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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딧 님의 서재입니다.

내 친구의 첫사랑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7,646
추천수 :
167
글자수 :
658,878

작성
22.06.28 17:19
조회
45
추천
1
글자
11쪽

115화. 진호야 스토커들이나 하는 짓이야

DUMMY

진호는 민준에게 아빠 주차 자리에 똥색 람보르기니가 주차되어 있다는 말을 들었었다.


“내가 키를 가지러 간 사이에 엄마랑 소민이가 람보르기니 운전석에 스크래치를 냈어.”


진호는 자기 차에 스크래치가 난 것처럼 얼굴을 구기며 들었다.


“아직 타지도 않은 차니까. 회장님이 엄청 화나셨겠지?”


“그렇지. 너 안 혼났어?”


진호의 물음에 민준은 대답했다.


“음. 그냥 쿨하게 괜찮대. 너무 이상하지 않냐?”


“정말 이상한데? 람보르기니 새 차에 스크래치가 생겼는데 진짜 괜찮대”


“그렇다니까. 오히려 많이 놀라지 않았냐며, 내 어깨를 두드려 주셨어.”


“진짜??”


진호는 깜짝 놀라며 물었고 민준은 목소리 톤을 더 낮추며 말했다.


“진호야. 나 소민이가 갑자기 왜 이렇게 무섭지? 뭘 까? 뭐가 있는 것 같지?”


흔들리는 민준의 음성에 진호는 다시 한번 소민을 생각하며 말했다.


“뭐가 있으면 도나희가 말을 했을 텐데. 나희한테 소민이에 대해서 들은 게 없단 말이지.”


“뭔가가 분명히 있는 것 같아.”


민준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진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핸들을 돌렸다.


눈앞에 하윤의 오피스텔 주차장 입구가 보이자 브레이크를 밟으며 황급히 말했다.


“민준아. 나 다 왔다. 나중에 통화하자.”


“어딜 다 와? 너 집에 가는 거 아니었어?”


“아니야. 아니야. 나중에 통화하자 끊는다.”


진호는 전화를 끊고 오피스텔 지하 주차장 입구에서 높이 솟아 있는 오피스텔을 올려다봤다.


새로 지어진 오피스텔 유리가 거울처럼 어두워지는 주위 풍경을 비추고 있었다.


진호는 주위를 살피기 위해 두리번거렸다.


다행히 지하 주차장으로 연결된 도로는 한 곳이고 단속카메라는 보이지 않았다.


진호는 차를 돌려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차를 볼 수 있는 곳에 정차했다.


시간을 보면 7시 30분을 지나고 있었다.


1시간 30분 후인 9시쯤 집에 도착할 하윤이 오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



인천 공항 입국장 출구 게이트 앞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게이트를 빠져나오는 입국자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안에 모자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린 하윤도 입국 게이트를 바라보고 있다.


하윤은 다른 게스트의 스케줄 변경으로 오늘 쇼 프로 녹화를 하지 못했다.


쇼 프로 녹화를 못한 건 어쩌면 다행이다.


오늘은 캐나다에 계시는 부모님이 하윤을 만나기 위해 입국하는 날이다.


스케줄대로 녹화를 했다면 아마 부모님 마중을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부모님이 타고 온 에어 캐나다는 7시 30분에 도착했고 입국 수속을 받는 중이다.


하윤은 한국에 온 후 아직 한 번도 캐나다에 가지 못했다.


그래서 부모님을 2년 만에 만나는 것이다.


부모님은 갑자기 CF와 쇼 프로 출연으로 스케줄이 늘어난 하윤을 많이 걱정했다.


바빠진 하윤이 캐나다 집에 가지 못하니 부모님이 직접 오신 것이다.


하윤은 입국장을 빠져나오는 사람들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입국장 자동문이 열리고 사람들 사이에 중년의 부부가 공항 카트를 밀며 나오자, 하윤은 반갑게 폴짝폴짝 뛰며 손을 흔들었다.


“엄마! 아빠! 여기! 여기야!”


청바지에 면 티를 입은 잘생긴 중년의 남자가 먼저 하윤을 발견하고 손을 들었다.


곧바로 하윤이 나이가 들면 똑같아질 것 같은 하윤의 엄마가 하윤을 발견하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하윤을 꼭 끌어안았다.


“하윤아! 잘 지냈어?”


하윤의 엄마 눈에는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하윤은 선글라스를 벗고 눈물을 닦아내며 눈물이 고인 엄마의 눈을 바라봤다.


“그럼. 나야 잘 지냈지. 엄마. 너무 보고 싶었어.”


뒤이어 하윤의 아빠가 카트를 밀고 다가오자 하윤은 아빠를 꼭 끌어안았다.


“아빠. 보고 싶었어.”


“우리 딸 잘 지냈지?”


하윤은 변하지 않은 아빠의 체취를 느꼈다.


아빠는 하윤의 한국행을 극구 반대했고 기상캐스터 시험에 떨어져 캐나다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랬다.


