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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 님의 서재입니다.

길란전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daystar
그림/삽화
노란곰
작품등록일 :
2020.02.26 13:51
최근연재일 :
2020.08.26 16:41
연재수 :
9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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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93
추천수 :
375
글자수 :
394,791

작성
20.04.14 18:35
조회
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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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9쪽

친선시합

DUMMY

새벽이 되어서 일어난 노아는 옆에 기절해 있는 감시자들을 발견하고는 나에게 물었다.


“피가 필요하다면서?”


“후훗! 고마운게다!”


노아는 잠든 녀석들의 목을 물어 즐겁게 흡혈을 한 뒤 말했다.


“후하! 처녀의 생혈보다는 못하지만~! 부활 후 첫 흡혈이라 그런지 기분이 좋은 게다! 이 녀석들 일단 살려는 두었느니라!”


흡혈을 당해 약해진 녀석들을 하나씩 지하의 방에 옮겼다. 당연히 살려 둘 생각은 없다. 우리를 감시하겠다는 건, 적의를 드러낸 것이고, 적의를 드러낸 녀석을 나는 살려 둘 여유도, 이유도 없는 것이다.


“역시 먹을 생각인 게냐? 모조리?”


“그래야겠지. 남기면 흔적이 될 테니까.”


노아는 나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한 번 정도 내가 더 흡혈한 뒤에 처리해주면 좋은 게다.”


조금 어려진 듯 한 느낌이 드는 노아의 말에 나는 문제없다고 대답해주었다.


낮에는 식사를 가져다주는 메이드가 방문해서 식사를 주었지만, 저녁이 되면 퇴거시켰다. 아무래도 인간이 같은 공간에 계속 있는 건 귀찮을 따름이라서, 레이디 이자벨에게 부탁한 것이다.


그리고 다음 날도 감시자들이 밤에 납치되었고, 그런 날이 며칠 지나자, 감시자들이 모두 사라졌다.


“뭐, 그게 한계인 건가?”


나는 허탕을 치고 돌아와서 투덜대었고, 노아는 입가에 피를 살짝 묻은 채 나에게 물었다.


“오늘은 없는 게냐?”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노아는 지하로 내려가서 배를 채웠다. 그리고 그 후 며칠 동안 살아남았던 감시자들의 시체를 내가 해치웠고, 그것이 끝날 때쯤 클라트 경이 우리를 찾아왔다.


“길란경! 잘 지내셨는지요?”


“클라트경~! 저야 환대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너무 편해서 걱정입니다만.”


“아, 자주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영내에 여러 가지 귀찮은 일이 생겨버려서 말입니다.”


“귀찮은 일이라면?”


“레이디 이자벨님의 승계를 싫어하던 파벌의 병사들이 실종되는 모양이어서, 그걸 조사하느라 조금 정신이 없었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원인 제공자가 나라고 이야기해줄 순 없으니까 연기를 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뜬금없이 길란공을 의심하는 자들도 있는 바람에 언쟁이 있었습니다.”


“호오, 그건 좀 엉뚱한 이야기입니다만,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지요?”


“길란공이 머무는 이곳 별장을 수색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레이디 이자벨님이 거부하셨습니다.”


“이런, 레이디 이자벨님께 부담이 되었겠군요.”


“그래서, 사실 부탁을 드리고 싶은 일이···”


나는 그제야 클라트경이 온 이유를 이해했다. 별장을 수색하는 것을 허락해달라는 이야기일터다.


“글쎄요. 저희는 여기 와서 편히 쉬고 있었던 것뿐이라, 수색을 하셔도 별 일은 없습니다만, 억울함을 풀 수는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클라트 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그 부분에 대해서는 길란경이 원하시는 바를 요구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생각해 두었던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면, 이런 건 어떻겠습니까? 이런 오해가 생겨난 원인은 아마도 교류가 부족한 탓일 테니, 친선 시합을 통해 교류를 해보는 것인 어떨까 하구요.”


내 말에 클라트 경에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제안이십니다. 레이디 이자벨님께 상의드려보겠습니다.”


클라트경은 다음 날 레이디 이자벨과 함께 다시 방문했다. 형식상의 인사가 끝난 뒤, 레이디 이자벨은 클라트경을 물리고 단 둘이 되었다.


“길란경. 단순한 친선 시합은 아닐 테지요?”


내 심중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도 레이디 이자벨은 뭔가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단순한 친선 시합입니다. 다만, 패배한다면 상대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것 정도의 여흥이 있으면 어떨까 합니다.”


“후후훗. 역시 길란경은 생각이 깊으시군요. 파벌을 정리해주시려는 거겠지요?”


그녀가 살짝 상반신을 숙이고 웃으면서 나에게 동의를 구해왔다.


“간단히 정리는 되지 않겠지만, 우열은 확실히 보여줄 수 있겠지요.”


나의 말에 눈웃음치며 레이디 이자벨이 말했다.


“제가 무엇을 답례해드면 될까요?”


나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언젠가 제가 도움이 필요할 때에 잊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분명히 수도에서 귀족들과의 복잡한 교류에서 그녀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남겨 놓은 끈이었다. 그녀는 감사를 표하고 돌아갔다.


“하는 게냐?”


기대감에 잔뜩 부푼 노아가 커튼 뒤에서 나타났다. 이미 감시자들의 뒤처리는 완벽히 해두었고, 마법으로도 흔적을 찾을 수 없게 해두었다. 실상은 그 자들의 남은 유해를 멀리 떨어진 들판에 뿌려서 야수들의 먹이가 되게 한 것이지만, 이곳에는 그들의 피한방울, 살점 하나도 떨어져 있지 않다.


“조금만 위아래를 알려주면, 이런 시골의 귀족들은 쉽게 정리되는 법이니까.”


