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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딧 님의 서재입니다.

내 친구의 첫사랑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7,661
추천수 :
167
글자수 :
658,878

작성
22.07.20 22:05
조회
47
추천
1
글자
8쪽

127화. 진호는 또 다시 달린다

DUMMY

남자 친구의 친구가 하윤의 첫사랑이라니. 혼란스러웠다.


그러던 중 대학로에서 야외촬영을 끝내고 주차장에 가던 하윤을 따라온 조폭들을 나희가 물리쳐줬다.


나희는 다시 한번 위기에 처한 하윤을 구해 준 것이다.


그 일 이후 자신을 알아볼리 없는 나희와 친구가 됐다.


그런데 나희는 다시 한번 자신을 희생하며 하윤을 구해 준 것이다.


하윤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야! 내가 뭘?”


하윤의 마음을 알 리 없는 나희는 되물었다.


하윤의 부모님은 하윤과 나희 사이를 막아서며 두 사람을 진정시키기 위해 조용히 말했다.


“하윤아. 나희 상태가 말을 많이 하면 안된대. 좀 쉬었다 이야기하자.”


“나희야. 너 의사가 말 많이 하면 안 된다고 했잖아. 상태가 조금 더 좋아지면 그때 대화해. 응”


하윤이 눈을 뜨지 못한 삼일 동안 하윤의 부모님은 나희의 병간호를 하면서 나희와 많이 가까워졌다.


“아 맞다. 의사가 그랬지? 감사합니다.”


나희는 머리가 고정된 채 정면을 바라보며 말했고, 감정이 격해진 하윤은 몸을 일으켜 세워 엄마와 아빠 사이로 보이는 만신창이가 된 나희를 보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야! 도나희 내 첫사랑은 너야. 너 도나희라고!!”


하윤의 말에 하윤 부모님은 서로를 바라보며 “이게 무슨 소리야?” 했고 목 보호대 때문에 정면에 시선이 고정된 나희는 눈알을 재빨리 굴렸다.


“잉? 그게 무슨 말이야? 하윤이 니 첫사랑이 나라니?”


“그래! 내 첫사랑! 내가 한국에 와서 그렇게 찾아 헤맸던 첫사랑, 그 사람이 바로 너 도나희라고!!”


일순간 정적이 흘렀던 병실 안에 “퍽!!” 소리가 정적을 깼다.


“아이구 깜짝이야!!”


“아이고 뭐 야??”


하윤의 부모님은 소리를 쫓아 뒤를 바라봤다.


열려 있는 병실 문 앞에 병문안을 온 민준과 소민이 서 있었고 열려 있는 병실 문밖에 진호가 서 있었다.


민준은 진호를 바라봤고 소민은 입틀막을 하고 있었다.


진호의 신발 앞에 놓여 있는 음료수 상자가 찌그러져 있었고 상자 안에서는 붉은색 음료수가 바닥에 번져 나갔다.


진호는 이 자리를 피하고 싶은데 몸이 굳어버려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하윤의 첫사랑은 진호가 처음 생각했던 도나희가 맞았다.


어떻게 하윤이처럼 예쁘고 똑똑한 완벽한 여자가, 도나희처럼 막돼먹고 무식한 여자를, 이건 꿈이다. 말이 안 된다.


진호는 자신의 심장이 귀에 붙어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했다.


심장 소리가 시끄러워 귀를 틀어 막고 싶었다.


하윤의 시선이 병실 문 앞에 서 있는 민준과 소민 사이로 보이는 진호에게 향했다가 나희에게로 향했다.


모두 놀란 상황에서 하윤은 굳건하게 나희에게 물었다.


“너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 명문학원 빌딩 뒤쪽에서 나 구해줬잖아. 기억해?”


시선이 정면 천장에 고정된 나희는 “퍽!!” 소리의 정체를 알 수 없지만 자기도 깜짝 놀랐다.


눈알을 굴리며 하윤의 기억 속에 있는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중 자신을 찾아 헤맸다.


