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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밀크

드루이드 삼촌은 매일이 즐거워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커피밀크
작품등록일 :
2023.10.20 10:20
최근연재일 :
2024.01.09 22:25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244,546
추천수 :
10,059
글자수 :
428,500

작성
23.11.17 23:25
조회
5,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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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글자
15쪽

달라지는 하루

DUMMY

예전부터 식물을 키우기만 하면 죽이는 사람들이 안타까웠다.

특별히 키우기 어려운 식물이 아니라면, 대개 햇빛과 물만 조절하면 되는데.

요리에 재능이 없는 사람들과 비슷하다. 정해진 레시피가 아닌 잘못된 감으로 해결을 해버려서 꼭 문제가 생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것도 기본기를 다지고 난 뒤에 터득할 일이다.


“하하, 이거 참······.”


포도송이 같은 잘 익은 방울토마토를 보고 있자니 헛웃음이 나왔다.

원래도 식물 키우기에 자신이 있는 편이었지만, 이제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이건 그냥 방울토마토라고 할 수가 없겠는데?

방울포도마토.

그래, 방울포도마토가 딱이네.


똑.


나는 방울포도마토 한 송이를 따서 손에 들었다. 알맹이도 단단하고 껍질로 덮인 상태에서도 제법 진한 향이 느껴졌다.


“어디.”


방울토마토 한 알을 따서 입에 쏙 넣었다.


와작.


과육을 씹자마자 진한 토마토 향과 단맛이 확 올라왔다.


“우왁! 이야악!”


평소에 티비에서 맛있는 음식을 소개하는 척, 맛집 광고를 하는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불만이 있었다.

과장된 리액션.

먹기만 하면 감탄사를 내뱉고, 입을 틀어막거나, 몸을 흔들고, 심지어 눈을 뒤집어 흰자위를 드러내기도 하는 리액션.

살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그냥 고개를 살짝 끄덕거리거나 ‘음’ ‘맛있다’ 정도의 소리를 하는 게 전부였다.

간혹 식당에서 맛에 감탄한 사람이 ‘이거 진짜 맛있다’ 라고 하는 정도는 들어본 것 같다. 그게 내 기준에서 ‘진짜’였다.

티비에서 나오는 연예인들처럼 리액션을 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연예인들이야 그게 직업이니 하는 거겠지만, 너무 과한 칭찬이라서 그런가 와 닿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그랬다.


“진짜 맛있다, 와.”


과장된 리액션을 하던 수많은 연예인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마음속으로 ‘죄송합니다’ 라고 중얼거렸다.

과장이 아니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내가 진짜 잘하는 집을 못 가봐서, 진짜 맛있는 것을 못 먹어봐서 그랬네.”


방울포도마토 한 알을 더 입에 넣었다.


“으흐흐흠.”


절로 웃음이 나오는 맛이었다.

나는 동물 통역의 초인도, 짐승의 초인도 아니다.

드루이드.

나는 드루이드 그 자체다.

동물들과의 대화, 늑대폼으로 변신에 식물 키우기까지.


“어디······.”


다른 식물에도 시험하기로 했다.

얼마 전에 심은 상추.

천천히 손을 가져가 마력을 흘려보냈다.


파삭, 파사사삭.


상추가 머리를 털듯이 흔들리며 금세 자라났다.

보통 상추보다는 잎도 크고 싱싱했지만, 방울포도마토처럼 큰 변화는 없었다.


“마력을 덜 줘서 그런가?”


상추에 마력을 더 쓰려고 하는 순간 심박수가 올라갔음을 느꼈다.

급하게 신호등을 건널 때 같았다. 뛸 정도는 아닌데, 그냥 걷기에는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아서 조금 서두르는 속도. 건너고 나서 평상시로 돌아왔을 때 약간 호흡이 가빠진 느낌.

마력도 공짜가 아니다. 체력을 쓰는 것과 비슷하다. 적당히 조절하면서 써야 된다.

이제 막 초인이 된 나는 아무래도 마력의 총량이 많은 편이 아니었다.

