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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밀크

드루이드 삼촌은 매일이 즐거워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커피밀크
작품등록일 :
2023.10.20 10:20
최근연재일 :
2024.01.09 22:25
연재수 :
6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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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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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28,500

작성
23.12.25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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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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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크리스마스이브 (1)

DUMMY

세상에 막 태어난 신생아는 알지 못한다.

얼마 지나 스스로의 힘으로 몸을 뒤집고, 기고, 걷게 된다는 것을.

더 나아가 말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게 된다는 것까지.

초인이 된 나 역시 그랬다.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아는 아기처럼 드루이드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던 것뿐, 현재까지 일어난 모든 일을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선천적 초인 아이가 내 삶에서 가장 귀한 존재가 된다는 것,

동물뿐만 아니라 마수들의 언어를 들을 수 있는 귀가 열려서, 난생처음 털뭉치들과 한 지붕 아래 살게 된다는 것,

그리고 지금처럼 상상력을 양분으로 농작물을 키워내는 일까지.


“해냈다.”


저절로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또 새로운 것을 하나 해냈다는 성취감에서 오는 뿌듯함이었다.

마력의 강약을 조절할 수 있게 됐다.

나는 아이들의 털색을 빼닮은 토분 화분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


“이건 또 새롭네.”


가장 왼쪽에 있는 하나비의 화분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대나무처럼 딱딱해 보이는 기둥에 빨대를 반으로 누른 듯한 가지들이 뻗어져 있고, 빨간색 색연필로 서투르게 선을 그린 것 같은 무늬가 얇고 긴 잎에 수놓아져 있다.


톡.


손으로 잎을 하나 떼어냈다.

잔가지의 잎이 떨어진 자리에서 커스터드 크림 같은 노란 수액이 살짝 흘러나왔다.

잎은 스웨이드 가죽처럼 굉장히 부드럽고 촉촉한 질감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나이테와 비슷한 결이 보인다.

약간 고구마 과자에 새겨진 무늬와 닮아 보이기도 한다.

잎의 끝과 끝을 잡고 살짝 늘려보니 나이테와 닮은 무늬의 결대로 부드럽게 찢어졌다.

정갈하게 깎은 사과 껍질 같은 모양이다.


“이건 이름을 뭐라고 붙여야 하나···.”


신장 영양츄르 게살 슬라이스 나무는 너무 길잖아.

편의상 하나비 까까나무라고 부르는 편이 좋겠다.


‘다른 애들 것도 그렇게 이름을 지어야···.’


나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흐뭇한 얼굴로 먹꾸의 까까나무를 지나쳐 랄이의 까까나무 앞에 섰다.


“와···.”


순수한 진심이 담긴 감탄사였다.

랄이의 꼬리깃 모양을 닮기도 했고, 바나나 나무를 닮기도 한 듯한 모습.

기둥이 보이지 않는다.

무수한 열매로만 이루어져 있다.

열매는 바나나처럼 하나의 송이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 송이당 대략 여덟 개에서 열 개의 열매가 달려 있었다.

모양은 통통한 바나나 간식과 빼닮아 있었는데, 그것보다는 좀 더 단단했다.

열매 하나를 분질러 보았더니 샐러리처럼 경쾌한 소리를 내며 반으로 똑 갈라졌다.

겉은 옅은 초록빛인데 단면은 노랗고 작은 점들이 테두리에 빼곡하다.

키위 씨를 빼닮은 점에는 국수 면을 심어놓은 것처럼 기다란 무언가가 콕콕 박혀 있었다.


“랄이가 진짜 좋아하겠다.”


랄이는 부드러운 간식보다 식감이 있는 간식을 선호하니 굉장히 마음에 들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포의 화분.


“이것만 나무가 아니네.”


유산균 영양제와 콜라젤리를 심은 포의 화분에서는 빈틈없이 탐스럽게 꽃이 피어났다.

생김새는 망고튤립과 굉장히 비슷했다. 다만 주황색과 노란색을 지닌 망고튤립과 다르게 이 꽃은 검은색에 가까운 짙은 고동색에서 위로 올라올수록 색이 매우 옅어졌다.

