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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즈 님의 서재입니다.

괴물인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김채즈
작품등록일 :
2020.12.10 14:32
최근연재일 :
2021.04.30 16:40
연재수 :
95 회
조회수 :
17,444
추천수 :
231
글자수 :
543,239

작성
20.12.21 17:09
조회
251
추천
5
글자
12쪽

9. 내 제안은 아직 유효한데….

DUMMY

“허억, 헉, 허억, 허억.”


거친 숨을 내쉬며 눈을 뜬 리안은 몸을 일으켜 주위를 둘러보았다.

시간이 꽤 흘렀는지 벌써 노을이 지고 있었다.

저번에 괴물로 변했을 때처럼 변신이 풀리면서 정신을 잃었었나 보다.

암튼, 요즘 너무 자주 헉, 헉 거리며 일어나는 것 같다.

다음에는 흣! 핫! 하며 기합을 넣으며 일어나 볼까 하며 리안은 진지하게 생각했다.

주위에는 리안이 괴물로 변해 물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물고기들이 리안의 무책임으로 인해 더는 심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 채로 널브러져 있었다.

그것이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는지 리안은 몸을 일으켜 그들을 한곳으로 모으고 나뭇가지를 모아 왼손으로 비비다가 힘들면 오른손으로 비비며 겨우 불을 피워 그들의 입속을 나뭇가지로 찌르고 그 나뭇가지를 조용히 불 주위에 꽃아 물고기가 불 위로 올라가게 해놓았다.

화장을 시켜주려는 듯싶다.

시간이 좀 지나자 그는 경건하게 나뭇가지를 한개 한개 돌려 물고기를 뒤집었다.

그리고 잠시 뒤.


우걱. 우걱. 쩝. 쩝.


그의 입속으로 물고기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얼마 만에 먹어보는 물고기인가···.

아니, 잠깐만 처음인가···.?


‘아···. 물고기를 이런 맛이구나···.’


그는 난생처음 먹어보는 물고기의 맛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인간의 배는 한계가 있었고 곧 그 한계가 그를 막아섰다.

그는 인정할 건 인정할 줄 아는 멋진 남자였기 때문에 과감하게 손에 잡고 있던 물고기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다른 물고기를 집어 들었다.

방금 들고 있던 물고기는 다 먹어 뼈만 남아 있었다.

그렇게 자신의 한계를 월등히 뛰어넘는 경험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제정신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정신이 돌아온 그는 그대로 반듯하게 누워 머리에 손을 대고 있자 미래에 대한 걱정이 그를 덮쳐왔다.

계획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이렇게 계획 없이 세상을 살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그는 앞으로 자신의 삶에 대해 진지하고 깊은 고민에 빠져들었다.


“드르렁. 퓨후. 드르렁. 퓨후.”


다음날이 되었다.

어제 보고를 올린 좋은 옷을 입은 소년은 다음날인 오늘, 어제보다 더 많은 인원인 15명의 기사와 한 명의 조사관을 더 대동하고 다시 숲 안으로 들어섰다.

숲 안에는 어제보다 부패한 괴물들의 시체가 보였다.

지원 나온 조사관이 자신의 코를 막고 앞에 있는 시체를 인상을 찡그리며 바라보다 저쪽에서 코를 막고 인상을 찡그리고 있는 좋은 옷을 입은 소년에게 다가갔다.


“솔직히 자네 보고를 들었을 때는 솔직히 믿기지 않았는데 이렇게 직접 와서 보니 자네 말이 맞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여전히 인상을 찡그리고 괴물들을 바라보는 그를 향해 좋은 옷을 입은 소년이 물었다.


“뭐 다른 게 있겠나. 어제 끝내지 못한 조사를 오늘 끝내야지.”

“어제 보고드렸던 내용이지만 괴물을 죽인 자는 오크를 한 방에 죽일 정도로 강한 것으로 판단되고 또 어제 숲이 울릴 정도로 거대한 괴성을 들었으니 조심 또 조심하며 조사를 진행해야 할 거 같습니다.”


좋은 옷을 입은 소년이 조심이라는 단어에 강조에 강조를 더하자 조사관이 미소를 지으며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강조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게.”

“예, 그럼 바로 조사를 시작하시겠습니까?”


좋은 옷을 입은 소년은 이 정도면 충분히 조언했다고 생각하며 더 이상 조언하지 않았다.


“바로 조사를 시작하도록 하지.”

“예 알겠습니다.”


조사는 3명씩 5팀을 이뤄 다섯 군데로 진행되었다.

그중 두 팀에는 조사관과 좋은 옷을 입은 소년이 끼어있었다.

좋은 옷을 입은 소년이 끼어있는 팀은 원래 그가 이끌고 있던 정찰조로 구성되어있었다.

물론 그곳에는 테일러도 포함되어 있었다.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고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그들은 좋은 옷을 입은 소년이 보고한 내용보다 크라인 울프 2마리와 오크 3마리를 더 찾아낼 수 있었다.

