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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즈 님의 서재입니다.

괴물인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김채즈
작품등록일 :
2020.12.10 14:32
최근연재일 :
2021.04.30 16:40
연재수 :
95 회
조회수 :
17,443
추천수 :
231
글자수 :
543,239

작성
21.01.12 16:54
조회
167
추천
3
글자
12쪽

22. 몽둥이는 자고로 양손 무기지!

DUMMY

리안은 흥분에 사로잡혔다.


“얼마 정도 하는데?”


리안의 질문에 액괴가 그를 어이없는 눈으로 쳐다보았다.

물론, 리안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난 지금까지 괴물 서식지에서만 살았는데.”

“아, 그렇구나.”


리안은 민망하여 얼굴이 살짝 상기되었다.

조금만 생각했다면 바로 알 수 있는 건데 너무 생각 없이 말을 했다.

그렇다고 이렇게 포기할 리안이 아니었다.


“그럼, 좀 더 싸게 구하는 방법이 있을까?”

“당연히 있지.”


그의 대답을 들으니 리안의 몸이 달아올랐다.


“어떤 방법이 있는데?”

“근데, 무라늄이 왜 필요한 거야? 훈련 도구라도 만들게? 그거 괜찮은 생각이네. 무라늄으로 환이라던가 모래주머니 같은 거를 만들어봐. 그럼 훈련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될걸? 내가 모래주머니 만드는 법은 알려줄게. 일단, 알카미어라고···.”


‘어? 괜찮은데?’


액괴의 추천은 더 이상 그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무라늄으로 만든 환을 손과 발에 차고 그 위에 무라늄으로 만든 모래주머니로 덮고 양손에 무라늄으로 만든 몽둥이를 들고 훈련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그 모습이 참으로···.

예술이었다.


당장이라도 무라늄을 얻기 위해 뭐든지 할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래서 어떤 방법이 있는데?”


그때 액괴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덩어리 중 일부를 길게 늘여 두꺼운 입술을 만든 뒤 그 위에 올렸다.


“쉿, 여기서 할 말은 아닌 거 같으니까. 일단 나를 데려다주고 너는 네 주인한테 여행 허락이나 맡아놔. 그리고 경량과 부피 마법이 걸린 주머니 하나···. 아니 두 개를 달라고 해.”

“알았어!”


리안은 대답을 하고 액괴를 자신의 주머니에 넣고는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액괴를 방에 안전히 데려다주자마자 얼른 케일의 방으로 찾아갔다.


똑똑.


“들어와.”


케일의 허락이 떨어지자 리안은 얼른 안으로 들어왔다.

케일은 업무를 보고 있는 중이었는지 그의 손에는 서류가 들려있었다.

지금 시간이면 훈련을 하고 있어야 하는 리안이 찾아오자 케일이 의하하게 쳐다보았다.


“무슨 일이야?”

“혹시 무라늄이라는 물질에 대해서 아세요?”


‘얘가 무라늄에 대해선 어디서 들은 거야? 아···. 얘가 훈련할 때 사용하는 게 무라늄으로 만든 몽둥이구나.’


케일은 이 정도면 충분히 다른 사람이 말을 해줬을 만하다고 생각하며 답했다.


“알지. 네가 훈련할 때 쓰는 몽둥이가 무라늄으로 만든 거잖아.”


‘액괴의 말이 진짜란 말이야?’


액괴의 지식에 대한 신뢰가 살짝 아주 요만큼 올라갔다.


‘근데, 지금까지 그 몽둥이의 재료에 대해 아무도 알려준 사람이 없다고?’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리안은 순간 화가 욱하고 올라왔다.

하지만 이제는 케일을 한 대 때리고 싶다느니 하는 생각 따위 하지 않는다.

그는 예전 못 먹어 작고 마른 소년이 아니다.

지금은 빌리언 자작가 누구와 싸워도 자신이 없었다.

질 자신이.

