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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연재수 :
1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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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03
추천수 :
725
글자수 :
748,164

작성
19.07.1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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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19. 칼 VS 천체 사로스 여왕

DUMMY

꿀꺽!


침을 삼키며 나는 생각했다.

주변을 가득 메운 인간 병사와 기사들 그리고 창공의 신기를 지닌 존재를 두고 내 뒤에 있는 엘프와 요정을 지키며 빠져나갈 수 있을 지에 대해서.


[이 정도 인원수에 창공의 신기를 지닌 존재를 두고 짐 두 짝을 진 채 빠져나가리란 불가능 해 보이는군.]


심연의 목소리 네가 그렇게 말하기냐?

아주 희망을 송두리째 빼앗아가는 말에 있던 힘도 쭉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쿠득!


날 내려다보고 있던 여왕이 단창을 내 입에 쑤시며 말을 걸어왔다.


“바락 킬몰과의 대결에서 압도적인 힘으로 승리했다고 하더군.”


“으이, 으리 대와로 하믄 아되까? (우리 대화로 하면 안 될까?)”


“네 놈은 광기의 기운을 지닌 그 녀석과 모종의 관계로 보인다만, 대답은?”


광기의 기운을 지닌 녀석이라면.

사로스 여왕이 앞에 말했던 나와 닮았다는 자를 말하는 것인가.


설마 이 여왕은 기시단과 한 번 마주한 적이 있다는 건가?


텁!


치이이익!!!


“너, 기시단이랑 만난 적이 있구나?”


단창을 부여잡고 입에서 땐 뒤에 그렇게 말하니 여왕의 눈썹이 살짝 움찔 거렸다.

그리고 내 손은 불판 위에 올린 고기마냥 타들어가며 연기를 피워 올렸다.


“그 녀석과 동료였군.”


“녀석이랑 나는 동료가 아니야.”


“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꺼낸 거짓말이라면 곱게 죽진 못할 것이다.”


여왕의 등 뒤로 수많은 병사와 기사들이 창과 검을 우리들에게 들이대며 위협하였다.


[묘한 오해를 사고 있는 것 같군.]


‘진실을 알려주려고 해도 금제에 의해 모든 것을 밝힐 수는 없어.’


어쩔 수 없이 나는 요정여왕을 슬며시 바라보았다.


“아으?”


내 시선을 느낀 요정여왕이 날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려왔고 나는 걷잡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기 전에 입을 열었다.


“여긴 내 혼자만의 힘으로 벗어 날 테니까 여왕! 요선으로 레이나를 데리고 도망···!!!”


콰드득!!!


단창이 내 턱을 부수는 바람에 끝까지 말을 잇지 못했지만 요정여왕은 눈치껏 행동해 보였다.


등 뒤로 나타난 8장의 요선에 병사들은 순간적으로 몸을 방어하기 위해 움츠리는 사이 레이나를 감싼 요정여왕은 곧바로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당장 요격하라!”


바락 킬몰과 같은 부단장으로 보이는 남성이 급히 명령을 내렸지만 8장의 요선을 지닌 요정여왕을 잡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했다.


“···레기온.”


“···알겠습니다.”


사로스 여왕은 요정여왕이 하늘을 날아 도망가는 모습을 지켜보고도 안색하나 변하지 않은 채 자신의 부하에게 말하였다.


사로스 여왕의 명령에 의해 병사들과 기사들은 둥근 원형 진을 만들었고 그 속에 나와 사로스 여왕이 들어와 있는 상태였다.


“이건 나와 1대1로 붙어보자는 거야?”


“이해는 빨라서 좋군, 네 녀석에게는 기회를 주도록 하마.”


“무슨 기회.”


“악마의 피를 물러 받은 자가 아니라면 이 창으로부터 살아 돌아갈 수 있겠지.”


“그냥 살아남으라는 말이잖아.”


