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dodotony 님의 서재입니다.

표지

내 친구의 첫사랑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5,751
추천수 :
166
글자수 :
658,878

작성
22.06.25 16:47
조회
24
추천
1
글자
11쪽

114화. 민준의 전화

DUMMY

주말을 앞둔 금요일 저녁 서울의 도로는 차량의 정체가 시작되고 있었다.


올림픽도로에서 양화대교 방면으로 꽉 막힌 차량들 중에 진호의 검은색 쏘나타 승용차가 있다.


양화대교 건너편 합정동에 높게 솟아 있는 고층 오피스텔이 진호 눈에 들어왔다.


몇 호에 살고 있는지 말하지 않았지만 하윤은 오피스텔 거실 창밖으로 여의도와 양화대교가 보인다고 말했었다.


진호는 멀리 눈앞에 보이는 오피스텔 주차장 앞에서 하윤을 기다릴 생각이다.


모든 게 완벽하다고 자신해왔던 진호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그건 바로 운전이다.


핸들만 잡으면 왜 이렇게 무섭고 떨리는지, 차라리 지금처럼 정체된 도로에서 운전하는 것이 마음 편했다.


운전 면허가 없던 진호는 하윤을 만나면서 운전 면허를 땄다.


진호는 하윤을 만날 때마다 첩보 작전을 하듯 인적 드문 곳에서 하윤의 승용차에 올라탔다.


하윤은 운전하고 진호는 조수석에 앉아 커피도 마시고 대화도 나누었다.


그리고 하윤은 지하철역 입구에 진호를 내려주고 떠났다.


도로에 쓸쓸히 남겨진 진호는 하윤의 검은색 쏘나타 승용차가 사라질 때까지 멍하니 지켜봤다.


이런 만남이 계속되자 진호는 운전 면허를 따기로 결심했다.


진호도 하윤을 조수석에 태우고 멋지게 도로를 달리고 싶었다.


그리고 데이트가 끝나면 하윤을 집 앞에 내려주고도 싶었다.


그런데 진호에게 운전은 생각처럼 만만하지 않았다.


친구 민준에게 도로 연수를 받다가 처음으로 민준에게 욕을 먹었다.


무한 긍정의 소유자인 민준이 불같이 화내는 모습을 보고 놀란 마음에 밤새 잠을 못 잤다.


왜 운전만은 늘지 않는지 답답했다.


진호는 면허를 따고 하윤과 같은 검은색 쏘나타 승용차를 구매했다.


하지만 조수석에 한 번도 하윤을 태워 본 적은 없었다.


하윤도 진호의 승용차가 다가오는 모습을 보면서 쉽게 차에 타겠다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항상 하윤의 차에 올라타 조수석에 앉아 하윤이 운전하는 걸 지켜봤다.


이젠 하윤의 옆에도 타지 못한다. 아니 하윤에게 연락도 없다.


진호는 강팀장의 조언대로 하윤을 만나기 위해 양화대교 건너편에 보이는 오피스텔 앞으로 가는 길이다.


하윤의 기사를 검색하고 SNS를 보며 최근 스케줄이 바뀐 걸 확인했다.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하던 9시 뉴스 일기 예보 진행은 목요일까지만 했고 금요일은 쇼 프로 녹화를 했다.


주말은 운동하는 것으로 보였다.


금요일인 오늘은 쇼 프로 녹화가 저녁 8시에 끝난다.


상암동 방송국에서 합정동 하윤의 오피스텔까지는 15분이면 도착한다.


하윤은 늦어도 9시면 집에 도착할 것이다.


진호는 하윤을 만나기 위해 스토커가 되어 모든 계산을 마쳤다.


강팀장의 조언을 듣고 진호는 하윤을 만나기 위한 계획을 친구 민준에게 상의했다.


민준의 답변은 이랬다.


“진호야 그건 스토커들이 하는 짓 같은데. 찾아가지 않는 게 좋겠다.” 라며 뜯어 말렸다.


