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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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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연재수 :
1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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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481
추천수 :
725
글자수 :
748,164

작성
19.07.1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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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19. 자색의 보석, 각성

DUMMY

“결론은 나 때문이라는 거네?”


“으음, 그렇다고 해야 하나? 엘리움은 아직 어떠한 힘도 받아들이지 않은 상태라 자연스럽게 유하의 그릇인 너에게 이끌린 거라고 해석해야겠지.”


“미안, 일이 이렇게 꼬여버릴 줄은 몰랐어.”


몬스터들에게 명령을 내린 뒤, 나와 락타베이나는 같이 요정여왕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요정여왕이 뜬금없이 내 앞에 나타난 이유를 알게 되었고 나는 난감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괜찮아, 이런 이유 때문에 사라졌다는 것만 알아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니까. 문제는 기운을 지니고 있지 않으니 마음먹고 숨으면 찾기가 어렵다는 건데. 나야 말로 미안해, 고생했으니 조금은 쉬게 해주고 싶지만···”


“아니, 일단 여왕을 찾지 못한다면 당장 쉬라고 해도 제대로 쉬지도 못해.”


현재 요정들도 무린을 이 잡듯 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락타베이나가 알려주었다.

그런데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대체 얼마나 잘 숨어 다니고 있다는 말인가?


이러다가 사로스 여왕에게 발견되기라도 하면···


[그러고 보니 인간들이 눈에 띄게 줄었군.]


‘그러게. 뭔가 하려는 건가?’


지상의 인간들을 조심스레 바라보고 있으니 락타베이나가 입을 열었다.


“신경 쓰지 마, 이 상태라면 저들 눈에는 띄지 않으니까.”


우리는 현재 와이번을 타고 무린을 누비고 있었다.

저들도 굳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몬스터들은 공격하지 않는 모양이라 이렇게 몸을 숙이고 있으면 누가 타고 있다는 것은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단지, 여왕이라면 충분히 감지를 해내고 곧장 공격해올 것 같단 말이야.

그때도 어떻게 알았는지 몰라도 정확하게 공격을 해왔으니까.


그런 생각에 한 번 더 슬쩍 대지를 내려다보자 용안의 힘 덕분에 좁쌀크기 만한 인간들의 얼굴도 세세하게 관찰할 수 있었는데, 나는 헛바람을 집어삼키며 와이번의 등 위에 바짝 엎드렸다.


‘미, 미친! 마주쳤다.’


[···아주 일을 그르치려고 작정을 했구먼.]


“왜 그래? 설마 높은 곳이 무서운 거야?”


나는 고개를 저어 아니라고 했다.

단지, 그것보다 더 큰 위기가 봉착할 것이란 수신호를 보내었지만 시간이 지나도 우리들에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분명 대지를 내려다보았을 때, 여왕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그 눈빛은 확실하게 내 기운을 알아차리고 올려다본 것 같았는데, 어째서 공격해오지 않는 거지?


다음에 볼 땐 확실히 끝낼 것이라고 해놓고···


---


“아으아으!”


“여왕님! 쉿! 쉿-!!”


요정여왕의 요선을 타고 무린의 협곡에 몸을 숨긴 둘, 정확히는 이곳을 빠져나가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여왕을 말리느라 진땀을 빼고 있는 레이나만 고생 중이다.


협곡의 틈에서 천천히 위를 올려다보는 레이나.

루셈도의 군대가 만든 나무다리가 시야에 들어왔고 긴 줄을 만든 채 건너는 병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보급품은 물론 몇 병사들의 들뜬 모습으로 보아 루셈도로 복귀하는 행군으로 보였는데, 레이나는 저들이 지나가기만을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문제는 요정여왕이 이유를 알 수 없는 발광을 계속 해대고 있다는 점이었는데, 레이나의 등과 이마는 식은땀으로 인해 입고 있는 옷이 축축해진지 오래이다.


저들에게 들키는 순간 끝이다.

요선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요정여왕이 전투에 능해보이지는 않았고, 레이나도 전투에 관련된 마법은 숙지해놓지 않은 상황이다.


아무리 마법을 부릴 수 있다고 하여도 수백은 되는 인원을 상대하기란 불가능, 하물며 훈련을 받은 병사들이라면 말 다했지 않은가.


“아아!”


퍽!!


“아앗···!”


텁!


요정여왕의 반항은 점점 더 거칠어져 갔고 결국 얼굴에 한 대 먹은 레이나는 고통에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황급히 입을 틀어막아 비명을 차단하였다.

협곡이라 소리가 울렸기 때문에 위의 병사들에게 들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왕님.”


울먹이는 소리로 여왕의 손목에 매달리는 레이나.

그 간절함에도 불구하고 여왕은 레이나를 질질 끌며 협곡의 틈, 더 안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


협곡을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치는 줄 알았던 레이나는 예상과 달리 비좁은 틈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여왕의 행동에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여, 여왕님. 이쪽으로 숨는 게 더 좋다는 건가요?”


