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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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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연재수 :
136 회
조회수 :
61,470
추천수 :
725
글자수 :
748,164

작성
19.08.20 21:30
조회
237
추천
1
글자
7쪽

아홉 개의 꼬리

DUMMY

툭!


“할아버지 이거 떨어졌음.”


하산하기 위해 움직이려는 순간, 안나가 무언가를 주워 내게 건네주었다.


“이건 뭐임?”


안나가 건네준 것은 다름 아닌 구슬이었는데, 그것도 신견주람의 봉인 구슬이라는 신기였다.


백하단을 잊고 있었다.

세계수를 탈환해간 제 3의 조직.


기시단을 광분하도록 만든 녀석들.


구슬을 받아들고 꽉 쥐어보였다.

신견주람의 봉인 구슬을 내게 준 인물을 파로에는 분명 유니라고 불렀었지.


“할아버지 왜 그렇게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어?”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대답한 뒤 구슬을 품속에 넣었다.


유니는 내게 이걸 주며 이렇게 대답했다.

지구로 간다고 말이다.

그리고 가망이 없다고 생각될 시 사용하라면서, 하지만 나는 이걸 쓰지 않고 지구에 돌아왔다.


신기인 만큼 엄청난 능력을 지니고 있음은 두 말할 필요도 없었고, 무엇보다 이걸 지니고만 있으면 언젠가는 내게 접근을 시도하려들지도 모를 일이다.


내가 이곳으로 돌아오는 것보다 더 빨리 움직였었던 백하단은 분명 지구 어딘가에 모습을 숨긴 채 세상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


칼, 아니 이제는 권영후라고 해야겠지.

안나와 함께 단풍으로 물든 산을 내려가고서 2시간 후.


바스락 바스락!


낙엽을 밞는 소리가 일정한 리듬감으로 한적한 산을 울려대었다.


자신 이외에는 이곳을 오르는 이는 없었고, 올라갈수록 낙엽에 의해 길도 분간할 수 없었다.

야생동물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분위기에, 가을의 싸늘한 바람이 전신을 스쳐 지나갈 때면 땀으로 흠뻑 젖은 몸에 한기가 들이닥친다.


시원한 것도 잠시 뿐이지, 가파른 코스에 의해 쉬어가는 주기가 짧아질수록 추위만 느낄 뿐이다.


“헉! 헉! 내가···미쳤지···왜···헉! 헉! 여길···오자고···생각했지···?”


단정하게 정돈되었을 검은 머리카락은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 늘어졌고, 달궈진 숨은 하얀 김을 쉴 틈 없이 피워 올렸다.


“무, 물······.”


등산 배낭의 옆 포켓에서 물통을 꺼내 벌컥 들이키며 낙엽을 방석삼아 그대로 엉덩이를 깔고 앉아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하아, 경치는 좋네.”


산은 조용했다.

나무들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단풍이 풍성하게 피어난 덕분에 한 폭의 수채화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힘들지만 이렇게 땀을 흘리니 개운하긴 했는지 슬며시 미소도 띄워지기 시작했다.


“평소에 체력 좀 길러뒀어야 했는데···!”


자연 속에 나 홀로 던져진 느낌은 힐링이 되었다.

뭐, 그것도 이 순간뿐이겠지만 말이다.


“근데 얼마나 올라가야 하는 거야······.”


엉덩이를 털고 자리에 일어났다.

고개를 올려 가파른 경사를 보고 있으니 의지는 나약해져만 간다.


하지만 여기까지 온 마당에 포기하는 것도 아깝다는 마음이 들었다.


방학을 맞이해서 주구장창 컴퓨터만 붙들고 있다가, 바람이나 한 번 쐬고 올까하는 생각에 검색을 하다 눈에 띈 것이 이 진덕여왕릉이었다.


집에서 거리도 얼마 되지 않았고, 무엇보다 태어나고 자란 곳에 이런 장소가 있다는 것도 모르고 살았던 만큼 한 번 가자고 생각한 것이다.


진덕여왕릉까지는 솔직히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문제는 호기심이었는데, 뒤에 작은 샛길이 나있어서 여기도 한번 가볼까란 불찰이 지금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에이 모르겠다. 날이 어두워지려면 아직 멀었으니 가자!”


15분 후.


엄청 가파르긴 했지만 고지까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방금 그곳에서 포기하고 내려갔다면 솔직히 찝찝할 뻔 했는데.


“뭐야, 내가 최초인 줄 알았는데 등산 동호회가 좀 다녀왔었나 보네.”


굽이져 있는 중턱까지 오르며 탁 트인 공간에 들어서니 나뭇가지에 여러 등산 동호회의 이름이 새겨진 노끈이 묶여있었다.


“쓰레기도 버려놨네, 담배에다가 이건 막걸리······.”


떡하니 산불조심이란 문구가 적혀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담배를 태운 건 무슨······.


“어릴 적 가족과 산에 오르고 얼마만이지? 잠시 쉴 겸 둘러볼까?”


목표를 달성했다는 뿌듯함에 걸음은 가벼웠다.

다리는 심히 후들거렸지만, 가죽 장갑을 가지고 왔기에 내려갈 때는 나무에 의지하며 조심히 하산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쭉 둘러보며 깨달은 것이 있었는데, 여기는 산의 정상이 아니었다는 것.

