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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 님의 서재입니다.

스토리 오브 아일랜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라이트노벨

depriver
그림/삽화
강정
작품등록일 :
2021.05.05 09:11
최근연재일 :
2021.05.26 09:58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1,297
추천수 :
0
글자수 :
113,002

작성
21.05.15 10:37
조회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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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드러나는 진실-3

DUMMY

나는 퇸티스를 소집했다.

미카엘을 필두로 다섯 명이 모였다.


미카엘이 서티스 중 한 사람을 데려왔다.

그는 포보스라는 이름의 고래잡이였다.

그는 사람들로부터 차기 작살잡이로 기대를 받고 있었다.


미카엘이 말했다.

“쓰론. 포보스도 우리랑 함께하기로 했어.


내가 물었다.

“고래잡이 포보스. 미카엘에게 설명은 들었겠지? 진장과 대표들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포보스가 자신의 근육투성이 어깨를 움찔거리며 말했다.

“독수리 쓰론. 난 그 작자들이 하는 짓은 진작부터 구리지 않은 일이 없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이번에 미카엘의 말을 듣고도 전혀 놀라지 않았지.”


포보스가 우리를 돌아보며 말했다.

“다만 너희에게 미안할 뿐이야. 사실······ 나는 너희보다 우리 서티스가 먼저 일어설 줄 알았거든.”


미카엘이 말했다.

“고래잡이 포보스. 아니, 곧 작살잡이가 될 테니 조금 일찍 불러도 되지 않을까요? 작살잡이 포보스라고?”


포보스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미카엘이 말했다.

“누가 먼저 일어섰건 이젠 한 몸이에요. 그러니 부디 당신의 힘을 보태줘요.”


포보스가 주먹으로 자신의 손바닥을 쳤다.

빡, 소리를 내는 것으로 그는 대답을 대신했다.


내가 말했다.

“작살잡이 포보스. 듣고 보니 당신도 우리랑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혹시 동료 중에 당신 같은 사람이 몇이나 돼?”


포보스가 말했다.

“독수리 쓰론. 사람은 원래 자기 기준으로 상대를 보는 거야. 나도 내 기준으로 사람을 볼 수밖에 없어. 그래서 하는 말인데 내 보기에 서티스 중 거의 절반 이상이 나처럼 생각하는 것 같아.”


내가 말했다.

“꽤 많은 숫자군. 물론 당신은 그게 확실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고 또, 당신이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우리가 실수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지.”


포보스가 머리를 주억거렸다.


미카엘이 말했다.

“작살잡이 포보스. 그럼 당신이 확신하는 사람은 몇이나 되죠?”

“일곱이야. 그들은 내가 보증해.”


내가 포보스에게 물었다.

“그들하고도 이런 대화해봤어?”

“우리는 종종 만나 대화를 하지. 조이피아의 미래에 대해. 그들 생각은 나와 일치해.”


내가 말했다.

“작살잡이 포보스. 미카엘에게서 설명을 들었겠지? 우리는 최대한 빨리 무인도로 떠나야 해. 그러려면 동료가 필요해. 그 일곱이 우리랑 함께할까?”


포보스가 말했다.

“오늘 밤 모임이 있어. 그때 내가 말하겠어. 미카엘이나 쓰론, 둘 중 한 사람이 와 주면 좋겠지. 내 장담하지만, 그들은 가.”


미카엘이 물었다.

“그들은 누구누구죠? 어떤 직무를 하고 있죠?”

“고래잡이 둘, 벌목장이 둘, 물고기잡이 하나, 채석장이 둘.”


내가 물었다.

“먼바다에 나가봤을까?”

“나가봤겠지. 하지만 최근에 나가봤는지는······ 모르겠어.”



수색대를 제외한 조이피아의 모든 사람은 열다섯 살에 직무를 부여받았다.

직무를 부여받기까지는 장장 5년에 걸친 직무 시험을 거쳐야 했는데 아이들은 성별을 불문하고 열 살이 되면 시험에 의무적으로 참여했다.


아이들은 5년 동안 섬의 모든 직무를 경험하며 자신이 어떤 일에 적합한지, 어떤 능력이 있고 무엇에 취약한지 경험했다.

