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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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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연재수 :
1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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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48,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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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2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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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0. 3인의 힘

DUMMY

날아가는 것도 헤엄을 쳐도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우리는 뗏목을 사용하여 건너려 했었으나 이 방법도 정답은 아니었다.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련이라면 어떻게 잘 해볼 수 있을 거 같은데, 이건 뭐 지금 이 시련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녀석도 없고.


셋이서 머릴 감싸고 곰곰이 생각해본들 마땅히 떠오르는 방도는 없었다.


그렇게 사이좋게 각자 무릎을 껴안은 채 나란히 앉은 우리들은 하염없이 강을 내다볼 뿐이다.


“이렇게 있은 지 얼마나 지났는지 아는 분?”


“야수의 감으로 말하자면 상당히 흘렀소이다.”


“첫 난관부터 발이 묶이고 말았네요.”


[이 녀석들이, 궁상도 정도껏 떨어야지 원.]


- 현재 1시간 반을 지나고 있습니다.


“벌써?”


“체감으론 반나절은 흐른 것 같소.”


“정말 그렇게 흘러가기 전에 이곳을 통과해야 할 텐데요.”


[벌써 의욕을 잃은 것이냐?]


- 포기하신다면 저야 편하고 좋죠, 이대로 돌아가시겠습니까?


“······.”


“······.”


“······.”


[······.]


-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습니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셋을 포함한 심연의 목소리도 눈치 채지 못했다.

셋이 동시에 의문의 목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눈길을 돌리니 그곳에는 배에 큰 흉터가 나있는 귀여운 토끼 한 마리가 두 발로 서 있었다.


“클로버처럼 요정계 토끼는 아니겠지?”


“그런 것 치고는 조금 칙칙하오.”


“무엇보다 존재감이 옅어서 알아차리지도 못했어요.”


연보라의 털 색깔.

클로버처럼 매우 능숙하게 언어를 구사하며 너무 약한 나머지 언제 이곳에 나타난 것인지도 모를 토끼는 우리들의 대화에 큰 발을 구르며 언성을 높였다.


- 약하다고 얕잡아 보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귀엽네.”


“우롱토끼를 보는 듯하오.”


“까칠한 게 매력 있네요.”


[떨어진 에너지나 보충하자구나.]


자리에 일어선 우리를 보고 슬그머니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하는 토끼.

강단은 있는지 작은 몸을 벌벌 떨면서도 할 말은 내뱉었다.


- 저는 마계의 첫 번째 시련 시험관인 마토끼라고 합니다. 제 신변에 이상이 생기면 다음 단계로 절대 진행될 수 없으니 명심해두십시오!


자신의 안전을 강조하며 마토끼는 특히 반더람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졌다.


“역시 각 시련별로 안내해주는 존재가 배치되어 있구나.”


다행이다.

이 시련을 어떻게 돌파해야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는데, 시험관이 조금 늦게 등장하긴 했지만 내용만 던져주면 금방 넘어갈 자신이 있었다.


이 구성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어떻게 하면 이 강을 넘을 수 있어요?”


노바가 자신의 양 무릎에 손을 대며 마토끼의 눈높이를 맞춘 채 물어보았다.

이에 마토끼는 분위기를 바꾸며 당당한 어조로 이 시련의 내용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 첫 번째 시련은 마계에 들어설 자격이 있는 지 확인 해보는 장입니다. 우선 세 분이 맞으신가요? 구두로 대답해 주셔야 절차가 이루어지니 거짓 정보는 흘리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응, 나를 포함한 세 명이서 시련을 받을게.”


대표로 내가 나서서 마토끼의 물음에 대답했다.


- 좋습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시련을 통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우선 세 분께서는 각 한 분씩 시련을 받으셔야 합니다.


그 말에 노바가 손을 번쩍 들었고, 마토끼는 고개를 끄덕이며 질문에 응해주었다.


“받게 되는 시련은 같은 종류인가요?”