하지만 하윤은 한 번에 기상 캐스터에 합격했고 지금은 가장 핫한 기상캐스터이며 연예인이 돼 가는 중이다.


아빠는 2년 사이에 더욱 성숙해진 하윤을 대견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하윤이 너 그 사이에 많이 어른스러워졌는데?”


“나 원래 어른스러웠거든.”


하윤은 하얀 앞니를 드러내며 웃었다.


엄마가 하윤의 손을 꼭 잡자, 하윤은 손깍지를 끼며 앞장서서 말했다.


“피곤하지? 빨리 집에 가자.”


“그래. 빨리 가자.”


엄마는 하윤의 이끌림을 따라 갔고 아빠도 카트를 밀고 하윤과 하윤 엄마의 뒤를 따라갔다.


하윤의 가족은 공항의 많은 인파 사이를 빠져나갔다.



***



사랑 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내 친구의 첫사랑’은 오늘도 매진이다.


사랑 소극장의 좁고 기다란 로비 끝자리에 있는 작은 사무실에 양준태가 생각하는 로뎅 자세로 앉아 있고 나희는 두 손을 모으고 서 있다.


나희의 자세는 문제를 일으켜 교무실에 불려온 학생 같았다.


두 사람은 말이 없었고 무대에서 열연을 펼치는 배우들의 목소리와 음악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양준태는 다리를 반대 방향으로 꼬며 말했다.


“정말 깊이 생각해서 결정한 거야?”


“네.”


나희는 허스키한 목소리로 짧게 대답했다.


나희는 공연 시작 전 양준태에게 공연 기획 일을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자기의 꿈이었던 배우를 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양준태 연출은 나희 말을 듣고 놀란 눈빛으로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그리고 공연 시작되면 조용히 이야기하자고 했다.


그런데 이야기는 하지 않고 조용히 침묵하고 있었다.


양준태 연출은 나희가 그만둔다는 말에 크게 놀랐을 것이다.


양준태는 나희를 공연기획으로 고용하고 처음으로 흥행 연출이 됐다.


나희는 공연 대본을 각색했고 기존 홍보 방식을 탈피하며 몸으로 뛰는 홍보를 했다.


공연 중에 관객이 첫사랑 고백하는 씬을 넣었고, 참신했던 홍보는 나희의 예상대로 정확히 통했다.


공연 초반 텅 빈 객석은 지금 현재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2022년 연극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희가 그만둔다는 것은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나희는 내 친구의 첫사랑 공연 수익의 25% 지분도 포기한다고 했다.


25% 지분은 나희에게 큰돈을 가져다주는 것인데 그걸 포기한다고 말하니 양준태 연출의 표정은 더욱 심각해졌다.


나희의 굳은 결심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양준태 연출은 얼굴에 힘을 주며 주름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오디션 보러 다니려면 돈도 필요하고, 부모님도 한국에 안 계시는데 생활하려면 돈이 필요하지 않겠니? 1년 더 기획으로 일하면 목돈을 만질 수 있을 텐데. 그때 연기에 도전해도 늦을 것 같지 않거든. 한 번만 더 깊이 생각하고 이야기해 줘라.”


양준태의 묵직한 중 저음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아무리 좋은 공연을 만들어도 사람들이 알지 못하면 말짱 꽝 인걸 양준태는 잘 알고 있다.


월세 보증금을 빼서 마지막이라 생각하면서 공연을 올렸고 처음으로 흥행을 하고 있다.


그냥 흥행도 아니고 대학로 연극 흥행 신화를 쓰고 있다.


이 모든 게 생각지도, 기대도 하지 않았던 나희 덕분이다.


양준태는 솔직히 뭐 한 게 없다.


아이디어를 내고 행동에 옮겨 지금, 이자리를 만든 건 나희이기 때문이다.


내 친구의 첫사랑은 연장 공연이 결정됐고 연장 공연에 들어갈 돈도 모두 투자한 상태다.


이건 나희와 함께 할 경우를 예상하고 투자한 것이다.


그런데 나희가 그만 둔다면, 양준태는 눈앞이 깜깜해져 왔다.


며칠 전 공연 수익의 25%를 나희에게 전달했다.


그때만 해도 나희는 양준태와 계속 일할 것처럼 보였다.


양준태는 자기가 잘 못 판단했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나희는 아무 말없이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고개 숙이고 있었다.


양준태는 눈을 뜨고 있지만 눈앞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말했다.


“말이 없는 걸 보니 결정을 번복하지 않겠다는 거구나.”


“네···.”


나희의 목소리 톤이 낮아졌다.


“그래 일단 알았다. 오퍼실에 가 봐.”


양준태의 말이 끝나자. 나희는 고개를 숙이고 사무실 문을 열고 나왔다.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 앉아 있는 양준태의 뒷모습이 눈에 걸리긴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희가 오퍼실을 가기 위해 사무실을 나오자 무대 위 배우들의 음성이 더욱 가까이 들렸다.


걸음을 멈추고 사랑 소극장 로비를 훑어봤다.


