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커피밀크

드루이드 삼촌은 매일이 즐거워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커피밀크
작품등록일 :
2023.10.20 10:20
최근연재일 :
2024.01.09 22:25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244,538
추천수 :
10,059
글자수 :
428,500

작성
23.11.28 23:25
조회
3,781
추천
155
글자
15쪽

오늘의 집 (2)

DUMMY

“뭐부터 시작하면 좋겠소잉?”


조영배의 물음에 나는 빠르게 생각을 정리했다.

이미 내가 원하는 부분에 대해서 다 말해준 상황.

그 뒤부터는 작업자에게 맡길 일이다.

물론 신뢰할 수 있는 작업자라는 것이 전제.


“당연히 사장님께서 작업하시기 좋은 방향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라요?”


믿고 맡기겠다는 태도가 만족스러웠는지 조영배는 눈썹을 들썩거리며 은은하게 미소 지었다. 가히 관록이 느껴지는 미소였다. 과하게 감정이 드러나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것도 전혀 아니다.


“예.”

“우선순위 같은 건 없고?”

“네, 편하신 대로 해주세요.”

“그럼 내 마음대로 합니다잉?”

“그럼요. 제가 할 수 없으니까 전문가를 부른 거 아니겠습니까.”


조영배가 몸을 뒤로 젖히며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크하하하핫! 뭘 좀 아시네잉!”

“예? 뭐가요?”

“솔직한 말로, 일할 때 뭣도 모르면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면 방해만 되고 어려운 거잖소잉. 근디 아예 내게 일임을 해분다고 항게, 기분이 어찌 안 좋겄소?”

“무슨 말씀인지 알 것 같습니다.”


조영배는 비장한 태도로 손을 앞으로 휘저으며 말했다.


“일단 작은 작업들부터 후딱 끝내불고, 큰 걸 마지막으로 해치우는 게 어떻겄소? 내 성미가 그라게 생겨먹어서잉. 겨우겨우 일 끝내놨는디 자잘헌 것들 또 해야 된다 그러면 하기 싫어지더라고.”

“네, 저도 그게 좋습니다. 일단 자잘한 것들 정리하는 게 좋죠. 네.”

“크흐! 말이 무척 잘 통해부러! 내가 일헐 때는 항시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인디, 오늘은 나으 한계를 깨부러야 쓰겄구마잉! 그럼 싸게싸게 해보자고잉!”


줄곧 조영배가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던 보라가 주먹을 들어 올리며 소리쳤다.


“꼬잉!”

“오잉?”


조영배가 놀라며 눈을 휘둥그레 떴다.

보라가 생전 처음 듣는 전라도 사투리.

조영배의 구성진 전라도 사투리는 어딘지 운율이 느껴지고 듣는 이의 기분이 한껏 들뜨게 하는 힘이 있었다.

어린 보라에게도 그 기운이 느껴졌던 걸까.

보라는 밝게 웃으며 다시 주먹을 들어 올렸다.


“꼬잉!”


조영배는 일순간 얼굴에 웃음꽃이 만발했다.

나로서는 처음 보는 표정이었다.


“크허허허허! 고래고래! 고잉이제잉!”

“꼬이잉!”


보라의 기합 덕분에 어느 때보다 밝은 분위기 속에서 공사가 시작됐다.


* * *


“으따아, 안녕들 허냐?”


옥탑방에 들어선 조영배의 인사에 먹꾸가 당황한 듯 슬금슬금 뒤로 물러서며 눈을 끔벅거렸다.


“겁나게 귀엽고마잉.”


하나비는 꼬리를 살랑거리며 조영배를 향해 “냐아아아아”하고 목소리를 냈다.


<너는 누구냐아아아아. 머리통 크기가 엄청난 걸 보니 강한 녀석인 것 같구냐아아아아아.>


조영배는 클클 웃으며 하나비를 가리켰다.


“요거는 목소리도 예쁘네잉.”


내가 웃으면서 말했다.


“동물 좋아하시나 봐요.”

“아, 그럼요. 동물 싫어하면 거기 공사도 모―댔지.”


다주를 말하는 것이었다.

호불호 강한 특이한 소형 마수들이 잔뜩 있었는데도 조영배는 웃음을 잃지 않았던 게 기억이 났다.


