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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조국 건스미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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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6
최근연재일 :
2024.07.0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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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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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p.57) - 샷건 웨딩

DUMMY

- 1895년 11월 10일.


시간은 흐르고 흘러 어느덧 결혼식 전날에 다다랐다. 맥도날드와 그레이 집안의 모든 가족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나와 캐시는 나란히 앉은 채 사람들의 축하를 한 몸에 받았다.


“램지 형, 부러운걸. 이렇게 예쁘신 분하고 결혼하게 되다니······!”


“허허, 프레디. 너도 나중에는 결혼하게 될 거야. 그러니 걱정하지 말라고.”


“나도 결혼해야 하는데··· 스읍······.”


스티브가 나지막이 중얼거리는 가운데, 아놀드가 자리에서 일어나 와인잔을 들어 올렸다. 그러곤 ‘램지와 캐시를 위하여!’라고 소리쳤다.


“두 사람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하여! 하나님께서 부부를 보살펴 주실지어니!”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보자, 행복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캐시의 귀여운 얼굴이 나를 반겨주었다. 물론 그 눈빛 속에는 내일 밤에 나를 잡아먹겠다는 사악한 의도가 숨겨져 있었다.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여자라니깐······.’


나와 캐시의 결혼식에는 꽤 많은 사람이 참석했다. 웨슨 집안사람들에 넬슨 A. 마일스 장군, 그리고 심지어 그로버 클리블랜드 대통령이 대신 보냈다고 하는 국세청 요원들까지.


‘아니, 도대체 국세청 직원은 결혼식에 왜 보낸 거지······?’


사실 이 결혼식의 분위기는 마냥 해맑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내가 총기 개발자인 까닭에 결혼식장 이곳저곳에서 총구가 반짝거렸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이 결혼식을 망칠 수 없다는 걸 여실히 표현하려는 듯, 국세청 요원들은 샷건을 만지작거리며 주변을 경계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건 ‘샷건 웨딩’이었다. 물론 원래 뜻하고는 조금 다르지만······.


더군다나 스미스&웨슨에서 내 결혼을 축하한다고 황금과 순은으로 장식된 리볼버 권총을 선물한 덕분에 이 결혼식에서 총은 정말로 빼놓을 수 없게 되었다. 심지어 내일 결혼식장에 미군이 찾아와서 축포를 쏜다는데, 이렇게 과해도 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걱정돼요, 램지?”


“아, 아닙니다. 그냥 좀 떨릴 뿐이에요. 내일이면 우리는 정식으로 부부가 되잖습니까.”


“뭐, 어때요. 우리 관계가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순간일 뿐인데.”


캐시는 해맑은 표정으로 평소처럼 내 입술에 가벼이 키스했다. 그래, 캐시는 애정 표현이 과할 정도로 넘치는 여자다. 덕분에 내 입술은 남아나질 않을 정도랄까······.


“그나저나 저 사람은 누구예요?”


“누구 말이에요?”


“저 사람이요. 흑갈색 카우보이모자 쓴 사람이요.”


캐시가 가리킨 방향을 바라보니 어김없이 존 브라우닝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물론 그의 표정에는 경쟁의식이나 그런 것 하나 없었다. 그는 그저 내 결혼을 축하해 주러 온 것뿐이었다. 애초에 초대장을 보내기도 했고.


이에 나는 존 브라우닝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브라우닝은 나와 악수하곤 입을 열었다.


“결혼 축하하오, 램지 맥도날드. 이제 맥도날드 씨도 가정이 생기는군.”


“감사합니다, 브라우닝 씨. 그나저나 자동권총 설계는 잘 되어 가고 있으십니까?”


브라우닝은 저번에 편지로 슬라이드식 자동권총 설계를 시작했다고 나에게 알려주었다. 정확히 무슨 설계인지는 말해주지 않았지만, 분명 뉴 캐롤라이나 자동권총을 뛰어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겠지.


“덕분에 원활히 진행되고 있소. 다시 한번 고맙다고 말씀드리지. 다만 걱정이 되는 게 있는데······.”


“무엇입니까?”


“콜트사가 내 슬라이드식 권총에 관심을 가지더이다. 어쩌면 시장에서 경쟁하게 될 수도 있는데, 정말로 괜찮은 것 맞소?”


존 브라우닝은 기술까지 내어준 나의 시장 점유율을 뺏어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하고 있는 듯했다. 이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고 말하곤, 몇 가지 말을 덧붙였다.