꼭 잔에 담긴 거품이 잔뜩 일어난 콜라와 닮았다.


“열매가 있긴 한 건가. 있어야 하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꽃잎을 열어보았다.


“다행이다.”


꽃을 열자마자 보이는 네 개의 수술.

투명하고 말랑한 영락없는 젤리의 질감이다.

열매를 손으로 뭉개자 달콤하고 시원한 콜라 향이 짙게 풍겼다.


“아침 되면 다들 엄청 좋아하겠네.”


집에 들어갔다.

누구 하나 뒤척이지 않고 곤히 자고 있는 새벽에 나만 홀로 천장을 바라보며 활짝 미소 짓고 있었다.

마음이 너무 설레서 잠이 오지 않을 것만 같았다.

실제로 산타가 존재한다면 불면증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렘으로 잠 못 이루는 인생이라니.

좋은 것 같으면서도 산타 ‘할아버지’니까 연세 있는 어르신이 불면증으로 고생한다고 생각하니 역시 그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 눈꺼풀을 내리고 고개를 저었다.


* * *


설레서 못 잘 줄 알았던 새벽이었건만, 깊게 숙면했다.

아침에 눈을 뜨니 형은 이미 나가고 없었다.

지방 강연 때문에 일찍 나갈 거라고 어젯밤에 전해 들었다.


“안경 삼촌 없셔···.”


삐죽삐죽 머리가 뻗친 보라가 내 옆에 누워서 눈을 비비며 말했다.

건너편 보라의 침대에는 방금 막 허물을 벗어 던진 것처럼 이불이 이리저리 구겨져 있었다. 하나비는 그 위에서 만족스러운 얼굴로 성실하게 꾹꾹이를 하고 있었다.


“안경 삼촌 오늘 바쁜 날이라서 일찍 일하러 나갔어, 보라야.”


보라는 아랫입술을 삐죽 내밀더니 내 품에 쏙 안겨서 머리를 묻었다.


“인사 못 해서 슬퍼···.”


나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보라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어차피 집에서 볼 텐데, 뭘.”

“그래두··· 안경 삼촌이 그랬단 마랴···. 내가 아침에 빠빠이 해주고 힘내라구 얘기 해주면 지쨔 힘이 난다고 그랬어.”


하나비가 꾹꾹이를 멈추더니 내 침대로 건너와서는 나와 보라 사이에 머리를 비집어 넣고 들어왔다.


<힘내라고 말해주는 것 보다, 힘을 쓰고 왔을 때 다시 기운을 넣어주는 게 더 중요하다냐.>


“아라써···.”


보라가 여전히 풀죽은 목소리로 대답하자, 하나비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별 수 없다는 듯이 보라의 머리에 자신의 머리를 강하게 부볐다.

거의 박치기 수준으로 머리를 들이대는 통에 보라가 “아야!” 하고 외치며 고개를 다시 들게 됐다.


<약한 소리 내지 말라냐. 연구원 생각하다가 연대기 힘까지 다 뺏겠다냐.>


하나비가 말을 마치자마자 보라는 충격받은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삼촌 미안해애···.”

“뭐가 미안해. 보라 잘못한 거 없어. 하지만 보라가 안경 삼촌한테 힘내라고 말해주고 싶다면 보라부터 힘이 많아야겠지? 그러니까 기운 차리자아아!”


나는 이불을 벗어던지고 벌떡 일어났다.

그러자 보라는 내 침대 위에서 폴짝 뛰어올라 힘차게 일어섰다.

하나비는 뿌듯한 표정으로 골골송을 부르고는 침대 아래로 내려가 자신의 이불을 보기 좋게 정가운데로 끌어놓았다.


<갤 수는 없으니까냐. 이게 내 최선이다냐. 이 정도면 깔끔하지 않냐아?>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꼬리 위를 톡톡 두드려주자, 하나비는 꼬리를 부르르 떨며 행복한 마음을 표현했다.


* * *


거실 소파에 앉아서 아이들을 불렀다.


“하나비, 먹꾸, 랄이, 포!”


이름을 호령하자마자 아이들은 자신들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력으로 달려와 내 앞에 집합했다.


“오오? 되게 빨리 오네?”