크라인 울프 한 마리는 머리와 몸이 분리된 5마리의 괴물 근처 나무 아래에서 발견되었다.

괴물은 몸을 맞은 타상과 나무에 부딪힌 타상이 발견되었고 나머지 한 마리는 머리와 몸이 분리되어 있었다.

오크 한 마리는 다리로부터 세로로 찢어져 장기가 모두 밖으로 나와 있었고 다른 한 마리는 몸이 가슴을 기준으로 가로로 반으로 갈라져 장기가 흘러나온 듯싶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았던 한쪽 팔이 없는 오크는 얼마나 맞았는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얼굴이 망가져 있었다.

마치 누군가에게 복수를 당한 것처럼······.


“흐음.”


좋은 옷을 입은 소년은 그 시체들을 바라보며 신음을 내뱉었다.

오늘 발견한 오크의 시체가 어제 정찰대가 발견한 괴물의 시체보다 더욱더 잔인하게 죽어있었다.

괴물들의 시체를 보며 한참 동안 턱을 만지작거리며 생각에 빠져있던 조사관이 좋은 옷을 입은 소년에게 다가갔다.


“정말 괴물의 소행이라고 생각하나?”

“괴물의 몸을 뚫고 찢을 정도의 괴력을 가졌다면 괴물의 소행이지 않겠습니까?”


조사관은 한쪽 팔이 없는 오크를 바라보며 턱을 만지작거렸다.

그러다 손을 들어 오크의 얼굴을 가리켰다.


“저건, 단순히 죽였다고 하기에는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

“그래도 인간이 했다고는 생각하기 힘든···.”


조사관의 말에 좋은 옷을 입은 소년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데 조사관이 그의 말을 끊었다.


“그리고 괴물이 이 정도로 많은 괴물을 죽였다면 조금은 먹을 만도 한데 먹은 흔적이 전혀 없어. 이상하지 않나?”

“이상하긴 한 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괴물을 상대한 흔적이 걸립니다. 그리고 괴물이 꼭 먹기 위해서만 뭔가를 죽이지는 않지 않습니까.”


조사관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중인지 계속해서 그의 턱을 만졌다.

그 모습을 보고 좋은 옷을 입은 소년은 왠지 그만의 습관인 거 같다고 생각했다.

그때 조사관의 입이 열렸다.


“그 말도 충분히 일리가 있군. 하지만 여전히 한 손이 없는 괴물이 마음에 걸리는군. 다른 괴물은 수법은 잔인해도 대부분 한 방에 죽였는데 이놈은 최소 수십 대는 맞은 얼굴이야. 이건 분명 죽은 후에도 계속해서 얼굴을 가격한 게 아닌가 싶네. 꼭 복수를 한 것처럼 말일세.”

“괴물 중에 머리가 좋은 괴물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괴물이 복수했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흠······.”


그는 여전히 한 손이 없는 오크가 신경 쓰이는지 오크를 바라보며 턱을 만지작거렸다.

그러다 이내 손을 털고는 말했다.


“뭐, 이유가 있겠지. 지금 당장 그놈이 괴물인지 인간인지 복수인지 단순 재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 알 방법이 없으니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하세.”

“더 조사하시겠습니까?”


조사관이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한 듯 보이자 좋은 옷을 입은 소년이 얼른 물었다.

조사관은 잠시 고민을 하며 턱을 만지작거렸다.

이에 좋은 옷을 입은 소년은 생각했다.

역시 습관이 맞는 거 같다고.


“아무래도 더 조사하는 것이 좋을 듯싶군. 아직 숲 전체를 다 둘러본 건 아니잖나.”

“예. 저도 그게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 옷을 입은 소년도 조사관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그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그들은 다시 각자의 구역으로 흩어져 아직 조사하지 못한 곳을 향해 나아갔다.


“하아암.”


진지하고 깊은 고민에서 빠져나온 리안은 아직 다 깨지 않은 상태로 상체를 일으켜 배를 긁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다 자기 전에 먹다 남긴 물고기를 발견하곤 물고기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리고.


우걱. 우걱. 쩝. 쩝.


어제 이미 맛을 보긴 했지만, 오늘 다시 먹어도 역시 너무나도 맛있었다.

왜 이때까지 그런 맛없는 풀죽이나 빵을 먹겠다고 그 고생을 하면서 살았는지 자신이 너무나도 미련하게 느껴졌다.

강만 와도 이렇게 맛있는 물고기를 먹을 수 있지 않은가.


“꺼억.”


그는 오늘도 어제와 같이 한계를 뛰어넘는 경험을 하고 나서야 비로써 먹는 것을 멈출 수 있었다.

아무래도 이렇게 먹는 것이 습관이 될 거 같다고 리안은 생각했다.

그렇게 리안에겐 안 좋은 습관 하나가 생기게 되었다.

그는 그렇게 많이 먹었는데도 여전히 많이 남아 있는 물고기들이 눈에 들어왔다.

물고기를 많이 잡기는 많이 잡은 모양이다.