- 그렇습니다. 첫 번째 시련은 말 그대로 마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강자인지 알아보기 위한 시험입니다. 개인의 힘과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내용은 눈앞에 펼쳐진 마기의 강을 자신만의 힘으로 갈라내어 건너라입니다.


거기까지 빠르게 설명한 마토끼는 숨이 찬 듯 헉헉거렸다.

숨을 고르는 동안 이번에는 반더람이 궁금한 듯 물어보았다.


“만약 둘이 통과하고 한 명이 강을 가르는 것에 실패한다면 어떻게 되는 것이오?”


- 헉, 헉, 그건 전원 실패로 간주하여 밖의 세계로 추방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렇단 말이지.

나는 둘을 향해 물어보았다.


“누구부터 할래?”


“그렇다면 내···”


“제가 먼저 할게요.”


반더람이 나서려는 순간 노바가 빠르게 마토끼 앞에 다가가며 말했다.


[덩치가 커서 그런지 상당히 굼뜨구먼.]


선수를 빼앗긴 반더람은 머쓱하게 콧잔등을 긁으며 헛기침을 한 번 하고선 팔짱을 꼈다.


- 바로 도전하시겠습니까?


연습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면서 마토끼는 성급하게 시험을 치루지 말 것을 당부하였지만 노바는 웃으며 짧게 대답했다.


“괜찮아요.”


- 자신감이 넘치는 분이시군요. 그럼 첫 번째 도전자, 시험을 시작하겠습니다!


마토끼가 껑충 뛰어 자리를 피해주었고 노바는 드넓은 마기의 강을 마주하였다.

마기를 품고 있기 때문에 평범한 강을 가르는 것과는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요정계 최고의 실력자라는 그녀의 힘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

지금 이 순간, 나는 그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선의 청록검, 출력 40%.”


스르릉!


반투명한 검신이 자태를 드러낸다.

검의 날은 요선처럼 반투명했으며 잘 길들여진 날의 주변으로 녹색의 기운이 휘감겨 있다.


두 손으로 검의 손잡이를 잡고 머리위로 치켜든 노바는 힘을 집중하기 위해 한 번의 심호흡을 가진 뒤 우아한 자태로 마기의 강을 향해 휘둘렀다.


한 점 흐트러짐 없는 완벽한 일도양단의 자세.

선의 청록검은 노바가 휘두른 궤적을 따라 소용돌이치는 녹색의 기운을 내뱉었다.


촤아아아아악!!!!!!!


굉음과 함께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마토끼는 노바의 일격에 의해 발생한 충격파에 날아가지 않기 위해 땅에 엎드려 밀착한 채 작은 비명을 질러대었다.


쿠웅!!!!


선의 청록검이 발산한 기운은 마기의 강을 가른 것도 모자라 맞은편의 대지까지 갈라내어서야 소멸되었다.


“통과죠?”


- ······네.


마토끼의 대답을 들은 노바는 우리들이 있는 곳으로 복귀하였다.

선의 청록검을 집어넣으며 노바는 반더람을 향해 말했다.


“반더람님께서 힘을 과도하게 사용하실 것 같아 먼저 나선 무례를 용서해주세요.”


“괜찮소, 덕분에 힘을 낭비하지 않아도 됨을 알게 되었으니 오히려 도움을 받았구려.”


뭐?

힘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 것을 알게 되었다고?


“다음은 내가 나서보겠소이다. 잘 부탁하오, 마토끼군.”


-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갈라진 강을 복구해야하니···


노바와 터치한 반더람은 마토끼에게 다가갔다.

갈라진 강은 그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마토끼는 잠시 기다려 달라고 하였고 반더람은 그 동안 마토끼 옆에 앉은 채 그 광경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었다.


강을 복구하는 동안 슬그머니 반더람과의 거리를 벌리는 마토끼의 행동은 덤이다.


“출력 40%라면, 절반에 못 미치는 힘으로 이 정도 위력이라니 역시 요정계의 최고 실력자답네.”