“아아!”


그건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으며 큰 소리를 내뱉는 여왕.

레이나는 황급히 두 손으로 여왕의 입을 틀어막았다.


“이런 곳으로 가면 칼님께서 저흴 못 찾으실 거예요.”


“아으···”


가슴팍을 주먹으로 치며 여왕은 자신만 믿어보라는 제스처를 레이나에게 보여주었지만, 영 믿음이 가지 않았다.


“여왕님, 이곳은 나중에 칼님과 같이 오기로 해요. 지금은 인간 병사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여왕님~”


“아으···”


레이나는 여왕의 호기심 어린 눈동자를 확실하게 보았다.

분명 모험심에 불이 붙은 것이리라.

협곡의 틈, 어두우면서도 길게 나있는 통로는 충분히 그런 심리를 불러일으키기엔 최적의 장소였던 것이다.


무린 중앙호수에서 5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협곡.

주로 와이번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현재는 루셈도의 병사들에 의해 비어있는 상황.


요정여왕과 레이나가 몸을 숨기고 있었던 장소는 바로 와이번의 둥지였으며 그 중 하필이면 여왕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가 다분한 곳에서 피신을 했던 것이다.


“아-아-아-”


틈으로 들어오고 그리 짧지 않은 시간이 경과하였다.

통로는 비좁았지만 둘이서 나란히 걷기에는 충분했으며 주변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만큼 어두웠다.


여왕에게 이상한 모험심을 불러일으켰지만 상당히 싸늘한 것을 제외하면 크게 특별한 것은 없어보였다.


여왕도 이제는 다소 흥미가 떨어진 모습을 보여주었고 괜히 소리를 내어 자신의 목소리를 울려댈 뿐이다.


“여왕님? 이제 슬슬 돌아가시죠?”


“아아!”


볼 것 없는 풍경에 지겨워하던 여왕은 돌아가자는 것은 또 싫었던 모양인지 레이나의 손을 뿌리치고 어둠속으로 성큼 걸어가 버렸다.


“여, 여왕님 절 버리지 말아주세요~”


“아-아-!”


“여왕···!앗!!”


털썩!


작은 돌부리에 발이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히잉!”


“아-아!”


여왕은 잘도 이런 어둠속을 거닌다고 생각하는 레이나였다.


“여왕님?”


“······.”


무릎을 털고 일어난 레이나는 여왕을 불러보았지만 아무런 소리도 울려 퍼지지 않았다.


“여왕님! 장난은 그만 해주세요!”


벽을 짚으며 서둘러 앞으로 나가는 레이나.

칼이 없는 이상 여왕을 안전하게 모셔야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

이곳에서 여왕을 놓치게 된다면 그의 얼굴을 뵐 낯이 없게 된다.


“여왕님! 어디 계세요!!”


울먹이는 소리로 걸어 나가던 레이나는 한 번 더 넘어지고 말았다.


“여왕···”


“아으!”


“여왕님?”


누군가 레이나에게 손을 건네주었다.

그 목소리는 바로 여왕.

아무래도 여왕은 일부러 레이나의 반응을 보고 즐기고 있었던 모양이다.


살짝 웃음기를 머금은 목소리에 레이나는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며 새침하게 대답했다.


“정말, 걱정하게 만들지 말아주세요!”


괘씸하긴 했지만 화를 내기엔 레이나는 너무 착했다.

그저 조용히 타이르기만 할 뿐이다.


물론 여왕은 깊게 새겨듣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아으!”


할 얘기는 끝이냐며, 레이나의 손목을 부여잡고 또 다시 앞으로 성큼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요정여왕의 걸음 속도에 맞추려 했지만 레이나는 이 어둠에 적응이 되지 않아 계속해서 돌부리에 걸리거나, 어깨를 부딪치고, 머리를 박아대기 일수였는데 그렇게 한 동안 고통 속에 헤매다가 막다른 길에 다다랐다.


“아으!”


“···온 몸이 멍 든 것 같아요.”


협곡의 틈, 그 끝에 도달하니 아주 옅은 빛이 새어나오는 작은 보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자색으로 영롱하게 빛나는 보석에 눈을 떼지 못하는 여왕.

레이나도 뒤늦게 그것을 발견하고선 가까이 다가가 바라보았는데, 순간 어깨가 흠칫 떨릴 정도의 섬뜩함을 받곤 뒷걸음질을 쳤다.


“여왕님!”


보석에 홀린 것처럼 얼굴을 가까이 대는 여왕의 어깨를 잡아당겨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희미하게 흐르고 있지만 이 기운의 정체는 마기가 틀림없었다.


“아아···”


“여왕님?”