“맞네요. 그때 거미 같은 애들도 좋아하셨었는데.”

“거미한테는 잘해줘야 돼요잉.”

“네? 왜요?”

“아따, 갸들이 다 익충 아녀요. 거미들 없었으믄 사계절 내내 모기 뜯기면서 살았을 거 아니요.”


맞는 말이었다.

몇몇 마수들도 모기 퇴치로 인기였다.

배달원을 기절시켰던 와인 트웰브도 해충구제에 뛰어나다. 보통 사육장 안에서만 키우니까 능력 발휘를 할 일이 없었지만.


“아무튼 간에··· 얼레?”


조영배가 옥탑방 안에 발을 내디디려는 찰나였다.


“랄랄랄랄랄랄! 랄랄랄랄랄랄랄랄!”


뒤늦게 날아와서 난리를 치는 랄이.


“허허허, 요놈은 또 뭐대? 개 머리통에 새 몸을 달고 있네잉?”

“랄이에요!”


보라가 밝게 웃으며 랄이가 자랑스럽다는 듯이 목소리를 높였다.

조영배가 고개를 뒤로 젖히며 웃었다.


“랄이? 크허허허허! 랄랄거려서 랄이고마잉!”


랄이는 발랄한 성격을 가진 데다 워낙 사람을 좋아하는지라 곧장 조영배의 주변으로 날아들어 애교를 부렸다. 녀석에게는 자기소개, 환영의 시간이기도 했다.


“크허허, 요놈아 알겄다, 알겄어. 네 것부터 만들어야겄다잉.”


오늘 공사 목록 중 하나는 캣타워 겸 랄이의 쉼터.

기본적으로는 캣타워인데, 랄이가 발을 걸치고 앉아 있을 곳도 철봉처럼 군데군데 만들기로 했다.

형태가 철봉이라는 거지, 당연히 철 소재는 아니다.

조금만 기온이 떨어져도 랄이의 발이 차가울 거고, 창문을 통해 열을 받으면 뜨거울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나뭇결이 아름다운 원목 기둥을 사용하기로 했다.

나는 자재들을 나르는 것만 도왔다.

캣타워 조립 자체는 나도 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조영배는 속도의 차원이 달랐다.


“자, 요기 끼고.”


조영배는 절대 다급히 움직이지 않았다.

모르는 사람이 얼핏 본다면 슬렁슬렁 일하는 것 같겠지만, 누구보다 손이 빠르고 요령이 좋은 사람이다. 눈 깜짝할 새에 어느새 완성된 부분들이 보였다.


“요기 좀 두드려주고잉.”


뚝딱뚝딱 소리가 울렸다.

보라는 조영배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호기심으로 가득 찬 초롱초롱한 눈빛에는 야무진 의지까지 느껴졌다.


“자아, 요거는 요렇게잉.”


조영배는 보라의 눈빛을 일찌감치 눈치챈 듯했다.

추임새를 넣어가며 일부러 보라가 잘 볼 수 있는 구도에서 캣타워를 만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방 벽 한 면을 꽉 채우는 캣타워 겸 랄이의 쉼터가 완성됐다.


“즈아아, 완스엉!”


조영배가 소리치자 보라가 활짝 웃었다.


“완성! 꼬잉꼬잉!”

“크허허허! 자! 하이빠이브!”


조영배가 손바닥을 내밀어 보였다.

보라는 하이파이브가 뭔지 모른다.


짝!


하지만 본능적으로 멋지게 손뼉을 쳤다.


“아따, 쪼꼬만 게 힘이 제법 쎄다잉?”


조영배의 말에 보라가 눈을 반짝이며 두 주먹을 꼭 쥐어 보였다.


“마자요! 나 힘 쎄요! 튼튼해요!”

“크허허허! 그러게잉.”


조영배는 시선을 돌리며 콧노래를 섞었다.


“자, 그럼 다음으흐으은······.”


초반에는 방문 쪽에서 얼굴을 반만 빼꼼 내밀고 있던 먹꾸.