마력의 총량은 타고나는 부분도 크지만, 훈련이나 안개지대에서 나는 약초 등을 섭취하는 것으로 늘리는 것도 가능하다.


“좋은 거 많이 먹고 다녀야겠네.”


혼자서 실실 웃다가 옆을 봤다.

그새 하나비는 사라져 있었고, 먹꾸는 아직도 이마 털이 눌리도록 온실 벽에 얼굴을 바짝 붙이고 있었다.


“먹꾸 귀엽··· 아, 깜짝이야!”


먹꾸 옆에서 보라도 똑같이 온실 벽에 얼굴을 바짝 붙이고 있었다. 돼지코가 되도록 얼굴이 눌려 있어서 놀랐다.


“하하하하! 놀랬잖아!”

내가 웃으면서 온실 밖으로 나갔고, 그제야 보라는 온실 벽에서 얼굴을 뗐다.


“헤헤헤.”


웃으면서 눈을 비비는 보라는 나풀나풀한 반팔티에 반바지 차림이라 추운지 살짝 떠는 게 보였다.


“아이고 추워. 얼른 들어가자.”

“응!”

“그··· 음?”


보라와 함께 집으로 들어오자마자 물었다.


“보라 말하네?”

“응!”

“다른 말도 해봐.”

“삼촌!”

“다른 말은?”


보라가 히히 웃었다.


“몰라!”

“또 다른 말!”

<아직은 잘 몰라!>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한국어를 습득하기 시작하다니.

어쩌면 천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한다.


“아!”


무언가 떠올랐는지 얼굴이 환해진 보라가 양손을 자신의 배에 얹어 보였다.


“배고파!”


제일 중요한 말을 배웠구나 싶었다.


* * *


어렸을 때 못 가져본 것이나 부족했던 것은 나이를 먹어서도 한이 되고는 한다.

엄마가 더 이상 우리 형제에게 요리를 해주지 못 하게 됐을 때.

나와 형의 식비도 아껴야 했었다.

엉망인 요리 실력으로 재료도 아껴야 하니 그 맛이야 말할 것도 없었다.

‘밥 꼭 잘 챙겨먹어’ 라는 부드러운 음성은 우리 형제에게 깊이 박혀 있었기에 대충 때우지는 않았다.

라면을 먹어도 영양을 고려해 뭔가를 더했고, 조금 여유가 생겼을 때부터는 요리도 열심히 했다.

형이 대학교에 다니고 나서부터는 과외를 열심히 해서 돈을 벌었고, 내가 살림을 도맡았었다.

덕분에 남 부럽지 않은 요리 실력을 가지고 있다.

아침 메뉴는 토마토커리와 달걀구이 그리고 랄이, 하나비, 먹꾸를 위한 닭가슴살까지.


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


능숙한 칼질로 재료부터 손질했다.

옆에서 보라가 웃으면서 손날로 바닥을 치며 도마질을 흉내 냈다.

나는 피식 웃으면서 물로 씻은 방울포도마토 한 알을 보라의 입에 쏙 넣어줬다.


“우와?”

“맛있지?”


보라는 왕방울 같은 눈을 크게 뜨고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조금만 기다려. 더 맛있는 거 해줄게.”


깍둑 썰기를 한 감자, 당근, 양파.

보라가 먹을 것을 생각해서 평소보다 좀 더 작게 썰었다 .

방울포도마토는 한송이 전체를 2등분했다.

소금과 후추를 살짝 뿌린 소고기를 볶기 시작하자 보라가 눈을 반짝이며 코를 킁킁거렸다.


“역시 고기 좋아하는구나.”


나는 익은 고기 조각 하나를 집어서 후후 불어 식힌 다음 보라의 입에 넣어줬다.


“으으으으음!”


보라는 눈을 질끈 감으며 고개를 들고 하울링을 하듯 “아우우우우” 소리를 냈다.


“그렇게 맛있어? 조금만 더 기다려.”


다시 고기를 볶는 데 집중하는데 뜨거운 시선이 느껴졌다.


<맛있겠다냐아아아.>


하나비가 은근하게 눈치를 줬다.