“아아···”


시선을 보석에 고정시킨 채 여왕이 돌연 요선을 꺼내 레이나를 뿌리쳤다.


그리고 보석을 쓰다듬기 시작하는 여왕의 모습에 레이나는 좋지 않은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여왕을 말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둘러 제지하기 위해 접근하려하자 요선이 방해하지 말라며 위협적으로 펼쳐진다.


“여왕님! 안 돼요!”


“아우···”


“아무거나 집어먹으면 안 돼요!”


레이나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여왕은 작은 보석을 떼어내 입 속으로 가져간 뒤에 꿀꺽 삼켜버렸다.


“여왕님······.”


막으려고 했지만 요선이 방해를 한 탓에 결국 보석을 삼켜버리고 말았다.

음식도 아닌 것을 먹어버렸다.


그것도 마기가 피어나오는 보석을···


“아, 난 이제 몰라······.”


정신적인 한계에 봉착한 레이나는 이마를 짚으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여왕님! 어서 게워내세요···그런 걸 삼켰다간 탈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 다구요.”


“······.”


“여왕님?”


“······.”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여왕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자신을 막고 있던 요선이 여왕의 등으로 거두어지며 천천히 레이나를 향해 돌아보기 시작했고 갑자기 분위기가 변함을 감지한 레이나는 살짝 두려움을 느꼈다.


“여왕님? 괜찮으세요?”


“···여왕이 아닌, 엘리움이라 불러주세요, 레이나.”


“······························네.”


분위기가 바뀌고 난 뒤 능숙하게 언어를 구사하는 모습에 레이나는 한참을 뜸들이다 겨우 대답하였다.


---


와이번을 타고 상공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사로스 여왕군을 지켜보고 있다가 그들이 무린에서 철수한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 맞은편 하늘에서 맹렬한 기세로 한 존재가 날아왔다.


쐐액!!!!!!


3장의 요선을 펄럭이며 다가온 이는 다름 아닌 요정령 노바.

그녀는 내게 가볍게 인사를 건넨 뒤 급한 듯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이렇게 뵙게 되었는데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괜찮아, 서두르는 걸 보니 여왕을 찾았나봐?”


“방금 전 펙엄으로부터의 연락입니다. 여왕님께서 마기를 흡수하신 모양입니다.”


---


“자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동안 레이나에게 폐만 끼쳤네요.”


“아니에요 여왕님.”


“또, 엘리움이라고 불러주세요.”


딱콩!


레이나의 이마에 손가락을 튕기며 엘리움은 웃으며 말했다.


“························네.”


갑작스런 여왕의 변화에 혼란스러운 레이나.

뭘 어떻게 반응을 해줘야 할지 모르겠는 상태로 불편하기만 한 시간이 계속 흐르던 와중, 협곡의 틈 안쪽으로 누군가 다가오고 있었다.


“여왕?”


“칼님!”


밝은 빛과 함께 얼굴을 내민 자는 다름 아닌 칼이었다.

너무 반가운 마음에 눈물 콧물 범벅인 상태로 그에게 달려가는 레이나.

그 모습은 무척이나 서러워 보였다.


“···왜 그래?”


“여왕님께서, 달라지셨어요! 제, 제 잘못이에요! 이상한 보석을 삼키신 탓에!!!”


마치 자신의 탓인 양 오열하는 레이나, 락타베이나와 노바는 무슨 상황인가 싶어 눈동자만 굴렸고, 레이나가 가리키는 손가락을 따라 셋이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방긋 미소를 띤 채 가느다란 손가락을 살랑이며 인사하고 있는 요정여왕이 서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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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21. 기시단과 신기 아토비악의 힘 19.08.19 102 1 14쪽
133 21. 마족의 비밀, 금서 19.08.15 86 1 16쪽
132 21. 신기 흑월도 19.08.14 87 1 13쪽
131 21. 리벤지 매치 19.08.13 8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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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21. 미니엄의 능력 19.08.06 8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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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20. 마계의 입구, 문지기 19.07.31 88 2 13쪽
123 20. 폐쇄구역 19.07.30 99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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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20. 마기의 강 19.07.22 104 1 12쪽
117 20. 마계편. 칼, 요정령 노바, 적막수왕 반더람 팀 결성 19.07.18 91 1 14쪽
» 19. 자색의 보석, 각성 19.07.17 94 1 12쪽
115 19. 태양의 뒷면 19.07.16 129 1 14쪽
114 19. 칼 VS 천체 사로스 여왕 19.07.15 92 1 16쪽
113 19. 창공의 신기를 거머쥔 자 19.07.11 84 1 13쪽
112 19. 백은금의 바우몰리, 바락 킬몰 19.07.10 90 1 11쪽
111 19. 행동개시, 잠입 19.07.09 100 1 12쪽
110 19. 요정여왕? 19.07.08 89 1 15쪽
109 18. 다시 무린으로 19.07.05 11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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