시간이 조금 지났다고 경계심이 약간 허물어진 모양인지 이젠 얼굴을 완전히 내밀고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하나비는 식탁 의자에 올라가 앉아서 자신이 이 집의 대장이라는 듯 도끼눈을 치켜뜨고 있었다.

녀석 기준에선 식탁 의자 중 내 자리가 가장 강력해 보이는 위치라고 생각했던 걸까.

그럼 지금 나는 하나비에게 자리를 빼앗긴 게 되나?

어쩐지 마음이 복잡해지는 위치였지만 귀엽긴 했다.


“너그들 통로를 만들어줘야겠구마잉.”


일반적으로 고양이들의 통로는 집 내부에 있는 방문을 개조한다.

개구멍처럼 작은 통로를 만드는데, 양문형으로 막혀 있다. 고양이들이 지나다니면서 절로 여닫히니 편하다.

베란다에 만드는 통로의 경우, 그 앞으로 두꺼운 차단막을 사용하여 어느 정도 단열도 지킬 수 있다.

옥탑방에는 현관문에 통로를 만들기로 했다.

모든 문은 하나비가 스스로 열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올라오지 않는 옥탑방이라지만, 현관문이 열려 있는 것은 아무래도 마음에 걸렸으니까. 어쩌면 이번 공사에서 가장 핵심적인 일이었다.


“이 정도면 될랑가?”


조영배가 양손으로 통로의 크기를 만들어 보였다.

나는 하나비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하나비, 여기 지나다닐 수 있지?”

<물론이다냐아아아.>


하나비의 대답을 들은 나는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네, 될 것 같네요.”


조영배가 웃음을 터트렸다.


“아따, 대단하쇼잉. 고양이랑 소통을 해부리네. 아무튼 오래 살고 볼 일이여.”


통로 만들기 시작.

점점 줄어들고 있는 알루미늄 섀시(샷시) 현관문.

조영배는 그라인더로 순식간에 통로를 만든 뒤, 나무로 된 문을 만들어서 달았다. 앞쪽으로는 바람막이도 달아서 단열까지 보강했고.


“이게 워낙에 옛날에 가라로 해놓은 거라서 어차피 단열이 빵점잉게, 하기 전이나 후나 별 차이는 없을 것이요. 나중에 지대로 하고 싶으믄 문짝을 통째로 갈아불면 되긴 허는디······.”


조영배는 문을 훑어보다가 내게로 시선을 옮겼다.


“세 들어 사는 거 맞죠잉?”

“예, 그렇습니다.”

“그럼 뭐 대충 살다가 나중에 내 집 생기믄 그때 해불죠. 넘의 집에 돈 너무 쓰면 아깝잖어.”

“하하, 네, 뭐.”


순식간에 통로를 완성시킨 조영배.


“내가 시험해볼게요!”


보라가 현관문을 닫은 뒤 소리쳤다.


“하나비야아아아! 먹꾸야아아아! 랄이야아아아! 나와라아아아아!”

“랄! 랄랄랄랄!”


랄이가 가장 먼저 현관문 아래쪽 통로로 얼굴을 내밀었다.


“잘했어!”


보라가 방긋 웃으며 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짤해써! 잘해써! 짤해써! 잘해써!”


랄이가 보라의 말을 따라 했다.


“꺄하하핫! 맞아! 잘했어!”

“짤해써! 잘해써! 짤해써!”


하나비와 먹꾸는 새로 생긴 통로에 볼도장을 찍고 있는지, 아니면 경계하느라 입구에서 주춤거리는 건지 소식이 없었다.


“하나비야아아! 먹꾸야아아! 나와봐아아아!”


보라가 다시 목소리를 높였고, 그제야 하나비가 통로를 통해 몸을 반쯤 내밀었다.


<시끄럽다냐아아아.>


그러고는 다시 뒷걸음질로 집에 들어가버린 하나비.


“고놈 참 웃겨 죽겄네.”


지켜보던 조영배가 피식 웃었다.


“기능 점검까지 확실허게 마무리 했습니다잉?”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주 좋습니다.”

“그럼 인제 남은 임무가아··· 온실 맞죠잉?”

“네, 맞아요.”


내가 생각하는 구조를 그림까지 그려가며 열심히 설명했고, 고개를 끄덕거리던 조영배가 물었다.


