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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크 님의 서재입니다.

머큐리 [추억편]

웹소설 > 자유연재 > 드라마, 판타지

완결

이루크
작품등록일 :
2019.12.26 20:08
최근연재일 :
2020.09.12 15:27
연재수 :
320 회
조회수 :
19,691
추천수 :
321
글자수 :
2,632,291

작성
20.07.22 09:06
조회
46
추천
1
글자
7쪽

제233화 - 창룡의 고백

DUMMY

알랜과 이사벨은 아까부터 창룡과 가영 두 사람 어딘지 불편해 보였고 싸웠는지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아 눈치를 살살 보고 있다. 식탁에서 두 사람을 마주보고 있던 알랜이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무슨 기도를 그렇게 오랫동안 하세요? 제사 지내나요? 앞 사람 참 무안하게 뜨끈한 전골이 다 식겠어요.”


창룡이 그제야 굳어있던 인상을 피고 큰오빠처럼 자상하게 미소 지으며 이사벨을 보며 차분하게 말했다.


“와, 진짜 진수성찬이네.. 누군지 모르겠다만.. 우리 이사벨이랑 결혼 하는 놈은 아주 복이 터진 놈일 것이다. 알랜 넌 뭐하는 놈이냐.. 신라호텔에서 인연을 찾게 해야지?”


“아? 제 동생은 요리랑은 친해도 결혼이나 연애에는 흥미 없다고 그랬습니다. 오빠랑 산다고 그러지 않았어?”


알랜은 넌지시


“오빠는 정말 눈치도 없어... 이거나 마져 먹지?”


이사벨이 새침하게 눈을 곱게 흘기며 상추쌈에 제육볶음을 올리고 쌈장, 마늘을 올려 쌈을 싸서 오빠 입에 넣어서 강제로 꾹 다물게 했다.


“총관님께서 주위에 좋은 분 있으면 소개 시켜주세요.”


이사벨이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내 주위에는 온통 말도 징그럽게 안 듣고 제멋대로인데다 고집이 센 놈들만 수두룩해... 네 짝에 어울리지 않는 구나.”


창룡이 상냥하게 웃으며 말했다.


“저.. 먼저 일어날게요.”


가영은 식사 하는 동안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가 밥도 먹지 않고 젓가락으로 깨작깨작 거리다가 의자에서 일어났다.


“음식이 입에 잘 안 맞아요?”


이사벨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요.”


“몸이 많이 안 좋아보여요?”


가영은 몹시 침울해보였고 의욕도 없다. 밤새 울었는지 눈두덩이는 부어있고 안색이 창백 했다.


“네.. 몸살감기 같아요. 이렇게 앉아서 음식 냄새를 맡고 있으면 속이 미식 거리면서 음식을 목구멍에 넘기면 토할 것처럼 손가락이며 발밑 까지 안 아픈데 없이 전신이 다 아프네요. 다른 누구는 이렇게 멀쩡한데... 이사벨씨가 맛있게 정성을 드려 만든 건데.. 그럴 순 없잖아요. 안 그래요? 창룡아저씨..."


창룡은 처연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지 않고 말없이 시선을 다른 곳에 두었다.


가영은 눈시울을 붉히고 테이블에서 일어나 자신이 묵었던 방으로 들어간다.


마음이 고운 이사벨은 서둘러 그녀와 함께 있어주기 위해 뒤따라 나서려다 알랜이 붙잡았다.


그 이유는 가영의 성격으로 봐서는 지금 혼자있게 내버려 두는게 상책이다. 그것은 두 사람의 문제이기 때문에 제3자가 아무리 미주알고주알 떠들어도 위로가 전혀 안 된다. 즉 당사자들이 풀어야 하는 골칫거리다.


창룡이 과묵한 표정으로 말했다.


“알랜.. 지금은 어떠니?”


알랜이 좀 전에 식사 하던 때와는 사뭇 다르게 표정이 무거워 진다.


“음.. 글쎄요. 한동안 몇 달 푹 쉬었으니.. 저도 서서히 머큐리에 다시 합류해야겠죠?”


알랜이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는 정신적 지주 였던 박세혁을 잃고 트라우마가 상당히 컸던지 슬럼프와 상처를 치유 하기 위해 장례식 끝나고 몸살을 앓다가 바로 다음 날, 한국을 떠나 자신이 태어난 조국땅, 쿠바에서 지냈다.


“정말 신기 했던게 뭔지 아세요? 제가 우리 스승님의 선친이셨던 김장우 아저씨랑 디젤 사령관님(박세혁) 두 분 모두 임종을 지켜봐 드렸는데요. 누가 절친한 동무 아니랄까.. 티내는 것도 아니고 서로 언제 말을 똑같이 맞추기로 약속 했나봐요? 디젤 사령관님 마지막 유언이 뭔지 아세요? 우리 이수를 잘 부탁해...."


알랜은 금새 눈가에 눈물이 촉촉하게 아른거리며 적시다가 주르륵하며 한쪽 뺨을 타고 또르르 떨어진다.


알랜이 천천히 허리를 숙이며 손으로 눈물을 훔쳤고 창룡도 침통한지 눈시울을 붉히며 그의 머리와 어깨를 손으로 다독이며 위로 했다.


창룡은 아침식사를 하고 조금 지나서 단단히 화가나서 토라져 있을 가영이가 묵는 방문 앞에서 노크해보지만 방안에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고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가영...”