그런 그가 순간 욱했다고 누군가를 때린다면 아마 그 상대는 바로 저세상행이다.

그걸 아는데 주먹을 휘두른다?

그건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리안, 왜 손을 들고 있는 거야?”


케일이 묻자 리안은 고개를 돌려 그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의 손은 정확하게 케일을 향해 날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는 얼른 손을 내리고 들어 올렸던 손을 만지작거렸다.


“아니. 그게···. 저기···.”


빠르게 변명을 대야 하는 이 순간 리안은 또다시 고질병이 돋고 말았다.

바로 변명을 대야 할 때 머리가 새하얘지며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병이었다.

정말 아무 생각도 없었다.

반면, 케일은 최대한 담담한 척 말을 했지만, 속으로는 두려움으로 인해 몸이 마구 떨리고 머리는 이유를 찾기 위해 매우 어지러웠다.


‘아 씨, 갑자기 왜 이래? 내가 뭐 잘 못 했나?’


둘은 서로 다른 이유로 정신이 없었다.

서로 다른 이유가 어쩌다 보니 같은 생각에 도달하게 되었다.


‘일단, 이번 일에 대해서 벗어나자.’


참으로 그 주인과 그 호위다운 팀워크였다.


“근데, 무라늄은 왜 물어보는 거야?”


머리가 백지장처럼 새하얘졌던 리안은 케일이 말을 돌려주자 드디어 머리에 색이 입혀지기 시작했다.


“아, 무라늄을 어디서 파는지 아시나요?”

“무라늄? 그거 수도에 가면 팔걸? 근데, 너무 비싸서 우리 가문의 제정으로는 사기 힘들 거야.”


역시.

이 역시도 액괴의 말이 맞았다.

액괴의 지식에 대한 신뢰가 아주 약간 더 올라갔다.


“그 정도로 비싸나요?”


리안의 질문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빈말이 아니라 무라늄은 정말로 비쌌다.

그렇게 무거운 무라늄이 어디에 쓰인다고 그렇게 비싸냐고 할 수 있지만, 성문이나 성벽 같은 방어를 하는 곳에 쓰이기 좋고 무라늄은 처음 캘 때는 진흙처럼 말랑말랑하지만, 공기가 닿으면 점점 굳어져 이틀 정도 지나면 완전히 굳어지게 된다.

그때는 누가 와서 모양을 바꾸려고 해도 너무 단단하여 절대로 바꿀 수 없다.

즉, 그만큼 관리가 힘들다는 말이다.

심지어 지금 이 나라에서는 구하기도 쉽지 않다.

수요는 있지만, 공급이 부족하고 심지어 관리까지 힘드니 부르는 게 값이었다.

리안이 이 무라늄에 관해 물어보는 것을 보면 무라늄이 필요한 상황인 듯싶었다.


‘아 무라늄은 진짜 정말 너무 비싸서 아버지께서 허락해주시지 않으실 텐데.’


그는 리안의 눈을 바라보았다.

리안의 눈은 마치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혼이 나가 있었다.

케일은 이런 눈빛을 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알고 있었다.

능력이 안 돼도 어떻게든 가지고 본다.

케일은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한 채 머리만 계속 굴리고 있었다.

그때 리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여행을 좀 갔다 올까 하는데 괜찮을까요?”


리안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케일은.


“그래, 언제 가는지 알려주고 필요한 게 있으면 알려줘.”


적극 찬성했다.


“네!”


생각보다 손쉽게 허락을 받아 기분이 좋아진 리안은 활기차게 대답하고 훈련을 하러 돌아갔다.

리안이 돌아가고 다시 업무를 보기 위해 서류를 든 케일의 손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케일은 조금 전의 상황을 생각하면 아직도 섬찟했다.

만약, 그 주먹이 그대로 그에게 날아왔으면 최소 스쳐도 사망이다.

케일은 확신했다.

문득, 어제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그는 몸서리치며 다시 한번 다짐했다.


