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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 님의 서재입니다.

길란전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daystar
그림/삽화
노란곰
작품등록일 :
2020.02.26 13:51
최근연재일 :
2020.08.26 16:41
연재수 :
93 회
조회수 :
31,659
추천수 :
376
글자수 :
394,791

작성
20.03.12 15:17
조회
431
추천
7
글자
9쪽

프리랜스? 정말?

DUMMY

기사 클라트에게 가방을 넘기고 나는 내 천막으로 들어갔다.

“일단은 목표는 달성했고, 그 다음은 기회를 봐야겠지.”


내 예상에는, 지금의 전투는 분명히 사령관 쪽의 패배 쪽이 될 것이었다.

저쪽은 비록 인간 쪽 보다 반정도 밖에 되지 않는 숫자이지만, 상당수가 드래곤까지도 맞서 싸웠던 고블린들이다. 고블린들이 겁이 많다고는 하지만, 일정 숫자가 넘어가면, 두려움보다는 광기에 지배되는 것이다.

그에 비해, 이쪽은 숫자가 두 배이기는 하지만, 마물을 상대로 체계적으로 싸워본 경험이 없다. 당장, 진지를 구축한 것만 보아도 고블린을 상대로는 큰 효과가 없다. 지금의 진지는 말을 탄 기병의 발을 묶고, 진형을 갖춘 상대를 위한 진지 구조이다.

당장 눈 앞에서 아군이 죽기 시작하면, 공포에 지배되기 쉽다. 그래서 전투경험이 있는가 아닌가가 중요하고, 진지가 유리한 지형을 제공해주는가 아닌가가 중요하다.

고블린은 광기에 지배되면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고, 진지는 인간 측에 그다지 유리하지 않으며, 인간측은 전쟁이 처음인 용병들이 많다는 것. 단순히 생각해보아도 쉽지 않은 전투가 될 것이었다.

거기에, 커다란 검은 고블린, 그리고 그 우두머리 고블린은 인간 측에서 대항할 만한 자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마지막에 확인한 그 주술을 쓰는 듯한 고블린은 큰 변수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었다.


“주술은 죽은 자를 움직인다는 전설이 있었지.”


주술은 인간에게 꺼려지는 스킬이었기에, 금지되고 박해받았다. 그렇기에 지금은 남아있는 전설뿐이지만, 그 주술에 의해 수 백, 수 천의 병사들이 죽고, 죽어서도 이용되었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다.


“뭐, 나는 적당히 원하는 바를 얻으면 그 뿐이지.”


전투에 지더라도, 나는 잃을 것이 없다. 공훈을 세워서 작위를 받기만 하면 그 뿐인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내 추측이지만, 저 고블린들은 전투에 이기더라도 저 곳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녀석들은 분명 힘은 늘일지라도 그 드래곤과 싸울 내년을 기다릴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집중해서, 주변 소리를 들고 있는데, 전령이 도착한 듯, 말밥굽 소리가 들려왔다. 후방인 이곳에 말을 타고 오는 이는 그다지 많지 않은 것이다.


잠시 후, 기사 클라트가 내 천막쪽으로 걸어와서 정중하게 소리를 내었다.

“길란님 쉬시는 데 죄송하지만 잠시 시간 좀 내어주시겠습니까?”


나는 몸을 일으켜 천막 밖으로 나왔다. 클라트 공의 뒤에는 전령인 듯한 자가 거만하게 서 있었다.


“무슨 일이신가요 클라트경?”


“길란님, 전령께서 사령부의 요청을 가져와서, 어쩔 수 없이 부탁을 드려야 할 것 같았습니다.”


클라트의 곤란해하는 표정으로 보아, 고블린 귀를 주는 것으로 일단락이 되지 못한 모양이었다.


‘무능한 녀석들이 할 생각이나 행동은 뻔하겠지만, 그래도 좀 짜증이 나는 군.’


나는 짜증을 얼굴에 드러낸 채, 물었다.


“제가 무엇을 더 해야하는 건가요 그럼?”


“그···그게···”


“무례하다 이놈! 감히 존귀하신 공작전하 총사령관님의 명령을 가져왔는데, 그것을 황송하게 받들지는 못할지언정, 불만을 가지는 것이냐?”


뒤의 거만한 전령이 호통치는 소리에, 내 안에 있던 무언가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내 표정은 싸늘하게 식었고, 내 눈은 그 전령과 일행을 노려보았다. 전령은 무의식 중에 공포를 느꼈는지 내 시선을 피해 클라트공의 뒤로 숨었다.


“말씀하시지요 클라트공”


내 목소리도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구순충 녀석은 내 감정도 이해하고 목소리로 바꾸어 주는 것이다.


“사령관께서 고블린과의 싸움 비결을 알려달라고 요청하셨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가시죠.”


“그···그게 저는 동행이 금지되었고, 길란님 혼자 가셔야 한다고 합니다.”


클라트 공이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전령을 보자, 전령이 살짝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그···그게 공작폐하 총사령관님의 치···칙령이시다.”


“가죠.”


나는 차갑게 말했고, 전령은 자신의 말에 올라타고 앞섰다. 나는 말이 없었기에 그 뒤를 따랐지만, 뛰지는 않았다. 그럴 기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몇 번이고 전령이 나에게 채근하려다, 내 눈과 마주치고는 고개를 돌려 천천히 말을 몰아서 앞장을 섰다.