벽에 붙어 있는 포스터들과 공연 안내 플래카드, 배너 광고판과 배우 소개 안내판 등 나희의 손길이 거치지 않은 것이 없었다.


영화와 드라마 오디션에 아무 성과가 없고 드라마 오디션에서 전 남자 친구 규혁을 마주치자 도망치듯 나희는 배우의 꿈을 잠시 접었다.


그리고 우연히 공연 기획이라는 일하게 됐고 그 공연은 예상과 달리 흥행을 하고 있다.


처음 사랑 소극장에 왔을 때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앞날이 깜깜했다.


하지만 나희는 모든 걸 척척 진행했고 모두의 예상을 깨고 흥행 연극의 기획을 했다.


오디션도 마찬가지다. 오디션장에 들어서서 카메라 앞에 서면 눈앞이 깜깜하다.


그동안 나희는 그 어둠을 이겨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어둠을 이겨 낼 수 있을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이곳을 떠나 자기의 꿈인 배우가 되기 위해 다시 도전하려고 한다.


나희는 자신의 손길로 꾸며진 극장 로비를 보며 앞에 있을 도전에 대해 생각했다.



***



하윤의 오피스텔 지하 주차장 입구 방향으로 검은색 쏘나타가 세워져 있다.


승용차 안에 앉아 하윤을 기다리는 진호는 시계를 보며 점점 초조해졌다.


진호는 하윤이 9시면 집에 도착할 거로 예상했지만 현재 시간은 10시가 넘었다.


그사이 오피스텔 경비원이 의심스러운 듯 진호의 승용차에 세 번이나 다녀갔다.


진호는 그때마다 자신의 기상청 신분증과 휴대용 지진파 검사기를 보여 주며 경비원의 의심을 풀어줬다.


오피스텔 코너에서 경비원이 진호를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대로 그냥 집에 가야 할까 고민이 들었다.


진호의 예상과 달리 하윤이 집에 오지 않자, 진호의 마음속에 하윤에게 다른 남자가 있나? 라는 의심의 등불이 켜졌다.


하윤과 연애를 시작하고 친구 민준에게 하윤의 이야기를 꺼내자, 민준의 반응은 하윤 정도면 주위에 남자가 널렸다고 말했다.


특히 남자 배우나 남자 아이돌. 진호는 천사 같은 하윤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그랬는데 지금은 의심의 등불이 마음속에 기름을 만나 활활 타고 있다.


연예인이나 대기업 3세가 아니라면 하윤의 첫사랑이다.


하윤의 첫사랑은 진호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진호가 처음 하윤을 만났을 때 하윤은 첫사랑을 찾아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가슴 아픈 첫사랑, 그 사람을 보고 싶지만 그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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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에필로그 - 인천 공항에서 +2 22.07.21 73 1 4쪽
128 127화. 진호는 또 다시 달린다 22.07.20 47 1 8쪽
127 126화. 액션스쿨에서 의식을 잃은 하윤 22.07.19 24 1 11쪽
126 125화. 인생 역전 이재평 22.07.18 32 1 11쪽
125 124화. 너는 말이라도 하지 22.07.15 29 1 11쪽
124 123화. 누구냐 넌? 22.07.14 34 1 11쪽
123 122화. 니(회장님)가 왜 거기서 나와? 22.07.13 35 1 11쪽
122 121화. 이재평 기자의 과거는? 22.07.12 23 1 11쪽
121 120화. 집착에 눈이 멀다 22.07.09 46 1 11쪽
120 119화. 선처란 없다 22.07.07 37 1 11쪽
119 118화. 몰래 카메라 22.07.05 36 1 11쪽
118 117화. 진호의 변명 22.07.02 32 1 11쪽
117 116화. 주거 침입 죄로 체포된 오진호 22.06.30 30 1 11쪽
» 115화. 진호야 스토커들이나 하는 짓이야 22.06.28 46 1 11쪽
115 114화. 민준의 전화 22.06.25 36 1 11쪽
114 113화. 천사야 너 어디갔니? 22.06.23 33 1 11쪽
113 112화. 피터팬은 와이어를 타고 22.06.20 37 1 11쪽
112 111화. 스크래치 22.06.18 32 1 11쪽
111 110화. 황금색 람보르기니 주인은? 22.06.16 34 2 11쪽
110 109화. 소민의 생일 22.06.14 36 2 11쪽
109 108화. 진호의 고민상담 22.06.11 31 2 11쪽
108 107화. SM제약 외동딸 김소민 22.06.09 36 2 11쪽
107 106화. 김소민의 정체는? 22.05.25 33 2 11쪽
106 105화. 오선희의 결혼식 22.05.23 43 2 11쪽
105 104화. 사라져버린 두 시간 22.05.20 41 2 11쪽
104 103화. 바람은 병이다 22.05.18 43 2 11쪽
103 102화. 기적 22.05.16 37 2 11쪽
102 101화. 진호의 의심은 사실이 되어간다 22.05.13 32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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