그리고 민준의 해답은 “차라리 당당하게 전화를 계속해 봐” 였다.


진호는 그동안 친구 민준의 코치를 잘 따랐지만 이번만큼은 강팀장의 말을 듣기로 했다.


진호의 알몸 달리기를 봤던 하윤은 분명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강팀장의 말대로 전화나 카톡으로 용서를 바라는 건 아닌 것 같았다.


하윤도 진호의 얼굴을 보면 실망했던 마음이 사그라들 것 같았다.


진호는 정체되어 있는 차 안에서 오피스텔을 바라보고 있다.


핸들을 꽉 잡고 있던 진호는 휴대전화 벨 소리에 깜짝 올라 경적을 눌렀다.


“빠앙”


검은색 쏘나타에서 경적이 울리자 앞에 멈춰 있던 1톤 트럭이 꿀렁하고 멈췄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진호는 자기 잘못을 인정하며 휴대전화 화면을 바라봤다.


휴대전화 화면에는 ‘민준’이 떠 있었다.


친구 민준은 진호가 하윤을 만나러 간다고 했을 때 깜짝 놀라면 뜯어 말렸다.


지금 전화는 분명 “너 진짜 오피스텔 앞으로 가는 거 아니지?” 확인하는 전화 같다.


“어 민준아.”


진호는 스피커 폰으로 말했다.


“진호야 나 진짜 미치겠다.”


진호의 예상과 달리 민준의 목소리는 ‘내 말 좀 들어줘’ 였다.


“왜? 무슨 일 있어?


진호는 민준에게 물었다.


“야 소민이 있잖아···.”


민준은 여자 친구 소민 때문에 고민이 있는 듯 말을 늘어트렸고, 진호는 별로 듣고 싶지도 알고 싶지도 않은 주제임을 예상하며 무덤덤하게 대꾸했다.


“어···. 소민이.”


“진호야. 너 김소민에 대해서 얼마나 알아?”


진호는 기억 속에서 소민을 소환해냈다.


소민을 처음 본 건 중학교 2학년 여름이었다.


진호는 학원 수업을 끝내고 땀을 흘리며 성북동 골목을 올라가는데 골목 언덕 위에 나희가 서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나희를 부르며 달려가는데 나희 옆에 작고 통통한 여자 애가 함께 서서 진호를 보며 씩 웃었다.


그게 소민이었다.


나희는 소민을 함께 펜싱하는 친구라고 소개해줬다.


그리고 세 사람은 베스킨에 갔고 그날 아이스크림은 소민이 계산했다.


진호가 소민을 처음 만난 날을 기억하는 건 필요할 때마다 용돈을 현금으로 받아쓰던 진호와 달리 소민은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었다.


그 이후 소민이 나희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걸 알게 됐다.


나희는 그전까지 선희라는 친구가 절친이었는데 소민으로 바뀌는 것 같았다.


고등학교를 들어갈 즈음 나희는 분홍색 비너스 스쿠터를 구입했고 뒷자리에 소민을 태우고 다녔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부산으로 펜싱 대회를 나갔던 나희는 소민과 함께 사라졌고 3일 후 아무 일 없다는 듯 나타났다.


나희가 3일 동안 집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나희 부모님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고, 오히려 진호 부모님이 나희를 더 걱정했다.


진호는 나희 부모님을 따라 나희 학교에 함께 다녀온 엄마에게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다.


나희와 소민은 호텔 숙소에서 선배들을 구타하고 사라졌다고 했다.


이 이야기만 들으면 나희와 소민이 잘못한 게 분명했다.


그런데 코치와 학교 선생들이 나희와 소민의 부모님에게 절절 맸다는 것이다.


특히 아무 말없이 묵묵히 서 있는 소민의 아버지에게 허리를 조아렸다고 말하면서 선생도 못할 짓이라며 편을 들었다.


진호는 도나희가 드디어 크게 사고를 쳤구나 생각하면서도 학교 선생님들의 반응이 뭔가 이상했다.


