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WELCOME TO DIXIELAND!

천조국 건스미스가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공모전참가작 새글

[서평]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6
최근연재일 :
2024.07.03 18:2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233,488
추천수 :
7,071
글자수 :
304,205
유료 전환 : 5일 남음

작성
24.06.30 18:20
조회
2,255
추천
92
글자
12쪽

(Ep.54) - 그레이 가문

DUMMY

- 1895년 7월 2일.


“반갑··· 습니다?”


자신들이 내 경호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 여럿이 내 집 앞에 나타났다. 차림새를 보아하니, 그 악명 높은 국세청 요원들이었다.


‘내가 아주 중대한 탈세라도 저질렀나······?’


걱정이 앞서는 가운데, 경호원들은 육군성의 명령으로 나를 호위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적인 일에는 간섭하지 않을 테니, 주변에 아지트를 구해서 경계근무를 서겠다고 일러주었다.


“아지트를 따로 구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창고로 쓰던 별채가 있는데, 거기를 개조해 드리겠습니다. 앞으로는 거기서 지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맥도날드 씨. 그러면 앞으로 잘 지켜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갑작스러운 경호원들을 맞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잠시 외출 나갔던 아놀드가 집에 돌아왔다. 아놀드는 무장한 채로 주변을 서성이는 경호원들을 보더니 순간 딸꾹질을 시작했다.


“국세청······?”


“걱정하지 마세요, 아버지. 우리를 지켜주러 육군성에서 보낸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왜 국세청 요원들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아무튼 소식이 하나 있다, 램지. 네 결혼 관련 이야긴데, 들어가서 이야기하자꾸나.”


집 안으로 들어가자 아놀드는 주변에 누가 듣는 사람이 있나 없나 살피는 기척을 하더니, 내게 입을 열었다.


“스미스&웨슨 쪽에서 알아봐 준 사람인데, 연방 국회 상원의원이라 하더군. 이름은 조지 그레이. 델라웨어 사람인데, 혹시 들어봤나?”


“아뇨. 델라웨어하고는 인연이 없어서 말입니다. 그나저나 그러면 델라웨어 대표 상원의원인 거군요?”


“그렇지. 아무튼 그 사람한테 딸이 한 명 있는데, 이름이 캐시 그레이야. 나이는 21살이고 때마침 구혼 활동을 하고 있다는데, 사진 한번 보겠나?”


나는 고개를 끄덕인 후 아놀드가 건넨 사진을 받아서 들었다. 사진 속에는 전형적인 19세기 말 미국풍 외모를 가진 귀여운 여성이 나를 향해 미소 짓고 있었다.


“이름이 캐시라고 했지요?”


“어때. 마음에 드나? 이야기는 다 되어 있어서, 만나보고 마음만 통한다면 바로 결혼까지 진행할 수 있을 거다.”


“잠깐, 바로 말입니까?”


이거 당황스럽군. 아무리 주선해 준 결혼이라고는 해도 이렇게 빨리 진행이 될 줄이야······. 뭐, 나로선 크게 나쁠 건 없지만 긴장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러면 언제쯤 만나는 겁니까?”


“상대편에서 노스캐롤라이나로 내려온다고 하더군. 우리가 롤리까지만 가면 될 거다. 그래서 여자는 마음에 드는 게냐?”


“만나봐야 알 것 같습니다. 사진으로 모든 걸 판단할 수는 없으니 말이죠······.”


- 1895년 7월 8일. 롤리, 노스캐롤라이나.


“어서 오시지요. 월터 웨슨 씨로부터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램지 맥도날드 씨 맞으시지요?”


“예, 반갑습니다. 조지 그레이 씨 되시지요?”


조지 그레이는 그렇다고 답하면서, 조심스레 자기 딸, 캐시에게 손짓했다. 이에 캐시 그레이는 위풍당당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성큼성큼 다가와서 입을 열었다.