그 기간 직무 조장들은 아이들의 직무 수행을 지켜본 후 대표들과 상의해 아이들에게 평생 직무를 부여하는 것이다.


포보스가 ‘나가봤겠지’라고 한 말은 그 점을 언급한 것이었다.


내가 말했다.

“넷은 힘들겠는데. 먼바다에 나가면 버티지 못할 거야.”


포보스가 말했다.

“이봐. 독수리. 안 된 말이지만, 그들을 막을 수는 없을 거야. 생각해봐.”


그가 코끝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누군가 그들에게 섬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려줬어. 그걸 막기 위해 무인도로 떠나기로 했다고 그들에게 말했어. 그런데 그 배는 멀미하는 사람들을 태우지 않는대.”


그가 우리 얼굴을 하나씩 돌아보며 말했다.

“그들이 그걸 수긍할 것 같아?”


나는 곧 나의 독선을 인정했다.

“작살잡이 포보스!”


내 독수리 문신에 손을 얹고 나는 말했다.

“당신 말이 맞아. 그들을 데려가자. 오늘 밤 그들을 만나 설명하겠어.”


포보스의 두 눈이 고래의 그것처럼 반짝했다.

서티스 모임에는 미카엘과 다른 두 명이 참석해 설명하기로 했다.


나는 준비물을 챙기기 위해 리지를 만나야 했다.

"고래잡이 선착장으로 와."


고래잡이 선착장은 고래바위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나왔다.


여자는 벌써 나와 있었다.

얼굴이 아직도 퉁퉁 부어 있었다.


“사람은 모았니?”

“모두 열세 명이야.”


여자 얼굴이 어두웠다.

사람 수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내가 말했다.

“지금은 빨리 떠나는 게 급선무야. 애덤이 살아 있으면 얼른 데려와야 해.”


“그건 알아. 나는 대장 때문에 그래······. 그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무서운 사람이야······.”


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말했다.

“그건 그렇고 내일 새벽에 우린 떠날 작정이야.”

“그래······. 조류를 타야겠지······.”


여자 얼굴이 시름으로 무너져 내릴 것 같았다.


여자가 말했다.

“독수리 쓰론······. 애덤은 너를 친부모보다 더 따르고 좋아했어. 너도 잘 알지······?”

“······.”

“제발 그 사실을 잊지 말아다오······.”


나는 리지의 손을 밀쳐내며 말했다.

“내일 새벽에 떠나려면 빨리 짐을 마련해야 해. 어떻게 할 생각이야?”


여자가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식량과 무기를 여기 갖다 놓겠다. 그밖에 뭐가 필요하니?”


나는 물에서 입는 옷, 그물, 상처를 치료하는 약초, 비를 피하는 거적 등 몇 가지 물품을 더 요구했다.

아울러 식량은 최대한 많이 가져오라고 다시 한번 일러뒀다.



*



퇸티스 동굴에 모인 사람은 모두 열셋이었다.

나를 포함한 퇸트스 여섯, 포보스를 포함한 서티스 일곱이었다.

포보스가 말한 여덟 중 둘이 참여를 거부해 수가 준 것이다.


우리가 인사를 주고받는 사이 미카엘이 슬그머니 사라지는가 싶더니 동굴 밖에서 두 사람을 데리고 나타났다.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미카엘이 말했다.

“쓰론. 내가 포티스 둘을 데려왔어. 이들은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야.”


나는 두 명의 포티스에게 인사를 건넨 후 조용히 미카엘을 동굴 안쪽으로 데려갔다.

그런 우리를 포티스 둘이 의심스러운 눈길로 바라봤다.


내가 말했다.

“미카엘. 할 말이 있어.”


미카엘이 내게서 한발 물러서더니 화 난 눈초리로 바라봤다.


그가 말했다.

“쓰론. 설마 나보고 섬에 남으라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지?”

“······.”


내가 말했다.

“미카엘. 나도 고민했어. 생각해봐. 지금 여기 모인 사람들마저 떠나고 나면 섬엔 아무도 없어. 진장과 대표들이 조이피아를 망치고 말 거야.”


미카엘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쓰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사람처럼 말하는구나!”