이로써 그는 괴물로 변했을 때 단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 번째는 괴물로 변하고 다시 인간으로 돌아올 때 정신을 잃는 것과 두 번째는 필요 이상으로 힘이 좋다는 것이다.

인간일 때와 힘 차이가 너무 나서 힘을 조절하기가 힘들었다.

그렇다고 자주 변하면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는데 아니 변하는 이유조차 모르는데 혹시라도 자주 변했다가 괴물 상태에서 인간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러니 힘 조절을 연습하겠다고 괴물로 변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죽을 정도의 위기일 때만 변하는 것이 맞다.

문득, 물고기를 잡기 위해 괴물로 변한 것이 생각났다.


“그때 나는 먹지 못해서 물고기를 잡지 않으면 분명 죽을 위험에 처했었어.”


그는 어제 괴물로 변한 것에 대해 자기 합리화를 하자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참 이기적인 양심이 아닐 수 없다.

암튼, 그는 남아 있는 물고기를 바라보며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현재 여름이라 언제 상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상하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해도 될 정도였다.

아마 이번을 끝으로 물고기는 상하게 될 것이다.

아 물론 그는 상한 것을 못 먹을 정도로 약하게 자라지 않았다.

그래도 이왕 먹는 거 상한 것보다 싱싱한 게 좋지 않은가.

더 훨씬 맛있고.

암튼, 이제 진짜 앞으로 어떻게 살 건지에 대해 생각을 할 때가 왔다.

다른 게터를 찾아 여행을 떠난다?

솔직히 하고 싶지 않다.

일단 잘 찾아낼 자신이 없었다.

아직도 게터를 찾기 위해 했던 고생만 생각하면 이가 갈려왔다.

그리고 저번과 같이 쫓겨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또는 괴물에 의해 폐허가 되었을 수도 있고.

그럼 이곳에서 산다?

이거는 솔직히 당기기는 한다.

물론, 걸리는 게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 괴물이 어디에서 오는지는 모르지만, 그가 만난 괴물들을 모두 숲에서 만났다.

그리고 이 강은 숲 안에 있었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고 본다면 앞에는 물이 있어 식수에 대한 걱정이 없고 뒤에는 나무가 있어 집을 지을 수도 불을 피울 수도 있다.

어? 생각보다 괜찮은데?

물고기도 맛있고.

그는 진지하게 이곳에 하는 것에 대해 깊은 고민을···.


“드르렁. 퓨후. 드르렁. 퓨후.”

“오호, 여기에 강이 있었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좋은 옷을 입은 소년의 팀은 숲을 조사하다가 우연히 강을 발견하였다.

강은 꽤 크고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살이 오를 대로 오른 토실토실한 물고기가 꼬리 치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옆에 숲이 있어 나무 같은 필요한 것을 공급하기에도 굉장히 용이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여기라면 생각보다 가까우니 가끔 이용해도 괜찮을 듯 싶스···. 저기 사람이 있습니다!”


옆에서 테일러가 주위를 둘러보며 그의 말에 동의하다 저쪽에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는 얼른 쓰러진 사람을 향해 달려갔다.


“드르렁. 퓨후. 드르렁. 퓨후.”


쓰러진 게 아니라 자고 있는 것이었다.

옷을 보니 귀족이나 평민은 아닌 것 같고 포러인 듯싶었다.

그는 오버하며 뛰어온 것에 대한 쪽팔림으로 얼굴이 살짝 상기된 채 괜히 자고 있는 사람을 흔들어 깨웠다.


“저기 그만 자고 일어나 보게. 얼른.”

“으·········. 응?”


한참 진지하게 깊은 고민에 빠져있는데 갑자기 느껴지는 거친 손길과 들려오는 중저음의 목소리가 진지하게 깊은 고민에서 그를 빠져나오게 만들었다.


작가의말

재밌게 봐주세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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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2. 몽둥이는 자고로 양손 무기지! 21.01.12 168 3 12쪽
22 21. 몽둥이는 자고로 양손무기지! 21.01.11 179 3 15쪽
21 20. 몽둥이는 자고로 양손 무기지! 21.01.08 186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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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8. 히익! 뭐뭐뭐야? 21.01.06 190 3 12쪽
18 17. 히익! 뭐뭐뭐야? 21.01.05 195 3 12쪽
17 16. 히익! 뭐뭐뭐야? 21.01.04 197 3 13쪽
16 15. 히익! 뭐뭐뭐야? 20.12.29 203 3 12쪽
15 14. 인간으로서의 삶 20.12.28 200 3 14쪽
14 13. 인간으로서의 삶 20.12.25 204 3 12쪽
13 12. 인간으로서의 삶 +2 20.12.24 233 5 14쪽
12 11. 인간으로서의 삶 20.12.23 244 5 13쪽
11 10. 내 제안은 아직 유효한데…. 20.12.22 248 5 12쪽
» 9. 내 제안은 아직 유효한데…. 20.12.21 252 5 12쪽
9 8. 내 제안은 아직 유효한데…. 20.12.18 287 5 12쪽
8 7. 내 제안은 아직 유효한데…. 20.12.17 310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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