먹꾸는 옆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너도 좀 뭐라고 해라냐.>


하나비가 앞발로 톡 쳤는데, 먹꾸는 미동도 없이 나를 바라봤다. 마치 눈으로 ‘우리 입은 입도 아니냐’ 라고 항의하는 듯했다.


“알았어, 알았어. 잠깐만.”


간을 하지 않은 작은 고기 조각 두 개를 익혀서 식힌 다음 각자에게 줬다.


<맛있구냐! 더 없냥!>

“이따 다른 거 줄 거야. 조금만 기다려.”

<알았다냐.>


하나비는 꼬리를 살랑거리며 집 이곳저곳을 돌아다녔고, 보이는 모서리마다 자기 것이라는 듯 볼을 문질렀다.

먹꾸는 내가 준 고기를 다 먹어놓고도 마치 먹은 기억이 없다는 듯이 순진무구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나는 웃음을 누르며 볶던 고기 위에 반으로 자른 방울포도마토들을 넣고, 올리브 오일도 살짝 넣었다.

토마토에 들어 있는 좋은 성분인 라이코펜은 열에 강하고, 지용성이기에 기름에 익혀서 먹으면 흡수율이 올라간다. 당연히 기름도 몸에 좋은 올리브 오일이나 아보카도 오일이 좋다.

미리 썰어둔 채소들도 토마토 위로 가득 넣은 다음 뚜껑을 덮는다.

약불에 40분 정도 끓여야 한다.

물은 넣지 않아도 된다.

토마토와 채소의 수분만으로 풍미 깊은 커리를 만들 수 있다.

물이 충분히 나왔을 때 커리를 넣고 잘 섞어서 약불에 좀 더 끓이면 완성.

커리가 끓는 동안 반숙으로 삶은 달걀을 오일 위에 굴려가며 구우면 달걀구이 끝.

랄이, 먹꾸, 하나비를 위한 닭가슴살도 다 익었다.


“자, 이제 먹자!”


평소 같았으면 면기 같은 곳에 적당히 밥을 퍼담고, 그 위에 커리를 부어서 먹었을 것이다.

보라가 있으니 플레이팅에도 신경을 쓰게 된다.

밥을 컵에 담아서 뒤집어 산처럼 모양을 잡고, 위쪽으로 달걀구이 하나, 채소가 듬뿍인 커리를 담아낸다.


“우앙!”


보라는 나와 커리를 수차례 번갈아 쳐다봤다.


<어제 먹은 까만 거랑 비슷해?>

“까만··· 아, 짜장면. 그거랑은 많이 달라.”

<냄새가 많이 다르기는 해.>

“먹어봐. 뜨거우니까 조심하고.”

<고마워!>


보라의 말에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먹기 전에는 ‘잘 먹겠습니다’ 라고 하면 돼.”

“잘 먹게씀다!”


아직 발음이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흡족스러웠다.


“그래, 보라 많이 먹어.”

“응! 삼촌! 많이!”


나도 많이 먹으라는 뜻 같았다.

보라는 알아서 언어를 습득하면서 쓰려고 했다.

앞으로 이쪽 세상에서 살려면 말을 할 줄 알아야 하기에 어떻게 가르치나 막막했는데 다행이었다.


“어······.”


숟가락을 든 보라가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다.


“왜 그래 보라야?”

<뭐부터 먹어?>

“응?”

“앗! 아니야!”


보라는 뭔가 깨달음을 얻었는지 거침없이 커리를 향해 숟가락을 움직였다.


달그락달그락.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보라는 숟가락으로 커리와 밥을 야무지게 비빈 다음 크게 한 술 떠서 입에 넣었다.


“앙.”


콧잔등까지 살짝 찡그리며 기운차게 먹는 보라.


“우음!”


보라가 깜짝 놀랐는지 나를 쳐다봤다.


“맛있어!”

“그래?”

“응!”

“비벼서 먹는 건 어떻게 알았어?”

<어제 배웠어!>


짜장면도 소스와 면을 비볐듯이 커리도 밥을 비빈 것이었다.