“너만큼 나도 조이피아가 잘 되길 바라니까.”


미카엘이 입술을 깨물었다.

내 생각이 틀리지 않다는 걸 그도 잘 알고 있었다.


미카엘이 포티스를 한쪽으로 불러냈다.

그들에게 계획이 바뀌었음을 설명하려는 것이었다.


그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진 듯했다.

나는 가만히 그들을 지켜봤다.


얼마 안 가 포티스의 언성이 낮아졌다.

이윽고 미카엘이 그들과 함께 모닥불로 돌아왔다.


미카엘이 말했다.

“쓰론. 그들도······.”


“잠깐. 내가 말하겠다.”


미카엘의 말을 끊은 것은 포티스 트루타였다.


“독수리 쓰론. 너의 말은 잘 알아들었다. 오늘 우리가 배를 탈 수 없게 된 건 유감이다. 그러나 네 뜻을 따르겠다. 왜냐하면 너와 퇸티스의 계획이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미카엘이 섬에 남는다니 우리는 그와 상의하겠다.”


내가 말했다.

“물고기잡이 트루타. 고마워. 부디 이곳에 남아 섬을 지켜줘. 그리고 부탁인데.”

“뭐냐.”

“비밀이 새 나가지 않도록 조심해줘.”


트루타가 가만히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했다.

“그래. 주의하겠다.”


구조대 편성이 끝났다.

모두 고래잡이 선착장으로 향했다.

포티스가 짐 싣는 걸 도와주겠다며 우리를 따라나섰다.



선착장에는 두 척의 배가 준비돼 있었다.

고래잡이배는 고기잡이배와 모양이 달랐다.

선체 앞부분이 물살을 가르기 쉬운, 날카롭고 툭 튀어나온 형상이었다.

배 중앙부는 고래와 싸울 때 발생하는 불규칙한 파도를 견디고 빠르게 선회하기 위해 낮고 편평했다.


그러나 뭐니해도 고래잡이배의 가장 큰 특징은 튼튼한 선체였다.

조이산의 중턱에 자란 삼나무를 목재로 써 선체가 단단했다.

다만, 여러 조건을 충족시키려다 보니 배는 다소 기형적인 형태를 띠고 있었다.


우리가 배를 점검하는 사이 리지가 수레를 끌고 왔다.

두 마리 짐돼지가 끄는 수레에는 짐이 한가득 실려 있었다.

대부분 식량이었다.

이 정도 양이면 구조대가 한 달은 버틸 것 같았다.

우리가 섬을 떠나면 식량 창고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질 것이었다.


배의 고물과 이물에 등잔이 걸리고 우리는 짐을 선적하기 시작했다.

포티스도 우리를 도왔다.


선적 작업이 끝나고 작별의 시간이 왔다.

트루타가 동료와 선착장 밖으로 걸어 나갔다.

배를 타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하려는 의도였다.


구조대 모두와 작별한 후 미카엘이 내게 다가왔다.

그가 내 어깨에 한 손을 얹고 말했다.


“쓰론. 약속해줘.”

“뭐야.”


“무슨 일이 있어도 돌아와야 해.”

“약속할게.”


우리는 서로의 팔목을 잡고 눈빛을 주고받았다.


이제 배에 오를 시간이었다.

한 척당 여섯 명이 승선했다.


우리는 손을 들어 선장을 뽑았다.

한 척은 포보스가, 또 한 척은 물고기잡이 림부스가 선출됐다.


우리는 포보스의 배를 대장선으로 정했다.

나는 뒤쪽 배에 올랐다.


돛은 활대에 둘둘 말려 배 바닥에 누워 있었다.

섬에서 멀어진 후 돛을 올릴 계획이었다.


포보스가 명령했다.

“밧줄을 풀어라.”


그는 제법 선장다운 기상이 엿보였다.


미카엘이 선착장에 묶은 배의 밧줄을 풀었다.

선원들이 노로 선착장을 밀었다.


그때 누군가 선착장으로 달려왔다.

의사였다.

배는 이미 선착장을 떠나고 있었다.

의사 손에 보자기가 들려 있었다.


“쓰론. 받아라.”


의사가 내게 보자기를 던졌다.

