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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딧 님의 서재입니다.

내 친구의 첫사랑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7,675
추천수 :
167
글자수 :
658,878

작성
22.05.16 22:05
조회
37
추천
2
글자
11쪽

102화. 기적

DUMMY

“네. 이하윤씨랑 함께 일하는데요. 저는 하윤씨라는 분 하고 전혀 친분이 없어서···.”


여자 PD는 하윤의 연락처를 물어보는 다른 방송국 선배 기자에게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김수현은 기자 친구가 하윤의 연락처를 물어보자 에둘러 말했다.


“후배긴 한데. 여자다 보니 나랑 말도 안 하는 사이고. 연락처? 야. 휴대전화는 내가 모르고 우리 사무실 전화번호 알려줄까?”


두 사람은 난감한 듯 통화를 끝냈다.


전화를 끊은 김수현은 휴대전화를 흔들며 말했다.


“내 친구 이 새끼 몇 년 동안 연락 한번 없더니 다짜고짜 하윤씨 연락처를 물어보는 거 있지? 참나 어이가 없네.”


쇼 프로 방송을 보던 기자들은 하윤의 연락처를 알기 위해 여기저기 전화를 하는 것이다.


여자 PD는 불편한 얼굴로 휴대전화를 보며 말했다.


“와. 이 선배가 나한테 전화할 정도면 하윤 이제 진짜 스타가 되겠는데. 이 선배는 아무나 연락처를 물어보는 사람이 아닌데. 뭔가 냄새를 맡았나봐요.”


여자 PD가 말하는데 휴대전화 진동벨이 울렸다.


휴대전화 화면을 보면 같은 방송국 쇼 프로 PD 선배였다.


여자 PD는 쇼 프로 선배 PD가 펑크를 낸 게스트를 대신해 출연자를 구할 수 있냐고 물었다.


여자 PD는 한창 인기가 치솟고 있는 하윤을 생각했다.


하윤은 방송국 근처에 살고 있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항상 집에 있었다.


여자 PD는 하윤에게 전화를 했고 운동하던 하윤은 바로 방송국으로 달려왔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쇼 프로를 녹화했고, 지금 방송하고 있다.


“네 선배님. 방송 잘 보고 있어요.”


여자 PD는 선배 PD에게 밝게 말하며 기상캐스터 사무실 창가로 걸어갔다.


방송 중인데 전화했다는 건 둘 중 하나였다.


시청률이 높아서던지 낮아서던지 일 것이다.


“방송 보고 있지? 야 진짜 고맙다. 우리 프로 지금 최고 시청률 찍었어.”


쇼 프로 선배 PD는 감정을 억누르며 말했지만, 흥분한 목소리가 전해졌다.


“와. 진짜요? 축하해요 선배.”


여자 PD는 자기를 바라보는 하윤과 김수현을 보며 이어서 말했다.


“선배 우리 기상캐스터에 끼 있는 사람들 많아요. 앞으로도 많이 기회 주세요.”


여자 PD의 말에 쇼 프로 선배 PD는 말했다.


“아 그래? 그래 보여. 저기 이하윤씨 다음 회차부터 고정을 하고 싶은데. 거기 스케줄이 어떻게 되니?”


“네? 고정요?”


김수현은 여자 PD의 통화 내용을 듣기라도 하는 듯 하윤에게 엄지를 들어 보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고정 출연 해달라는 전화인가 봐.”


하윤은 창가에 서 있는 여자 PD를 바라봤다.


여자 PD는 하윤을 보며 생각했다.


하윤은 프리랜서 기상캐스터가 아니라 방송국 정식 직원이다.


프리랜서는 스케줄이 겹치지 않으면 출연이 가능하겠지만 하윤은 상황이 다르다.


쇼 프로 출연을 위해서는 국장님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


여자 PD는 뒤통수를 만지며 이어서 말했다.


“아 그건 스케줄 문제보다는 보도국 국장님 허락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아. 그건 걱정하지 마. 국장님이 방송보고 먼저 전화하셨던데. 보도국 사람들도 촬영 스케줄에 지장 없으면 출연하는 게 어떻겠냐면서.”


선배 PD의 말에 여자 PD는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국장님이 진짜요?”


“그렇다니까. 스케줄 확인만 좀 해 줘. 알았지?”


“네. 알겠어요”


여자 PD는 전화를 끊고 하윤의 자리로 걸어오면 말했다.


“하윤. 대박. 오늘 최고 시청률 찍었다고. 다음부터 고정해 달래”


하윤은 통화 내용을 듣고 대충 감을 잡고 있었지만 직접 들으니 놀라웠다.


“정말요?”


“거 봐, 거 봐. 내가 뭐라고 했어. 하윤씨 완전 축하해.”


김수현은 자기 일처럼 기뻐해줬다.


“국장님도 이미 허락하셨대. 하윤 엄청 바빠지겠는데.”


여자 PD의 말에 하윤은 좋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생각이 복잡해졌다.