“반더람님의 위력을 보시면 더욱 놀라실 거예요.”


“반더람이 힘을 낭비할 것 같아서 먼저 시험을 치렀다고 했지? 얼마나 강한 거야?”


요정령 노바가 이렇게 말할 정도면···

반더람에게 느껴지는 기운은 방대하긴 했지만 미궁에서 봤던 재앙급 몬스터에는 못 미치는 수준.

다행이 마계의 미궁에서는 용안을 사용하는 것에 지장이 없어 몇 번이나 체크해보았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그렇다고 기운을 갈무리하고 있는 상태라고 하기에는 그에게 풍겨지고 있는 기운은 다소 방대했기에 지금 느껴지는 기운이 전부라 생각했다.


“이 말 알고 계세요? 적막수왕인 그는 약하지만 반더람인 그는 강하다는 말.”


“무슨 뜻이야?”


“분명 말했죠, 이번 여정은 반더람으로서 나서겠다고. 똑똑히 봐주세요. 왕이 아닌 진정한 수인의 힘을.”


---


- 바로 시험을 치루시겠습니까!!!


반더람의 곁에서 멀찍이 떨어진 마토끼가 크게 외치며 물어보았다.

이에 반더람은 하늘 위에서 내려치는 번개처럼 우람스럽게 대답했다.


- 히익! 그, 그럼 시험을 시작하겠습니다!!!!


“단순히 강을 갈라내어라 는 것은, 그렇다면 발톱은 하나만 꺼내야겠군.”


5M에 달하는 거대한 신장.

흰 털을 바탕으로 바람처럼 새겨진 검은 무늬.

그의 털이 곤두서기 시작했다.


어깨 간격보다 조금 더 벌린 뒤, 왼쪽 팔을 허벅지 아래까지 축 늘어뜨리고 오른쪽 팔은 ㄱ자로 굽혀 힘을 주기 시작하니 근육들이 순간적으로 부풀어 올랐다.


그리고 트드득 거리는 투박한 소리와 함께 날카로우면서도 뭉툭한 발톱 하나가 튀어나왔다.


쿠직!!


일격을 내지르기 위한 준비는 여기까지!

한 쪽 발을 앞으로 내딛으며 다리로부터 끌어올려진 힘을, 발톱까지 전달시키며 마기의 강을 향해 크게 오른팔을 휘둘렀다!


“범기골!”


콰가가가가각!!!!


“···!!”


나는 지금 벌어진 이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휘둥그레 떠진 두 눈.

용안을 통해 순간적으로 측정된 반더람의 기운은 태산을 마주한 느낌을 받았다.


“지금 보고 계신 것이 적막수왕이 아닌 세계에 단 여섯 존재밖에 없는 계승자의 힘, 바로 반더람님의 힘이에요.”


---


“더 볼 것도 없이 통과한 것 같소이다만.”


- ···············네, 흔쾌히 저의 시험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들오들 떨며 두려움에 잠긴 마토끼의 대답은 반더람에게 닿지 않았다.


“흐음, 통과한 것으로 알고 이만 물러나보겠소이다.”


강을 갈라내라 했더니 반더람이 한 번 휘두른 것으로 인해 마계의 하늘과 대지는 3갈래로 갈라져버리고 말았다.


그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나는 입이 떡 벌어진 채로 반더람을 맞이해주었다.


“다음은 칼공이오.”


“어, 으, 응···!”


나는 생각했다.

힘을 빼고 이 정도 결과를 낸다면, 반더람 혼자서도 기시단을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자연스럽게 내 생각은 그렇게 흘러갔다.


[분발해야겠구먼.]


‘분발이고 나발이고 역시 세상은 넓구나. 숨은 강자가 바로 근처에 있었다니.’


이후 갈라진 강을 복구시키는데 다소 시간이 걸린 마토끼는 살짝 힘겨운 상태로 입을 열었다.


