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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 님의 서재입니다.

스토리 오브 아일랜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라이트노벨

depriver
그림/삽화
강정
작품등록일 :
2021.05.05 09:11
최근연재일 :
2021.05.26 09:58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1,314
추천수 :
0
글자수 :
113,002

작성
21.05.12 15:32
조회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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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더러운 음모-6

DUMMY

나는 은신처로 갔다.

숨겨놓은 식량과 의복, 무기를 산 아래로 옮겨야 했다.


다음 날, 나는 동료들을 만나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작전 개시일을 논의했다.

카일은 언제든지 떠날 준비가 돼 있었다.


무인도 조사단은 빨리 떠날수록 좋았다.

무인도가 어떤 곳인지 알아야 다음 계획을 조기에 세울 수 있었다.

또한, 진장의 세력과 부딪혔을 때 조사단을 싸움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었다.


나는 카일에게 말했다.

“애덤이 식량을 구해주기로 했어. 가서 식량을 받아와.”


카일은 물고기잡이 배를 한 척 준비해 놓고 있었다.


카일이 말했다.

“식량을 지금 받으러 갈게. 그럼 내일 아침 일찍 떠날 수 있을 거야. 무인도까지는 꼬박 이틀이 소요된다고 들었어. 섬을 돌아보고 오는데 팔구일이면 충분할 거야.”


나는 카일에게 손을 내밀었다.

"나를 못 보더라도 그냥 떠나."


나는 수색대의 유일한 동료에게 말했다.

“카일. 위험한 상황이 닥치면 바로 돌아와야 해. 우리는 그 섬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카일이 씩 웃으며 말했다.

“내가 없으면 형은 아무것도 못 하잖아. 형을 위해서라도 빨리 돌아올게.”


카일과 헤어진 후 나는 아론과 마주 앉았다.


나는 아론에게 레지나가 망루로 옮겨진 것을 알려줬다.

“일이 더 어렵게 됐어.”


아론이 말했다.

“유인책을 써야 해. 망루 근처에 불을 질러. 사람들이 불을 끄느라 정신이 없을 때 망루에 잠입하는 거야.”


아론의 아이디어는 그럴듯했다.

하지만 그 작전은 내가 한 번 써먹을 뿐 아니라 경비들도 쉬 눈치챌 것이었다.


아론이 말했다.

“쓰론, 네 작전은 뭐냐.”

“레지나가 망루에 잡혀 있다고 소문을 내는 거야. 그러면 사람들이 망루로 몰려오겠지.”


“그래서?”

“사람들은 소녀를 풀어달라고 아우성을 칠 거야. 두고 봐. 망루 주변은 아수라장이 될걸?”


“그 틈에 우린 망루로 들어가고?”

“그래. 경비들이 정신없을 거야. 우리가 상대할 적들이 줄어드는 거지.”


작전 윤곽이 잡히자 우리는 무기를 점검했다.

우리에겐 퇸티스 인원수 만큼의 활과 화살, 창, 칼 등이 있었다.


은제 칼과 갑옷은 나에게만 있었다.

그 말은, 내가 최전방에서 동료들의 방패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작전 개시일은 이틀 후로 잡았다.

그러러면 내일 저녁부터 마을에 소문을 퍼뜨려야 했다.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다음날 오후에는 소문이 마을 전체에 퍼질 것이고 그다음 날, 소문은 다른 네 개 마을까지 퍼져나갈 것이었다.

이틀 후 저녁 식사가 끝날 무렵, 망루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할 것이었다.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건 레지나였다.

그때까지 레지나가 무사할지, 그때까지 잘 견뎌줄지 걱정이었다.



아론과 헤어진 후 나는 숲으로 들어갔다.

나뭇가지에 올라가 몸을 뉘었다.

밤까지 숨어 있다 다음 일을 처리할 생각이었다.


요 며칠 안 씻었더니 몸에서 냄새가 났다.

마침 시간 여유도 있고 여러가지 생각도 할겸 몸을 씻기로 했다.


나는 나무에서 내려와 숲속 연못으로 갔다.

조이산 꼭대기에 달이 떴다.

보름달이 가까웠다.


나는 옷을 입은 채 연못으로 들어갔다.

정신이 번쩍 들만큼 물이 차가웠다.


나는 물에 몸을 담그고 누웠다.

딱딱, 이빨이 부딪쳤다.

수초로 몸을 문지르자 조금씩 열이 났다.


무언가 등을 간지럽혔다.

손을 뻗자 작고 납작하고 말랑말랑한 것이 잡혔다.

래디오였다.

이상한 일이었다.


나는 손으로 귓불을 만져봤다.