생각하지 못했던 SM제약 CF촬영에 쇼 프로 출연까지.



***



연극 내 친구의 첫사랑은 계속되는 매진으로 온라인 예매 사이트 연극 부문 1위에 올랐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분위기로 공연이 끝난다면 양준태 연출은 흥행 연출가 타이틀을 얻게 될 것이다.


그동안 빚만 늘어갔던 양준태는 드디어 연극으로 돈을 벌게 된다.


동시에 25%의 공연 수익 지분을 가지고 있는 나희도 목돈을 만지게 될 것이다.


백수나 다름없던 나희에게는 꿈같은 일이다.


나희는 내일 결혼하는 친구 선희의 축가를 부른다.


국가대표 펜싱선수인 선희의 결혼식에는 많은 사람이 하객으로 올 것이다.


나희는 선희와의 어린 시절 약속을 지키기 위해 축가를 불러 주기로 했지만 결혼식이 다가오자 떨리기 시작했다.


공연장에 일찍 나온 나희는 무대 위 피아노를 연주하며 축가로 부를 김동률의 ‘기적’을 연습했다.


피아노 선율에 맞춰 노래하는 나희는 어릴 적 선희와 함께 펜싱 했던 때를 떠올렸다.


까맣게 탄 얼굴로 땀 흘리며 운동하던 나희와 선희는 서로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왔다.


나희는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시간이 너무나도 빨리 흘렀다는 걸 느꼈다.


피아노 연주를 하며 노래하는 나희의 목소리가 텅 빈 공연장 안에 울려 퍼졌다.



***



규혁은 사랑 소극장 건물 뒤 분장실로 향하는 공연장 뒷문을 열고 분장실로 들어왔다.


분장실 문 옆에 있는 스위치를 올리자 어두웠던 분장실이 환하게 밝혀졌다.


지하실의 습한 냄새도 코끝에 맴돌았다.


따뜻해진 봄 날씨 때문에 이마에 땀이 맺혀 있었다.


분장실 거울에 얼굴을 비추며 손가락으로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냈다.


분장실 벽시계는 12시 30분을 지나가고 있었다.


공연 시간은 7시다. 아직 공연 시간이 꽤 남아 있어서 공연장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공연 스텝인 나희와 경주는 오후 2-3시쯤 공연장에 도착해 준비하고, 배우들은 3-4시에 도착해 준비한다.


규혁의 손에는 햄버거 세트가 들려 있었다.


규혁은 오전 9시에 상암동에서 영화 오디션을 봤다.


최선을 다해 연기했지만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오디션을 연결해준 캐스팅 디렉터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데 캐스팅 디렉터는 나희의 안부를 물었다.


규혁은 나희와 사귀고 있을 때 함께 프로필을 돌리러 다녔었다.


연기자들은 이런 일을 프로필 투어라고 한다.


두 사람은 친구라고 웃으며 말했지만, 눈치가 빠른 사람들은 두 사람이 연인임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규혁과 나희가 연인 사이임을 알고 있는 캐스팅 디렉터는 요즘 OTT 드라마에서 20대 여자 연기자 중에 새로운 얼굴을 찾는다며 나희의 근황을 물었다.


연기는 진짜 잘하는데 오디션 운이 좋지 않고, 캐릭터 하나는 확실하게 잡는 배우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희의 연기를 본 업계 관계자들은 모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규혁은 아직 한 번도 듣지 못한 말들이다.


규혁은 캐스팅 디렉터의 질문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 했다.


캐스팅 디렉터는 현재 규혁과 나희 사이를 눈치채고 말했다.


“아. 헤어졌구나? 괜히 물어봤네. 아 참, 규혁씨 주인공하는 연극, 흥행에 불이 붙었다면서.”


캐스팅 디렉터는 대화의 주제를 돌리며 이어서 말했다.


“아니 그 여신이라는 기상캐스터 이하윤이 그 공연을 봤다며? 올림픽 때 전 국민들 눈물을 쏙 빼놓은 오선희 선수도 보고. 아니 그 분들이 어떻게 규혁씨가 주인공을 하고 있는 연극을 봤대?”


캐스팅 디렉터의 말에 규혁은 다시 한번 대답하지 못하고 망설였다.


두 사람 모두 도나희의 친구이고 도나희 때문에 공연을 봤기 때문이다.


‘도나희 때문에 보러 왔더라구요.’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네. 뭐 그냥 어떻게 알고 오셨더라구요.”


규혁은 에둘러 말했다.


“나도 기회가 되면 꼭 보러 갈게.”


캐스팅 디렉터는 규혁의 어깨를 두드리며 이어서 말했다.


“규혁씨 아침 일찍 준비해서 나온다고 수고했어. 좋은 결과 기다려 보자고. 응?”


“네. 감사합니다.”


규혁은 꾸벅 인사하고 나왔다.


오디션이 끝나자 시간이 애매하게 남았다.


규혁은 대학로 공연장 근처 패스트푸드점에 들렀다가 공연장으로 왔다.


