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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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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연재수 :
1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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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48,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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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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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5. 계약과 병의 근원

DUMMY

제이본이 남긴 쪽지를 읽은 뒤 니콜라이는 어떻게 된 일인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주었다.


제로와의 싸움에서 정신을 잃은 날, 파로에가 날 데려가고 난 이후에 일행들은 곧바로 모험가 지부로 돌아왔다고 한다.


다소 늦은 시간대였지만 지부에 아직 남아있었던 니콜라이는 저택에서 있었던 대강의 사정을 듣게 되고 마족이 연관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유령보다도 두려워해야할 존재들이 론 우저에서 활동하고 있었다는 것에서 니콜라이는 식은땀까지 흘러내렸다면서 그 부분을 강조하며 다시 한 번 깊은 숨을 내쉬었다.


니콜라이는 당장 일행들과 함께 저택으로 향했는데, 처참한 광경이 펼쳐진 것과 달리 도시는 고요 속에 잠들어있어 이런 중대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몰랐다고 말하였다.


이후에는 일행에게 론 우저를 마족으로부터 구해주어 감사하다며 카말린은 이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전속을 약속하려 들자 노바라는 자가 정중히 사양을 해왔다고 한다.


내가 납치된 것과 모종의 이유로 인해서 이들이 세상 밖으로 알려져서는 안 된다며 부탁이지만 부디 비밀로 해달라면서, 노바의 말에 일행들도 그렇게 해달라고 말하자 니콜라이는 어쩔 수 없이 혼자서 현장을 수습하느라 진땀을 빼내었다고 한다.


일행들은 날이 밝기도 전에 론 우저를 서둘러 떠났고, 떠나기 전 제이본에게 쪽지를 한 장 건네받게 되는데, 니콜라이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잘 간수해서 내가 돌아오게 된다면 당사자에게 전달해 줄 것을 약속했다.


이후에는 론 우저의 저택에서 발견한 마족의 흔적과 마기를 토대로 카말린의 전역으로 마족이 남아있는지에 대해 대대적인 수색 작업이 빠르게 이루어지게 되었고, 마족으로부터 론 우저는 물론 카말린을 위험으로부터 초기에 막아낸 공로를 인정받아 니콜라이는 왕국으로부터 작위와 함께 영토를 하사받게 되었다.


수 주간의 수여식과 행사를 끝마치고 돌아온 니콜라이는 일행이 비밀로 해달라고 하여 얼떨결에 받게 된 훈장을 보면서도 복잡 미묘한 심정뿐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 여전히 론 우저 모험가 지부의 관리인으로 남아 내가 다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받으십시오.”


초승달의 형태로 되어있는 금의 장식물, 정황상 이 물건은 카말린의 국왕으로부터 하사받은 훈장임을 알 수 있었다.

니콜라이는 이 훈장을 진정한 주인에게 돌려주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며 내게 건네주었다.


“······.”


[뭐 하냐, 안 받고?]


레이나도 아무 말 없이 훈장을 내려다보고 있는 날 지그시 바라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솔직히 이 훈장을 받아봤자 감흥도 없었으니까, 짧은 고민 끝에 손을 내밀어 받기를 거절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훈장은 역시 니콜라이가 가져줬으면 좋겠어요.”


“이 훈장이 지닌 무게는 제가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럼 계약하나 하시죠.”


“말씀해 주십시오.”


이상하리만치 내게 호의를 보낸 이유에 대해서 나는 알게 되었다.

니콜라이가 얼마나 카말린을 사랑하고 있는지, 론 우저를 아끼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용안을 통해 내비친 진심은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마음에서 내비친 진의였다.


“제 일행이 말했다시피 모종의 이유로 지금 정체를 숨길 수밖에 없거든요. 물론 제가 범죄자라던가 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래보여도 저는 모험가 지부의 관리인입니다.”


[사람 보는 눈 하나는 자신 있다는 것이로군.]


내 용안과 니콜라이의 시선이 교차하였다.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그는 눈을 마주쳐왔고, 그 속에 담긴 투영함을 바라볼 수 있었다.


흔들림 없이 올곧게 뻗은 니콜라이의 기개와 판단력을 엿볼 수 있었다.

용안을 통해 이 정도로 자신을 내비칠 수 있는 인간이라면···


믿어도 괜찮다는 인상을 받았다.


