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네딧 님의 서재입니다.

내 친구의 첫사랑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7,645
추천수 :
167
글자수 :
658,878

작성
22.07.09 11:16
조회
45
추천
1
글자
11쪽

120화. 집착에 눈이 멀다

DUMMY

수갑이 진호의 손목에서 끼리릭 소리를 내며 조여 오자, 당황한 진호는 두 명의 경찰과 나희를 번갈아 보며 말했다.


“아니, 저기요?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요? 야! 도나희 너 뭐 야? 너 왜 왔어?”


“나희씨 왜 그래요?”


민준이 전화를 끊고 나희에게 다가와 물었다.


“너 이 새끼 스토커처럼 하는 짓이 불안 불안하더니. 너 사고 제대로 쳤다.”


나희는 하윤의 첫사랑에 집착하며 하윤의 아버지를 하윤의 첫사랑으로 오해해서 이 시간에 경찰에 잡혀 있는 진호를 혼내 주고 싶었다.


그리고 오늘 오전 액션스쿨에서 와이어 액션을 연습하기 위해서는 컨디션 조절을 잘해야 하는데 진호 때문에 새벽 시간에 경찰서에 가야 할 상황에 화가 치밀어 올라왔다.


젠장 되는 게 하나도 없고 모든 게 엉망이 됐다.


“뭐? 그게 무슨 말이야? 도나희 너 진짜···.”


수갑을 찬 진호는 억울한 얼굴로 뒤에 서 있는 나희를 돌아보며 지구대 밖으로 끌려나갔다.


민준과 소민은 진호의 뒤를 따라 지구대 입구까지 따라가다가 “보호자는 마포 경찰서로 따로 오세요.” 경찰의 말을 듣고 나희에게로 돌아왔다.


“나희야 너 왜 그래?”


소민이 먼저 물었고 뒤이어 민준이 말했다.


“나희씨 진짜 왜 그래요? 안 그래도 겁먹은 애한테 수갑을 채우라니요. 나는 진호 빼내려고 이 시간에 엄마한테 전화해서 변호사 불러 달라고 했는데.”


입술을 굳게 닫고 있던 나희가 입을 열었다.


“진호 새끼가 하윤이 첫사랑으로 오해한 아저씨가, 하윤이 아빠시래.”


“어머나? 진짜?”


“예에?? 하윤씨 아빠요? 하윤씨 부모님 캐나다에 계시는 거 아니예요? 한국에는 언제 오셨데요?


소민과 민준은 경찰이 진호에게 수갑 채우는 모습을 볼 때보다 더 놀란 눈으로 나희의 입을 바라봤다.


나희는 어이없는 미소를 띠며 이어서 말했다.


“어제 한국에 도착하셔서 집에 가는데 진호가 갑자기 나타나서 행패를 부렸나 봐. 그래서 이 난리가 난 거고.”


“헐~ 말도 안돼. 어떻게 그런 일이···.”


소민은 멀쩡한, 아니 똑똑하고 이성적인 진호가 갑자기 왜 그랬을까? 이해하지 못했다.


진호는 하윤과 연락이 되지 않자 상심이 컸다.


그래서 그랬는지 1층에 내려와 먹던 아침과 저녁을 먹지 않았다.


그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스토커처럼 하윤의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기다릴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진호는 자기 여자 친구인 하윤이 공인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것일까?


만약 이런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기라도 한다면 하윤에게 치명적일 텐데 생각하지 못했던 것일까?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하윤의 아버지도 알아보지 못하고 난동 부렸을 것이다.


이성적인 진호가 이런 사고를 친 이유는 뭘 까?


남자 친구 민준은 진호가 하윤의 첫사랑에 집착한다며 걱정하는 말을 했었다.


진호가 하윤의 첫사랑에 집착하는 이유는 질투심 인가?


진호의 질투심을 폭발시킨 사람은 다음 아닌 나희였다.


