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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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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연재수 :
1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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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48,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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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2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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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0. 반더람의 과제

DUMMY

첫 번째 시련을 가뿐히 통과한 우리 셋은 좁은 협곡의 틈으로 나아갔다.

하늘은 협곡에 의해 좁혀지는 지형이라 주변은 어두워졌고 우리들은 잠자코 길을 따라 움직였다.


이곳이 미궁이니 튀는 행동을 해서 체력을 낭비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었는데, 그렇게 한참을 걷고 또 걷다보니 커다란 표지판하나를 마주할 수 있었다.


세월의 흔적에 의해 표지판은 작은 충격에도 부서질 듯 위태롭게 세워져 있었는데, 검은 글씨로 이렇게 쓰여 있다.


- 두 번째 시련은 각 한 명씩 과제를 수행하여 완료할 시 통과로 인정됩니다. 첫 번째 과제를 진행할 일행 한 분을 선정해 주신 뒤, 표지판에 각인을 새겨주시기 바랍니다.


“어떤 과제인지는 미리 알려주지 않는가 보네요.”


노바가 신중한 표정으로 턱을 살짝 매만지며 중얼거렸다.

그 말에 나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반더람을 바라보았는데, 그는 별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진 않아보였다.


현재 우리는 총 세 명이니 3개의 과제를 수행해야한다는 말인데, 이거 순서를 잘못 정하면 자칫 서로에게 있어 최악의 상황이 들이닥칠 수 있다는 거니 우리들은 머리를 맞대고 순서를 정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과제가 뭔지 모르는 이상 여기선 내가 먼저 치루는 게 어때?”


유하의 자질을 지닌 자는 모든 종족의 능력에 대한 저항을 가지고 있다.

아직은 미숙하지만 그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 이 세계에 발을 들인지 10년째라면 몰라도 이제 반년 조금 넘었을 뿐이니까.


어쨌든 상황이 벌어진다하여도 거기에 맞는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니 첫 과제를 내가 치루는 것도 나쁘지 않았기에 둘에게 말해보았다.


“그런 뜻이라면 가장 마지막 과제에 나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어떤 상황에서도 대응 할 수 있다면 저와 반더람님이 통과한 시점에서 안전하게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뜻하니까요.”


“노바양의 의견에 동감하는 바이오.”


“흠, 뭐 그렇게 하도록 할게, 그럼 누가 첫 번째 과제를 수행할지 정해야겠네.”


노바와 반더람.

둘의 스타일은 확실히 달랐다.

다르다고 하더라도 아직 둘의 강함을 확실하게 엿본 것이 아니기에 이렇다 저렇다 설명을 할 수는 없지만 확실한 건 노바는 신기를 사용한 전투에 능하다는 것.


즉, 도구를 다루는 것에 있어 천부적인 능력을 지닌 요정령인 것이다.


반더람의 경우에는 이 협곡을 지나오며 얘기를 통해 대략 들을 수 있었는데.

우리 둘처럼 신기를 지니고 있지는 않지만 계승자란 존재자체가 곧 신기라고 할 수 있다며 노바가 설명해주었다.


즉, 계승자가 살아생전 사용해온 도구는 이후 신기로써의 능력이 깃들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반더람은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육체에만 의존을 해왔다고 한다.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의 육체 외에는 의지해서는 안 된다는 그의 신조 때문에 지금껏 손에 무언가를 쥐어본 적이 없다고 한다.


즉, 자연 그대로의 기운을 받아들이며 꿋꿋이 수련에 증진한 그는 계승자의 힘과 함께 강함을 손에 쥐게 되었다.


단순하게 비교하자면 도구와 맨몸의 차이.


“첫 번째 시련에서는 노바양이 앞장서주었으니, 이번에는 내가 먼저 치려도 되겠소?”


“네, 그럼 두 번째 과제는 제가 그리고 마지막 과제는 칼님께서.”


그렇게 순서를 정한 뒤, 반더람은 각인을 새기기 위해 표지판 앞에 다가섰다.

큼지막한 손바닥을 올리자 표지판은 안개처럼 사라지며 협곡의 틈이 열렸다.


쿠구구궁!!!


“자신 있으면 들어와 보라는 것 같구려.”


뒤를 살짝 돌아보며 웃음기를 머금은 채 반더람은 그렇게 대답한 뒤 앞장 서 걸어 나갔다.

나와 노바는 그의 등 뒤를 따라 걸었고, 곧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절벽의 앞에 다다랐다.


자욱한 안개.

밑은 짙은 어둠으로 인해 바닥이 보이지 않았으며 하늘은 안개로 인해 완벽하게 차단당한 상태.