“공로를 인정받아 하사받았다는 영토를 제가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내 말에 니콜라이는 조금 놀라긴 했지만 이내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애초에 카말린을 구한 영웅에게 돌아가야 할 영토였습니다.”

“그래도 영지의 관리는 니콜라이씨께서 계속 해주세요. 저는 어디까지나 이방인인양 들릴 테니까요.”


“그 말씀은···”


“그리고 표면상으로는 절 평범한 모험가처럼 대해주세요.”


“표면상말입니까?”


일행의 부탁대로 니콜라이가 비밀을 유지해주고는 있지만 비공식적이든, 공식적이든 다른 모험가들과는 질이 다른 대우를 해주면 곤혹이다.


사람인이상 차별은 불가피하게 따르게 될 테니 처음부터 주의를 주는 것이 좋았고, 그것이 계약의 형태라면 따를 수밖에 없게끔 단단히 일러놓는 게 좋다.


지금처럼, 표면상으로는 B등급 모험가인 주제에 한 지부의 관리인과 식사를 하고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예, 표면상으로는 모험가로서 행동하고 싶으니까요.”


“이렇게라도 성의를 보이고 싶었던 것이,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이러기 위한 계약인걸요.”


나는 손을 내밀어 니콜라이에게 악수를 청했다.

레이나는 내가 먼저 악수를 청하자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상당히 놀란 모습을 보였다.

그녀는 내가 드래곤이라고 알고 있으니까.


니콜라이는 손수건으로 자신의 손을 한 번 닦은 뒤 내가 건넨 악수를 받았고, 꽉 붙잡은 뒤에 곧바로 입을 열어 언약을 맺었다.


“이 시간 이후로 카말린의 론 우저 모험가 지부 관리인 니콜라이와는 협력관계임을 나, 카지락스타가 선언한다.”


말이 끝마치며 나와 니콜라이의 사이로 희미한 빛이 일렁거렸다.

그 광경에 니콜라이는 레이나보다도 눈을 크게 번쩍이며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드래곤의 언약으로 맺어진 사이니 죽더라도 지켜 내야하는 맹세야.”


니콜라이의 손을 놓으며 능청스럽게 말을 내뱉었다.

어안이 벙 쪄진 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파악하고 있던 니콜라이의 두 눈동자에 처음으로 공허한 틈이 엿보이기 시작했다.


“서, 설마 당신은···”


니콜라이가 슬그머니 뒷걸음을 치기 시작하더니 이내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버리고 말았다.


이마위로 맺히기 시작하던 땀들이 방울을 맺으며 흘러내리기 시작했고 턱이 떨려오며 이따금씩 이가 부딪혀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아?”


“방금 인간과 계약하신 거예요?”


니콜라이가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하자 부축해주기 위해 다가가려는 날 향해 레이나가 상당히 날카롭게 서린 목소리로 말을 내뱉으며 앞을 가로막았다.


“보시다시피 인간과 계약했는데 왜 그래.”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저 깜짝 놀라서요.”


[능청스럽게 모르는 척 하기는, 딱 봐도 너와 계약한 저 인간을 부러워하고 있는 것이구먼.]


‘레이나가 나와 계약하고 싶어 할 리가 없는 게, 나도 모르게 용안을 통해 읽어냈는데 그 속에는 부정적인 감정뿐이었어.’


레이나는 창피한 듯 머리를 긁적이며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아까 전의 행동까지 미루어 보았을 땐 부럽다는 감정보단 경악에 가까웠기에 심연의 목소리가 한 말이 틀렸음을 지목해주었다.


그러자 심연의 목소리는 혀를 몇 번 차더니 내가 글러먹었다며 욕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 놈의 용안이 뭔 대수라도 되는 줄 아느냐? 한 가지 틀에 박혀 생각하지 말라고 가르쳤더니 쯧쯧, 용안에 지배되어 사고하는 네 녀석의 수준을 보아하니 아직 멀어구나.]


“드, 드래곤? 당신은 정말 드래곤입니까.”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나며 손수건으로 땀을 닦아낸 니콜라이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천천히 다가와 재차 물었다.


“카지락스타라고 해.”


드래곤의 기운을 살짝 내뿜으며 대답해주자 괜한 질문을 했다는 듯 니콜라이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꿀꺽,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긴장을 하고 있었는데 그가 아무리 왕년에 길고 기었다고 한들, 생명체의 정점에 선 드래곤을 일대일로 마주하고 있다면 당연히 긴장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니콜라이는 그 찰나의 순간에 생각했다.

