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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조국 건스미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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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6
최근연재일 :
2024.07.0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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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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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p.55) - 무시할 수 없는 것

DUMMY

- 1895년 7월 16일.


“여기가 안방이고, 여기로 내려가면 거실입니다. 그리고 여기엔 빈방 두 개가 있고요, 창고는 저쪽에 있어요.”


“집이 정말 크네요, 램지 씨. 우리 집도 작지는 않았는데 이 정도면 정말······.”


“아닙니다. 이 정도면 검소한 편이죠, 허허.”


바로 오늘, 나의 약혼녀인 캐시 그레이가 파예트빌 본가로 이사 왔다. 여자와 함께 살게 되는 건 처음이었기에 사실 처음엔 조금 긴장됐지만, 캐시는 능청스럽게 내 긴장을 풀어주며 집안을 구경했다.


“램지 씨, 여기는 뭐 하는 곳인가요?”


“아, 제 작업장입니다. 별로 재밌는 방은 아닐 거예요. 재미없는 책이랑 설계 도면이 나뒹굴어 다니는 그런 방··· 잠깐, 갑자기 열어버리면 안 됩니다!”


캐시는 그런 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방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그러자 벽면에 수없이 걸려 있는 장총과 산탄총이 그녀를 반겨주었다.


“이게 전부 다··· 뭐예요?”


“아, 총을 설계하다 보면 직접 실물을 보면서 참고해야 하는 때도 있어서 걸어둔 겁니다. 이 방에 10정 넘게 있고, 창고에 가면 더 많아요.”


“이거 완전··· 죽여주는데요? 으으, 너무 좋아······.”


캐시가 보인 의외의 반응은 내 머리를 어지럽히기 충분했다. 마치 ‘매니아’처럼 벽에 걸린 총기들이 신기하다는 듯 이리저리 쳐다보는 그녀는 왠지 모르게 행복해 보였다.


“이거 만져봐도 되는 건가요?”


“물론입니다. 장전되어 있거나 하지는 않으니 얼마든지요.”


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캐시는 르벨 1886 라이플을 꺼내다가 볼트를 젖혀 보였다. 그러곤 약실을 유심히 쳐다보더니, 지금 당장 사격장으로 가볼 순 없냐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캐시, 일단 진정해요······. 어차피 앞으로 총 쏠 일이 많을 거니깐 말이에요.”


“그거 정말이죠? 저랑 약속할 수 있죠?”


아무래도 캐시는 무기 쪽에 관심이 많은 여자인 듯했다. 흔하지 않은 경우라고 해야 하려나. 어쩌면 정말이지 천생연분을 만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총을 좋아하는 여자라니, 얼마나 독특한가.


“아무튼 집 구조는 이 정도고, 앞으로는 1, 2층에서 생활하면 됩니다. 3층에는 아버지 방이 있어서 아무래도 조금 불편하실 수 있거든요.”


“괜찮아요. 가족인걸요. 그것보다는 사격장은 어디인가요?”


“일단 천천히 하시죠. 나중에 시간이 될 때 같이 사격이나 하러 갑시다.”


“그거 하나 알아두셔요. 저 생각보다 총 잘 쏘거든요. 친선 사격대회에서 거의 매번 1, 2등을 놓친 적이 없을 정도예요.”


월터 웨슨, 그 양반이 많은 여자 중에서 구태여 캐시 그레이를 고른 이유를 이제 알겠군······.


‘아무튼 이렇게 결혼까지 골인하게 됐군. 어찌 됐든 간에 나도 이제 가정이 생기게 되는 거다.’


전생에도 해보지 못했던 게 바로 결혼이다. 이 거사까지 치르고 난다면 나는 정말로 19세기 말엽 미국 사회에 녹아들게 되는 거겠지. 그리고 언젠가는 이 미국 땅에 미국인으로서 묻히게 되리라.


- 1895년 7월 19일.


군복 입은 사람이 내 집에 찾아오는 건 이제 익숙한 일이다. 육군성에서 편지를 보낼 때면 항상 따로 초급 장교 한 명을 시켜서 내 집으로 보내왔으니깐.


하지만 그게 내 친형, 스티브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내 친형이기 전에 중령이나 되는 사람인데, 그런 양반을 직접 보냈다는 건 무언가 중요하게 할 이야기가 있다는 뜻.


“스티브, 파예트빌엔 무슨 일이야?”


