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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즈 님의 서재입니다.

괴물인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김채즈
작품등록일 :
2020.12.10 14:32
최근연재일 :
2021.04.30 16:40
연재수 :
95 회
조회수 :
17,753
추천수 :
231
글자수 :
543,239

작성
20.12.25 16:53
조회
208
추천
3
글자
12쪽

13. 인간으로서의 삶

DUMMY

케일은 아침부터 지친 몸을 겨우 일으켜 침대에 앉았다.

자고 일어났는데 지친 것은 태어나서 두 번째였다.

어제와 오늘.

그는 자신을 아침부터 지치게 만든 원흉을 쳐다보았다.

그는 오늘도 여전히 순수한 얼굴을 하고 해맑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케일는 더 이상 이 사람을 책임질 자신이 없어졌다.

그는 리안을 바라보며 떨어지지 않는 입을 열었다.


“저기 리안, 오늘 내가 할 말이 있는데······. 일단 밥을 먹으면서 예기하자.”

“예!”


리안은 대답과 동시에 식당으로 달려갔다.


“어휴.”


케일은 요즘 들어 자신이 한숨 쉬는 일이 많아졌다고 생각했다.

잠시 뒤 다시 방으로 뛰어오는 리안이 보였다.


“말하고 왔습니다.”

“그래.”


케일은 리안의 말에 힘없이 대답하고 식당으로 향했다.

케일이 언제나 이 시간에 일어나는 것을 알고 있는 요리사들은 케일이 일어나는 시간에 맞추어 음식을 이미 만들어 두었기에 바로 식사가 차려졌다.

케일은 식당에 들어서 식탁 위에 차려진 진수성찬을 보고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았다.

그의 반대쪽 의자에 리안이 자연스럽게 앉았다.

하루 만에 벌써 익숙해졌나 보다.

리안은 눈 앞에 펼쳐진 진수성찬을 바라보며 그도 모르게 코가 벌렁거리고 입에서 침이 뚝뚝 떨어졌다.


‘맛있겠다. 정말 맛있겠다. 오늘도 같이 먹었으면 좋겠다.’


한편 케일은 자신 앞에 차려진 진수성찬 뒤에 앉아서 코를 벌렁거리고 입에서 침을 흘리고 있는 리안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저 코는 어떻게 음식만 보면 저렇게 쉬지 않고 벌렁거릴 수가 있지?’


아무래도 오늘도 같이 먹어야 할 거 같다.

케일은 음식에 고정된 채 그를 보지도 않는 리안에게 말했다.


“같이 먹을래?”

“예!”


그렇게 그들은 오늘도 같이 밥을 먹게 되었다.

아침을 먹으며 자신이 생각을 정리한 케일이 입을 열었다.


“저기 리안,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


우걱. 우걱. 쩝. 쩝. 우걱. 쩝.


“저기 리안, 듣고 있어?”


우걱. 쩝. 우걱. 쩝.


‘다 먹고 얘기해야겠다.’


어제 먹을 때도 그의 말까지 먹더니 오늘도 한결같이 그의 말도 함께 먹는다.

케일은 씁쓸한 입안을 다시며 앞에 빠른 속도로 사라져 가고 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포크를 들었다.

오늘도 리안에 대해 다시한번 재 확인하는 케일이었다.

잘못된 습관으로 인해 오늘도 자신의 한계를 월등히 뛰어넘고서야 드디어 포크를 식탁에 내려놓은 리안은 그제야 자신의 앞에 앉아 식사를 마치고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케일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자 식사를 하러 오기 전 케일이 했던 말이 생각이 났다.


‘저기 리안, 오늘 내가 할 말이 있는데······. 일단 밥을 먹으면서 예기하자.’


“아, 아침에 무슨 할 말 있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걸 이제야 물어보냐?!’


케일은 순간 욱했지만, 원체 성향이 선하고 남을 생각할 줄을 알며 인내심이 강한 케일이었기에 밖으로 분출하진 않았다.

으득.


하지만 주먹에 힘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윗니와 아랫니가 잘 맞물리는지 압력에도 잘 견디는지 확인하는 것은 그도 어쩔 수 없었다.


“후우. 후우. 후우.”


케일이 심호흡하며 속에서 올라오는 울화를 겨우겨우 잠재웠다.

어느 정도 울화가 잠재워지자 입을 열어 말을 시작했다.


“오늘, 내가 할 말은···. 오늘까지만 하인으로 일하고 내일부터는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어떤가 해서 말이야.”


리안의 눈이 커졌다.


‘나 잘리는 건가?’


왠지 예전에 일했던 식당 주인아주머니가 생각났다.


‘그를 자르기 위해서 정말 최선을 다하셨는데’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참으며 물었다.


“저 잘리는 건가요?”


이런 건 눈치가 빠르다.

케일은 자신의 앞에서 눈물을 글썽거리며 바라보는 리안의 얼굴을 바라보며 마음이 약해졌다.


‘그냥, 계속 하인 일을 시킬까?’