래디오가 만져졌다.


'내가 래디오를 두 개나 가지고 있었나?'


아니었다.


더럭 의심이 일었다.

이 래디오는 내 몸에 붙어 있다 피부가 수축하면서 떨어진 것이었다.


누군가 내게 래디오를 붙여놓은 것이다.


애덤일까?

애덤이 왜?


진장일까?

나는 최근 진장을 만나지 않았다.


누가 내게 래디오를 붙였건, 그는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알고 있을 것이었다.


나는 연못을 나와 숲길을 달렸다.

작전을 중지해야 했다.


누구에게 먼저 알릴까.

카일에게 먼저 알려야 했다.


숲을 막 벗어났을 때였다.


쿵!


어디선가 굉음이 들려왔다.

높은 곳에서 바위가 떨어지는 소리 같았다.


야산 너머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야산 너머는 마을이었다.


나는 지름길로 야산을 가로질렀다.

그 사이 또 한 번 굉음이 들려왔다.


야산을 넘으니 마을에서 불길이 치솟는 게 보였다.

불길은 두 개였다.


그때 또 굉음이 들려오고 마을에 제3의 불길이 치솟았다.

나는 곧장 마을 관문으로 달렸다.


그사이 굉음은 계속 들려왔다.

굉음이 들려올 때마다 마을에 불길이 치솟았다.


관문을 지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재물 창고로 향했다.

애덤에게 래디오 일을 물어볼 참이었다.


그때 고막을 찌르는 듯한 굉음과 함께 진장의 집 뒤에서 화염이 일었다.

나무 한 그루가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나무가 큰 소리를 내며 옆으로 넘어졌다.


우지끈, 우지끈······.


사람들이 소리쳤다.

“나무가 쓰러진다!”


나무가 진장의 집을 덮쳤다.

집은 거목에 깔려 자라처럼 납작해졌다.

사람들이 겁에 질려 숭어 떼처럼 이리저리 몰려다녔다.


놀라기는 나도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 저렇게 크고 무서운 화염은 처음이었다.

하늘의 벼락을 제외하고는 저렇게 큰 나무를 한 번에 넘어뜨릴 수는 없었다.


나는 창고 문을 두드렸다.

“애덤! 애덤!”


창고 안에 불이 켜 있지 않았다.

나는 창고를 떠나 망루로 향했다.


굉음과 화염은 계속 터졌다.

사방에서 사람들의 고함과 비명이 들려왔다.


망루 앞이 사람들로 붐볐다.

진장이 경비들을 죄다 긁어모아 이곳에 투입한 것 같았다.


나는 근처 나무로 올라갔다.

나뭇가지 위에 서서 망루를 살펴봤다.

망루 꼭대기에 불이 켜져 있었다.

밖을 내다보는 사람은 없었다.


진장과 대표들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마을을 이 지경으로 만든 원인을 찾고 있을 것이었다.


그때 멀리서 누군가 망루를 향해 다가왔다.

마을 사람 모두 우왕좌왕하는 와중에 그만 홀로 침착해 보였다.

키가 크고 빼빼 마른 사람이었다.

애덤이었다.


애덤의 손에는 흰 막대기 같은 것이 들려 있었다.

막대기의 끝이 앞을 향해 있었다.

창을 들고 진군하는 경비의 모습 같았다.

나는 녀석이 끝내 머리가 돌아버린 건가, 걱정됐다.


푸슛!


코웃음 치는 듯한 작은 소리와 함께 애덤의 막대기 끝부분에서 작은 불꽃이 일었다.

동시에 망루 주변에 굉음과 함께 큰 화염이 일었다.

경비들이 화염을 피해 도망쳤다.


경비 하나가 애덤에게 소리쳤다.

"애덤. 돌아가. 위험해."


그는 화염을 만든 주인공이 애덤인 것을 몰랐다.


푸슛!


굉음과 함께 경비의 좌측에 화염이 일었다.

경비가 도망쳤다.


다른 경비들이 애덤에게 활을 겨냥했다.

"애덤, 멈춰. 쏜다!"


푸슛!


경비들 뒤쪽에 화염이 일었다.

몇몇 경비가 거꾸러졌다.

가만 보니 그들의 팔다리가 하나씩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의 사지가 없어진 것도 모르는 것 같았다.


쓰러진 동료를 보고 경비들이 뒤로 물러섰다.

그들은 귀신이라도 본 표정이었다.


푸슛! 푸슛!

두 번의 소리와 함께 또다시 화염이 일었다.

경비들이 무기를 내던지고 도망쳤다.


애덤이 망루 안으로 들어갔다.