“그러게 말이다. 마일스 장군께서 본가에 갔다올 겸 소식을 전하라고 해서 내려오긴 했다만··· 어쨌든 소식은 들었어. 결혼할 여자가 생겼다며?”


“안 그래도 지금 집에서 같이 지내는 중이야. 좀 이따가 만나보라고.”


소소한 잡담이 오고 간 후 스티브는 본격적으로 육군성의 메시지를 내게 전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았는데, 민수용으로 생산 중인 사이드와인더 반자동 라이플을 군용으로 채택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사이드와인더 반자동 라이플을 어디에 써먹으려고 하는 거지?”


“내가 듣기론 기병대에서 관심 보이고 있다더군. 방아쇠만 당기면 총알이 나가는 것만큼 마상에서 써먹기 좋은 것도 없다던데?”


“하지만 기병대 놈들은 이미 크리크 레버액션 라이플을 도입했잖아. 또 새로운 걸 도입한다고?”


“시범적으로 500정 정도 운영하려고 한대. 대량 채택은 아니지만 그래도 잘된 셈이지. 무엇보다 정당 50달러나 쳐준다던데.”


정당 50정이면 순이익이 적어도 25달러 이상 나게 된다. 한마디로 1만 달러를 거저 얻게 된다는 이야기. 물론 그것보다 중요한 사실은 따로 있다.


극도로 보수적이던 미군 놈들이 본격적으로 신기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건 꽤 중요한 변화다. 보수적인 군대가 전쟁이 없는 상황에서도 진보적으로 변한다는 건 말이지······.’


미군 녀석들은 연발 사격이 가능한 M1893 스프링필드 라이플에 연발 장전을 도와주는 스트리퍼 클립이 보급됨에도 불구하고 단발 사격을 고집할 정도로 꽉 막힌 놈들이었다. 하지만 1895년 들어서 보병 교리 교범이 바뀜에 따라 스트리퍼 클립을 활용한 연발 장전을 기본적으로 하도록 하게 됐다.


여기에 더 나아가 M1891A1 기관총이 가볍다는 점을 응용하여 기관총을 전진 배치하는 전술적 교리도 새로 개발해 냈다. 예전처럼 포병에 가깝게 기관총을 취급하던 것에서 조금 더 나아진 것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반자동 라이플까지 도입하려고 한다. 보병이 연발로 총을 쏴 재낀다는 걸 탐탁지 않게 보던 그놈들이 말이다.


‘사실 기병용으로 반자동 라이플만 한 물건이 없긴 하지. .28H탄이라 위력이 조금 떨어진다는 문제는 있어도 기병대가 써먹기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거고.’


장탄수가 6발이라 조금 적은 감이 있긴 하지만, 이 시대에 그런 점은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오히려 리볼버와 동일한 장탄수를 가졌음에도 긴 사거리와 확실한 명중률, 빠른 연사 속도를 가진 화기라는 점이 더욱 어필될 터.


“좋아, 스티브. 육군성에 생산되는 대로 물량을 보내주겠다고 전해줘.”


“이걸로 25,000달러를 거저 벌게 됐군, 램지.”


“뭐, 우리 총재산이 100만 달러가 넘으니 25,000달러 정도면 큰돈은 아니지만······.”


“뭐? 100만 달러 넘게 가지고 있다고?”


스티브는 순간 매우 놀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더니 그게 정말이냐고 되물었다. 이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는 한편, 반자동 라이플 판매는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가치라··· 어떤 가치를 말하는 거야?”


“군대가 바뀌고 있다는 거지. 그것만으로도 나는 만족해. 그만큼 나는 더 혁신적인 무기를 연방군에게 제안할 수 있고, 이게 채택이 되면 그만큼 돈을 더 벌게 되니깐 말이야.”


“그러고 보니 사이드와인더 라이플에서 크기만 좀 더 키우면······.”


“바로 그거야. 보병용 반자동 라이플이 당장은 보급되지는 않겠지만, 몇 년 뒤 시대가 더욱 발전한다면 이야기가 다르지 않겠어?”


스티브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건 ‘전초전’에 불과한 거였냐고 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답하면서 내 개발일지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답했다.


“형, 나는 평생 총기 설계를 하고 살 거야. 60살이 넘어 손가락이 쭈글쭈글해져도, 70살이 넘어 허리가 구부러져도 말이지. 그러니까 아직 혁신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이야기야.”


