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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조국 건스미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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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6
최근연재일 :
2024.07.0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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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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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p.56) - 정치의 영역

DUMMY

- 1895년 7월 27일.


조지 그레이는 내게 꽤 관심이 많은 듯했다. 그리 바쁘다는 사람이 자기 딸내미 얼굴 보겠다는 명분으로 나와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는 것 자체가 그런 의미였기에.


“먼 길 오시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여기가 맥도날드 집안이 지내고 있는 저택입니다. 물론 이제 캐시의 집이기도 하죠.”


“생각보다 크고 아름답군. 이 정도로 집이 좋을 줄은 몰랐는데······.”


“아무튼 따님은 2층에서 지금 자고 있습니다. 벌써 11시인데 아직도 잠을 자는 게 참··· 잠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괜찮네. 어차피 점심 먹을 때 보면 되니까. 일단 자네하고 이야기 나누고 싶은 게 있는데······.”


“일단 앉아서 천천히 이야기하시죠.”


조지 그레이는 소파에 몸을 뉘인 후 신문을 들어 올렸다. 그러곤 신문 한 켠에 적혀 있는 ‘쿠바 독립전쟁’ 논평 부분을 가리켰다.


“자네도 알다시피 지금 쿠바에서 반란이 일어난 지 반년이 다 되어 가네. 나는 요새 이 전쟁에 꽤 주목하고 있는데, 그 이유를 알고 있나?”


“잘 모르겠습니다. 그나저나 이런 이야기를 꺼내시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제 우리는 가족이 될 관계 아니겠나. 그러니 정치적인 이야기도 들어두는 게 좋다는 거지. 무엇보다 자네는 무기상이기도 하고.”


그 순간 나는 조지 그레이의 의도를 단박에 알아차렸다. 이 결혼은 단순히 나와 캐시의 행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 정돈 인지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본격적일 줄이야······.


“자네가 진행하는 무기 수출 사업은 국내 정치에도 영향을 많이 받지 않나?”


“물론이지요. 안 그래도 스미스&웨슨과 함께 민주당을 향한 로비 활동을 꾸준히 해오긴 했습니다.”


“사실 내가 스미스&웨슨하고 접촉하게 된 것도 그 로비 덕분이라고 이야기해 두지. 아무튼, 쿠바에서의 반란은 자네에게도 꽤 이득이 되는 이야기일 테야.”


“쿠바에 무기 수출이라도 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까?”


조지 그레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고 답했다. 동시에 연방 정부에선 쿠바에서의 반란이 성공하길 바라고 있다고도 말해주었다.


“알다시피 연방 정부는 은근슬쩍 쿠바를 먹고 싶어 하거든. 언젠간 연방군이 쿠바를 침공하게 될지도 몰라.”


“머지않아 전쟁이 벌어진다, 이 말씀입니까?”


미국-스페인 전쟁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긴 하다. 1898년쯤 벌어지는 이 전쟁으로 인해 미국은 필리핀과 쿠바, 푸에르토 리코 지역을 확보하게 되지. 그리고 지금은 바야흐로 1895년. 그 전쟁까지 3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이거 맥도날드제 무기가 미군의 손에 의해 실전을 치르게 될 일이 머지않았다는 이야기군······.’


조지 그레이는 쿠바 상황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함과 동시에, 연방 정부에서 비밀리에 추진 중인 쿠바 지원 ‘패키지’에 한번 참여해 보는 건 어떻겠냐고 물었다.


“쿠바 지원 패키지라면 쿠바에 무기를 보내겠다는 이야기로군요?”


“바로 그거야. 지금은 구식 무기인 M1873 스프링필드 계열을 주로 보내고 있긴 하다만, 이것만으로는 아무래도 부족하다는 말이 많더군. 그래서 비공식적으로 신식 화기를 일부 지원하는 계획이 바로 쿠바 지원 패키지네.”


“당연하겠지만 이건 기밀 사항이겠죠?”


“물론이지. 스페인 측에서 이를 알게 된다면 즉시 반발할 테니까. 플로리다에서 영국 국적으로 위장한 선박이 몰래 출항하게 될 거야. 그리고 나는 쿠바 지원 패키지의 관리위원 중 한 명으로서 그 선박에 맥도날드제 무기가 실렸으면 하는 입장이고.”


조지 그레이의 의도는 명확했다. 맥도날드 제너럴 암즈가 본격적으로 정치적인 영역에도 엮였으면 하는 것이었다. 다행히도 이는 내 이해관계와도 잘 맞아떨어졌다. 나에겐 정치적 파트너가 필요했으니깐.