소민은 나희를 빤히 바라봤다.


나희는 화가 난 얼굴로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소민은 진호가 이 난리를 친 이유가 나희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무인도에 출장을 다녀온 진호는 하윤의 첫사랑을 나희로 확신했다.


나희와 어릴 때부터 단짝이었던 소민은 진호의 확신이 허무맹랑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희 앞에 갑자기 나타난 하윤은 나희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정작 나희는 이하윤이라는 이름도 하윤의 얼굴도 알지 못했는데 말이다.


하윤은 쇼 프로에 나와 첫사랑 때문에 펜싱을 배웠다고 말했다.


여중 여고시절 펜싱부였던 나희 때문에 펜싱부에 지원했던 여학생들 때문에 학교가 난리 난 적이 몇 번 있었다.


그 안에 하윤이 있었을지 몰랐다.


하윤은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을 만들어 나희의 공연을 보러 왔고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셨다.


그때마다 하윤은 나희와 눈을 맞췄다.


사람의 눈빛은 속일 수가 없는데 하윤은 나희를 바라볼 때마다 눈동자 안에 나희가 들어 있었다.


노래방에서 그윽한 눈으로 나희를 보던 하윤의 눈빛을 진호가 본 것이다.


하윤의 큰 눈망울에 자기가 아닌 나희가 들어 있음을, 사랑의 눈빛이었다.


모두들 술에 취했고 성북동 집에 도착했을 때 하윤은 나희의 방에서 잠을 잤다.


술에 취한 진호는 혼자 2층에 누워 있다가 의심에 의심을 따라가다가 확신 앞에 도착했다.


그 확신을 확인하기 위해 1층 나희 방으로 달려온 것이다.


나희와 하윤이 함께 자고 있는 방문 앞에 선 진호의 심장은 스포츠카 엔진처럼 거친 소리를 냈다.


보이지 않는 방안의 모습을 상상하며 확신을 잡기 위해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갔다.


침대 위 분홍색 이불은 파도처럼 펄럭거렸고 나희의 웃음소리가 진호의 심장을 멈추게 한 것이다.


마치 코끼리가 가슴에 다리를 올리고 있는 듯했다.


진호는 손을 바르르 떨며 분홍색 이불을 들추며 소리쳤고, 이불 안에 나희는 강아지 마루를 안고 장난치며 웃고 있었다.


진호 머리 위에 있던 확신의 풍선은 “펑!” 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나희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알몸으로 서 있는 진호를 보고 어이가 없었고,


때마침 거실 화장실에서 샤워를 마친 하윤이 나희 방안에 나체로 서 있던 진호의 뒷모습을 보고비명을 질렀다.


2층에 올라간 진호는 샤워를 하기 위해 옷을 벗었지만 술에 취해 샤워를 하지 않고 하윤과 나희 생각에 몰입한 것이다.


확신에 찬 진호는 알몸인 상태인걸 잊은 채 1층에 내려왔던 것이다.


하윤의 비명 소리가 소프라노의 음역대로 1층 거실 안에 울려 퍼지자, 진호는 알몸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나희가 있는 방에서 2층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두 개의 큰 난관을 지나가야 했다.


첫 번째는 하윤이 비명을 지르고 있는 화장실 앞이었고, 두 번째는 소민과 민준이 문을 열고 있는 소민의 방문 앞이었다.


진호가 첫 번째 난관을 지날 때 하윤의 소프라노 음역대가 찢어지듯 거칠게 올라갔고, 두 번째 관문을 통과할 때는 예상과 달리 소민과 민준에게 쌍따봉의 응원을 받았다.


모든 관문이 지났다고 생각했던 진호는 현관 앞 강아지 마루의 이불에 미끌리며 공중에 붕 떠서 클 대자로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치욕적인 자세요, 죽을 때까지 이불 킥 할 자세였으며, 억만 금을 주고 기억을 삭제하고 싶은 자세였다.