절벽의 너머를 간신히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는데, 우리의 앞에는 죽은 거목 두 그루가 을씨년스럽게 서있었고, 반대편의 절벽에도 똑같이 죽은 거목 두 그루가 눈에 들어왔다.


절벽과 절벽사이의 거리는 대충 1km정도.


첫 번째 시련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는 우리들은 별 다른 행동을 보이지 않은 채 시험관을 기다리며 담소를 나누었다.


“이번 시련은 각 과제를 한 명씩 수행해야한다고 하지 않았소. 칼공과 노바양이 보기에 이번 과제는 어떤 내용인 것 같소이까?”


반더람의 물음에 노바는 생각을 잠시 가진 뒤 입을 열었다.


“절벽 끝 거목이 있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어떤 장치를 통해 다리를 연결시켜 건너야만 통과되는 것은 아닐까요?”


“다리라.”


거목을 매만져보니 마기의 기운이 손바닥을 통해 스며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자! 제가 좀 늦었마구? 용서해주마구.


그때, 하늘 위에서 동그란 무언가가 천천히 내려와 말을 걸어왔다.


“이번 시련의 시험관이오?”


- 정확히는 첫 번째 과제의 시험관이마구. 그리고 너무 늦게 와서 죄송하마구.


마토끼에 비하면 빨리 등장한 것이기에 우리들은 그렇게까지 사과할 필요 없다고 대답해주었다.

그 반응에 자유자재로 공중을 날아다니며 우리들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확인하는 시험관.


대뜸 얼굴을 들이밀자 내 두 눈은 크게 떠였다.


새까만 구체.

별 다른 무늬는 없었고 그저 페인트로 입만 그려놓은 것 같았다.

크기는 야구공 정도였으며 녀석은 그림처럼 보이는 입을 통해 말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 마토끼가 했던 말과는 조금 다르마구.


“응? 마토끼가 뭐라고 말했는데?”


- 자신을 사정없이 마구 괴롭혔다고 했마구, 그래서 잔뜩 긴장하고 있었마구.


“조금 과하기는 했지만 그리 될 줄은 몰랐소이다.”


반더람이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며 말을 내뱉었고, 노바도 오해라며 뒤에 설명을 덧붙여보였다.


“마토끼씨에게 직접적인 피해는···안 끼쳤어요.”


메마른 강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정말 큰일일 수밖에 없다.

그 생각이 미치자 중간에 뜸을 들이는 노바.

그 모습에 검은 구체는 부르르 떨더니 거목의 사이에 떠올라 위치하였다.


- 무섭마구, 마토끼와 마찬가지로 마구는 약하마구. 괴롭히지 말아마구.


마토끼와 마찬가지로 자신은 약하다는 것을 어필하며 검은 구체는 쉴 틈 없이 부르르 떨었다.


“에휴, 그럼 빨리 지나갈 테니까. 여길 통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알려줘.”


- 그건 간단하마구. 그 전에 자기소개부터 하겠마구! 내 이름은 마구, 두 번째 시련의 과제 시험관이마구.


적응되지 않는 말투에 우리들은 얼른 이곳을 통과하고 싶어졌다.

이름이 마구라서 컨셉을 유지하기 위해 억지로 말끝에 붙이고 있는 건가?


진심으로 생각하는 건데, 진짜 그만뒀으면 좋겠다.


- 우선 이곳에 오기 전 표지판을 보았마구? 첫 번째 과제를 치루기 위해 각인을 새긴 도전자는 누구마구?


“이 몸이오.”


성큼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가며 당당한 풍채로 대답하는 반더람.

그 위세 때문일까?


시험관 마구의 구체가 다시 떨리기 시작했다.


- 마, 마구?! 하필이면 계승자가 날 쥐는 것 마구?!!! 죽어도 싫지만 어쩔 수 없마구···


기겁을 했다가 갑자기 풀이 죽기까지.

급격한 텐션의 변화에 우리들은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었다.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지는 모르나, 우리들은 갈 길이 급하오. 이곳을 통과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빨리 알려줬으면 좋겠소이다.”


마창 이벨져를 찾기 위한 여정.

미궁의 특성상 앞으로 몇 개의 시련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다.

시험관에게 알려달라고 해도 순순히 알려줄 일은 없을 테고, 순전히 한 단계씩 거쳐 지나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수인족의 영토는 기시단의 비피두스어란 드래곤에 의해 쑥대밭이 된 상황.

당당한 듯 행동하지만 그가 조바심을 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 아, 알았마구! 무서우니 바로 설명 하겠마구, 이곳을 지나가기 위해서는 저쪽 절벽 끝에 보이는 거목 사이의 표지판이 보이마구?