사로스 여왕이 두 창을 대지에 꽂은 뒤, 은발의 긴 머리카락을 묶기 시작했다.

그 움직임에 은으로 만든 비늘 갑주가 찰랑이는 소리를 내었다.


“그 날 밤 보았던 광기, 네 녀석에게도 확실히 보이는군.”


이 녀석 정체가 뭐지?

설마 기운을 갈무리하고 있는 상태의 나를 상대로 잠재되어있는 기시단의 광기를 읽어낸 것인가?


“···기시단과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이 이상 네 녀석들이 활개치고 다닐 수 없게 만들어주마.”


역시 상대방은 오해를 하고 있었다.

기시단이 무슨 수를 서둔 것일까.

진짜 단단히 오해를 사고 있는 모양인데, 금제가 걸려있는 이상 대화로 풀려고 해도 시간낭비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어쩔 수 없이 힘을 개방하였다.


“레기온을 포함한 전 장병들은 들으라, 이 싸움 어떠한 결과를 내비치더라도 절대 끼어들지 말도록.”


“알겠습니다, 여왕이시여!”


우렁찬 대군의 함성이 숲을 울리며 사기는 더욱 증진되어갔다.


[저 녀석 너와 닮았구나.]


‘어떤 면에서?’


[단순히 생김새를 말하는 것이다. 자매라 해도 믿을 정도로 닮았다는 말이다.]


‘전투에 집중 좀 하자!’


여왕이 무슨 꿍꿍이로 1대1 구도를 내비친 건지는 몰라도, 기회만 잘 포착한다면 이곳을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몰랐다.


빙 둘러진 진형, 여왕과 나는 노란 기운이 둘러싸여진 구체의 필드 안에서 서로 대치하고 있었다.


바깥에서 대기를 하고 있는 병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였으며 무린 전체를 감싸고 있던 보호막과는 성질이 조금 달라보였다.


“지지 않는 태양의 유지.”


여왕이 장창을 땅에 내리꽂으니 노란 구체가 둘 사이에 떠오르며 열기를 내뿜어대었다.

그것은 하늘에 떠있는 태양을 축소시킨 것 같았다.

다행이 내게 이런 열기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조심해라, 창공의 신기는 사용하는 자의 역량에 따라 변화무쌍한 형태를 내비치는 것이 특징이다.]


“그 전에 끝내면 된다는 얘기지.”


심연의 목소리가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개인적인 역량은 내가 한 수 위였지만, 창공의 신기를 사용하는 여왕 쪽이 좀 더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기운을 다리에 모은 뒤 그대로 여왕을 향해 달려들었다.

절대 죽여선 안 된다.

건방 떠는 것이 아니라, 이들은 분명 언젠가 진실을 마주했을 때 우리에게 있어 큰 전력이 될 존재들이다.


그리고 심연의 목소리는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

창공의 신기를 거머쥐고 있다고 해도 내가 가진 힘은···


“프론락텀 단창 제 1식, 썬 폴.”


콰캉!!!


“······!!!!”


갑자기 엄청난 무게에 짓눌려 내 몸은 대지를 파고들며 꼼짝할 수 없게 되었다.

방금 전까지 떠올라있던 태양이 어느 샌가 날 짓누르고 있었던 것이다.


여왕은 그저 단창을 움켜진 상태로 날 제압해버렸다.

그리고 확실하게 끝내기 위해서 여왕의 다음 기술이 펼쳐졌다.


“프론락텀 단창 제 4식, 썬 포스.”


치이익!!!!


단창으로부터 엄청난 열기가 뿜어져 나오며 여왕은 그대로 날 향해 내질렀고, 하늘에선 4개의 빛줄기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떨어져 내려 내 육신을 사정없이 꿰뚫고 헤집으며 주변을 파괴해 나갔다.


“크으으윽!!”


“으, 으아아악!!!”