“소민이 아버지가 뭐 하는 사람인데 선생들이 그래?”


“글쎄? 키가 작고 평범한 분 같던데.”


호기심 많은 고등학교 1학년 아들의 질문에 진호의 엄마는 대답했다.


그렇게 돌아온 나희와 소민은 펜싱을 그만뒀고 정학 처분을 받았다.


일요일 아침 2층 베란다에 나갔던 진호는 철 대문을 열고 들어오는 나희를 보고 아침 일찍 어디에 다녀오냐고 물었다.


나희는 엷은 미소를 보이며 “소민이가 갑자기 전학 간다고 찾아왔어” 라고 말했다.


전학? 진호는 목을 길게 빼내며 2층에서 내려다보이는 골목 길을 바라봤다.


골목 내리막길을 걸어 내려가는 소민의 뒷모습이 잠깐 보였다 사라졌다.


소민을 마지막으로 본 보습이었다.


그렇게 진호의 기억 속에서 김소민은 사라졌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어느 날 알프스 소녀 하이디 의상을 입고 루이비통 캐리어를 끌고 성북동 집에 나타났다.


손에는 애견 가방이 들려 있었다.


나희 부모님과 진호 부모님이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으로 떠나고 난 후였다.


10년 만에 친구를 만난 나희는 소민에게 빈 방을 내주었다.


진호는 나희에게 갑자기 나타난 소민에 대해 이것저것 물었지만 쿨 병에 걸린 나희는 관심 없다는 듯 소민에게 묻지도 듣지도 않았다.


그렇게 성북동 2층집에 함께 살게 됐고 1년이 넘게 지났다.


진호는 기억 속 소민을 생각하며 말했다.


“도나희 친구지 뭐. 나도 니가 아는 정도일걸. 왜?”


“너는 같이 살면서 너무 모르는 거 아니야?”


“어. 그렇지. 뭐.”


“야! 어 그렇지? 진호 너 너무 성의 없다. 소민이는 내 여자 친구야. 니 절친의 여자 친구라고.”


민준이 서운해하자 진호는 놀란 척 대꾸했다.


“어, 미안 미안. 아니 왜 그러는데? 무슨 일이야?”


“됐어 인마! 놀란 척하지마.”


‘헐 이 새끼 귀신이네.’ 진호는 서서히 진행하는 앞 차를 따라가며 말했다.


“미안 해. 진짜 궁금한 게 뭔 데?”


“소민이 집 알아? 부모님은 뭐 하시는지?”


연애 박사 민준이 자기 여자 친구 집이 어딘지 부모님은 뭐 하시는지 알아내지 못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집은 도곡동이라고 했고, 부모님이 뭐 하시는지 까지는 모르지. 왜 그러는데?’


“엊그제 소민이 생일이었거든.”


민준은 목소리 톤을 낮추며 말했고, 진호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우리 동네 유명 프랑스 음식점에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민준의 말을 듣던 진호는 ‘아! 거기, 엄청 유명하고 엄청 비싼 곳, 새끼 나 좀 데리고 가지’ 서운한 마음이 밀려왔다.


민준은 이어서 말했다.


“갔는데 회장님 전화가 와서 갑자기 음식점을 나오게 됐는데. 거기 사장님이 대표님 하며 소민이를 보고 구십 도로 인사하는 거 있지?”


‘이건 무슨 소리야?’ 진호는 귀를 의심했다.


“거기 너네 회사 계열사 아니야?”


“그래 맞아. 우리 회사 꺼.”


“무슨 김소민이 대표야. 아! 대표는 맞네. 애견 미용실 대표. 하! 하! 하!”


진호는 승용차 안이 떠나갈 듯 웃어 댔고 민준은 한동안 대답이 없었다.


“민준아. 거기 사장이 사람을 잘못 봤겠지. 소민이 어딜 봐서 대표야?”


“야. 지금 내가 하는 말. 소민이한테 절대 말하지마.”