“이짝은 복도고.”

“예, 맞습니다.”


옥탑방 현관 앞쪽으로 어닝처럼 지붕을 만들고, 앞쪽 벽을 세워서 일종의 자그마한 복도를 만들 예정이었다.

색깔이 있는 천장과 벽을 세워 구분감을 주고 프라이버시도 지켰다.

현관에 만든 통로로 인한 단열에도 힘을 보탤 수 있었고.


“그런데 요짝은 뭐당가? 분리를 하려는 목적이 따로 있는 겁니까요잉?”


기존의 미니 온실은 옥탑방에 완전히 바짝 붙인 다음 현관 앞처럼 겉에 색지를 발라서 구분감을 줄 예정이었다.


“여기는 비운 다음에 욕조를 놓으면 좋을 것 같아서요. 그럼 욕실 창문 쪽으로 호스를 빼서 물도 받을 수 있을 것 같고요.”

“크흐으! 나가 눈치가 읍썼네, 읍썼어. 요짝은 낭만으 공간이다 이 말이죠잉?”

“하하! 맞습니다!”

“그럼 위에도 뚫리게 해야겄네잉.”

“예? 어떻게요?”

“욕실 쪽으로는 호스만 들어올 수 있게 길을 터불고, 반대편에는 습기도 뺄 수 있게 창문 하나도 달아야 맞지요잉. 문을 열 수 있지만서도, 이게 위로 뚫려 있는 건 또 다르당께. 별도 보고 달도 보고. 이것이 낭만의 완성이지라.”

“와, 좋겠네요! 근데 그럼 아예 저거 작은 온실도 새로 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조영배는 미간을 좁히며 손을 내저었다.


“에헤이, 나는 아마추어가 아니랑께요? 그냥 뚫고 달기만 하면 되는디. 아무튼 이것들은 요로코롬 하고, 전에 말했던 온실 좀 더 큰 놈으로다가 설치만 하면 끝 아니여? 맞죠잉?”

“예, 그렇습니다.”

“바닥 전체 흙으로 채울라고 하는 건 아니죠잉?”

“그럼요. 그럼 일단 흙부터 깔아야 되잖아요.”

“그것도 그것이고, 이 정도 평수에 흙 다 깔면 무게가 상당해서 건물에 무리 갈 수도 있응게 하는 말이여요.”

“아, 네. 그 부분도 알아봤습니다. 겨울에도 키우고 싶어서 온실 설치하는 거지, 다 화분으로 하려고요.”

“그려요잉. 회의 끝!”


몸을 틀어 간이 복도와 오실 작업을 시작하려던 조영배가 걸음을 멈췄다.


“그런디 말여요.”

“예?”

“편백욕조 하나 안 살랑가?”

“편백욕조요?”

“쩌기 욕조 놓을 생각이라고 했잖여?”

“네네.”

“우리 쪽에 욕조가 예쁘장한 게 하나 있당께요. 쌔거여. 품는다 하시믄 싸게 드릴게. 아직 안 샀으면 하는 말이여.”


조영배는 눈썹을 팔(八)자로 휘어뜨리며 몹시 안타깝다는 듯이 공기 반 소리 반을 사용해 한 마디를 내뱉었다.


“근데 좀 커.”

“하하! 욕조도 같이 해결해주시면 너무 감사하죠. 그리고 크면 더 좋아요. 제가 사겠습니다.”

“아따 화끈해서 좋네잉. 내가 싸비쓰도 챙겨줄 텡게 걱정 하덜 말고요잉.”

“그럼요, 걱정 안 합니다.”


보라가 주먹을 들어 올리며 대화에 끼어들었다.


“꼬잉! 꼬잉!”

“크허허허! 얼른 일하라고 재촉하는 거여? 알았다잉, 싸게싸게 움직일게잉? 고이잉?”


옥상에서는 뚝딱거리는 소리가 얼마간 더 이어졌다.


* * *


간이 복도가 완성됐다.

경이로운 속도.

조영배는 어쩌면 ‘공사의 초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미니 온실에서 뺀 화분들은 간이 복도 안쪽으로 옮긴 상태.

조영배는 미니 욕실을 욕실 창문 쪽으로 붙인 다음 색지 작업을 하고 있었다.