“오히려 브라우닝 씨가 있어서 제가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저번에 만들어 내신 해머 달린 자동권총도 저에겐 충격이었거든요. 프랑스군에 납품한 그것 말입니다.”


“그렇게 말해준다니 고맙소. 좋아, 앞으로도 라이벌로서 최선을 다해보겠네. 결혼식 이후엔 실력으로 승부하는 거요.”


“물론입니다. 한 수 물렸으니, 이제는 봐주기 없는 셈이거든요······.”


존 브라우닝은 내 말을 듣곤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했다. 그런 다음 인파 속으로 사라져서 맥주를 들이켰다.


- 다음 날.


“신랑은 하나님께 맹세코 캐시 그레이를 정식으로 아내로 맞이하는 것에 동의하십니까?”


“물론입니다.”


“신부는 하나님께 맹세코 램지 맥도날드를 자기 남편으로 맞이하는 데 동의하십니까?”


“네, 동의합니다.”


“축하합니다. 두 사람은 이제 부부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계시는 한 두 사람의 관계는 절대 끊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지역 목사의 주례가 끝나기 무섭게 쾅! 하는 포성이 들려왔다. 연방군 포병대가 발사한 축포 소리였다.


“민간인 결혼식에 축포까지 쓰다니··· 이거 엄청나군, 그래.”


“그럴 만하지 않소? 다른 사람도 아니고 램지 맥도날든데 말이오. 훈장까지 탄 사람인데 이 정도 예우는 받아도 문제없는 거지.”


머지않아 박수갈채 소리가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왔다. ‘축하한다’, ‘잘 살아라’와 같은 찬사가 뒤따르는 가운데, 아놀드가 눈물겹다는 표정으로 단상에서 내려온 내 손을 꼭 붙잡았다.


“네 어머니가 살아서 이 모습을 봤다면 정말 좋아했을 거다······.”


“아닙니다, 아버지. 제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 모두 아버지 덕분입니다. 그러니 오늘은 부디 이 축제 분위기를 즐겨주세요.”


“고맙다, 램지. 여러모로 고맙다······.”


아놀드는 붉어진 표정으로 눈물을 똑똑 흘렸다. 잘 울지 않는 그가 눈물을 보였다는 건 그 정도로 그가 감동하였다는 이야기일 터.


사실 그럴 만도 한 게, 맥도날드 집안을 일으켜 세운 사람은 사실상 나, 램지 맥도날드였다. 내가 아니었다면 이 으리으리한 저택도, 미국 전역에 널리 퍼진 명성도 없었을 것이다.


‘어찌 보면 내가 맥도날드 집안의 가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니깐. 아놀드가 이렇게 반응하는 것 정도야 이해가 된다.’


- 잠시 후.


결혼식이 얼추 막바지에 다다랐을 즈음, 나는 국세청 경호원들이 누군가를 상대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무슨 일인지 확인하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니, 한눈에 보아도 독일인으로 보이는 사람 두세 명이 선물 상자를 들고 서 있었다.


“초대받지 않은 사람은 들어갈 수 없습니다. 카이저고 뭐고 간에 여긴 미국이오.”


“에헤이, 이 사람아······. 독일 제국 황제께서 친히 선물을 보내셨다는 걸 아직도 이해 못 하는 거요? 이건 반드시 램지 맥도날드 씨에게 전달되어야 한다, 이 말입니다!”


그 사람들은 딱 보아도 독일 제국 공사관에서 나온 것으로 보였다. 나는 경호원들을 뒤로 물리고 조심스레 그들 앞에 다가가선, 무슨 선물이길래 이렇게까지 호들갑을 떠는 거냐고 물었다.


“아, 램지 맥도날드 씨군요. 결혼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이번에 결혼 선물로 카이저께서 선물을 보내왔습니다만······.”


“카이저께서 제가 결혼한다는 건 어찌 아셨답니까?”


“독일 제국의 정보력은 세계 제일입니다, 맥도날드 씨. 아무튼 그렇게 부담되는 선물은 아니니 받아주셨으면 합니다.”


“일단 선물 이리 건네시고, 들어와서 차라도 한잔하시죠. 손님인데 그냥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니깐요.”


내 말을 들은 독일 공사관 직원들은 자기들이 시간이 많이 없어 마음은 고맙지만 거절하겠다고 답한 후, 내게 선물 상자를 건네주었다.