‘절대 리안에게는 개기지 말아야지.’


운동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가는 리안의 발걸음이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워 날아갈 거 같았다.


“어. 어?”


날아갈 거 같은 기분이 기분만이 아니었는지 그를 누르고 있던 중력을 이기고 몸이 점점 위로 올라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는 몸에 힘을 주어 겨우 발을 땅에서 떨어뜨리지 않고 방에 도착할 수 있었다.


벌컥.


“나왔어!”


리안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액괴가 그의 침대에 덩어리를 늘어뜨린 채 그를 반겼다.


“내가 있다는 것을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닐 참이야? 좀 조심 좀 해라!”


액괴의 잔소리가 날아갈 거 같던 리안의 기분을 확 가라앉게 해주어 더 이상 몸에 힘을 줄 필요가 없어졌다.

참 고마운 괴물이었다.

이에 리안은 속으로 액괴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아니, 방도 얻어쓰고 있는 주제에 뭔 이렇게 잔소리가 많아?’


리안은 속으로 계속해서 고마움을 표하며 입을 열었다.


“허락받았다.”

“그래? 언제 갈 건데.”


이놈의 액괴는 눈치 하난 더럽게 빠르다.


“몰라 그건 말 안 했는데.”

“이틀 뒤 이틀 뒤에 떠나자. 그전엔 여행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야지.”

“그래. 근데 어디로 가는 거야?”


그의 질문에 액괴가 덩어리 일부를 길게 늘이다 끝에서 갈라져 두 개를 만들고 리안을 향해 내밀었다.


“방법이 두 가지가 있어. 첫 번째는 직접 무라늄을 얻으러 가는 거. 두 번째는 금을 얻어서 무라늄을 사는 거. 어떤 거로 할래?”

“첫 번째 방법의 문제점은?”


‘오호.’


그냥 막 정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이것저것 따지는 리안의 모습에 액괴는 의외라고 생각했다.


“문제점? 별로 없는데 그냥 괴물의 서식지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거 정도? 하지만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액괴는 덩어리 중 일부를 길게 늘여 덩어리를 팡팡 쳤다.

그의 행동이 리안에게 불안을 안겨주었다.


“거리는?”

“거리? 별로 안 걸려 한 열···.”

“열 시간?”

“열···. 밤···.”


‘아, 10일’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하고 2년.”

“응?”

“열 밤 하고 2년 정도 걸린다고.”

“그러니까 2년하고 10일 정도 걸린다고?”

“응.”


‘아니, 이런 미친 덩어리가. 뭐? 얼마 안 걸려?’


리안은 ‘때릴까?’ 하는 것을 겨우 참았다.


“두 번째 방법은?”


쩝.


액괴는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셨다.

그 모습에 다시 한번 욱했지만 겨우 참을 수 있었다.


“두 번째 방법도 마찬가지야 괴물 서식지에 들어가야 해.”

“거리는?”

“꽤 멀어 한···.”

“한···.”

“이틀 정도?”


이걸로 확실해졌다.

이 액괴놈은 방금 그를 엿먹일려고 했다.

리안은 끓어오르는 화를 참았다.


‘후우. 이건 쓰고 싶지 않았는데.’


리안은 액괴가 제안한 방법이 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고 위험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최후의 방법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서랍을 열어 그의 주먹보다 작은 주머니를 꺼냈다.

주머니는 모진 풍파를 겪었는지 많이 낡고 색이 많이 바랬으며 여기저기 해져 있었다.

그는 주머니를 조심스럽게 열었다.

그 안에는 모진 풍파를 이겨내고 자랑스럽게 빛을 내는 은빛 덩어리들이 들어있었다.

그때 그의 어깨에 액괴가 올라탔다.


“뭔데 그렇게 조심스럽게 다뤄?”


액괴는 주머니 안을 들여다보았다.

안에는 은빛 덩어리들이 자랑스럽게 빛을 내뿜고 있었다.