드래곤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인간은 과연 몇이나 될까?


자신을 압도하는 기운을 뿜어내는 존재를 마주하며 당장 떠오르는 자는 3명 정도였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 3명 중 자신은 포함되고 있지 않았다.


“계약에 따라 협력관계이니 앞으로는 익숙해져야만 해.”


“최대한 노력해보겠습니다.”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대답은 확실하게 내뱉었다.


[그나저나 뜬금없이 계약이라니 무슨 생각이냐. 이런 불필요한 정은 결국엔 발목을 잡을 뿐이란 걸 모르는 것이냐?]


심연의 목소리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훅 치고 들어왔지만, 전부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벌인 일이다.

그의 얘기를 통해 깨달은 것이 있었기 때문인데, 무엇보다 니콜라이의 진의를 확실하게 읽어내었기 때문에 거침없이 계약을 할 수 있었다.

금제의 패널티가 있다고는 하지만 이정도로 믿음이 강한 인간이라면 괜찮다는 판단이 일었다.


비록 계약을 했다는 점에서 형태는 달랐지만 여신 아리아를 믿고 내게 힘을 보태주는 세라, 오로지 강자에 대한 열망만으로 먼저 동료 제안을 한 제이본처럼.


“제가 협력관계를 무리 없이 구축할 수 있을지······.”


무려 드래곤과 맺은 관계이니 니콜라이는 절로 한숨부터 내쉬어졌다.

하지만, 나는 걱정하지 말라며 차근차근 설명해주었다.


“우선 니콜라이의 정보망으로 사람들을 찾아주겠어? 물론 비밀리에.”


이곳은 인간들의 영역이다.

가장 널리 퍼진 종족도 다름 아닌 인간들이고 니콜라이 정도의 위치라면 움직일 수 있는 인원도 적지는 않을 터이다.


“누굴 찾으면 됩니까?”


“찾게 되면 접촉은 하지 말고 내게 위치만 넘겨주면 되는 간단한 일이야.”


그렇게 말하며 나는 손톱으로 손바닥을 그어 피를 흘러내었다.


“지금 흘리는 피에는 내 기운을 내포하고 있지 않지만, 미끼로 건네줄 피에는 기운이 내포되어 있으니 최대한 인적이 드문 곳곳에 소량으로 뿌려줘.”


내가 찾아달라고 한 인간은 다름 아닌 요정을 말하는 것이었다.

니콜라이의 말에 의하면 카말린은 현재 마족들의 흔적이 완전히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 말은 적어도 카말린이 눈에 불을 켜고 있는 이상 마족이 없다는 것을 뜻했으며 경계치는 현재도 거의 최고조에 달해있었기 때문에 내 기운을 내포한 피를 소량으로 뿌릴 시 감지할 수 있는 자들은 요정들뿐이었다.


게다가 수많은 인간들의 도움을 받아 동시다발적으로 내 피가 전역에 흩뿌려지면 곳곳에서 기운을 감지한 요정들이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그것이면 충분합니까?”


“그걸로 충분해.”


소량의 피가 카말린의 전역에 뿌려진다면 요정들은 당연히 내가 이곳에 돌아왔음을 알게 될 것이다.

물론 적의 함정이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요정계에 아직 일행들이 남아있다면 그 소식을 듣게 될 것이고, 요정들은 확인 차 론 우저의 모험가 지부로 확인 차 접근을 시도해 올 것이다.


“그 동안 나는 이곳의 일을 해결해줄게.”


“론 우저의, 그렇군요. 병에 대해서 들으신 겁니까.”


경비병들에게 들은 것은 완치되지 않는 병이 나돌고 있다는 것 밖에 듣지 못했다.

그 부분밖에 알지 못한다고 말하니 니콜라이는 나와 레이나에게 론 우저로 오는 동안 거대한 호수를 본 적이 있냐며 물어왔고, 우리들은 당연히 봤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봤지, 그런데 호수도 그렇고 론 우저의 근방에 그토록 울창한 숲이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어.”


“호수의 물이 어찌나 맑던지, 마실 때마다 너무 상쾌해서 좋았어요.”


나와 레이나의 대답에, 특히 레이나가 물통을 흔들며 호수의 물을 칭찬하자 니콜라이는 무거운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불치병의 근원이 바로 그 호수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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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20. 폐쇄구역 19.07.30 99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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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19. 자색의 보석, 각성 19.07.17 9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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