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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조국 건스미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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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6
최근연재일 :
2024.07.0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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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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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Ep.53) - 속사포

DUMMY

- 1895년 6월 8일.


“자, 그러면 본격적으로 속사 장치 개발을 시작해 보자고요, 여러분들.”


“속사 장치라··· 어떤 형태의 장치를 원하시는 겁니까, 맥도날드 씨?”


포병 연구소 직원들은 전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에 나는 생각해 둔 게 있다며 덜 완성된 설계 도면을 그들 앞에 펼쳐 보였다.


“으음, 피스톤 장치로군요. 구조를 보아하니 압력을 받으면 그걸 그대로 돌려주는 형태인 것 같은데, 이걸 어디에 써먹으려고 그러십니까?”


“이게 우리가 만들 속사 장치의 핵심이 되어줄 겁니다. 간단히 말해서 대포를 발사할 때 발생하는 반동을 이 장치를 이용하여 흡수하는 거지요.”


“반동 흡수 장치를 만드시겠다는 거군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개념 설계는 완료해 두었으니, 이를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세부 설계를 부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연구소 직원들은 조금 놀랐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동시에 이 반동 흡수 장치가 있으면 무슨 장점이 있게 되는 거냐고 물었다.


“야전포는 격발하게 되면 그 반동으로 인해 대포가 뒤로 밀려나지요. 하지만 이 반동 흡수 장치가 있다면 그럴 일이 없이 포신만 후퇴했다가 다시 압력에 의해 전진하겠지요. 그러니 조준점이 흐트러지지 않은 채로 대포를 원위치로 옮길 필요도 없이 차탄 발사가 가능하겠지요.”


“오오··· 무슨 약을 하셨길래 그런 좋은 생각을 해내신 겁니까, 맥도날드 씨?”


“됐고, 이걸 이제 만들어 봅시다. 제가 전반적인 기초 설계는 다 해두었으니, 이걸 기계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끔 해주세요. 한 달 드리겠습니다.”


“네······?”


기간을 넉넉하게 줄 필요는 없다. 어차피 이 사람들은 전부 내 돈을 받고 일하고 있는 데다가, 내가 기초 설계와 개념 설정은 다 해두었기에 그리 어려운 것도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대포를 한 달 만에 설계하라는 것도 아니고, 주퇴복좌기 하나만 만들어 오라는 이야기다. 그러니 이는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러니까 여기 장착된 거대한 용수철이 반동을 그대로 흡수하면서 포신을 뒤로 후퇴시키고, 그 반작용으로 포신을 다시 앞으로 밀어내는 형식이로군요?”


“정확히 말하자면 유압유와 압축 공기가 들어 있는 실린더가 포구 압력을 흡수합니다. 여기 있는 용수철은 포신이 왕복할 수 있게 도와주고요.”


“정말이지··· 여태껏 왜 생각을 못 했을까요. 이렇게 하면 말 그대로 포탄을 연사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용수철 수명이 그리 길지는 않겠지만, 그 정도는 얼추 참작할 수 있는 사항 아니겠습니까? 중요한 건 분당 10발이 넘는 속도로 포탄을 발사할 수 있다는 거니깐요.”


대포 전문가들이 보기에도 이건 확실히 엄청난 개념이었는지, 그들은 감탄을 멈추지 못하며 적극적으로 설계에 참여했다. 그들 덕분에 주퇴복좌기 설계는 단 일주일 만에 끝내는 데 성공했다.


“그나저나 이걸 이름을 뭐라고 하지요?”


“주퇴복좌기(Recuperator)라고 하지요. 일단 핵심 기술은 완성되었으니, 이제 여러분들이 해주실 건 이 기술을 사용하는 대포를 설계해 주시는 겁니다.”


“그러면 대포 구경부터 정해야겠군요. 다들 얼마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우선 이곳에서 만들게 될 대포는 야전포로서, 주로 대대급, 연대급 지원화기로 쓰이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너무 무거워서도 안 되고, 화력이 부족해서도 안 된다.


‘3인치 체급이니 밀리미터 규격에 맞추어서 75㎜면 될 것 같은데······.’


75㎜ 정도면 보병 상대로는 충분한 위력을 발휘하는 데다가 사거리도 모자라지 않는다. 무연화약이 보편화된 시기이기에 구경이 그리 클 필요도 없고, 무엇보다 이 대포는 주로 고폭탄을 사용하게 될 것이기에.