“집에서 혼자 열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상당히 중요한 선물이라서요.”


“뭐 폭탄이라던가 그런 건 아니겠죠······?”


“폭탄보다도 더 강력한 겁니다. 적어도 독일 제국 안에서는 말이지요······.”


그들은 아리송한 답변을 뒤로하고 마차에 올라탔다. 그들이 떠나가는 가운데, 나는 결혼식장으로 돌아와 캐시에게 선물 상자를 들고 다가갔다.


“독일 제국 카이저께서 저에게 선물을 보냈다고 하는데··· 방 안에 들어가서 같이 열어보는 게 어떻겠나요?”


“우와··· 램지 씨, 인맥이 진짜 넓나 보네요? 한 나라의 군주가 선물을 보낼 정도면··· 좋아요, 램지. 그러면 어서 들어가자고요. 날도 어두워졌는데, 흐흐······.”


으음, 아무래도 뒷일이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선물을 캐시와 함께 개봉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기에, 나는 곧바로 침실로 들어간 후 선물 상자를 침대 위에 놓았다.


잠시 후 캐시가 기대된다는 표정으로 선물 상자의 리본을 풀어 헤쳤다. 그러자 금 기반에 루비로 장식된 자그마한 목걸이 한 개가 모습을 드러냈다.


“루비 목걸이······? 이거 엄청 비싼 거 아니에요?”


“카이저께서 제가 결혼한다고 아예 목걸이를 선물해 주신 것 같네요. 웨슨 씨가 선물한 금반지가 초라해 보일 정도니······.”


캐시는 해맑은 표정으로 루비 목걸이를 조심스레 집어 든 후, 자기 목에 살포시 둘렀다. 여리여리하지 않고 화려한 게 캐시에게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잠시, 나는 목걸이 밑에 종이 한 장과 편지 봉투가 놓여 있는 걸 확인했다.


“카이저께서 직접 쓰신 편지인가 봐요. 한번 읽어보세요.”


“으음··· 걱정되긴 하는데, 읽어보자고요.”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내가 독일 제국의 국방에 이바지한 정도를 고려하여 내게 ‘작위’를 수여하게 됐으니, 가능하면 빨리 독일로 넘어오라··· 잠깐, 작위?


“뒤에 있는 문서는 외국어로 되어 있네요. 아마 독일어겠지요?”


“이거 뭔가 수상하군요. 캐시, 조금만 기다려요. 잠깐 만나고 올 사람이 있어요.”


나는 곧장 그 수상한 서류를 집어 든 후 피로연이 한창 진행 중인 결혼식장으로 향했다. 그러곤 독일 출신인 산탄총 제작 담당자, 베르크만 씨를 찾았다.


“베르크만 씨, 제가 독일 제국 카이저께 선물을 받았습니다만··· 이게 도대체 뭔지 읽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뭐······? 램지 네가 카이저께 선물을 받았다고?”


베르크만은 매우 놀란 표정으로 서류를 받아들었다. 그러곤 순간 억! 하는 소리와 함께 뒤로 넘어질 뻔했다.


“도대체 뭐길래 그럽니까? 설마··· 제가 생각하는 그건 아니죠?”


“작위 증명서야. 자네가 독일 제국으로 입국하는 즉시 작위를 수여해 주겠다고 하네······. 램지, 도대체 너 독일에 뭘 해준 거냐?”


“작위요······? 잠깐, 무슨 작위입니까?”


베르크만은 돌려 말하지 않고 내게 서류를 들이민 후, 작위란에 적힌 글자를 확인해 보라고 했다. 독일어로 적혀 있었지만, 서류에는 분명히 ‘남작(Baron)’이라고 적혀 있었다.


“네가 독일로 가는 즉시 남작 작위를 수여하겠다고 하는 일종의 증서야. 정확히 말하면 카이저가 여기 보이는 서명란에 서명하기만 하면 너는 독일 제국 귀족이 되는 거라고.”


“그게 정말입니까? 아니, 도대체 무슨.”


“나도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 서류가 위조된 게 아니라면 이건 진짜라는 건데······.”


“독일 공사관 직원들이 선물한 거니 거짓말은 아닐 겁니다. 이거 아무래도 이렇게 된 이상 독일에 한 번 가긴 해야겠군요······. 내년쯤이라도 말입니다.”


작가의말

결혼식에는 샷건만한게 없지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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