15 30 1 11쪽
124 123화. 누구냐 넌? 22.07.14 35 1 11쪽
123 122화. 니(회장님)가 왜 거기서 나와? 22.07.13 36 1 11쪽
122 121화. 이재평 기자의 과거는? 22.07.12 24 1 11쪽
121 120화. 집착에 눈이 멀다 22.07.09 46 1 11쪽
120 119화. 선처란 없다 22.07.07 38 1 11쪽
119 118화. 몰래 카메라 22.07.05 37 1 11쪽
118 117화. 진호의 변명 22.07.02 32 1 11쪽
117 116화. 주거 침입 죄로 체포된 오진호 22.06.30 31 1 11쪽
116 115화. 진호야 스토커들이나 하는 짓이야 22.06.28 46 1 11쪽
115 114화. 민준의 전화 22.06.25 38 1 11쪽
114 113화. 천사야 너 어디갔니? 22.06.23 34 1 11쪽
113 112화. 피터팬은 와이어를 타고 22.06.20 37 1 11쪽
112 111화. 스크래치 22.06.18 33 1 11쪽
111 110화. 황금색 람보르기니 주인은? 22.06.16 34 2 11쪽
110 109화. 소민의 생일 22.06.14 36 2 11쪽
109 108화. 진호의 고민상담 22.06.11 31 2 11쪽
108 107화. SM제약 외동딸 김소민 22.06.09 37 2 11쪽
107 106화. 김소민의 정체는? 22.05.25 33 2 11쪽
106 105화. 오선희의 결혼식 22.05.23 43 2 11쪽
105 104화. 사라져버린 두 시간 22.05.20 41 2 11쪽
104 103화. 바람은 병이다 22.05.18 44 2 11쪽
103 102화. 기적 22.05.16 38 2 11쪽
102 101화. 진호의 의심은 사실이 되어간다 22.05.13 33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