망루의 계단을 따라 흰 불꽃이 일었다.


푸슛!

푸슛!

푸슛!


하얀색의 가늘고 긴 선들이 망루의 벽을 뚫고 나왔다.

그것들은 금세 밤하늘로 사라졌지만, 벽에 뚫린 구멍에선 불길이 타올랐다.


나는 나무에서 내려와 쓰러진 경비들에게 달려갔다.

그들은 아직도 영문을 몰랐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자신처럼 바닥을 뒹구는 동료들을 지켜볼 뿐이었다.


다리를 잃은 경비가 두려운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독수리 쓰론. 내가 무슨 일을 당한 건가?”


그는 다리를 잃고도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나는 그들 몸에 난 상처를 살펴봤다.

사지가 절단된 곳 피부가 불로 지져놓은 듯 눌어 붙어 있었다.

그래서 피를 흘리지 않는 것이었다.


망루에서 누군가 걸어 나왔다.

애덤과 레지나였다.


내가 소리쳤다.

“애덤!”


애덤이 내게 막대기를 향했다.

막대기는 흰색이었고 겉이 매끈해 보였다.

막대기 앞쪽에 구멍이 나 있었다.

그 구멍에서 수증기 같은 것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애덤이 말했다.

“쓰론 형······. 형은 나를 속였어······.”


내가 말했다.

“무슨 소리야, 애덤.”


애덤이 나를 가증스러운 얼굴로 쳐다봤다.

나는 내 몸에 래디오를 붙인 것이 애덤임을 직감했다.


애덤이 제 귓불에서 래디오를 떼어냈다.

애덤이 래디오에 무언가를 했다.

래디오에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소녀를 혼인시켜야 하는데 누구랑 하지>

카일의 목소리였다.


<여러분은 너무 앞서가고 있어.>

내 목소리였다.


미카엘이 말했다.

<당연히 쓰론이지. 쓰론과 혼인시키면 돼.>


<그건 안 될 일이야. 소녀는 물건이 아니야.>

내 목소리였다.


아아······.

래디오는 퇸티스 동굴에서 있었던 대화 내용을 들려주고 있었다.


나는 애덤에게 말했다.

“애덤. 이게 아니야. 넌 오해하고 있어.”


애덤이 내게 막대기의 끝을 향했다.

애덤의 얼굴은 슬픔과 분노, 절망에 잠겨 있었다.


“쓰론 형. 더 들어봐······.”


<무슨 소리야. 쓰론. 그럼 넌 조이피아가 파멸하도록 내버려 두겠다는 말이야?>

아론의 목소리였다.


내가 말했다.

<좋아. 여러분 의견이 그렇다면 나는 그렇게 알고 있겠어. 그러나 아직 받아들일 수는 없어. 이 일은 모든 일이 끝난 후에 결정하도록 하자.>


애덤이 래디오를 제 귓불에 붙였다.


내가 말했다.

“애덤. 난 어쩔 수 없어서 그렇게 말한 거야. 동료들 도움을 구하려면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어.”


애덤은 귀를 닫고 있었다.


나는 레지나에게 말했다.

“레지나. 애덤에게 말해줘. 레지나는 내 말을 알아들었잖아.”


그러나 레지나는 말이 없었다.

가만히 나를 쳐다보기만 했다.


그때 망루 뒤쪽에서 사람들 소리가 들려왔다.

“저기다! 독수리 쓰론이 소녀를 데려간다. 잡아라!”


애덤이 사람들에게 막대기를 향했다.

애덤이 막대기의 어딘가를 손으로 눌렀다.


푸슛!

푸슛!


사람들의 앞쪽에 화염이 일었다.

사람들이 물러났다.


레지나가 애덤을 제지했다.

“애덤. 그만. 제발.”


애덤이 레지나의 손을 잡고 뛰기 시작했다.


나는 애덤을 따라갔다.

“애덤!”


애덤이 내게 막대기를 향했다.

“쓰론 형. 따라오지 마. 형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나는 제자리에 멈춰 섰다.

레지나가 돌아보며 내게 입술로 말했다.

‘follw me' 라고 하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계속 몰려들었다.

그들은 앞쪽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고 있었다.

그들에겐 이런 소리만 들려올 것이었다.


“독수리 문신이 소녀를 데려갔다. 독수리 문신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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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드러나는 진실-2 21.05.13 45 0 12쪽
15 드러나는 진실-1 21.05.12 3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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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더러운 음모-5 21.05.12 7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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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더러운 음모-3 21.05.11 49 0 11쪽
10 더러운 음모-2 21.05.11 40 0 10쪽
9 더러운 음모-1 21.05.10 4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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