“오호··· 그쪽이 나하고 결혼할 사람인 건가요?”


“일단은 그렇습니다. 자세한 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아야겠지만요.”


“만나서 반가워요. 들었겠지만 전 캐시 그레이라고 해요. 나이는 21살이고요.”


캐시는 내게 손을 건네며 악수를 청했다. 고운 손에서 느껴지는 감촉이 내게 황홀하게 다가오는 것도 잠시, 조지 그레이가 내게 할 말이 있다는 듯 손짓했다.


“우선 서로 안면은 텄으니, 조금 있다가 따로 시간을 내어 주겠네. 그동안 맥도날드 집안하고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는데, 괜찮겠나?”


“갔다 오셔요, 아버지. 저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면 되니깐요.”


초면이라는 게 무색할 정도로 캐시는 살갑게 나를 대해주었다. 왠지 모르게 가슴이 떨리는 것도 잠시, 나는 조지 그레이와 커피를 사이에 두고 얼굴을 마주 댔다.


“월터 웨슨, 그 친구의 안목은 확실히 뛰어나다고 해야겠군. 제대로 인사하지. 나는 조지 그레이라고 하고, 델라웨어를 대표하는 연방 국회 상원의원이네.”


“다시 한 번 소개드리자면 램지 맥도날드입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총기 개발자로 활동하고 있고, 맥도날드 제너럴 암즈의 사장이지요.”


“자네 이름은 몇 번 들어봤네. 자네가 만든 기관총이 없었더라면 중국은 전쟁에서 크게 패했을 거라고 하더군. 게다가 맥도날드 제네럴 암즈는 사실상 국내 군납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 않나?”


조지 그레이는 여러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나를 칭찬했다. 그러면서 나같이 능력 있는 사람에게 자기 딸이 시집가게 된다는 사실에 기쁘다고 말했다.


“저 역시 캐시 같은 좋은 여자를 알게 되어 매우 감사할 따름입니다. 따님도 저를 좋게 보는 것 같고 말이지요······.”


“그건 다행이더군. 자네도 알다시피, 결혼이라는 건 가문과 가문이 결합하는 중대한 일이야. 우리 그레이 집안은 정치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맥도날드 집안은 군수시장의 1인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두 집안이 하나가 된다면 어떻게 되겠나?”


“상당히 단도직입적으로 말씀하시는군요, 그레이 씨. 속내가 보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조지 그레이는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구태여 가식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고 싶은 말이 많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자기 딸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며 이만 자리를 비켜주겠다고 했다.


“나는 자네 아버지와 이야기하고 있겠네. 방 하나를 잡아뒀으니, 거기서 캐시하고 잘해보게.”


“잠깐··· 방을 잡아뒀다고요?”


“젊은 사람이 왜 그러나, 허허. 일단 서로를 차근차근 알아가 보라는 의미이니, 너무 걱정하진 말고 캐시랑 같이 올라가게. 캐시도 명랑하게 있긴 하지만, 속으로는 긴장되는 순간일 테니깐.”


조지 그레이는 그 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시 후 조지 그레이는 아놀드와 함께 어디론가 사라졌고, 그 빈 자리에 캐시가 당돌하게 다가왔다.


“그러면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나누러 가보실까요, 램지 씨?”


- 잠시 후. 침실.


“그러니까 램지 씨는 총을 설계하는 사람이라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이것저것 많이 만들었고, 특허도 열 개 넘게 가지고 있어요. 젊은 사람치고는 경력이 많은 셈이라고는 하는데······.”


“대단하네요. 저번에 맞선 나왔던 남자들은 전부 30살이 넘었는데도 제대로 자기가 이룬 게 없었거든요. 집안이 좋아서 덕택을 본 그런 부류였죠.”


캐시는 내가 크게 마음에 든다는 듯 달콤한 표정으로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다 갑자기 내 얼굴 앞에 입술을 들이밀곤 그대로 박치기했다.