“아! 첫눈 내린 날, 고딩 새끼들이 삥 털던 꼬마가 하윤이 너였어??”


나희는 그날을 기억했다. 운동을 끝내고 학원에 간 진호를 마중 가던 중에 남자 고등학생들에게 둘러싸여 겁에 질린 여자아이를 구해줬었다.


그런데 그 여자아이는 분명히 작은 아이였다.


나희는 그 여자아이를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생각했다.


“그래 그게 바로 나야!”


하윤은 그날을 기억해주는 나희가 고마웠다.


나희는 하윤의 목소리가 울먹거리자 입술을 닫고 생각에 잠겼다.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하윤의 부모님과 삼일 동안 친해졌는데, 말이 없는 걸 보면 하윤의 부모님이 크게 놀란 것 같았다.


그리고 “퍽!!” 소리의 정체가 궁금해 눈알을 병실 문 쪽을 향해 아래쪽으로 굴려봤다.


누군가의 검은 머리가 보였다. 머리 스타일로 봐서는 민준이 분명했다.


민준이 왔다는 건 소민이도 왔다는 것이다.


나희는 일단 화제를 돌리기로 했다.


“하윤아 그게 너라는 거 오늘 처음 알았어. 근데 지금 누가 온 것 같은데 그 이야기는 다음에 하자. 야! 김소민 왔으면 말을 해야지.”


숨죽이고 입틀막하고 있던 소민은 자신의 모습이 안 보일텐데 어떻게 알았지? 하며 한 번 더 입틀막하며 놀랬다.


소민이 대답 없자 민준을 불렀다.


“이민준 왔어?”


민준은 나희가 갑자기 자기를 부르자 몸을 숙여 소민과 키를 맞추며 입틀막했다.


본인의 의도와 달리 이 모든 이야기를 몰래 듣고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게 순간 놀란 이유다.


진호의 예상대로 하윤의 첫사랑이 나희라는 사실은 대박 사건이 틀림없다.


민준은 병실 문 앞에서 발을 떼지 못 하는 진호를 바라봤다.


진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고 몸은 사시나무처럼 벌벌 떨고 있었다.


이해할 수 없는 것과 분노가 섞인 상태였다.


하윤의 부모님은 병실 창가에 나란히 등을 기대고 서 있었다.


자신들의 딸 하윤이 첫사랑을 찾아 한국에 왔는데 그 첫사랑이 병실 옆에 누워 있는 여자 친구라니.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됐다.


“야! 김소민! 이민준! 너네 거기 없어?”


나희의 말이 끝나자마자.


“으아악!! 젠장!! 으아악~”


비명소리가 병실 복도를 울리며 멀어지자, 신발 소리가 비명 소리를 따라 달려가며 사라졌다.


나희는 목소리의 주인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나희가 괴롭힐 때마다 비명을 질러 대던 진호의 비명 소리였다.


신발 소리도 알 것 같았다. 진호가 하윤의 말을 듣고 비명을 지르며 달려가자 친구인 민준이 진호가 걱정돼 진호를 붙잡으러 달려간 것이다.


그럼 하윤의 이야기를 진호도 들었다는 것이다.


진짜 젠장이다. 어쩌지? 고민하는데 소민의 목소리가 들리며 나희의 시선 안으로 통통한 소민의 얼굴이 들어왔다.


“저기 나희야. 하윤아. 나 왔어.”


“소민아 내가 반가워서 널 안아주고 싶은데 팔이 이 모양이라 이해해라.”


나희가 오버하면서 말하자, 하윤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희야. 넌 나에게 천사 같은 친구야. 나 구해 줘서 고마워.”


“에이~ 친구끼리 별말을 다 한다.”


앉아 있던 하윤은 소민에게 미소를 보여주고 침대에 누웠다.


소민은 나희와 하윤의 부모님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나희야. 민준이 데리고 다시 올게. 그런데 기다리지는 마 알았지?”


“김소민 벌써 가게?”