분장실 소파에 앉아 콜라가 들어 있는 컵에 꽂혀 있는 빨대에 입을 대고 타오르는 갈증을 풀었다.


규혁은 오디션을 보기 위해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대본에 있는 캐릭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밤새 대사를 외우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날을 꼬박 새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서 오디션이 있는 상암동으로 향했다.


오디션이 끝나고 버스를 타고 대학로로 이동했다.


뱃속이 텅 비어 있었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햄버거를 한입 물어 씹는데. 무대 쪽에서 피아노 연주 소리가 들려왔다.


연주 소리에 맞춰 노랫소리가 들렸다. 여자의 음성은 도나희 목소리였다.


아직 출근 시간이 한참 남았는데 혼자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를 하고 있는 나희를 떠올려보니 조금은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쟤 왜 저러는 거야 미쳤나?”


규혁은 입안에 든 햄버거를 오물오물 씹어 삼키며 분장실에서 무대로 연결된 어두운 통로를 걸어 갔다.


무대에 가까워질수록 피아노 연주 소리가 더욱 선명하게 들렸다.


나희의 노랫소리도 선명해졌다.


노래는 김동률의 기적이었다.


규혁은 대학 시절 놀이동산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곳에서 아르바이트 선배인 나희를 만났다.


규혁과 나희는 같은 나이이고 배우라는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나희는 놀이동산 아르바이트 여자들의 리더였다.


항상 자신감이 넘쳤고 힘든 일은 먼저 맞아서 했다.


화장기 없는 깨끗한 얼굴에 이목구비가 또렷하고 커다란 눈을 가진 나희는 놀이동산의 얼짱 아르바이트생으로 유명했다.


규혁은 나희를 보고 첫눈에 반했지만 규혁에게는 만나고 있는 여자 친구가 있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대화가 잘 통하는 친구 사이로 지냈다.


놀이동산 아르바이트생들의 커플 탄생은 흔한 일이었다.


비밀 연애를 하는 커플도 있지만 비밀 연애는 금방 들통나기 마련이다.


규혁은 나희가 비밀 연애를 하는 걸로 알고 있었다.


나희처럼 매력 있는 여자를 남자들이 그냥 둘리 없다는 걸 남자인 규혁이 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희는 비밀연애도 남자 친구도 없었다.


같은 꿈을 꾸는 규혁과 대화가 잘 통해 오히려 두 사람의 비밀 연애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같은 파트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의 모임 날이었다.


2차로 노래방에 갔던 아르바이트생들은 나희의 노래 실력에 기가 죽고 말았다.


그날 나희의 노래를 듣던 규혁은 나희의 음색에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그때 나희가 불렀던 노래가 지금 텅 빈 극장 안을 울리고 있는 김동률의 기적이다.


규혁은 나희의 노랫소리에 처음 나희의 노래를 들었던 노래방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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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127화. 진호는 또 다시 달린다 22.07.20 48 1 8쪽
127 126화. 액션스쿨에서 의식을 잃은 하윤 22.07.19 24 1 11쪽
126 125화. 인생 역전 이재평 22.07.18 32 1 11쪽
125 124화. 너는 말이라도 하지 22.07.15 29 1 11쪽
124 123화. 누구냐 넌? 22.07.14 35 1 11쪽
123 122화. 니(회장님)가 왜 거기서 나와? 22.07.13 35 1 11쪽
122 121화. 이재평 기자의 과거는? 22.07.12 24 1 11쪽
121 120화. 집착에 눈이 멀다 22.07.09 46 1 11쪽
120 119화. 선처란 없다 22.07.07 37 1 11쪽
119 118화. 몰래 카메라 22.07.05 36 1 11쪽
118 117화. 진호의 변명 22.07.02 32 1 11쪽
117 116화. 주거 침입 죄로 체포된 오진호 22.06.30 31 1 11쪽
116 115화. 진호야 스토커들이나 하는 짓이야 22.06.28 46 1 11쪽
115 114화. 민준의 전화 22.06.25 37 1 11쪽
114 113화. 천사야 너 어디갔니? 22.06.23 33 1 11쪽
113 112화. 피터팬은 와이어를 타고 22.06.20 37 1 11쪽
112 111화. 스크래치 22.06.18 32 1 11쪽
111 110화. 황금색 람보르기니 주인은? 22.06.16 34 2 11쪽
110 109화. 소민의 생일 22.06.14 36 2 11쪽
109 108화. 진호의 고민상담 22.06.11 31 2 11쪽
108 107화. SM제약 외동딸 김소민 22.06.09 36 2 11쪽
107 106화. 김소민의 정체는? 22.05.25 33 2 11쪽
106 105화. 오선희의 결혼식 22.05.23 43 2 11쪽
105 104화. 사라져버린 두 시간 22.05.20 41 2 11쪽
104 103화. 바람은 병이다 22.05.18 43 2 11쪽
» 102화. 기적 22.05.16 38 2 11쪽
102 101화. 진호의 의심은 사실이 되어간다 22.05.13 3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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