- 곧바로 시험을 치르시겠습니까?


“힘들어 보이는데 조금 쉬었다 갈까?”


- 아닙니다, 여러분이 이곳에 있다는 사실이 더 견디기 힘드니 어서 통과하시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주시길 바랍니다.


헥헥거리는 모습이 이동술을 남발하여 축 늘어진 클로버를 보고 있는 것 같다.


- 그럼 시험을 시작하겠습니다.


결과는 뻔하다는 듯, 마기의 강에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마토끼는 마지막 기운을 끌어내 서둘러 자리에서 벗어났다.


[이랬는데 실패한다면 그것만큼 웃긴 것도 없겠군.]


“내 말이. 그렇게는 안 되게 힘내야지.”


내가 지닌 능력 중에서 강을 가르는 것에 특화된 것이라면 역시 신경사슬밖에 없어보였다.


일단 신경사슬을 빼낸 뒤 심연의 목소리에게 최대한 끌어 모을 수 있는 만큼 광기를 주입시켜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렇게 준비를 끝내고 육체 능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린 다음 신경사슬을 휘둘렀다.


촤아아아아!!!!


사아아아아아!!!!


신경사슬이 길다고는 하지만 맞은편까지는 닿지 않는다.

하지만 신경사슬에 둘러진 광기가 주변에 퍼져나가자 마기의 강은 갈라지는가 싶더니 의외의 결과를 내었다.


- ············예, 단 한 분의 탈락자도 없이 세 분께서 성공하셨으니 첫 번째 시련은 통과입니다. 그러니 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주세요.


이제는 반응하는 것조차 힘에 겨운 마토끼는 우리를 향해 그저 눈물을 머금은 채 축 쳐진 목소리로 대답해주었다.


“정도가 심하지 않소?”


“뒤도 안 돌아보고 그냥 가네요.”


“아니, 이렇게 될 줄은 나도 몰랐어.”


울먹이며 우리들로부터 달아나는 마토끼를 보고 있자니 조금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갈라진 강을 복구시키는 것에도 시간이 다소 소요되는 작업이다.

그런데 부분 변질화의 퍼져나간 광기에 의해 마기의 강 자체가 증발해버리고 만 것이다.


부정하려 들기엔 앞으로 복구시키는 데 얼마나 오랜 시간을 할애해야할지는 마토끼도 우리들도 예상조차 가지 않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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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21. 세계를 향한 분노 19.08.07 96 1 13쪽
127 21. 미니엄의 능력 19.08.06 87 1 13쪽
126 21. 마계의 실력자들 19.08.05 82 1 14쪽
125 20. 돌파하라. 19.08.01 79 1 13쪽
124 20. 마계의 입구, 문지기 19.07.31 88 2 13쪽
123 20. 폐쇄구역 19.07.30 99 1 11쪽
122 20. 노바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19.07.29 103 2 19쪽
121 20. 맹수에 가까웠던 남자 19.07.25 92 1 13쪽
120 20. 반더람의 과제 19.07.24 82 1 11쪽
» 20. 3인의 힘 19.07.23 100 1 12쪽
118 20. 마기의 강 19.07.22 104 1 12쪽
117 20. 마계편. 칼, 요정령 노바, 적막수왕 반더람 팀 결성 19.07.18 91 1 14쪽
116 19. 자색의 보석, 각성 19.07.17 94 1 12쪽
115 19. 태양의 뒷면 19.07.16 129 1 14쪽
114 19. 칼 VS 천체 사로스 여왕 19.07.15 92 1 16쪽
113 19. 창공의 신기를 거머쥔 자 19.07.11 84 1 13쪽
112 19. 백은금의 바우몰리, 바락 킬몰 19.07.10 91 1 11쪽
111 19. 행동개시, 잠입 19.07.09 100 1 12쪽
110 19. 요정여왕? 19.07.08 89 1 15쪽
109 18. 다시 무린으로 19.07.05 11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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