장막에 의해 그나마 피해를 경감시키고 있어 다행이었지 그게 아니었으며 병사들은 그대로 휘말릴 정도의 위력이었다.


이 장막 또한 창공의 신기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완벽하게 상쇄시키기에는 방금 전의 기술에 담긴 위력이 너무 컸다.


푸쉬이이이!!!!


살아있는 생명체가 거친 숨을 몰아쉬는 것처럼 단창이 새하얀 김을 내뿜으며 소리를 내었다.


“아직 살아있군.”


“신기는 신기네, 짓눌린 순간 그냥 당할 수밖에 없었어.”


땅속에서 기어 나온 나는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여왕의 공격으로 인해 주변은 황폐해졌으며 땅이 울긋불긋 솟아나 제대로 발을 디디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고 창이 내뿜은 열기는 자욱한 안개처럼 주변을 에워싸고 있어 시야에도 제한을 두게 만들었다.


힐끔.


여전히 작은 태양은 나와 여왕 사이의 허공에 떠있는 상태.

아무래도 저 태양이 신경 쓰였다.


내 몸을 짓눌렀던 것은 다름 아닌 저것이었기 때문이다.


타앗!


나는 다시 한 번 여왕을 향해 달려 나갔다.


[창공의 신기를 지닌 녀석을 상대로 무턱대고 돌진해서는 안 된다.]


‘잠자코 보고만 있어.’


내가 또 다시 달려오자 여왕은 다시 단창을 앞으로 내질렀다.

거리를 좁혀오는 속도가 심상치 않았기에 여왕은 그대로 공격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프론락텀 단창 제 2식, 썬 카이.”


단창의 끝 날에 노란 기운이 날카롭게 피어오르더니 여왕도 날 향해 거리를 좁혀 들어왔다.


부웅!!


날에 서린 기운에 사거리가 증가한 창을 휘두르는 여왕.

나는 달려가던 속도 그대로 박차고 뛰어올라 몸을 사정없이 비틀어 보였고, 덕분에 척추가 틀어지며 뿌드득 거리는 소리와 함께 일시적인 마비를 겪었다.


평범하지 않은 회피로 인해 빈틈을 파고들 수 있었다.

부러진 척추는 곧바로 재생하였고 아슬아슬하게 횡으로 휘둘러진 창을 피한 나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는 생각에 신경사슬을 꺼내 휘둘렀다.


촤라라락!!!!!


하지만 예상외의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여왕도 마찬가지였다.


신경사슬이 여왕의 발목을 붙잡았지만 기이하게 비틀며 벗어나 버린 것이다.


“···!!”


“썬 폴.”


비틀린 발목이 원래대로 돌아오며 허공에 뛰어오른 여왕은 다시 한 번 태양으로 내 육신을 짓누른 뒤 날카롭게 서린 기운의 칼날로 양단해내었다.


싸악!!!


대지도 함께 양단한 여왕은 허공에 크게 몸을 돌린 뒤 착지하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병사들이 장막 뒤에서 열띤 함성을 외쳐대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


어떤 적이라 할지라도 여왕이 본 힘을 발휘하면 대적하지 하지 못할 상대는 없다.

그 믿음이 단단히 뇌리에 박힌 인간들에게 있어 여왕은 그야말로 천하무적.


소문으로만 들었던 여왕의 힘을 목격한 병사들의 사기는 좀 전보다 한층 증진되었다.


“태양이 떠있는 한 여왕님의 육신은 시들지 않는다.”


여왕의 명에 따라 이 대결을 지켜보고 있던 레기온이 작게 중얼거렸고, 이내 두 동강난 상대를 수습하기 위해 움직이려는 찰나 그는 두 눈을 의심하였다.


“속임수였나!”


“그래, 그 잘난 창으로 똑바로 막아라.”