“방금 전까지는 없었다만, 흠 일단 보이오.”


반더람의 말대로 우리들은 반대편 절벽의 거목 사이에 어느 새 생겨난 표지판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이곳을 넘어가기 위해서는 거목의 뿌리를 엮어 지나가야하마구. 뿌리를 엮기 위해서는 자극을 주어야 하는데 그 자극은 저쪽의 표지판을 부수면 되는마구.


“그저 부수면 되는 것이오?”


- 그렇마구, 단 표지판을 맞추는 도구는 이 마구를 던져서 부순 것만 인정하마구.


그런 뜻이었나.

녀석이 벌벌 떨었던 이유는 반더람에 의해 자신이 던져진다는 것을 염려한 반응임을 알게 되었다.


“간단하오, 어서 오시오.”


- 기, 기다리마구! 그전에 확답을 들어야겠마구.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마구를 직접적으로 다치게 해선 안 된마구.


“알고 있소, 시험관에 대한 적의는 시련의 포기로 간주하는 것 아니오? 걱정 마시고 어서 오시오.”


- 그, 그럼 잘 부탁하마구.


천천히 날아올라 반더람의 한 손에 안착하는 검은 구체.

반더람이 쥐니 야구공 크기는 골프공보다도 작게 느껴졌다.


“···불안하네요.”


“왜? 반더람이라면 충분히 닿고도 남을 거리인거 같은데?”


갑자기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노바가 불안한 듯 입술을 살짝 깨물며 중얼거렸다.

그녀는 날 천천히 바라보며 자신이 불안해하는 요소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


“마기의 강을 가를 때 보셨죠?”


“어, 정말이지 깜짝 놀랄 정도였다니까.”


힘을 조절했음에도 마기의 강을 3갈래로 가른 것 뿐 만아니라 대지와 하늘까지 가른 그 위력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그 점이 불안하다는 점이에요. 반더람님께서 힘을 조절하셨지만 그 정도의 위력을 보이셨죠, 그건 절대 과시하기 위해서가 아니에요, 반더람님은 절대 다른 수인족이 있을 때는 싸우시지 않아요, 왜 그런지 아세요?”


노바가 하고자하는 말을 나는 뉘앙스로 대강 알아차렸다.

설마···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면 어쩌면······.


“생각이상으로 가볍구려.”


- 그, 그런마구?!


“그럼 던지겠소이다.”


내 표정을 읽은 노바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하고 있는 것이 맞는다는 것에 긍정을 보였다.


“반더람님은 미세하게 힘을 조절할 수 없을 정도의 대괴력, 제가 알기로는 투척에 관해서는······.”


노바가 이런 불안을 품고 있는 사이, 반더람은 자신만만하게 검은 구체를 쥔 채 땅이 무너질 듯 강렬히 디딘 뒤 팔을 휘둘렀다.


부웅!!!


- 끄엒!!!!!!


콰캉!!!!!


결과는 완전히···빗나갔다.

무작정 힘으로 던진 탓에 제구력이 심히 떨어져 반대편 절벽의 아래에 엄청난 폭발음을 만들어내며 땅이 흔들거렸다.


“···보셨죠.”


“······이거 생각보다 오래 걸리겠네.”


파괴력은 인정하나 무언가를 쥔 채 휘두르거나 던져본 적이 없는 반더람.

나와 노바는 고개를 떨어뜨렸고 반더람은 살짝 무안한 듯 머리를 긁적이며 이상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이상하구려, 정확히 노리고 던졌건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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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20. 폐쇄구역 19.07.30 99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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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20. 맹수에 가까웠던 남자 19.07.25 93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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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20. 3인의 힘 19.07.23 100 1 12쪽
118 20. 마기의 강 19.07.22 104 1 12쪽
117 20. 마계편. 칼, 요정령 노바, 적막수왕 반더람 팀 결성 19.07.18 91 1 14쪽
116 19. 자색의 보석, 각성 19.07.17 94 1 12쪽
115 19. 태양의 뒷면 19.07.16 130 1 14쪽
114 19. 칼 VS 천체 사로스 여왕 19.07.15 93 1 16쪽
113 19. 창공의 신기를 거머쥔 자 19.07.11 85 1 13쪽
112 19. 백은금의 바우몰리, 바락 킬몰 19.07.10 91 1 11쪽
111 19. 행동개시, 잠입 19.07.09 100 1 12쪽
110 19. 요정여왕? 19.07.08 89 1 15쪽
109 18. 다시 무린으로 19.07.05 11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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