그리하여 대포 구경은 75㎜로 결정되었다. 나는 자세한 대포 설계 부문은 연구진들에게 맡긴 후, 적어도 내년까지는 야전포를 완성해 달라고 부탁했다.


“물론입니다, 맥도날드 씨. 이건 전쟁사에 한 획을 그을 무기가 되어줄 겁니다. 지금 초기 설계안대로라면 분당 12발 이상 연사할 수 있거든요!”


“육군성에 이야기해 두겠습니다. 자세한 요구사항은 그놈들이 전달해 줄 겁니다. 그러면 제가 없는 동안에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1894년 6월 11일. 리치먼드, 버지니아.


보고를 받은 넬슨 A. 마일스 소장은 순간 입 안에 있던 커피를 입 밖으로 뿌우! 하고 뿜어냈다. 그는 매우 놀란 듯한 표정으로 여기에 적혀 있는 게 정말이냐고 여러 차례 물었다.


“예, 소장님. 적혀 있는 대로입니다.”


“아니, 무슨 외계인을 고문했나······. 3인치 크기의 포탄을 분당 12발씩 쏴 재낀다는 게 가능하긴 한 건가?”


“저도 잘은···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게 사실이라면 정말로 엄청난 물건이 만들어질 거라는 게 확실합니다.”


마일스 장군은 직감적으로 파악했다. 보고서가 거짓말이 아니라면 이 야전포는 기존 방식 대포보다 최소 3배 이상 빠른 속도로 포탄을 쏴 재낄 수 있었다.


다른 말로 하면 포병 화력이 적어도 3배 이상 강해진다는 뜻. 그런고로 이렇게 엄청난 기술이 다른 나라에 절대 유출되어서는 안 됐다.


“이건 바로 기밀에 부쳐야겠군. 그나저나 이걸 만든 게 누군가?”


“총기 개발자 램지 맥도날드 씨가 주도하고 있는 맥도날드 포병 연구소의 결과물입니다. 올해 안으로는 실사격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 오겠다고 했습니다.”


“역시 그 친구로군······. 당장 경호원을 붙이던지 해야겠어. 실력 좋은 녀석들로 뽑아두게. 국세청 녀석들로 말이야······.”


이 당시 미국 국세청(IRS)은 독자적으로 무장 요원을 보유했는데, 이들의 실력은 최상위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다르게 말하면 램지 맥도날드라는 젊은 청년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했다.


“명심하게, 부관. 이 기술이 영국이나 프랑스로 유출되어서는 안 된다. 무조건 최고 보안 수준으로 보호하게.”


부관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하곤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잠시 후 마일스 소장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다리고 있던 손님이 도착한 까닭이었다.


“소장님, 손님 도착하셨습니다.”


“편히 들어오라고 하게.”


문을 열고 들어온 건 스티브 맥도날드 중령이었다. 그는 마일스 장군이 자신을 왜 불렀는지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멀뚱멀뚱 바라보았다.


이에 마일스 장군은 일단 앉으라고 손짓한 후, 여러모로 이야기할 것이 있다면서 입을 열었다.


“사실 이번 일에 자네의 공이 엄청나게 크다는 건 알아줬으면 하는군. 덕분에 미합중국이 동아시아 정세에 개입할 명분을 얻었거든.”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영국 놈들이 계속 짜증을 내는 모양이야. 자기네들은 일본하고 사이가 좋으니. 더군다나 영국으로선 조선이 러시아에 넘어가는 걸 굉장히 두려워하고 있거든. 그레이트 게임이라고들 하지.”


마일스 장군은 스티브 중령에게 국제 정세에 관한 이야기를 10여 분 정도 늘어놓은 후, 자기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의도가 뭔지 알겠냐고 물었다.


“잘은 모르겠습니다, 장군님. 저는 그저 장교에 불과합니다. 제가 장군이거나 하면 이야기가 다를지도 모르지만······.”


“장군이 되지 않을 거로 생각하진 말게. 나는 자네가 몇 년 안에 장군이 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네. 그러니 이런 이야기는 들어 두는 게 좋을 거야. 그리고 네 동생인 램지 녀석도 이런 쪽에 관심이 없진 않은 것 같더군······.”