“아이고 똑똑해.”


나는 씩 웃으면서 보라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었다. 쓰다듬는데 머리칼 안쪽으로 작게 숨어 있는 강아지 귀가 느껴졌다.


“많이 먹어.”


나도 커리를 먹으려는데 뜨거운 시선이 느껴졌다.


“헥헥헥헥.”


랄이가 식탁 위에 올라와서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습, 랄이 내려가 있어.”

“헥헥헥.”

“너 닭가슴살 줬잖아. 네 거 다 먹었으면 됐지.”

“미안해!”


랄이는 타당하다 여겼는지 순순히 의자로 내려갔다.

평소보다 훨씬 바쁘고 정신없는 아침이었다.

그만큼 많이 웃었고, 식사도 평소보다 훨씬 맛있게 느껴졌다.


* * *


우다사를 촬영 중인 녹색 안개지대에도 아침이 찾아왔다.

출연자들은 아침식사를 하고, 다들 나름대로 꽃단장을 한 뒤에 밖으로 나섰다.

자기소개 시간이었다.

출연자들이 순서대로 자기소개를 이어나갔고, 곧 연구원의 차례가 됐다.

현재 외부는 겨울이었지만, 안개지대 안쪽은 선선한 가을 날씨.

깔끔한 재킷에 안경을 쓴 연구원이 자리에 서자 환호성이 나왔다.


“와아아아아! 멋있다!”

“잘생겼다!”

“안경 잘 어울려요!”


남녀 모두에게 호감도가 가장 높은 연구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짧은 시간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고, 얘기도 많이 나눠서 이렇게 자기소개를 하는 게 어색하네요. 우선 제 나이는··· 서른넷이고요.”


지켜보고 있던 반올백머리 남자가 “형 맞네” 라고 중얼거렸다.

연구원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현재 수의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일반 동물들도 진료하지만, 어쩌다 보니 마수들을 더 많이 치료하고 있네요.”


몇몇 출연자들이 깜짝 놀라며 감탄했다.


“우와아아아, 마수 보는 수의사. 대박.”

“어쩐지, 마수들을 잘 알더라.”

“너무 멋있다.”


연구원은 멋쩍은 미소를 짓다가 입을 뗐다.


“그리고··· 혼자가 된 이유는······.”


우다사 출연자들 모두 저마다의 아픔이 있기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연구원은 아픈 과거를 떠올리며 잠시 고통을 느꼈다. 문자 그대로 마음만 아픈 게 아니라, 진짜 신체적으로도 아팠다.


“사별이었습니다.”


지켜보던 사람들이 술렁거렸다.


“결혼생활은 2년 정도 했었고, 혼자가 된 지는 3년이 좀 넘은 것 같네요. 지금은 동생이랑 함께 살고 있습니다.”


연구원은 이상하게 후련함을 느꼈다.

지금껏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두고 살았던 아픔을 아직 잘 알지도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풀어놓으니 편안해졌다.


“여기 계신 분들 모두 아픔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 아픔으로 인해서 조금 더 성숙해지고, 지금의 내가 있는 거니까요. 다들 앞으로는 더 즐겁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여기 와서 벌써 좋은 분들을 많이 알게 되는 것 같아서 기쁩니다.”


출연자들의 박수가 쏟아졌고, 연구원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꾸벅이며 자리로 돌아왔다.


* * *


“자, 여기에 팔 넣고. 여기에도 팔 넣고.”


주다미가 사다 준 연보라색 패딩을 보라에게 입혔다.

옷 자체도 예뻤지만, 보라에게 뭔들 안 어울리겠나 싶었다.


“그러고 보니 연보라구나.”


나의 말을 들은 보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삼촌 성씨가 연씨거든. 그러니까 보라도 성까지 붙여서 말하면 연보라인 거지.”


보라에게 성씨의 개념을 완전히 알려주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름이 길어지는 거구나?>

“그렇기는 한데······.”

<삼촌이랑 이름이 닮아져서 좋아!>

“하하, 그래?”

“응!”

“삼촌도 좋아.”