“으음, 너무 진도가 빠른 거 아닌가요?”


“그럼 천천히 갈까요, 램지 씨?”


“일단··· 그럽시다. 우리 오늘 처음 본 사이라는 걸 기억하자고요. 일단 차근차근 서로를 알아가 본 다음에······.”


캐시는 김 빠진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금세 표정을 고치곤 내가 살아온 인생을 듣고 싶다고 물었다.


‘흐음...’


나는 30년 넘게 한국계 미국인 총포상 주인으로 살아왔다. 지금은 램지 킹 맥도날드라는 젊은 남부 미국인의 몸으로 살고 있지만, 램지의 20살 이전 과거 인생을 살아보진 못했다.


그렇다고 내 전생을 말해줄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순간 머릿속이 어지러워지는 가운데, 캐시는 피식 웃으며 답하기 어려우면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아닙니다, 캐시. 자세히는 말 못 해도 말할 순 있습니다.”


“그러면 말해보셔요.”


“원래 저희 맥도날드 집안은 그리 잘 사는 편이 아니었습니다. 작은 총기 공방에 불과했지요. 제가 총기 개발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연간 수익이 수백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니까 회사 규모가 이렇게 커진 건 5년도 안 된 일이라는 거죠.”


캐시는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며, 그러면 이 모든 게 내가 직접 이루어 낸 거냐고 물었다. 나는 대답하는 대신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 대단하신 분이었군요. 자수성가한 사람이었다니, 그것도 아직 27살밖에 안 되신 분이······.”


“허허. 주변에서 그런 말 많이 듣기는 합니다. 나이에 비해 이룬 게 많다는 칭찬을 빙자한 질투에 가까운 것들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별 의미 없습니다.”


“그러면 뭐가 필요한가요?”


“저는··· 저를 감싸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아시다시피 전 총기 개발자이자, 무기 상인이죠. 다른 말로 하면 제 손에서 탄생한 총이 사람을 죽인다는 이야기잖아요.”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캐시를 뒤로하고, 나는 조심스레 가슴 한쪽에 묻어두었던 응어리를 꺼냈다. 가끔은 외면하고 있던 불편한 진실.


여태껏 내게 떨어지는 많은 돈다발에 가려지긴 했으나, 나는 약간의 죄책감 비스무리한 걸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청일전쟁을 통해서 커질 대로 커진 상태였다.


“직접적이진 않아도 저는 손에 피가 묻은 사람입니다. 정말로 결혼해도... 괜찮으시겠습니까?”


“램지 씨, 총기로 인해 업보를 받아야 한다면 방아쇠를 당긴 사람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만든 사람이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어요! 그러니··· 당신이 만든 총이 꼭 사람을 죽인다고 생각하지는 말아요.”


캐시는 어린 나이에 자수성가한 내가 한편으로는 그런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운지 내 손등 위에 손을 얹었다. 그러곤 조심스레 입을 맞췄다.


밤이 지나가고 다음 날. 조지 그레이가 방문을 두드리며 이제 일어날 시간이라고 알려주었다.


“흐흐··· 어제 좋은 시간 보냈나?”


“맹세코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아버님.”


“뭐······? 이걸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군······. 만약 자네가 네 아들이었다면 난 자네보고 멍청한 놈이라고 했을 거네.”


조지 그레이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젓자, 그 뒤에 있던 아놀드 역시 내게 정말이냐고 물었다.


“옆에 이렇게 아리따운 여자가 있는데 아무것도 안 했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나, 램지?”


“앞으로 기회는 많다고 생각해서 말이죠. 어차피 저와 캐시는 결혼할 사이니깐요.”


조지 그레이는 어찌 됐던 간에 두 사람이 행복했으면 됐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곤 결혼은 그대로 진행하면 되겠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나는 캐시와 약혼 관계가 된 것이었다.