벌써 점심 때가 지나고 있었다.


“사장님, 식사하셔야 되지 않겠어요?”


나의 물음에 조영배가 면장갑 낀 손을 들어 보였다.


“아직 괜찮어요. 일단 하던 건 마치고 먹어야지, 배부르면 사람이 퍼져.”

“그래요?”

“정 뭐 주고 싶으면, 당이 좀 떨어지기는 허니께, 과일 같은 거는 좀 먹으면 괜찮어요잉.”


나는 곧장 마력을 사용해 방울포도마토를 준비했다.


“우와아, 예쁘다아아.”


보라는 방울포도마토를 보며 방긋 웃었다.


“예뻐!”

“그치?”

“응! 그리고 맛있어!”

“만능 아저씨랑 같이 먹자.”

“응!”


때마침 옥탑방으로 들어오는 조영배.


“이제 욕실에 수도만 좀 고쳐서 호스만 밖으로 빼면 끝이여요잉. 밖에서도 욕실에서도 쓸 수 있게 해야 되니께. 밖에 물은 잘 빠지게 돼 있더구먼.”

“이것 좀 드시고 하세요.”


내가 깨끗이 씻은 방울포도마토를 보였다.


“같이 먹어요!”


보라가 말을 덧붙였다.


“어따마, 뭐시여 이건? 내가 살다살다 이렇게 생긴 포도? 토마토? 이런 건 처음 보네요잉?”


조영배는 욕실 쪽으로 향했다.


“손만 까알끔허게 씻고 올게요잉.”


금세 욕실에서 나온 조영배는 손목이 쑤시다는 듯이 손을 가볍게 털었다.


“만능 아저씨 아파요?”


보라의 물음에 조영배가 금니를 자랑하듯 씩 웃었다.


“원래 내 나이 되믄 여기저기 안 쑤시는 데가 없어야. 요상한 토마토 맛 좀 보자잉.”

“요기요!”


보라가 포크로 방울포도마토를 푹 찍어서 내밀었다.

조영배는 포크를 받아들고는 허허 웃었다.


“아이고, 착해라. 고마워요잉.”


곧바로 방울포도마토 하나를 입에 쏙 넣고 씹는 조영배.


“오호호호호!”


조영배가 손으로 입을 가리며 헛웃음을 쳤다.


“뭐 이런 맛이 다 있당가? 눈알 빠지겄네잉.”

“입에 맞으세요?”


내가 웃으며 묻자 조영배가 웃음을 멈추지 못하며 말했다.


“맞는 정도가 아니가 기가 맥히네요잉. 크허허, 나 미쳐불겄네잉. 근데 요놈 요거 희한하네?”

“네? 뭐가요?”


고개를 갸웃거리던 조영배가 포크를 쥔 손과 손목을 어루만졌다.