그는 리안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 했던 추억이 떠올랐다.

폐허가 된 게터에서 우연히 만났던 기억, 강에서 만났던 기억, 하인으로서의 기억···.


‘아니야! 절대로 잘라야 해.’


케일은 리안과의 추억으로 마음의 결정을 확실하게 내릴 수 있었다.


“아니, 보직이 바뀌는 거지. 네가 잘하는 일이 있으면 그걸 해야 하지 않겠어?”


‘아, 그런 거였어?’


“어휴.”


리안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얼굴에서 여유로움이 생겨났다.


“잘리는 건 아닌 거네요. 하긴, 저처럼 뛰어난 인재를 자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죠.”


으득!


케일은 자신의 주먹에 힘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윗니와 아랫니가 잘 맞물리는지 압력에도 잘 견디는지 다시 한번 확인을 해야 했다.

하지만 원체 성향이 선하고 남을 생각할 줄을 알며 인내심이 강한 케일이었기에 주먹이 나가는 것은 어찌어찌 참을 수 있었다.


“그럼 저는 무슨 일을 하나요?”

“너는 앞으로 내 호위가 되기 위한 수업을 듣는 학생이 될 거야.”

“네?”


‘이게 무슨 소리지?’


케일의 말이 믿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리안은 정말로 그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그러니까 오늘부터 미래에 내 호위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할 거라는 말이야.”


리안은 아직도 그의 이해가 가지 않는지 멍하게 케일을 바라보았다.

뛰어난 인재라면서 말귀를 너무 못 알아먹는다.

케일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리안의 목소리가 들여왔다.


“그럼 저는 뭘 하는데요?”

“앞으로 온종일 훈련하는 거지. 바리안 경이 너를 훈련시켜주실 거야.”


‘그렇게 온종일 나랑 안 만나는 거지.’


케일은 겉으로 거짓말을 말하고 속으로 진심을 덧붙였다.

한편 리안의 머리는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온종일 훈련이라···. 하인 일을 하는 것보다 백배 아니 천배는 좋다.

그리고 하인 때보다 배울 수 있는 내용이 달라질 것이다.

그럼 그는 훨씬 더 강해질 수 있다.

리안은 자리를 박차고는 의아하게 바라보고 있는 케일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가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쿵!


앞에 식탁이 있다는 것을 까먹었다.

리안은 아픈 머리를 매만지며 힘차게 대답했다.


“예! 맡겨만 주십시오. 제가 어마어마한 사람이 되어 케일님을 지켜드리겠습니다.”

“그래, 나도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그날이 최대한 안 왔으면 좋겠다.’


케일은 여전히 겉으론 거짓말을 속으로는 진실은 내뱉으며 리안에게 최대한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이려고 노력했다.


“그럼 언제부터 시작하나요?”


오늘부터라고 대답하고 싶지만, 그의 보직 변경은 오늘 아침 끔찍한 경험을 하며 충동적으로 결정을 한 거라 아직 바리안 경에게 말을 하지 못했다.


“오늘까지만 하인 일을 하고 내일부터 훈련하게 될 거야.”

“예!”


너무 좋아하는 리안을 보며 마음 한편에 남아있던 미안한 마음이 씻은 듯 사라졌다.

리안의 일과는 어제와 같이 온종일 눈치만 보다 끝났다.

그리고 드디어 저녁 수업 시간, 리안은 앞으로 훈련에만 열중하기에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몸과 마음을 정결하게 하고 바리안 앞에 섰다.


“너 씻었냐?”


바리안이 어이없는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예!”


하지만 리안은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힘있게 대답했다.


“수업 시작하면 더러워져서 씻어야 할 텐데. 너 씻는 게 취미야?”


‘아···. 그렇구나.’


리안은 오늘도 또 하나의 사회생활을 배워나갔다.

리안이 깨달은 표정을 짓자 바리안은 어이가 없었다.


“그건 그렇다 치고, 너 하인 일 잘렸다며? 아하하하.”


바리안은 너무 재미있는지 배를 잡아가며 웃어 댔다.

리안은 살짝 삐진 얼굴로 답했다.


“잘린 게 아니라 호위가 저한테 더 잘 맞는 겁니다.”

“하하하. 그 말을 진짜로 믿는 놈이 있네. 아하하하”


바리안은 도저히 참을 수 없는지 한쪽 무릎을 꿇고 눈물까지 보이며 웃어댔다.

그러나 리안은 흔들리지 않았다.

자신은 호위가 더 적성에 맞아 보직이 바뀐 것이지 하인 일을 못 해서 잘린 게 아니다.


“자, 이거 받아라.”


한참을 웃던 그는 눈에 맺힌 눈물을 닦으며 리안을 향해 무언가를 던졌다.

리안은 선물을 받는 듯한 기분이 들어 마음이 설레어 왔다.

근데, 날아오는 무언가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그 무언가가 자신을 향해 날아온다는 것이다.

리안이 얼른 왼쪽으로 한 걸음 내딛자 물건이 그를 스쳐 지나간다.