변경백인 하이델 가문의 친족은 주변 귀족들이다. 중앙의 귀족은, 이런 변방에는 관심이 없는 법이다. 레이디 이자벨에게 반감을 가진 녀석들을 정리해두면, 추후 그 고블린 녀석들을 처리할 때에 도움을 받기에도 좋은 것이다.

그 수호사자들 덕분에 물러갔다고 하는 고블린들이, 그 산채를 버릴 리도 없고, 1년 뒤면 드래곤과의 싸움도 있다. 던전코어가 더 성장하게 하려면, 내가 조금은 힘을 빌려주어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 때에는 이곳 근처의 귀족들을 적당히 이용해서 녀석들을 성장시키는 것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머릿속은 복잡했지만, 지금의 할 일은 명확했다.


며칠 뒤, 하이델 가문의 군사들이 훈련하는 연병장에서 친선시합이 개최되었다.


“처음 뵙습니다. 유스토니아 자작입니다. 뛰어난 공훈의 소문을 들었습니다. 오늘 그 위용을 볼 수 있다니 기대됩니다.”

나는 시합직전에 타고난 무인으로 보이는 자작과 인사를 나누었다.

오늘 친선시합에 참여한 가문은 모두 다섯 가문이다. 이 변방에 있는 귀족 모두가 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유스토니아 자작 가문은, 이번 전투에는 참가하지 못했지만, 오랜 세월 동안 개척지를 만들고 주변 야수, 마물과 싸워서 살아남은 독보적 가문인 모양이었다.

딱히 레이디 이자벨과 관계는 없지만, 친선시합이므로 그들의 무력을 보여주기 위해서 참여한 모양이었다.

나머지 세 가문은 모두 백작 가문으로 하이델 가문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인접한 지역을 다스리는 나름 유서 깊은 가문들이었다. 모두 하이델 가문과 혈연으로 엮여 있어서, 실제 승계에 있어서 순위가 있는 친척을 보유한 가문들이다.

만약, 이번 전투에서 레이디 이자벨이 죽었더라면, 자신들의 친척을 승계자로 세우고 가문을 합병하는 형태로 영지를 늘이고 가문을 승격시키려고 했었을 것이다.

그들에게 나는 눈엣가시일 테고, 왕의 칙령으로 승계가 확정되었다고는 하지만, 오늘의 친선시합은 어찌 보면 영민과 군사를 동원하지는 않았지만, 전쟁과도 같은 것이다.

형식상으로는 원하는 바를 들어준다는 백지약속이지만, 실제로 그렇게 무거운 요청을 할 수는 없다. 그렇게 되면 분쟁으로 이어질 테니까.

하지만, 승패가 갈리고 위아래가 결정되면, 당분간은 백지약속의 무게보다 더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이다.

귀족들에게 명예는 목숨보다 중요하다.

이건 수도에 있는 귀족들이나, 이런 변방의 귀족들이나 다르지 않다.

심지어 레이디 이자벨이 목숨을 걸어야 했던 것도 알량한 명예 때문이었으니까.

그러니까, 오늘의 친선 경기는 아무도 죽지 않겠지만, 수백 수천의 목숨을 바쳐 싸우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각 귀족들은 자신들이 키워온 비밀병기라 부를 만한 전사들을 데리고 왔을 것이었다.


“자아 오늘의 시합은 길란공의 요청으로, 길란공에게 이기는 자가 나올 때까지 시합을 하는 것입니다. 친선시합이므로, 시합은 패배를 인정할 때까지, 가능하면 생명에는 위협이 없는 수준에서 끝내어 주시기 바랍니다. 시합장을 벗어나면 패배한 것으로 간주하겠습니다. 한 시합이 끝나면, 이 모래시계가 다 될 때까지 휴식을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집사가 연병장의 단상에서 룰을 설명했고, 한쪽에는 나 혼자, 반대쪽에는 나와 시합을 벌일 상대가 줄을 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집사의 뒤로 만들어진 호화로운 단상에는 귀족들과 그 수행원들이 그 위세를 뽐내며 우리를 구경하고 있었다.


“자아 그럼 첫시합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길란공, 시합장으로 들어와주시기 바랍니다.”




작가의 다른글 보기 http://daywiki.kr


작가의말

치질 수술 때문에 꼼짝도 못하다가 이제서야 복귀했습니다.

열심히 연재할께요 ㅠ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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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친선시합2 +1 20.04.16 357 3 7쪽
» 친선시합 +2 20.04.14 378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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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동정남의 상태 +1 20.03.21 401 5 9쪽
25 골렘 등장 +1 20.03.19 395 4 8쪽
24 보스? +1 20.03.18 407 5 8쪽
23 재생 +1 20.03.17 421 6 9쪽
22 심장을 선물 받다 +1 20.03.16 414 4 8쪽
21 대전투 +1 20.03.15 414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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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프리랜스 I +1 20.03.09 461 8 8쪽
14 국가의 전투, 그리고 프리랜스 +1 20.03.08 475 8 8쪽
13 마물 대전투 +1 20.03.07 487 6 10쪽
12 약육강식 (Predator and prey) +1 20.03.06 492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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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도적떼, 그리고 잠시 귀환? +1 20.03.04 500 6 10쪽
9 포로, 그리고 개전 +2 20.03.03 528 6 7쪽
8 귀로 그리고 (returning and···) +2 20.03.02 547 6 12쪽
7 추적과 보복 (Chase and revenge) +1 20.03.01 572 7 10쪽
6 함정과 결전 (Trap and fight) +1 20.02.29 633 6 9쪽
5 거래와 잠입 (Trade and infiltration) +1 20.02.28 745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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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검 (Corpse) +1 20.02.26 1,185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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