나는 피식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자, 나갈까?”

“응!”


대형마트에 갈 생각이었다.

옷은 주다미가 잔뜩 사다 주기는 했지만, 신발이나 그 외에 필요한 용품들이 많았다.


“자, 너희들은 집 잘 보고 있어.”

<걱정 말라냐아아아.>


하나비는 옆으로 누워서 완전히 늘어진 채 대답했다.

게으른 모습에 헛웃음을 치는데 랄이와 먹꾸가 보이지 않았다.


“얘들은 어디 갔지?”


먹꾸를 찾아 헤매다가 임시로 만들어둔 고양이 화장실이 눈에 들어왔다.

마트에 가서 고양이 용품들도 잔뜩 사야겠다.


“음?”


고양이 화장실에서 일을 본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감자도, 맛똥산도 보이지 않았다.

어제오늘 많이 먹어서 화장실이 가고 싶었을 텐데?

잘 먹고 잘 싸야 건강하다.

환경이 바뀌어서 참고 있나?

아니면 다른 곳에?


“하나비야.”

“냐아아아아?”

“너 똥 쌌어?”


나의 물음에 하나비가 벌떡 일어나더니 콧잔등을 찡그리며 역정을 냈다.


“냐아아아악!”

“어어?”


화를 내고는 자리를 떠버리는 하나비.

아무래도 생리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게 싫은 모양이다.

고양이도 부끄럼을 탄다.


“미안해! 미안해!”


갑자기 방에서 소리치는 랄이.


“어? 왜 그래?”


바닥에는 하얀 새똥이 있었다.


“똥 싸써! 똥 싸써! 미안해!”


사과까지 하는데 생리현상으로 뭐라고 할 수는 없었다.


“괜찮아. 그래도 다음부터는 화장실에 싸.”

“맞아요!”

“‘네’ 라고 대답해야지.”

“맞아요!”


피식 웃으면서 똥을 치우는데 보라가 화장실 쪽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보라 옆으로 다가섰다.


“보라야, 뭐··· 엑?”


어디 갔나 했던 먹꾸는 뚱뚱한 부엉이가 나뭇가지 위에 올라가 앉은 모습처럼 변기커버에 아슬아슬하게 앉았다.


“응··· 냐···.”


화장실 벽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먹꾸.

평소보다 똘망똘망한 눈빛을 보니 힘을 주고 있는 게 틀림없다.


“우응··· 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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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크리스마스 이브(4) +9 23.12.28 1,324 109 13쪽
54 크리스마스이브 (3) +5 23.12.27 1,365 103 14쪽
53 크리스마스이브 (2) +5 23.12.26 1,459 107 13쪽
52 크리스마스이브 (1) +6 23.12.25 1,563 114 15쪽
51 크리스마스이브 전야제 +7 23.12.25 1,674 110 14쪽
50 가장 따뜻한 계절, 겨울 +3 23.12.23 1,793 114 13쪽
49 형제 +5 23.12.23 1,793 113 13쪽
48 고양이의 속마음 +5 23.12.22 1,886 121 14쪽
47 가족은 강하다 +9 23.12.21 1,998 137 14쪽
46 선물 +5 23.12.20 2,018 137 13쪽
45 랄이 이야기 +6 23.12.19 1,982 142 12쪽
44 기분 좋은 상상 +6 23.12.18 2,100 122 13쪽
43 행복의 비법 +7 23.12.18 2,260 124 12쪽
42 산타 할아버지 +12 23.12.16 2,449 13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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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옥탑방 고양이 +7 23.11.14 6,535 210 14쪽
7 옥탑방 강아지 +10 23.11.13 7,374 220 15쪽
6 나는 삼촌 +9 23.11.12 7,749 241 13쪽
5 선천적 애니먼 +11 23.11.11 8,172 250 16쪽
4 보라 +6 23.11.10 8,883 250 15쪽
3 동질감 +11 23.11.09 10,059 267 18쪽
2 복권 중의 복권 +9 23.11.09 11,191 280 13쪽
1 일상 속 전조 +14 23.11.06 14,766 30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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