소민은 창가에 몸을 기대고 서 있는 하윤의 부모님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드리고 병실을 빠져나와 긴 한숨을 쉬었다.


“후~~~ 이하윤 용기가 대단한데”


병실 안은 침묵이 흘렀다.


나희는 하윤을 보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버둥거려보지만 고정된 몸과 목은 움직이지 않았다.


이유 없이 항상 다정하게 대해줬던 하윤은 ‘내 친구의 첫사랑’ 공연 홍보를 위해 공연관람을 해줬고, 진호와 함께 갔던 노래방에서 자기를 보며 박혜경의 ‘고백’을 불렀고, CF 모델로 적극 추천해줬다.


사실 나희는 그렇게 친하지 않은 사이인 하윤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다.


나희는 그동안 하윤과의 일을 떠올리며 이해할 수 없었던 하윤의 행동을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하윤은 부모님을 생각하면 미안 하지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걸 후회하지 않았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친구들도 알게 됐다.


진호는 분명 큰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하윤은 스케줄이 정리되는대로 진호를 만나 솔직하게 이 이야기하려던 참이었다.


옆 침대에 누워 있는 나희는 놀라서 몸을 바둥거리는 것 같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혼자 마음속에 간직했던 말을 쏟아 내니 시원해졌고 무거웠던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하윤의 부모님은 하윤과 나희가 나란히 누워 있는 침대를 바라봤다.


그동안 외동딸 하윤의 뜻을 백 프로 존중해 준 터라 이 상황이 난감했다.


하윤의 부모님은 말없이 등을 돌려 창밖을 바라봤다.


며칠 동안 비를 뿌렸던 회색구름을 향해 무지개가 떠오르며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비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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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에필로그 - 인천 공항에서 +2 22.07.21 73 1 4쪽
» 127화. 진호는 또 다시 달린다 22.07.20 48 1 8쪽
127 126화. 액션스쿨에서 의식을 잃은 하윤 22.07.19 24 1 11쪽
126 125화. 인생 역전 이재평 22.07.18 32 1 11쪽
125 124화. 너는 말이라도 하지 22.07.15 29 1 11쪽
124 123화. 누구냐 넌? 22.07.14 35 1 11쪽
123 122화. 니(회장님)가 왜 거기서 나와? 22.07.13 35 1 11쪽
122 121화. 이재평 기자의 과거는? 22.07.12 23 1 11쪽
121 120화. 집착에 눈이 멀다 22.07.09 46 1 11쪽
120 119화. 선처란 없다 22.07.07 37 1 11쪽
119 118화. 몰래 카메라 22.07.05 36 1 11쪽
118 117화. 진호의 변명 22.07.02 32 1 11쪽
117 116화. 주거 침입 죄로 체포된 오진호 22.06.30 31 1 11쪽
116 115화. 진호야 스토커들이나 하는 짓이야 22.06.28 46 1 11쪽
115 114화. 민준의 전화 22.06.25 37 1 11쪽
114 113화. 천사야 너 어디갔니? 22.06.23 33 1 11쪽
113 112화. 피터팬은 와이어를 타고 22.06.20 37 1 11쪽
112 111화. 스크래치 22.06.18 32 1 11쪽
111 110화. 황금색 람보르기니 주인은? 22.06.16 34 2 11쪽
110 109화. 소민의 생일 22.06.14 36 2 11쪽
109 108화. 진호의 고민상담 22.06.11 31 2 11쪽
108 107화. SM제약 외동딸 김소민 22.06.09 36 2 11쪽
107 106화. 김소민의 정체는? 22.05.25 33 2 11쪽
106 105화. 오선희의 결혼식 22.05.23 43 2 11쪽
105 104화. 사라져버린 두 시간 22.05.20 41 2 11쪽
104 103화. 바람은 병이다 22.05.18 43 2 11쪽
103 102화. 기적 22.05.16 37 2 11쪽
102 101화. 진호의 의심은 사실이 되어간다 22.05.13 3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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