마일스 장군의 말대로, 램지 맥도날드는 민주당에 로비 활동을 하면서 미국 정계에 조금이지만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대표적인 게 대중국 무기 수출로, 이것 덕분에 맥도날드 제너럴 암즈는 상당히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


그래서일까, 마일스 장군은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램지 맥도날드라는 젊은 청년이 미국을 반드시 바꾸어 놓을 것이라고.


“네 동생은 총기 개발자이자 무기상이야. 어쩌면 미국에서 가장 큰 무기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자동권총 시장의 절반을 그 녀석이 쥐고 있다는 건 잘 알고 있잖나.”


“하긴, 독일 제국이 제 동생이 만든 자동권총을 제식으로 채택했다는 건 꽤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그 녀석들이 절대 총기 개발 역량이 없지 않을 텐데······.”


“그래. 어쩌면 램지 그 친구는 세계를 바꾸어 놓을 사람일지도 몰라. 그래서 나는 맥도날드 집안에 베팅하기로 했네.”


마일스 장군의 강수를 들은 스티브는 반쯤 놀란 표정으로 그게 무슨 의미냐고 물었다. 이에 마일스 장군은 그저 정치적인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알다시피 그로버 클리블랜드 대통령 각하의 의견에 모두가 동의하는 건 아니야. 공화당 녀석들은 언제나 각하의 뜻에 반대되는 의견을 내놓는다고. 그리고 램지 녀석은 자기는 몰라도 클리블랜드의 총애를 받고 있어.”


“그 말은······.”


“그래. 좋든 싫든 네 동생은 정치적인 일에 엮이게 될 거라는 거지. 그리고 정치는 곧 외교로도 이어져. 왜냐면 네 동생이 무기상이기도 하니깐.”


마일스 장군은 맥도날드 집안에는 안전한 기둥이 되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티브에게 아직 결혼하지 못한 상황 아니냐고 물었다.


“그렇습니다. 조선에서 돌아온 뒤로 열심히 구애 활동을 하고는 있습니다만··· 아직 적당한 여자를 찾지는 못했습니다.”


“구태여 힘쓰지 말게, 스티브 중령. 내가 알아보겠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자네 일에 집중하게.”


“감사합니다, 장군님. 앞으로 최선을 다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자네 아내 될 사람에게 하도록 하게. 아무튼 이걸로 이야기할 건 끝났네. 이만 돌아가 봐도 되네.”


스티브 중령은 가볍게 경례한 후 마일스 장군의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스티브 중령이 떠나가는 모습을 본 마일스 장군은 조심스레 서랍장에서 시가와 종이 한 장을 꺼내 들었다.


“후우······.”


시가에서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가운데, 그는 종이에 적힌 글씨를 유심히 살폈다.


‘23살이면 꽤 적당하겠군.’


그가 유심히 살핀 사람은 윌리엄 맥파랜드 패튼이라는 사람이었는데, 그는 남부연합 대령이었던 조지 패튼 시니어의 형제되는 사람이었다.


맥파랜드 패튼은 딸부자였는데, 그의 슬하에 있는 딸만 7명에 달했다. 그중에서도 마일스 장군이 점 찍어둔 사람은 장녀였던 앨리스 패튼. 마일스 장군이 만났을 땐 고집 세고 기 강했던 처녀였다.


‘스티브 같은 친구에게 이런 여자가 어울리지 않을까 싶군. 때마침 혼기가 차서 슬슬 결혼해야 하는 나이이니 딱 적당하겠어. 무엇보다 중령 정도면 능력 있는 사람이니까 말이지······.’


마일스 장군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앨리스 패튼의 이름에 체크 표시를 했다. 그러곤 윌리엄 맥파랜드 패튼에게 전달할 쪽지를 정성스레 작성한 후, 곧장 일어나 마차에 올라탔다.


‘그나저나 가는 길에 조지 패튼 2세, 그 양반도 한번 보고 가던지 해야겠군. 그 친구 장남이 참 애가 싹싹하고 좋던데··· 이름이 뭐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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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Ep.51) - 세미 오토 +12 24.06.27 2,256 94 12쪽
50 (Ep.50) - 맥도날드의 명예 +9 24.06.26 2,408 9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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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Ep.42) - 콜라 +11 24.06.14 3,038 1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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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Ep.40) - 볼트액션 경쟁 (2) +8 24.06.12 3,098 12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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