“좋습니다. 다만 어떤 무기를 실어 보내는 게 좋겠습니까?”


“개인적으론 쿠바 독립군에게 부족한 건 화력이라고 생각하네. 이미 쿠바 지원 패키지에 구형 45구경 M1891 맥도날드 기관총 38정이 포함된 상황이긴 하니, 기관총 같은 건 따로 지원할 필요가 없겠지만······.”


“잠깐, 그러면 저에게 직접 말하지 않고 그냥 미군 명의로 무기를 주문한 다음에 보내면 되는 것 아닙니까?”


내 말을 들은 조지 그레이는 고개를 저으며 그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사실 이 모든 절차는 비밀리에 세워진 ‘유령회사’가 퇴역 물자를 인수하여 판매하는 식이다 보니 그럴 순 없다고 했다.


“최신형 군수물자는 반출이 안 되는 상황이야. 그리고 때마침 그레이 가문과 맥도날드 가문은 하나로 뭉치게 됐지. 그래서 말하게 된 거네.”


“으음, 좋습니다. 그러면 어떤 화기를 쿠바로 보내면 되겠습니까?”


“M1893 스프링필드 라이플을 보냈으면 하네. 그것만큼 성능 확실한 무기도 없다고 들어서 말이지. 괜히 제식이겠나?”


“하긴, 제가 설계한 라이플 중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녀석이긴 합니다. 때마침 M1893 스프링필드 생산라인이 비어 있을 시점인데 이거 잘됐군요.”


크리크 카빈이 미군에 기병대 제식으로 도입됨과 동시에 M1893 스프링필드 생산라인에 추가 주문이 딱히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물론 민수용 생산은 진행되고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던 상황이었기에 조지 그레이의 제안은 나에게 있어 너무나 달콤한 것이었다.


“그러면 몇 정 정도 생산하여서 보내면 되겠습니까?”


“이번 9월까지 얼마 정도 생산할 수 있나?”


“지금이 7월 말이니 9월까지면 2,000정 정도 생산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조금 무리해서 2,500정 안 되겠나?”


“가능합니다. 다만 대금은 누가 내는 겁니까?”


조지 그레이는 아까 말했던 유령회사 명의로 대금이 지불될 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식보다 가격을 5달러 더 쳐줄 거니 나로서도 꽤 이득일 거라고 덧붙였다.


“이거 아주 좋군요······. 감사합니다, 그레이 씨. 덕분에 공장이 놀 일이 없어졌군요.”


“쿠바 독립군 측에서 필요로 한다면 추가 주문도 있을 거니, 계속해서 놀 일이 없을 거네. 아무튼 부탁은 여기까지 하지.”


머지않아 조지 그레이는 품속에서 담배를 하나 꺼내들어 조심스레 불을 붙였다. 그가 잠시 쉬고 있을 사이, 2층에서 자고 있던 캐시가 부스스 일어나 1층으로 내려왔다.


“어머, 아버지 오셨어요?”


“캐시, 이제 일어났냐? 너는 시집가서도 여전히 늦잠을 자는구나.”


“어젯밤에 힘을 쓰긴 했거든요. 아무튼 점심 식사라도 내올까요?”


“그럴 필요 없다. 나는 오늘 네 얼굴만 보러 온 거니까. 잘 지내는 것 같아서 다행이로구나.”


조지 그레이는 캐시를 향해 미소 짓곤 고개를 돌려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면서 내가 아주 남자다운 것 같다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캐시가 생각보다 기가 세거든. 솔직히 내 딸을 감당할 남자가 있을지 잘 몰랐는데 말이다······.”


“허허, 어젯밤에 좀 고생하긴 했습니다.”


“그나저나 민주당에 입당하는 건 어떻나? 앞으로 정치적인 일에 자주 엮인다면 이편이 나을지도 모를 텐데······.”


입당 제안 자체는 나쁘지 않다. 민주당을 정치적 지지 기반으로 쓸 수 있으니깐. 하지만 나는 조지 그레이의 제안을 거절했다.


“입당하기 꺼려지는 이유라도 있는 건가?”


“제안은 감사합니다만, 저는 총기 설계자이자 무기상입니다. 민주당이 계속 정권을 잡으면 좋겠지만, 공화당에게 넘어갈 수도 있다는 걸 유념해 두어야죠. 공화당 정부 시기에도 저는 무기를 팔아야 하니깐요.”