‘역시 나는 아직 죽지 않았어.’


자신의 몸놀림에 감탄을 표하며 함께 땅에 떨어진 물건을 바라보았다.

나무 몽둥이다.

어제 보았던 강철 몽둥이와 모양이 똑같이 생긴 나무 몽둥이였다.

다만 크기가 좀 아니 많이 작을 뿐.

그는 기쁜 마음에 얼른 몽둥이에게 다가가 그것을 들어···.


‘묵직하네···.’


끄으으응!


들어 올렸다.

몽둥이를 그에게 던지고 그가 하는 행동을 모두 바라본 바리안이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너 뭐하냐?”

“크흠, 얼른 수업 시작하시죠. 스승님.”


그는 민망함에 헛기침을 한번 하곤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그를 재촉했다.

제자의 재촉에 이번만은 그냥 넘어가기로 하며 입을 열었다.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훈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맞나?”

“예! 맞습니다!”


리안이 힘차게 대답했다.


“그럼 내일 일정에 대해 알려주겠다. 우선 내일 여섯 시에 일어난다. 일어나서······.”

“여섯 시요?”


리안이 깜짝 놀라 커진 눈으로 황급히 소리쳤다.


“왜 싫어?”


바리안이 눈을 부라리며 그를 노려보았다.


‘아니, 여기 와서 여섯 시에 일어난 건 케일이 그때 일어나니까 어쩔 수 없이 일어났던 건데. 이제 보직도 바뀌었으니까 늦잠 좀 자려고 했는데 또 여섯 시라니···. 젠장.’


“아닙니다!”


리안이 울상을 지으며 답했다.

하지만 바리안은 리안을 표정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여섯 시에 일어나면 아침을 먹고 운동장 50바퀴를 돌고 점심을 먹어라. 점심에는 내ㄱ···.”

“자잠깐만요! 우운동장 50바퀴요?”


얼마나 놀랐는지 이번에는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크게 뜨고 바리안을 소리쳤다.

그에 맞춰 바리안도 눈을 부라렸다.


“그래! 왜! 불만 있나?”

“아니요. 없습니다.”


리안의 표정이 거의 울 거 같았다.


‘50바퀴를 어떻게 돈단 말인가···. 차라리 나를 죽여라. 죽여’


“그냥 죽었다고 생각하고 뛰면 뛰게 되어 있다. 그리고···.”


리안의 눈이 솥뚜껑만 하게 커지고 그의 팔엔 소름이 돋았다.


‘내 생각을 어떻게 안거지? 혹시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나?’


생각을 읽는 능력 따윈 없는 바리안은 그가 우연히 그의 생각을 맞혔다는 사실을 모른 채 자신의 할 말만 내뱉었다.


“점심을 먹고 내가 한번 나와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마. 알겠나!”

“예! 알겠습니다!”


리안은 힘차게 대답했다.


“그럼 수업을 시작한다.”


리안은 운동장 5바퀴를 돌고 바리안에게 웨이트 트레이닝을 배웠다.


“헉. 헉. 헉.”


리안은 바닥에 누워 거친 숨을 내뱉고 있었다.

벌써 힘들어 죽을 거 같다.


‘내일 50바퀴는 어떻게 뛰지’


내일만 생각하면 벌써 눈물이 앞을 가려왔다.

하지만 그것을 알지 못하는 바리안은 눈물이 맺혀있는 리안을 눈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얼마나 했다고 벌써 눈물을 보여! 그래가지고 내일 훈련은 견딜 수 있겠어!”

“견딜 수 있습니다!”


리안은 힘차게 대답하고 눈에 눈물을 닦으며 몸을 일으켰다.

바리안이 몽둥이를 들어 올렸다.


“몽둥이를 들어라.”

“예!”


그리고 리안은 처음으로 본격적인 몽둥이찜질을 배우게 되었다.


작가의말

재밌게 봐주세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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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2. 몽둥이는 자고로 양손 무기지! 21.01.12 170 3 12쪽
22 21. 몽둥이는 자고로 양손무기지! 21.01.11 183 3 15쪽
21 20. 몽둥이는 자고로 양손 무기지! 21.01.08 190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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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8. 히익! 뭐뭐뭐야? 21.01.06 196 3 12쪽
18 17. 히익! 뭐뭐뭐야? 21.01.05 201 3 12쪽
17 16. 히익! 뭐뭐뭐야? 21.01.04 200 3 13쪽
16 15. 히익! 뭐뭐뭐야? 20.12.29 205 3 12쪽
15 14. 인간으로서의 삶 20.12.28 205 3 14쪽
» 13. 인간으로서의 삶 20.12.25 209 3 12쪽
13 12. 인간으로서의 삶 +2 20.12.24 236 5 14쪽
12 11. 인간으로서의 삶 20.12.23 248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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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9. 내 제안은 아직 유효한데…. 20.12.21 254 5 12쪽
9 8. 내 제안은 아직 유효한데…. 20.12.18 289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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