“네가 살아 있는 동안 혁신이 지속된다, 이런 뜻인가?”


“그렇지. 앞으로는 더욱 엄청난 물건이 튀어나올 거야. 나는 이제 총기 분야 말고도 더 나아가서 다양한 무기 사업에 손을 대려 하고 있거든. 가령 대포 사업 같은 거 말이지.”


스티브는 안 그래도 맥도날드 포병 연구소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거기서 도대체 뭘 하는 거냐고 물었다.


“자세한 건 기밀이라 말 못 해주지만, 속사포를 개발 중이라는 것 정도는 알려줄 수 있달까.”


“속사포라··· 얼마나 빠른 대포길래 속사포라고 하는거지?”


“3인치 포탄을 분당 10발 이상 쏴 재낄 수 있는 야전포가 있다면 믿을 수 있겠어?”


어처구니없다는 부정. 스티브는 그런 건 불가능한 건 아니냐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 나는 그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고 있는 게 바로 나라면서, 앞으로 세상은 나를 무시할 수 없을 거라고 속삭였다.


“정말 그럴 거 같긴 하군. 하긴, 네가 만들어 낸 자동권총만 봐도 엄청난 물건인데 말이지······.”


“아무튼 슬슬 내 아내 될 사람을 보러가는 건 어때? 지금 2층에서 늦잠 자고 있을 텐데.”


“그러자고. 내 동생 배필 정도는 직접 봐야 하지 않겠어?”


그렇게 나는 스티브와 함께 계단을 타고 올라가 2층에 도착했다. 그러자 때마침 일어난 캐시가 부스스 눈을 뜨며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무슨 일이에요, 램지?”


“아, 내 친형이 와서 말이야. 말해줬던 대로 이쪽은 스티브고, 연방 육군 중령으로 복무 중이야.”


“반가워요, 스티브. 램지에게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훈장까지 받은 사람이라고 들었는데······.”


“저 또한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름이 캐시라고 했던가요?”


“맞아요. 캐시 그레이라고 해요.”


스티브와 캐시는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악수했다. 머지않아 캐시는 아침을 준비하겠다며 1층으로 내려갔고, 총총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가는 캐시의 모습을 본 스티브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아주 참한 여자야. 네게 딱 어울리는 느낌이랄까.”


“나도 그렇다고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 어떤 여자가 화약 냄새를 좋아하겠냐고······.”


나는 스티브에게 캐시가 사격에 소질이 있는 것을 넘어 총기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독특한 여자라고 말해주었다.


이를 유심히 들은 스티브는 캐시가 남자였으면 벌써 군대에 입대했겠다며 농담조로 말하곤 내려가서 식사나 하자고 말했다.


“그러자고, 형. 캐시가 요리를 꽤 잘하거든.”


“그렇게 말하니 꽤 기대되는군. 결혼식은 언제지?”


“올해 11월 11일. 그날엔 프레디도 올 거야.”


“그렇군. 그나저나 프레디, 올해까지 대학 다니고 졸업하지 않나?”


스티브의 말대로 프레디는 1896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본가에 돌아오게 된다. 다른 말로 하면 이제 경영 부문을 떠맡길 사람이 생기게 된다는 이야기.


“그렇지. 아마 내년 3월쯤 본가로 돌아올 거야.”


“으음, 그러면 너 따로 나가 살아야 하는 거 아니야? 아무래도 네 아내 될 사람이 우리를 불편해할 것 같은데······.”


“아버지하고도 지금 같이 살고 있는데, 캐시 말로는 별 상관이 없다고 하더라고. 자기는 그런 거 신경 쓰는 쪼잔한 사람 아니라고 하면서.”


“그래도 부부 프라이버시는 지켜줘야 하지 않나 싶은데······.”


스티브는 내 결혼 생활이 걱정된다는 투로 말했다. 이에 나는 걱정할 것 전혀 없다면서, 나는 캐시와 정말로 잘 맞는다고 말해주었다.


“그 전에 형이나 먼저 결혼하고 말하지?”


“안 그래도 나도 조만간 결혼하게 될 것 같아. 마일스 장군께서 결혼 상대를 찾아주신다고 하시더군.”


“그거 잘됐네. 형 조선 갔다 오느라 여자 만날 시간도 없었을 거 아니야.”


“그렇지. 조금 걱정되기는 하지만, 장군께서 직접 골라주시는 거니 분명 좋은 상대일 거라고 생각해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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