창룡은 그대로 방문 앞 측면에 등을 기대고 주저 앉는다.


"내 얼굴이 보기 싫다면 그냥 거기서 듣기만 해... 나한테 어린 여동생이 있었다. 사실 너를 볼 때 마다 내 누이동생의 모습이 자꾸만 떠올라서 괴로워.. 나의 오명까지 뒤집어쓴 채 10년동안 북한 인민수용소에서 모진 고초를 겪고 B형간염을 앓고 시기를 놓쳐버렸어. 남조선에 있었으면 주사 한 번 맞으면 쉽게 낳았을 병인데.. 그렇게 시름시름 앓다가 겨우겨우 목숨을 연명하다가 나를 만나자마자 숨을 거두더군... 여동생과 만나서 해주고 싶은 게 정말 많았거든.. 그런데 아무것도 못해줬어.. 수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다 잊은 줄 알았는데 난 잊혀지지가 않아.. 청해수산에서 만나 인연이 되고 나서 부터 내가 좋다며 껌딱지처럼 지겹게 달라붙는 네가 나도 어느 날 부터 싫지가 않았어.. 네가 나한테 사랑한다고 말해줄 때는 정말 내 가슴이 무척 설레여서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를 만큼 기뻤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내 손에 들려진 사르의 주검이 느껴지며 내 가슴을 후벼파..."


더이상 자신 때문에 어떤 소중한 사람을 눈 앞에서 잃어버릴 것 같은 뼈아픈 후유증은 더이상 겪고 싶지 않은 마음에 특단의 마음을 먹었지만 그 또한 티는 내지 않았지만 가영에게 오래전부터 마음을 내준 것이 틀림없다.


창룡은 소리없이 조용히 나지막히 흐느껴 우는 소리가 문 사이에서 어렴풋이 잔잔하게 들리자 가영은 어느 새 방문 앞에 바짝 붙어서 귀를 대고 눈물을 하염없이 쏟으며 가만히 듣고 있다.


“아저씨....”


가영은 더욱 애달파하고 아련한 눈빛으로 창룡이 앉아 있다면 어떤 방향인지 이제 눈감고도 알 수 있는지 손으로 천천히 동선을 그리듯 쓸어내린다.


"내 이름은 나르, 태양을 상징하고 사르는 달을 상징하지. 나만의 행복을 누리기 위해 사르를 기만하고 외면 할 수 없다..”


“아저씨.. 울지 마요..”


가영은 그런 창룡에게 더욱 연민을 느끼며 혼잣말로 독백하며 사무치게 오열한다.


“그랬구나.. 아저씨 마음 잘 알았으니까.. 이제 그만 아파하셨으면 좋겠어요.”


창룡은 눈시울을 붉히며 그대로 바닥에서 일어나 과묵하고 냉철한 눈빛으로 무장하여 잠시도 지체 하지 않고 가영을 제주도에 남겨 놓고 종적을 감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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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제260화 - 도시의 사냥꾼 +3 20.08.02 52 3 22쪽
260 제259화 - 따뜻한 선행 +3 20.08.02 61 2 17쪽
259 제258화 - 도플갱어 소동 +3 20.08.01 57 2 22쪽
258 제257화 - 하나된 마음 +2 20.08.01 49 2 8쪽
257 제256화 - 케인의 자존심 +2 20.07.31 42 2 15쪽
256 제255화 - 절교 +3 20.07.31 61 2 14쪽
255 제254화 - 형벌의 시간 +2 20.07.31 45 2 15쪽
254 제253화 - 음악의 별이 되다 +2 20.07.30 50 2 19쪽
253 제252화 - 선율 +2 20.07.30 56 2 19쪽
252 제251화 - 다시 부활한 하이에나 +2 20.07.29 56 2 12쪽
251 제250화 - 영주를 되찾다 +2 20.07.29 54 2 18쪽
250 제249화 - 오해를 풀다 +2 20.07.29 55 2 22쪽
249 제248화 - 6년만의 재회 +2 20.07.28 61 2 20쪽
248 제247화- 그리운 이름 +4 20.07.28 58 2 10쪽
247 제246화 - 교도소 탈옥 +2 20.07.27 50 2 21쪽
246 제245화 - 교도소 상륙작전 +4 20.07.27 61 3 20쪽
245 제244화 - 배신의 아픔 +2 20.07.27 44 2 13쪽
244 제243화 - 미카엘의 고충 +1 20.07.26 45 1 16쪽
243 제242화 - 선암사에서 총격전(5) +2 20.07.26 51 1 17쪽
242 제241화 - 선암사에서 총격전(4) 20.07.25 53 0 15쪽
241 제240화 - 선암사에서 총격전(3) 20.07.25 52 0 19쪽
240 제239화 - 선암사에서 총격전(2) +1 20.07.25 49 1 21쪽
239 제238화 - 선암사에서 총격전(1) +1 20.07.24 55 1 16쪽
238 제237화 - 하나의 소중함(하) +2 20.07.24 59 2 25쪽
237 제236화 - 하나의 소중함(상) +2 20.07.23 59 2 14쪽
236 제235화 - 트릭 +2 20.07.23 49 1 10쪽
235 제234화 - 영원한 믿음 +1 20.07.23 49 1 10쪽
» 제233화 - 창룡의 고백 +2 20.07.22 47 1 7쪽
233 제232화 - 뮤지션의 길 20.07.22 43 1 8쪽
232 제231화 - 제주도 푸른 밤(하) +1 20.07.22 51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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