좀처럼 먼저 말하는 법이 없는 먹꾸가 작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름을 불러줄 때면 항상 좋은 일이 생긴다옹···.>


나는 싱긋 미소 지으며 먹꾸의 얼굴 가까이에 손을 뻗었다.

그러자 먹꾸가 소심하게 눈치를 살피는 얼굴로 천천히 다가와 자신의 뺨을 정성스레 부볐다. 바짝 말라 날렵했던 턱에 그래도 전보다는 제법 살이 붙었다.


“삼촌 왜 나는 안 불러어?”


욕실 문이 힘 있게 열리더니 보라가 샐쭉한 목소리로 물었다.

거울을 보지 않고 서둘러 나왔는지 한쪽 입꼬리에 치약 거품이 묻어 있었다.


“어차피 보라하고 다 같이 볼 거라서 일단 동생들부터 불렀지.”

“뭔데에에? 뭐야아?”

“일단 보라 입에 치약 거품 닦고 오세요. 그러면 삼촌이 보라한테도 말해주우―지!”

“먼저 얘기하면 안 돼 삼촌! 나도 같이 들을래!”


보라는 나한테 약속을 받아내고 나서야 욕실 안에 들어가서 입을 제대로 헹구고 돌아왔다.

하나비와 먹꾸, 랄이, 포는 재촉하지 않고 가만히 보라가 올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는 사아람!”


내가 말하자 하나비가 심드렁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사람이면 아빠냐 보라 뿐이잖냐아아. 우리는 사람 아니다냐. 바보인 거냐아아.>


아차.


“흠흠, 아무튼, 아무튼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는 어린이!”


하나비와 먹꾸, 랄이는 자신을 어린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지 별다른 항의를 하지 않았다. 포는 어린이보다는 아기가 맞는 표현이고.


“저요!”


보라가 손을 번쩍 들었다.


“네, 보라!”

“크리쓰마쓰 이이이브!”

“딩동댕!”


랄이는 머리털을 휙 세웠다. 마치 모히칸 스타일을 한 남자처럼 보였다.

아, 랄이는 여자다.


“딩동댕! 딩동댕! 딩동, 딩동댕! 오늘은 크리쓰마쓰 이이이브!”


랄이는 딩동댕 소리가 마음에 들었는지 몸을 이쪽저쪽으로 흔들면서 연신 “딩동댕!”을 흥얼거렸다.


<그게 무슨 날인데냐아? 좋은 날인 거냐아?>

<무슨 날이냐옹···?>


하나비와 먹꾸가 차례대로 질문했다.


<뺘뺘! 뺘뺘! 띤똔땡!>


포는 제자리에서 폴짝폴짝 뛰어오르며 랄이와 함께 “띤똔땡!”을 외쳤다.


“크리쓰마쓰 이브는 무슨 날이냐며어언, 싼타 하부지한테 선물 받는 날이야아! 그런데! 착한 어린이만 받는 날이야. 나뿐 아이는 선물 없어!”


미리 나에게 설명을 들었던 보라가 야무지게 동생들에게 크리스마스이브에 대해 알려주었다.

하나비는 골똘한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했고, 먹꾸는 몸을 웅크리고 고민스럽게 꼬리 끝을 천천히 씰룩였다.


<여태까지 나쁜 짓 한 적 없는데냐, 선물 받은 기억이 없다냐. 고양이는 선물을 안 주는 모양이다냐.>


그때 먹꾸가 무언가 깨달은 듯이 하나비에게 말했다.


<나는 알 것 같다옹!>


근래 들은 먹꾸의 목소리 중에서 가장 활기가 있었다.


<뭔데냐?>


먹꾸가 식빵 자세를 하느라 안으로 접고 있던 앞발을 뿅뿅 하나씩 꺼내더니 단정한 자세로 앉았다.


<집이 있어야 선물을 주는 거다옹.>


순수한 먹꾸는 해맑게 말했지만, 나의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씁쓸해졌다.

길 위에서 사는 애들은 저마다 나름대로의 은신처라든가, 집이라고 생각하는 공간이 은밀하게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구나.

먹꾸 덕분에 길 위에서 사는 아이들을 위해서 무언가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당장은 떠오르지 않지만, 그래도 오늘이 넘어가기 전에 기필코 작은 일 한 가지라도 해야지.