즉사했을 상대가 갑자기 재생하더니 그대로 여왕을 향해 이빨을 들이대는 모습에 지켜보고 있던 인간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착지한 여왕의 몸을 신경사슬로 단단히 포박한 뒤 나는 드래곤의 비늘을 두른 주먹을 휘둘렀다.

내 몸이 양단되고, 파로에의 공간도약을 발동하여 여왕의 뒤를 잡은 것이다.


심연의 목소리가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

지금의 나는 미리나델의 펜던트를 통해 공간도약을 완벽하게 컨트롤해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나는 이 공간도약을 한층 더 활용해낼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해냈다는 것을 아직 말해주지 않았다.


쾅!!!


단창을 때리며 신경사슬을 풀자 여왕의 몸이 거리를 벌리며 쭉 날아갔다.


여왕의 얼굴에는 고통에 의한 일그러짐이 지어졌고 곧바로 단창을 땅에 박아 몸을 추슬렀다.


“아직 모든 힘을 내고 있지 않군.”


여왕이 자세를 가다듬으며 날 노려보았다.

단창을 내지르려는 순간 이내 인상을 찌푸리며 경계 태세로 들어가는 사로스 여왕.


내 한 쪽 팔이 사라져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게 거슬렀단 말이야.”


그리고 다시 생겨난 팔에는 여왕이 땅에 꽂았었던 장창이 들려있었다.


공간도약의 새로운 활용.

부분 도약이다.


이 기술은 미궁의 3계층에서 미래를 엿보았을 때 검은 뿔을 베어낸 남자가 가진 능력을 보고 응용해낸 것이다.


내 육체가 공간을 뛰어넘을 수 있다면, 부분적으로도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발상이 방금 떠오른 것이다.


불안정하다면 몰라도 미리나델의 펜던트가 완벽하게 조정을 해주니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 결과, 내 생각 이상의 능력을 보여주었다.


전신을 도약시키는 것보다 신체 부위만 도약시키는 것이 훨씬 발동이 빨랐기 때문에 여왕은 반응조차 보일 수 없었던 것이다.


“작은 태양은···사라졌네.”


장창을 뽑아드니 태양은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었다.

역시 이 신기가 태양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신기를 내가 쥐고 있는 이상 여왕은 태양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다시 말해서, 날 속박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파박!


장창을 쥔 채로 여왕에게 달려 나갔다.

여왕은 곧바로 단창을 치켜세웠지만 나는 부분 도약을 발동.


거리가 채 좁혀들지도 않은 상황에서 발길질을 날렸고, 여왕의 등 뒤에 그대로 꽂혔다.


“큭···! 썬 포스!”


슈와악!!!


빛줄기가 날아들어 왔지만 상관 하지 않았다.

장창을 휘둘러 파훼하는 동시에 한 쪽 손만 부분 도약을 하였고 여왕의 소매를 내 쪽으로 잡아 당겼다.


드래곤의 악력이다.

아무리 신기를 다룬다고 하여도 뿌리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여왕이 내 쪽으로 빠르게 날아오는 동시에 나는 신경사슬을 다시 꺼내 단창을 휘감았다.


치지지직!!!


휘감자말자 신경사슬로부터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것을 보아 오래는 못 붙들지만 다행이 단창을 여왕의 손아귀로부터 빼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장창을 바닥에 휙 던진 다음 부분 도약으로 여왕의 손목을 꺾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는 요선을 꺼내 여왕의 전신을 휘감도록 하였다.


펄럭!!!


거의 찰나의 순간에 여왕의 무장을 해제시키고 움직이지 못하도록 속박하였다.


요선은 얼핏 보면 잘 찢어질 것처럼 보이지만 신기이다.

이렇게 전신을 휘감아버리면 대상은 움직일 수조차 없게 된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발상을 떠올리다니···]


‘왜, 이번에는 무슨 욕을 하려고.’


[아니, 이번만큼은 네 녀석의 판단력에 한 수 배우고 가마.]


심연의 목소리도 이번 전투에서 만큼은 감탄해보였다.