현관문 앞에 알몸으로 클 대자로 누워 있는 진호에게 나희가 다가와 분홍색 이불을 던져 줘 몸을 가려 줬다.


진호는 그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희에게 가장 큰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고 남자 친구 민준에게 들었다.


남자 친구 민준은 나희와 하윤의 과거에 대해 귀찮게 물었다.


아마 확신에 찬 진호의 부탁을 받아서 그랬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모르는 척 기억나지 않는 척했다.


하지만 소민은 하윤의 첫사랑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


소민 옆에 서서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며 안타까워하던 민준이 말했다.


“내가 그렇게 가지 말라고 말렸는데. 와~ 어떻게 타이밍을 맞춰도 그렇게 맞추냐? 이제 하윤씨하고 완전히 끝났다고 보면 되겠네. 불쌍한 진호···.”


진호가 마포 경찰에서 끌려갔는데도 보호자로 온 세 친구가 지구대 안에 서서 대화를 나누고 있자,


지구대 안쪽 의자에 앉아 세 사람을 지켜보던 40대 남자 경찰이 말했다.


“저기요! 보호자로 오신 분들, 여기서 계속 회의하실 거예요?” 경찰서 안가 봐요?”


40대 경찰의 말에 민준은 얼굴에 화를 가득 품고 있는 나희와 나희를 바라보고 있던 소민을 데리고 지구대 입구로 걸어갔다.


“앗! 죄송합니다! 수고 하십쇼!”


홍익지구대를 나온 세 사람은 주차장에 세워진 민준의 빨간색 BMW M5 승용차로 다가 갔다.


민준은 운전석 문을 열며 말했다.


“우리 엄마가 마포 경찰서로 변호사 보낸다고 했거든. 소민아 피곤하면 나희씨랑 집에 먼저 들어가.”


소민은 나희에게 시선을 옮겼다.


나희는 독기를 가득 품은 얼굴로 먼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고민하고 있는 듯 보였다.


피로가 밀려오는 소민은 집에 갈 수 없었다.


마포 경찰서로 끌려간다는 경찰의 말을 듣고 카톡으로 아빠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회사 변호사를 보내겠다는 아빠의 답장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민준이 엄마에게 도움을 청할 줄 알았으면 안 하는 건데 후회가 밀려왔다.


지금쯤 회사 변호사는 마포 경찰서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민주나, 나도 마포 경찰서에 함께 가야 할 것 같아. 함께 가자.”


“어? 괜찮겠어? 안 피곤해?”


민준은 수척해진 소민의 얼굴을 보며 이어서 물었다.


“그런데 가면 가는 거지. 가야 할 것 같은 건 뭐 야?”


소민은 깊은 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 민주나 가자.”


“나희 씨는···.?”


민준의 물음에 먼 산을 보며 고민하던 나희는 콧바람을 뿜어냈다.


지금 새벽 2시가 넘었다. 오늘 오전 10시까지 파주에 있는 액션스쿨에 가야 했다.


경찰서에 가면 농담처럼 오늘 잠 못 자겠다고 이야기했던 말이 현실이 될 것이다.


중요한 스케줄이 있지만 이대로 집에 간다고 잠을 잘 수도 없고, 진호가 풀려나지 않는다면 진호 부모님에게 연락해줘야 했다.


생각하면 할 수록 더욱 화가 났다.


“정말 또라이 미친 새끼야. 휴~ 함께 가자.”


나희는 진호에게 욕을 퍼붓고 BMW M5 뒷좌석 문을 열고 몸을 밀어 넣었다.


민준은 소민을 보며 어깨를 한번 으쓱하더니 운전석 안으로 들어갔다.


소민도 조수석 문을 열고 앉았다.


민준의 BMW M5 빨간색 승용차가 거친 엔진음을 뿜어내며 마포 경찰서로 향했다.



***



어두웠던 하윤의 오피스텔은 환하게 불이 켜져 있다.