“그건 그렇지. 뭐, 굳이 입당하지 않아도 크게 문제 되진 않을 거네. 내가 상원의원으로 있는 동안, 정치적인 문제로 골머리 썩이지 않게 해주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그레이 씨. 따님을 더욱 잘 모시겠습니다.”


조지 그레이는 그렇게 격식 차릴 필요 없다고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곤 바로 내일 사우스캐롤라이나에 볼일이 있어 내려가야 한다고 말하곤 캐시에게 다가갔다.


“네가 시집가는 상상은 사실 전혀 하질 못했다. 결혼식 때 보자꾸나.”


“네, 아버지. 제 걱정은 하지 마시고 건강이나 잘 챙기셔요.”


그렇게 조지 그레이가 떠나간 후, 캐시는 나를 향해 윙크했다. 그러곤 빠르게 다가와선 내 팔을 잡아당겼다.


“또······? 낮인데?”


“어서 올라가자고요, 램지.”


- 1895년 8월 10일. 백악관, 워싱턴 D.C.


“쿠바 지원 패키지는 잘 진행되고 있나?”


“예, 각하. 9월 15일에 플로리다에서 수송선이 비밀리에 출항할 예정입니다. 계획대로 9월 19일에 영국 국적 선박으로 위장한 선박 3척이 아바나에 입항하게 됩니다.”


그로버 클리블랜드 대통령은 보좌관의 말을 듣곤 근심이 조금 풀렸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패키지에 포함된 무기는 얼마나 되나?”


“M1891 구형 맥도날드 기관총 38정, M1889 자동권총 1,500정, M1873 스프링필드 계열 라이플 3,500정, 콜트제 리볼버 1,800정, 여기에 맥도날드사에서 생산 중인 M1893 스프링필드 라이플 2,500정이 추가되었습니다.”


“맥도날드라면 맥도날드 제너럴 암즈 말하는 건가?”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지금 쓰고 있는 제식 화기를 빼어다가 보낼 순 없으니, 맥도날드사에 민수용 생산으로 맡겨두었습니다.”


클리블랜드는 일을 잘 처리했다고 보좌관을 칭찬하는 한편, 탁자 위에 펼쳐진 쿠바 지도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쿠바에서 일어난 독립운동은 점차 규모가 커지고 있었기에, 클리블랜드는 기회가 나는 대로 이에 개입하려는 의지가 있었다.


하지만 아직 명분이 없었다. 지리적으로 가깝다고 한들, 쿠바는 아직은 스페인령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스페인도 미국이 몰래 쿠바 반란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 정돈 알고 있었지만, 미국이 대놓고 진행하지 않았기에 이에 뭐라고 외교적 대응을 제대로 하진 못했다.


그리고 이번에 진행되는 쿠바 지원 패키지는 관계자로 섭외된 상원의원 몇 명과 그로버 클리블랜드 자신, 육군 장군 두세 명을 제외하곤 그 누구도 모르는 사항일 정도로 비밀에 부쳐진 일이었다.


한마디로 스페인이 아무리 정보를 알아내려고 애써도 도저히 알아낼 수 없는 수준의 기밀이라는 이야기. 그렇기에 클리블랜드로선 외교적으로 스페인과 마찰 빚을 일 없이 쿠바에 대한 ‘밑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내 임기가 끝난 뒤에라도 상관없으니, 쿠바는 미국의 영역으로 들어와야 한다. 어쩌면 이건 숙명이다.”


클리블랜드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의자에 앉았다. 그런 다음 보좌관이 조금 전에 올린 보고서를 무심히 들어 올렸다.


“맥도날드 포병 연구소에서 온 소식이로군?”


“예, 각하. 주퇴복좌기라는 걸 만들어 냈다고 하는데, 한번 확인해 주셔야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으음, 읽어보지······.”


클리블랜드는 보고서를 차근차근 살피더니 순간 무언가에 매료된 표정으로 보고서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러곤 이게 정말로 실현이 가능한 거냐며 놀란 목소리로 보좌관에게 물었다.


“저도 잘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게 정말이라면 미합중국 육군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야전포를 가지게 되는 겁니다.”


“이거 참 엄청나군······. 맥도날드, 그 친구를 밀어주길 백번 천번 잘했어. 훈장을 수여한 보람이 있군 그래······.”


작가의말

하핫... F는 신경쓰지 말도록 하죠. 재수강하면 그만입니다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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