늘 싸우기만 하면 졌던 녀석이 이렇게 짧은 순간에 성장을 해보이자 놀란 것이다.


솔직히 이쯤 되면 전투에 대한 경험도 어느 정도 쌓였다고 볼 수 있는데, 여기서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그거야 말로 진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지금까지 적과의 싸움에서 단 한 번도 목숨을 취하기 위해 힘을 사용한 적이 없었다.

미궁의 건이 있긴 하지만 나는 그곳에서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상대방이 전의를 상실하게 하는 방법.

아무리 강한 상대라 하여도 전의가 꺾이면 검을 놓게 된다.


미궁과 기시단을 마주했을 때의 기분.


나는 그 부분에 대해서 무린에 오는 동안 줄곧 생각했다.


상대방의 목숨을 취하지 못한다면 나만의 방식을 적용시키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내겐 그럴 능력을 충분히 지니고 있었다.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 가는 온전히 내게 달린 문제이다.


이 방법이 안 통한다면 좀 더 획기적인 방법을 떠올려라.


줄곧 생각해왔던 것이 오늘에서야 이렇게 빛을 보게 되었다.


“너와 닮았다는 말에는 동감해.”


요선에 의해 움직임을 봉인당한 여왕.

장막 너머로 기사들과 병사들의 동요가 느껴져 왔다.


“하지만 기시단과 내가 닮았다는 말에는 동감 못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바락 킬몰 맞지? 나는 분명 거기에 있던 녀석들에게 말했어, 진실이 밝혀지게 되면 내게 힘을 보태주라고.”


나는 여왕을 풀어주었다.


“무슨 꿍꿍이지?”


“그런 거 없어, 솔직히 말해서 너와 내가 싸워야할 이유도 없고. 그냥 일이 이렇게 되는 게 귀찮아서 피해 다닌 것 뿐 인데.”


머리를 긁적이며 그렇게 말하자 여왕은 잠시 날 내려다보더니 단창을 거두었다.


“···날 죽이지 않은 것에 대해서 후회하게 될 것이다.”


“아직도 그런 말을···”


“이 결투는 네 녀석의 승리다.”


뭔가 할 말이 많아 보였지만 여왕은 그 말만을 남기고 등을 돌렸다.


[흥, 기사니 뭐니 하는 작자들은 저게 문제라니까, 결국 힘 앞에 굴복당하면 꼬리 만 강아지마냥 달아나는 꼴이라니.]


‘아니, 잘 봐.’


[응? 뭘 보라는 것이냐?]


‘여왕의 손과 등을 잘 보라고, 아무래도 이번 대결은 저쪽도 본심은 아니었던 모양인데.’


틀어진 발목을 재생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내게 걷어차여진 여왕의 등은 상처가 조금씩 아물고 있었다.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상처를 치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눈여겨 봐야할 것은 다름 아닌 여왕의 손에 쥐어진 것이었다.


[요선의 파편···?! 저 녀석, 설마 악력만으로 요선을 찢어낸 것이냐.]


내 옆에서 펄럭이고 있는 요선의 일부분이 찢겨져 있었다.

그 부위는 여왕이 손에 쥐고 있는 상태.


신기를 맨손으로 찢어낼 정도의 존재.

요선은 시간이 지나면 재생이 되겠지만, 이 싸움을 마냥 나의 승리로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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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19. 자색의 보석, 각성 19.07.17 9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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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칼 VS 천체 사로스 여왕 19.07.15 93 1 16쪽
113 19. 창공의 신기를 거머쥔 자 19.07.11 85 1 13쪽
112 19. 백은금의 바우몰리, 바락 킬몰 19.07.10 91 1 11쪽
111 19. 행동개시, 잠입 19.07.09 100 1 12쪽
110 19. 요정여왕? 19.07.08 89 1 15쪽
109 18. 다시 무린으로 19.07.05 11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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