우리 하이델 가문의 주둔지에서 총사령관의 본진까지는 걸어서 십여 분 거리였다.

총사령관의 본진은 언덕 위에 있어서, 걸어올라가는 동안 불타버린 숲에서 벌어지는 전투가 내려다 보이기 시작했다.


불타버린 숲까지는 삼천걸음 정도의 거리였기에, 일반적인 인간의 눈으로는 규모만 보이고, 자세히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 눈에는 고블린들에게 도륙되고 도망가다가 학살당하는 전열과 후방에서 아군이건 적군이건 상관없이 활을 쏘아죽이고 있는 아비규환이 똑똑히 보이고 있었다. 거기에, 역시 예상했던 것처럼 커다란 검은 고블린들이 인간이 만든 전열을 손쉽게 무너뜨리고 있었고, 인간들의 시체가 인간들의 적이 되어서 싸우고 있었다.


아마도, 주둔지에서 1만명 정도의 병사를 보내서 불타버린 숲에서 1차전을 치르고 있는 듯하고, 그 전세는 분명히 인간 측이 불리해 보였다.


언덕 위, 화려하게 수놓아진 커다란 천막 앞에서 전령이 말에서 내린 뒤 경비병에게 말을 걸었다. 잠시 후, 경비병들이 내게로 와서 무장을 해제시키고 나를 천막 안으로 인도해주었다.


“공작전하~! 부르신 병사를 데려왔나이다!”


“본녀가 바로 발렌베리가의 가주 노아다. 바쁜데 불러들여 미안하구나.”


전령이 무릎꿇고 단상 위의 인물에게 배알했고 나는 가볍게 머리를 숙였다.


‘공작이라는 것이 설마, 저 꼬마 여자···인가?’


단상 위에 앉아 있는 것은 7~8세의 꼬마 아이였다. 앳된 얼굴에 한눈에 보아도 귀족아이라는 것이 보이는 기품이 있었고, 무엇보다 그 눈에 보이는 총명함은 그 나이의 아이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공작은 그 눈을 굴려가며 나를 살펴본 뒤 말했다.

“다들 물러가라! 단 둘이서 이야기하고 싶다.”


“네에? 전하! 하오나!”


“내 말을 무시하려는 것이냐? 무슨 일이 있으면 부를 터이니, 그 전에는 아무도 천막 안에 들어오지 말라! 내 부름이 있기 전에 들어오면 목을 칠 것이다!”


공작의 말에, 호위병과 전령, 그리고 보좌관으로 보이는 자들이 모두 물러났다. 나 또한 갑작스러운 일에 긴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전령이 불렀을 때는 귀찮음과 이전의 명령들로 인해 증오까지 있었지만, 파격적인 행동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그대, 이름이 길란이라고 했던가?”


단상에서 내려와 마치 짐승을 구경하듯, 내 주위를 돌며 나를 살펴보던 공작이 물었다.


“그···렇습니다.”


공작이면 왕족 다음가는 최고 귀족이다. 아니, 오히려 왕족 중에 실무에 능한자가 공작이 되어 내정을 돌보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에, 이 꼬마는 보기와는 달리 이 국가의 실무 책임자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대, 직접 보니 생각보다 훨씬 더 재밌는 자로군. 처음에 하이델 가문을 고블린들로부터 구해낸 자라고 들었을 때는 단순히 뛰어난 모험가인 줄 알았지.”


내 주위를 한 번 돌고는 공작은 다시 말했다.


“그리고 고블린 귀를 가져오고, 숲을 불태웠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또 전략에 능한 전직 상급군인 출신인가 했지.”

그리고 내게 한발자국거리까지 다가와서 코로 냄새를 맡는 듯한 자세를 취한 뒤 말했다.


“그런데, 너는 인간이 아니군?”


공작의 눈이 붉게 물들었고, 나는 순간 살기를 느껴 몸을 피해 굴렀다.


“아하하하! 가볍게 휘두르긴했지만 내 공격을 이렇게 쉽게 피한 녀석은 처음이야! 상태를 나조차 확인할 수 없게 감춘 것도 놀라워!”


어느새 공작의 손에 들린 것은 새빨간 핏빛으로 빛나는 장검이었다. 붉은 빛이 뚝뚝 떨어질 듯한 그 모습에 전율을 느끼게 하는 대단한 물건이었지만, 내 눈으로도 쫓지 못하고 겨우 굴러서 피한 그 장검은 다음 순간 내 눈 앞에 다가왔다. 하지만, 넘어져 있는 나는 그 칼에서 도망갈 여유는 없었다.


“네 녀석, 누가 보낸 암살자냐?”


공작의 말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저는 암살자가 아닙니다.”


“호오~! 인간도 아니고, 암살자도 아니다?”


공작은 기이하게 일그러진 웃음을 띄우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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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프리랜스 I +1 20.03.09 462 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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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약육강식 (Predator and prey) +1 20.03.06 492 7 10쪽
11 사투, 그리고 재회 +1 20.03.05 494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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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귀로 그리고 (returning and···) +2 20.03.02 547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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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함정과 결전 (Trap and fight) +1 20.02.29 635 6 9쪽
5 거래와 잠입 (Trade and infiltration) +1 20.02.28 747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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