나는 행여나 소심하고 여린 먹꾸가 내 감정을 눈치챌까 싶어서 일부러 더 밝은 목소리를 냈다.


“고양이라서 선물을 못 받거나 그런 게 아니야. 산타 할아버지를 알고 있다는 나름의 표시를 해야 할아버지가 알아보고 선물을 놓고 가는 거야. 자길 모르는 아이한테는 선물을 안 주는 할아버지거든.”

<어떻게 표시를 해야 하는데냐?>


하나비가 물었다.


“대부분의 어린이는 양말을 머리맡에 올려놓고 자는데, 양말이 아니더라도 자기가 소중히 여기는 무언가를 올려놓고 자도 괜찮아.”

<그렇구냐. 고민해 봐야겠다옹.>

<몰랐다옹···. 알았으면 선물을 많이 받았을 텐데 아쉽다옹···.>


먹꾸가 특유의 옹알거리는 말투로 말을 마치자마자 하나비가 홱 고개를 돌렸다.


<그건 모르는 일이다냐. 네가 착한 어린이인지 아닌지는 산타 할배가 판단하는 거잖냐아아.>

<특별히 착한 일을 하진 않았지만, 나쁜 짓도 하지 않고 지냈다옹···. 그나저나 하나비 너는 이번에 꼭 선물을 받겠다옹.>


먹꾸의 말에 하나비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와 보라는 나란히 앉아서 계속 녀석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평소 시끌시끌한 랄이도 흥미로운 모양인지 알을 품는 닭처럼 웅크리고 앉아서 고양이들을 빤히 바라보았다.

포는 내 무릎 위에 올라와서 맨투맨 모자에 달린 끈을 이빨로 잘근잘근 씹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아?>


하나비가 먹꾸에게 물었다.


<나를 구해줬잖냐옹···. 그건 틀림없이 착한 일이다옹···.>


먹꾸가 하나비를 바라보며 고로롱고로롱 골골송을 부르자, 하나비는 괜히 쑥스러운 마음이 들었는지 뒷발로 귀 뒤를 벅벅 긁고 괜히 스크래쳐에도 발톱을 벅벅 갈았다.

나는 고양이들의 둥글넓적한 머리를 사이좋게 쓰다듬어주고 나서 드디어 본론을 말했다.


“얘들아, 내가 너희를 부른 건 산타보다 내가 먼저 선물을 준비했다고 알려주려고 부른 거야.”


그제야 랄이가 웅크리고 있던 몸을 일으키고 날개를 양쪽으로 펼치며 이쪽저쪽으로 왔다 갔다 춤을 췄다.


“선물! 선물! 아빠가 주는 선물! 딩동댕!”

“삼촌 나두? 나두? 내 선물도?”


나는 보라에게 귓속말로 대답했다.


“보라는 삼촌이 이따 밖에서 줄게.”

“아라써!”


* * *


온실문을 열자마자 말 그대로 하나비가 그대로 벌러덩 뒤로 자빠졌다.


<히에에에에에엑!>


먹꾸는 하나비가 다시 일어날 때까지 멈춰서서 기다려줬다.

그리고 들릴 듯 말 듯한 소리로 작게 읊조렸다.


<다행이다옹···.>


랄이가 한바탕 노래 한 곡을 부르며 힘차게 날갯짓을 하고, 포가 폴짝폴짝 기쁨의 점프를 하는 것으로 크리스마스이브의 아침을 열었다.


<아빠가 한 거냐아아? 우릴 위해서 아빠가 한 거냐아아아?>


하나비는 몸을 일으키고 거의 내 다리에 매달리다시피 한 자세로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물었다.


“응, 맞아.”

“삼촌 지쨔 대단해. 삼촌이 응원 엄청엄청 많이 했나부다아!”


보라가 내게 엄지를 척 들어보이며 해맑게 미소 지었다.


“아빠 고마어! 아빠 고마어!”


랄이는 하나비가 매달려 있는 모습을 힐끗 보더니 나의 반대편 다리로 총총히 다가와 날개로 끌어안았다.


“착하네, 우리 애기들.”