보자기가 배 바닥에 떨어졌다.


내가 물었다.

“이게 뭐야?”

“약초다. 이름을 붙여놨으니 필요에 따라 써라.”


나는 손을 들어 의사에게 흔들었다.

작별도 없이 떠나는 게 마음에 걸렸는데 그가 와줘서 다행이었다.


의사가 말했다.

“꼭 돌아와라.”


나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선원들도 선착장에 남은 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들의 모습은 빠르게 어둠과 하나가 되어갔다.

머지않아 우리 눈에는 선착장의 횃불만 보였다.



포보스와 림부스가 명령했다.


“노 들어.”

“노 담가.”

“노 전진.”


선원들이 노를 저었다.

나도 뱃전에 앉아 노를 잡았다.

흔들리는 시야에 선착장의 횃불이 멀어져갔다.


앞쪽에서 물소리가 들려왔다.

배가 조류에 다가가고 있었다.


선장이 명령했다.

“노 들어.”


모두 노를 들었다.

선장들은 뱃전에 앉아 발로 키를 조종했다.

물소리가 점점 거세졌다.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물소리는 언제나 긴장을 유발했다.


선장이 명령했다.

“왼쪽 노 내려.”


좌측의 노가 뱃전에 올려졌다.

포보스가 주의 깊게 바다를 살폈다.

그는 조류를 탈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류가 배의 우측을 때렸다.

배가 한바탕 크게 흔들리며 왼쪽으로 돌았다.


포보스가 명령했다.

“왼쪽 노 담가!”

"왼쪽 노 전진!"


좌측 선원들이 노를 저었다.

배가 여전히 왼쪽으로 돌았다.

선원들 몇이 동요했다.


선장이 소리쳤다.

“이 자식! 앉아! 자리를 지켜!”


선장이 된 이상 그는 누구에게나 욕을 할 수 있었다.


배가 정면을 향했다.

배가 미끄러지는 게 느껴졌다.

바닷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선장이 명령했다.

“오른쪽 노 담가.”

"노 전진.”


모든 선원이 배를 저었다.

배가 속도를 냈다.


선장이 명령했다.

"돛대 세워."


선원들이 배 바닥에 누워 있던 돛대를 세웠다.

돛대 밑부분을 돛대자리에 끼웠다.


선장이 명령했다.

“활대 올려.”


두 명의 선원이 몸을 일으켰다.

하나는 삭구를 당기고 하나는 다른 삭구를 잡아 균형을 맞췄다.

활대가 돛대의 위쪽에 멈췄다.


"활대 묶어."

"돛 펼쳐."


선원들이 삭구를 당겼다.

활대에 묶여 있던 돛이 펼쳐졌다.

돛이 터질 듯 부풀었다.


“돛 묶어.”

선원들이 삭구를 지정된 곳에 묶었다.


배가 쏜살같이 바다 위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몸이 뒤로 젖혀졌다.

무언가 뒤에서 배를 떠미는 것 같았다.


모두 탄성을 질렀다.

즐거운 탄성이었다.


그제야 우리는 뒤를 돌아봤다.

어두운 바다 위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멀어져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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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드러나는 진실-4 21.05.17 37 0 11쪽
» 드러나는 진실-3 21.05.15 44 0 13쪽
16 드러나는 진실-2 21.05.13 44 0 12쪽
15 드러나는 진실-1 21.05.12 36 0 11쪽
14 더러운 음모-6 21.05.12 42 0 11쪽
13 더러운 음모-5 21.05.12 78 0 12쪽
12 더러운 음모-4 21.05.12 57 0 11쪽
11 더러운 음모-3 21.05.11 48 0 11쪽
10 더러운 음모-2 21.05.11 39 0 10쪽
9 더러운 음모-1 21.05.10 47 0 13쪽
8 외부의 피 - 6 21.05.10 50 0 14쪽
7 외부의 피 - 5 21.05.10 54 0 12쪽
6 외부의 피 - 4 +2 21.05.09 57 0 12쪽
5 외부의 피 - 3 21.05.08 53 0 12쪽
4 외부의 피 - 2 21.05.07 85 0 11쪽
3 외부의 피 - 1 21.05.07 6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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