진지하게 말하는 민준의 말투에 진호는 입을 꾹 닫고 들었다.


“나 지금 음식점 사장님 만나고 나오는 길이거든. 그날 만난 사람이 자기가 알고 있는 대표님이 맞는데, 왜 묻냐는 식으로 나를 위아래로 쳐다보더니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그냥 가버리더라. 그래서 내가 따라갔더니 직원들이 달려와서 나를 막아서서 그냥 나올 수밖에 없었어.”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민준의 목소리가 너무 차분하고 진지했다.


핸들을 잡고 있는 진호는 그동안 1층에서 생활했던 소민을 생각해봤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 복장을 하고 다니는 소민이는 1층 주방에서 밥하고, 빨래하고, 마당 평상에 앉아 맥주 마시고, 강아지 아띠와 마루 엄마 노릇하고, 나희 뒤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게 전부였다.


그런 소민이가 SM제약 계열사인 유명 음식점 사장이 폴더 인사를 할 정도의 대표라고? 상상이 가지 않았다.


“에이~ 아닐 거야. 말도 안 돼.”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결정적인 게 또 하나 있어.”


차분했던 민준의 목소리가 살짝 떨리기 시작했다.


진호는 결정적인 게 있다는 말에 궁금증이 폭발했다.


“그게 뭔 데?”


“그날 회장님이 외동딸 선물로 산 람보르기니 우라칸을 자기네 주차 자리로 옮겨 달라고 했거든.”




내 친구의 첫사랑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내 친구의 첫사랑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완결 하였습니다. +2 22.07.21 21 0 -
공지 해외 출장 관계로 휴재 안내 합니다. 22.05.27 27 0 -
129 에필로그 - 인천 공항에서 +2 22.07.21 47 1 4쪽
128 127화. 진호는 또 다시 달린다 22.07.20 26 1 8쪽
127 126화. 액션스쿨에서 의식을 잃은 하윤 22.07.19 13 1 11쪽
126 125화. 인생 역전 이재평 22.07.18 17 1 11쪽
125 124화. 너는 말이라도 하지 22.07.15 17 1 11쪽
124 123화. 누구냐 넌? 22.07.14 18 1 11쪽
123 122화. 니(회장님)가 왜 거기서 나와? 22.07.13 20 1 11쪽
122 121화. 이재평 기자의 과거는? 22.07.12 15 1 11쪽
121 120화. 집착에 눈이 멀다 22.07.09 23 1 11쪽
120 119화. 선처란 없다 22.07.07 20 1 11쪽
119 118화. 몰래 카메라 22.07.05 23 1 11쪽
118 117화. 진호의 변명 22.07.02 18 1 11쪽
117 116화. 주거 침입 죄로 체포된 오진호 22.06.30 19 1 11쪽
116 115화. 진호야 스토커들이나 하는 짓이야 22.06.28 25 1 11쪽
» 114화. 민준의 전화 22.06.25 25 1 11쪽
114 113화. 천사야 너 어디갔니? 22.06.23 19 1 11쪽
113 112화. 피터팬은 와이어를 타고 22.06.20 21 1 11쪽
112 111화. 스크래치 22.06.18 20 1 11쪽
111 110화. 황금색 람보르기니 주인은? 22.06.16 20 2 11쪽
110 109화. 소민의 생일 22.06.14 22 2 11쪽
109 108화. 진호의 고민상담 22.06.11 18 2 11쪽
108 107화. SM제약 외동딸 김소민 22.06.09 21 2 11쪽
107 106화. 김소민의 정체는? 22.05.25 21 2 11쪽
106 105화. 오선희의 결혼식 22.05.23 25 2 11쪽
105 104화. 사라져버린 두 시간 22.05.20 21 2 11쪽
104 103화. 바람은 병이다 22.05.18 21 2 11쪽
103 102화. 기적 22.05.16 23 2 11쪽
102 101화. 진호의 의심은 사실이 되어간다 22.05.13 22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