<뺘뺘! 먐먀! 뺘뺘! 먐먀져라!>


아이들은 모두 자신의 화분에서 자라난 간식들을 맛보았다.

하나비와 먹꾸는 평소에 식성이 다른 편이지만 자라난 간식들은 둘 다 꽤 만족스러운 모양인지 사이좋게 나눠먹었다.

먹꾸는 자신의 열매를 따 하나비에게 주었고, 하나비도 똑같이 했다.


“하나비, 먹꾸, 랄이 지금부터 아빠가 하는 말 잘 들어야 돼.”

<말해라냐.>

<듣겠다옹···!>

“잘 들어! 잘 들어!”


하나비, 먹꾸, 랄이가 순서대로 대답했다.


“포는 아기라서 밥을 자주 챙겨줘야 되거든. 그래서 아빠랑 보라랑 포랑 앞으로 같이 나갈 거야.”

<끝이냐아?>


하나비가 시큰둥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아빠 나갔을 때 온실에 와서 간식 너무 많이 먹고 그러면 안 돼. 오늘은 딱 다섯 개만 먹어. 다섯 개 넘으면 안 돼. 약속하는 거야?”


좋은 걸 심어서 만들어낸 작물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확실히 성분 검사를 마치고 정량을 주고 싶었다.

사람과 동물은 몸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다르기도 하고, 몸무게에 따라 먹을 수 있는 양도 다르니까.


<걱정 말라냐. 혹시라도 더 먹으려는 녀석이 있으면 내가 머리통을 후려갈기겠다냐!>


하나비가 씩씩하게 대답했다.

사실 먹꾸랑 랄이 보다 하나비 때문에 한 말이었는데.

자진해서 책임감 있게 대장 역할을 맡겠다고 하니 일단은 믿는 수밖에.


“오늘도 집을 잘 지켜줘. 하나비.”


하나비는 자신에게 집을 부탁하는 것이 감격스러웠는지 엉덩이를 깔고 앉아서 배 위에 공손하게 손을 얹고 “냐아!” 하고 울었다.

나는 준비해 온 폴리백에 방울포도마토, 사탕열매, 그리고 아이들의 간식까지 종류별로 골고루 담았다.

작물들을 성분 검사 센터에 보낼 계획이다.


작가의말

허어어어얼 님 후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행복한 연말 되세요!

=ὃㅅ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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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루돌프에게도 선물을 +6 23.12.30 1,176 95 13쪽
57 착한 어린이들의 메리 크리스마스 +6 23.12.30 1,200 100 12쪽
56 흰 눈이 기쁨 되는 날 +6 23.12.29 1,277 103 14쪽
55 크리스마스 이브(4) +9 23.12.28 1,324 109 13쪽
54 크리스마스이브 (3) +5 23.12.27 1,364 10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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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이브 (1) +6 23.12.25 1,563 114 15쪽
51 크리스마스이브 전야제 +7 23.12.25 1,674 110 14쪽
50 가장 따뜻한 계절, 겨울 +3 23.12.23 1,793 114 13쪽
49 형제 +5 23.12.23 1,793 113 13쪽
48 고양이의 속마음 +5 23.12.22 1,886 121 14쪽
47 가족은 강하다 +9 23.12.21 1,998 137 14쪽
46 선물 +5 23.12.20 2,018 13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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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산타 할아버지 +12 23.12.16 2,449 13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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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예상치 못한 행운 +7 23.12.09 3,067 14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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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소원 +8 23.12.07 3,144 14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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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식구와 식객 사이 +11 23.11.15 6,170 214 13쪽
8 옥탑방 고양이 +7 23.11.14 6,535 210 14쪽
7 옥탑방 강아지 +10 23.11.13 7,374 220 15쪽
6 나는 삼촌 +9 23.11.12 7,749 241 13쪽
5 선천적 애니먼 +11 23.11.11 8,172 250 16쪽
4 보라 +6 23.11.10 8,883 250 15쪽
3 동질감 +11 23.11.09 10,059 267 18쪽
2 복권 중의 복권 +9 23.11.09 11,190 280 13쪽
1 일상 속 전조 +14 23.11.06 14,765 30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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