아일랜드 식탁 위에 있는 LED 시계는 새벽 2시 33분이 찍혀 있다.


거실 투명 의자에 하윤의 엄마가 앉아 있었고, 하윤의 아빠는 아일랜드 식탁에 몸을 기대고 서 있었다.


두 사람 모두 화가 난 듯 가슴 위에 팔짱을 끼고 있다.


하윤 아빠 건너편 아일랜드 식탁 의자에 하윤이 앉아 있다.


새벽 시간 진호가 걱정되어 나희에게 연락을 했고 나희와 통화를 하자, 잠들지 않았던 부모님이 거실에 나와 통화하는 하윤을 지켜봤다.


무슨 일인지 몰랐던 부모님은 나희와의 통화를 다 듣고 오늘 지하 주차장에 나타난 괴한의 정체를 알게 됐다.


그 남자는 기상청에 근무하고 있는 하윤의 남자 친구라는 사실을.


하윤의 아빠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하윤에게 남자 친구가 맞냐는 질문을 했고 하윤은 솔직하게 대답했다.


이유에 대해서 묻는 말에는 솔직하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바쁜 스케줄 때문에 서로 연락이 안 되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는 말을 하자,


이야기를 듣고 난 후부터 부모님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지금까지 입을 굳게 닫고 계신다.


부모님은 한국에 혼자 있는 하윤을 항상 걱정하면서도 다시 캐나다로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다.




내 친구의 첫사랑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내 친구의 첫사랑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완결 하였습니다. +2 22.07.21 36 0 -
공지 해외 출장 관계로 휴재 안내 합니다. 22.05.27 45 0 -
129 에필로그 - 인천 공항에서 +2 22.07.21 73 1 4쪽
128 127화. 진호는 또 다시 달린다 22.07.20 47 1 8쪽
127 126화. 액션스쿨에서 의식을 잃은 하윤 22.07.19 24 1 11쪽
126 125화. 인생 역전 이재평 22.07.18 32 1 11쪽
125 124화. 너는 말이라도 하지 22.07.15 29 1 11쪽
124 123화. 누구냐 넌? 22.07.14 34 1 11쪽
123 122화. 니(회장님)가 왜 거기서 나와? 22.07.13 35 1 11쪽
122 121화. 이재평 기자의 과거는? 22.07.12 23 1 11쪽
» 120화. 집착에 눈이 멀다 22.07.09 46 1 11쪽
120 119화. 선처란 없다 22.07.07 37 1 11쪽
119 118화. 몰래 카메라 22.07.05 36 1 11쪽
118 117화. 진호의 변명 22.07.02 32 1 11쪽
117 116화. 주거 침입 죄로 체포된 오진호 22.06.30 30 1 11쪽
116 115화. 진호야 스토커들이나 하는 짓이야 22.06.28 45 1 11쪽
115 114화. 민준의 전화 22.06.25 36 1 11쪽
114 113화. 천사야 너 어디갔니? 22.06.23 33 1 11쪽
113 112화. 피터팬은 와이어를 타고 22.06.20 37 1 11쪽
112 111화. 스크래치 22.06.18 32 1 11쪽
111 110화. 황금색 람보르기니 주인은? 22.06.16 34 2 11쪽
110 109화. 소민의 생일 22.06.14 36 2 11쪽
109 108화. 진호의 고민상담 22.06.11 31 2 11쪽
108 107화. SM제약 외동딸 김소민 22.06.09 36 2 11쪽
107 106화. 김소민의 정체는? 22.05.25 33 2 11쪽
106 105화. 오선희의 결혼식 22.05.23 43 2 11쪽
105 104화. 사라져버린 두 시간 22.05.20 41 2 11쪽
104 103화. 바람은 병이다 22.05.18 43 2 11쪽
103 102화. 기적 22.05.16 37 2 11쪽
102 101화. 진호의 의심은 사실이 되어간다 22.05.13 32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