액괴는 설마 하는 눈으로 리안을 바라보았다.


“저기. 혹시, 이걸로 무라늄을 사겠다. 뭐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지?”


‘어어떻게 알았지?’


순간, 리안의 몸에서 땀이 흐르고 입과 손이 덜덜 떨려오기 시작했다.

그의 모습을 보고 액괴는 설마가 확신으로 바뀌었다.

액괴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도 모르게 웃음이 튀어나왔다.


“캬하하하! 진짜냐! 실화야? 이걸로 무라늄을 사겠다고? 캬하하하! 이걸로 간식이나 살 수 있으면 다행이겠다. 캬하하하!”


리안은 쪽팔림으로 인해 얼굴이 빨개졌다.

그는 얼른 조심스럽게 주머니를 닫고 다시 서랍에 넣었다.

그리고 그의 어깨 위에 올라와 미친 듯이 웃고 있는 액괴를 침대를 향해 던졌다.


물컹.


손에 잡힌 액괴의 덩어리에서 느껴지는 물컹한 느낌이 리안의 기분을 더욱 더럽게 만들었다.

액괴는 던져지는 상황에서도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캬하하하! 은자로 무라늄을 산다니. 캬하하하하!”

“그만해.”

“캬하하하!”

“그만하라고 했다.”

“캬하하하하!”

“아 씨. 그만하라고!”


리안은 얼른 그의 입이라고 예상되는 덩어리 부분을 막았다.

막힌 입 사이로 액괴의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액괴가 진정이 되었을 때 검지와 중지를 펴고 액괴를 향해 쭉 내밀었다.

쭉 내민 손은 액괴의 몸을 짓눌렀다.


“두 번째 방법으로 간다. 그렇게 알아둬.”

“알았ㅇ···. 풉!”


리안은 붉어진 이마에 핏줄이 생기고 꽉 쥔 주먹은 힘을 못 이기고 덜덜 떨려왔다.

액괴는 웃음을 못 이겨 덩어리가 덜덜 떨려왔다.

그렇게 그들의 첫 번째 여행에 대한 계획이 끝이 났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이틀 뒤 아침이 되었다.

아침에 또다시 한계를 월등히 뛰어넘고 운동장이 아닌 방으로 돌아온 리안을 향해 액괴가 물었다.


“준비됐어?”


리안은 액괴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응. 준비됐어.”

“그럼, 출발하자.”


그렇게 그들의 첫 번째 여행의 서막이 열렸다.


작가의말

재밌게 봐주세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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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6. 몽둥이는 자고로 양손 무기지! 21.01.18 145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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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3. 몽둥이는 자고로 양손 무기지! 21.01.13 168 3 13쪽
» 22. 몽둥이는 자고로 양손 무기지! 21.01.12 168 3 12쪽
22 21. 몽둥이는 자고로 양손무기지! 21.01.11 179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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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8. 히익! 뭐뭐뭐야? 21.01.06 190 3 12쪽
18 17. 히익! 뭐뭐뭐야? 21.01.05 195 3 12쪽
17 16. 히익! 뭐뭐뭐야? 21.01.04 197 3 13쪽
16 15. 히익! 뭐뭐뭐야? 20.12.29 203 3 12쪽
15 14. 인간으로서의 삶 20.12.28 200 3 14쪽
14 13. 인간으로서의 삶 20.12.25 204 3 12쪽
13 12. 인간으로서의 삶 +2 20.12.24 233 5 14쪽
12 11. 인간으로서의 삶 20.12.23 244 5 13쪽
11 10. 내 제안은 아직 유효한데…. 20.12.22 248 5 12쪽
10 9. 내 제안은 아직 유효한데…. 20.12.21 251 5 12쪽
9 8. 내 제안은 아직 유효한데…. 20.12.18 287 5 12쪽
8 7. 내 제안은 아직 유효한데…. 20.12.17 310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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