산등성이 쭉 이어져 있는 길이 작게 나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무리지.”


작은 산이지만 등산 초보에게는 가파른 코스를 오른 것만으로도 만족할 만한 성취감이다.


스마트폰을 꺼내 시간을 보니 어느 새 오후 4시였기에, 슬슬 내려가기로 하고 가죽 장갑을 꼈다.


가을인데다가 산이기 때문에 금방 어둠이 찾아 올 것이다.

더 머뭇거렸다간 올라왔던 길도 찾지 못해 헤맬지도 모른다.


“너무 여유 부렸다···집 가면 레벨 올리는 건 포기하고 잠이나 자야지.”


배낭을 다시 메고 나무에 의지하며 내려가려는 순간.


수북이 쌓인 낙엽에 그만 미끄러지고 말았다.


“컥!”


엉덩이로 전해지는 충격이 장난 아니었다.

쭉 미끄러지며 당황한 나머지 아무거나 잡히는 대로 붙잡았는데 하필이면 고목에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의미 모를 줄을 잡아버렸다.


체중을 버티지 못한 줄은 뚝 끊겼고, 다행이 바로 앞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 바위를 발로 지탱하여 부상을 면했다.


“옷이 두꺼워서 그나마 다행이네···아놔, 오늘 왜 이러냐. 진짜.”


자리에 서둘러 일어서서 흙먼지를 털고 그렇게 조심히 하산했다.


---


겨울에 가까워질수록 해는 빨리 진다.

어느 새 어둠이 내려앉은 산은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그 누구도 들이지 않으려는 듯, 뭔지 모를 공포감을 조성해내었다.


그런 적막 속에서 갑자기 땅을 파내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파바바박!!


야생동물인가?


하지만 진덕여왕릉이 있는 이 작은 산에는 사람의 왕래가 거의 없을 뿐이지 종종 산책 겸 들리는 이들이 있다.


그렇기에 멧돼지 같은 다소 큰 짐승들이 살고 있지는 않다.

그럼 이 소음의 주인공은 대체 누굴까?


“푸하! 하암~ 바깥 공기는 얼마만이지?”


땅 속에서 상체만 드러낸 무언가는 참았던 숨을 힘차게 내뱉으며 양 손으로 얼굴을 문질 거렸다.


거목의 아래에서 튀어나온 존재는 주변을 휙휙 살펴보고 나서야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 모습은 사람과 다를 바 없었다.


“호오, 봉인이 왜 풀렸나 했더니 누가 끊어놨잖아?”


거목을 휘감은 알 수 없는 끈을 바라보며 나직이 말을 내뱉은 존재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킁킁!


눈을 감고 갑자기 냄새를 맡기 시작하는 존재.


이내 기지개를 켜며 중얼거렸다.


“찾았다~그럼 이걸 푼 인간이 어떤 놈인지 보러 가볼까.”


정말 오랜만에 바깥 공기를 맡아 신이 난 건지, 한껏 숨을 들이쉰 뒤에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 움직임은 매우 날렵했으며, 그 존재의 뒤로 활짝 펴진 9개의 꼬리는 역시 평범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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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홉 개의 꼬리 19.08.20 238 1 7쪽
135 完 ) 내 고향 19.08.20 189 1 15쪽
134 21. 기시단과 신기 아토비악의 힘 19.08.19 102 1 14쪽
133 21. 마족의 비밀, 금서 19.08.15 86 1 16쪽
132 21. 신기 흑월도 19.08.14 87 1 13쪽
131 21. 리벤지 매치 19.08.13 83 1 11쪽
130 21. 지켜내기 위한 싸움 19.08.12 84 1 12쪽
129 21. 세계를 향한 포용 19.08.08 95 1 11쪽
128 21. 세계를 향한 분노 19.08.07 96 1 13쪽
127 21. 미니엄의 능력 19.08.06 86 1 13쪽
126 21. 마계의 실력자들 19.08.05 82 1 14쪽
125 20. 돌파하라. 19.08.01 78 1 13쪽
124 20. 마계의 입구, 문지기 19.07.31 88 2 13쪽
123 20. 폐쇄구역 19.07.30 99 1 11쪽
122 20. 노바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19.07.29 103 2 19쪽
121 20. 맹수에 가까웠던 남자 19.07.25 92 1 13쪽
120 20. 반더람의 과제 19.07.24 82 1 11쪽
119 20. 3인의 힘 19.07.23 99 1 12쪽
118 20. 마기의 강 19.07.22 103 1 12쪽
117 20. 마계편. 칼, 요정령 노바, 적막수왕 반더람 팀 결성 19.07.18 91 1 14쪽
116 19. 자색의 보석, 각성 19.07.17 93 1 12쪽
115 19. 태양의 뒷면 19.07.16 129 1 14쪽
114 19. 칼 VS 천체 사로스 여왕 19.07.15 92 1 16쪽
113 19. 창공의 신기를 거머쥔 자 19.07.11 84 1 13쪽
112 19. 백은금의 바우몰리, 바락 킬몰 19.07.10 90 1 11쪽
111 19. 행동개시, 잠입 19.07.09 100 1 12쪽
110 19. 요정여왕? 19.07.08 89 1 15쪽
109 18. 다시 무린으로 19.07.05 11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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