“내 딸 잘 부탁하네, 램지 맥도날드. 혹시나 하는 말이긴 하지만, 뭔가 잘못된다면 내가 직접 자네가 만든 샷건을 들고 찾아갈 테니······.”


“직접 설계한 총에 맞아 죽는다면 정말 묘하겠군요······. 하지만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말씀드리죠. 아무튼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따님은 저와 함께하면서 아무쪼록 행복할 겁니다.”


조지 그레이는 1895년 11월 11일에 결혼 일정을 잡아 두었다고 말하는 한편, 그동안 동거할 거냐고 내게 물었다.


“동거, 말입니까?”


“자네가 원한다면 캐시를 노스캐롤라이나로 내려보낼 수 있어. 결혼하기 전까지 같이 살아보는 건 어떨지 해서 말이지.”


“저는 좋아요, 아버지. 램지 씨는 어떻게 생각해요?”


“저도 좋습니다. 그러면 방을 좀 꾸며두던지 해야겠네요, 허허.”


작가의말

히로인 등장. 살려주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조국 건스미스가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유료전환 안내 (07/10) + 골드 이벤트 +1 24.07.01 142 0 -
공지 최신 회차 개편 안내 (기존 46~50화 삭제) +4 24.06.24 499 0 -
공지 맥도날드 조병창 후원자 목록 24.05.20 223 0 -
공지 매일 18시 20분에 업로드됩니다 24.05.08 6,841 0 -
57 (Ep.57) - 샷건 웨딩 NEW +12 20시간 전 1,385 74 12쪽
56 (Ep.56) - 정치의 영역 +10 24.07.02 1,861 89 12쪽
55 (Ep.55) - 무시할 수 없는 것 +10 24.07.01 2,117 89 12쪽
» (Ep.54) - 그레이 가문 +7 24.06.30 2,256 92 12쪽
53 (Ep.53) - 속사포 +15 24.06.29 2,364 103 11쪽
52 (Ep.52) - 대포 연구 +10 24.06.28 2,384 93 11쪽
51 (Ep.51) - 세미 오토 +12 24.06.27 2,458 98 12쪽
50 (Ep.50) - 맥도날드의 명예 +9 24.06.26 2,596 100 12쪽
49 (Ep.49) - 막을 내리다 +7 24.06.25 2,723 105 12쪽
48 (Ep.48) - 청일전쟁 (3) +8 24.06.24 2,644 89 12쪽
47 (Ep.47) - 청일전쟁 (2) +5 24.06.24 2,361 74 11쪽
46 (Ep.46) - 청일전쟁 (1) +7 24.06.24 2,429 75 12쪽
45 (Ep.45) - 개량과 개발 +9 24.06.17 3,249 123 12쪽
44 (Ep.44) - 러브콜 +9 24.06.16 3,132 109 12쪽
43 (Ep.43) - 수탉 +9 24.06.15 3,156 111 12쪽
42 (Ep.42) - 콜라 +11 24.06.14 3,171 112 11쪽
41 (EP.41) - 볼트액션 경쟁 (3) +13 24.06.13 3,240 123 12쪽
40 (Ep.40) - 볼트액션 경쟁 (2) +8 24.06.12 3,223 129 12쪽
39 (Ep.39) - 볼트액션 경쟁 (1) +7 24.06.11 3,312 120 12쪽
38 (Ep.38) - 샷건 개량형 +8 24.06.10 3,370 113 12쪽
37 (Ep.37) - FN +4 24.06.09 3,506 119 11쪽
36 (Ep.36) - 민수용 시장 +10 24.06.08 3,601 121 11쪽
35 (Ep.35) - 체계화 (중복 수정) +18 24.06.07 3,738 123 12쪽
34 (Ep.34) - 게르만의 요구 +8 24.06.06 3,838 122 11쪽
33 (Ep.33) - 소음기 +8 24.06.05 3,746 124 12쪽
32 (Ep.32) - 두 번째 최초 +10 24.06.04 3,900 13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