“왜 토마토를 먹는데 손목에 피가 쫘―악 통하믄서 시원한 느낌이 든대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드루이드 삼촌은 매일이 즐거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이 변경됩니다. ʕ→ᴥ←ʔ 23.12.21 545 0 -
공지 사랑의 씨앗을 심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ㅅ)'=) ♥ (240102) 23.12.15 2,608 0 -
68 드루이드 삼촌은 매일이 즐거워(End) +56 24.01.09 1,076 107 14쪽
67 잘 맞는 좋은 친구 +4 24.01.08 904 75 12쪽
66 보람찬 하루 보내기 +4 24.01.07 931 81 12쪽
65 우리 차례다 +4 24.01.06 1,015 90 12쪽
64 나만큼만 +6 24.01.05 1,054 90 13쪽
63 다행이야 +4 24.01.04 1,083 89 14쪽
62 기적 +10 24.01.03 1,144 97 12쪽
61 사려 깊은 마음 +4 24.01.02 1,151 100 13쪽
60 내가 도와줄게 +20 24.01.01 1,201 102 15쪽
59 젊은 산타와 고양이 루돌프 +16 23.12.31 1,219 99 14쪽
58 루돌프에게도 선물을 +6 23.12.30 1,176 95 13쪽
57 착한 어린이들의 메리 크리스마스 +6 23.12.30 1,200 100 12쪽
56 흰 눈이 기쁨 되는 날 +6 23.12.29 1,277 103 14쪽
55 크리스마스 이브(4) +9 23.12.28 1,324 109 13쪽
54 크리스마스이브 (3) +5 23.12.27 1,364 103 14쪽
53 크리스마스이브 (2) +5 23.12.26 1,458 107 13쪽
52 크리스마스이브 (1) +6 23.12.25 1,562 114 15쪽
51 크리스마스이브 전야제 +7 23.12.25 1,674 110 14쪽
50 가장 따뜻한 계절, 겨울 +3 23.12.23 1,793 114 13쪽
49 형제 +5 23.12.23 1,793 113 13쪽
48 고양이의 속마음 +5 23.12.22 1,886 121 14쪽
47 가족은 강하다 +9 23.12.21 1,998 137 14쪽
46 선물 +5 23.12.20 2,018 137 13쪽
45 랄이 이야기 +6 23.12.19 1,982 142 12쪽
44 기분 좋은 상상 +6 23.12.18 2,100 122 13쪽
43 행복의 비법 +7 23.12.18 2,260 124 12쪽
42 산타 할아버지 +12 23.12.16 2,449 134 13쪽
41 대단한 친구 +5 23.12.16 2,527 119 12쪽
40 바라는 것 +10 23.12.15 2,711 120 12쪽
39 노는 날 +5 23.12.14 2,869 124 13쪽
38 포근하고 따뜻한 밤 +5 23.12.13 2,942 124 14쪽
37 이름을 지어준 존재 +8 23.12.12 3,005 134 13쪽
36 막둥이 +9 23.12.11 3,014 139 12쪽
35 새로운 식구 +7 23.12.11 3,019 143 15쪽
34 각인 +2 23.12.09 3,020 145 13쪽
33 예상치 못한 행운 +7 23.12.09 3,067 145 16쪽
32 작은 존재들의 커다란 마음 +6 23.12.08 3,108 132 12쪽
31 소원 +8 23.12.07 3,144 142 13쪽
30 착한 일 +7 23.12.06 3,267 136 13쪽
29 간택 +3 23.12.05 3,437 148 17쪽
28 가족의 의미 +5 23.12.04 3,397 144 13쪽
27 첫 외식 +5 23.12.04 3,626 144 17쪽
26 첫 만남 +6 23.12.02 3,740 169 17쪽
25 가족 +6 23.12.01 3,773 161 20쪽
24 밥심 +5 23.11.30 3,650 148 14쪽
23 효능 +2 23.11.29 3,694 144 13쪽
» 오늘의 집 (2) +6 23.11.28 3,782 155 15쪽
21 오늘의 집 (1) +3 23.11.27 3,904 153 14쪽
20 소중한 변화 +7 23.11.26 4,055 153 12쪽
19 일상을 놀이처럼 +6 23.11.25 4,230 158 12쪽
18 모락모락 +4 23.11.24 4,348 151 13쪽
17 우리 편 +8 23.11.23 4,560 160 16쪽
16 좋은 징조 +7 23.11.22 4,703 165 18쪽
15 +8 23.11.21 4,888 170 14쪽
14 신품종 +6 23.11.20 5,288 173 17쪽
13 다녀왔어요 +10 23.11.19 5,310 192 15쪽
12 마트에 가요 +8 23.11.18 5,477 191 12쪽
11 달라지는 하루 +13 23.11.17 5,789 215 15쪽
10 진짜 드루이드 +8 23.11.16 6,140 213 15쪽
9 식구와 식객 사이 +11 23.11.15 6,170 214 13쪽
8 옥탑방 고양이 +7 23.11.14 6,535 210 14쪽
7 옥탑방 강아지 +10 23.11.13 7,374 220 15쪽
6 나는 삼촌 +9 23.11.12 7,749 241 13쪽
5 선천적 애니먼 +11 23.11.11 8,172 250 16쪽
4 보라 +6 23.11.10 8,883 250 15쪽
3 동질감 +11 23.11.09 10,059 267 18쪽
2 복권 중의 복권 +9 23.11.09 11,190 280 13쪽
1 일상 속 전조 +14 23.11.06 14,765 30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