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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펭귄의 서재

어쩌다 보니 공간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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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3 14:41
최근연재일 :
2021.03.05 18:15
연재수 :
106 회
조회수 :
19,630
추천수 :
184
글자수 :
390,460

작성
21.02.10 18:15
조회
100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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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10장 본질적인 문제? (5)

DUMMY

마리오의 머릿속에는 이제 이희진, 연합정보부 부장, 프랑수아 골든 박사의 삼각형에 빅토리아 마르틴이 들어간 사각형의 새로운 뼈대가 만들어졌다.


“여보세요? 이야, 어떻게 타이밍이 딱 맞냐.”


그때, 마리오의 관자놀이를 기분 좋게 자극하는 진동이 두개골을 흔들었다.

마리오는 PSC에 손을 대자마자 입을 열었다.


“타이밍이라뇨?”

“아아, 아무것도 아냐. 판이 좀 커질 것 같아서 그래.”


마리오는 코트 주머니 구석에서,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이쑤시개를 꺼내어 앞니 사이를 쑤시기 시작하였다.


약간의 기분 나쁜 퀴퀴한 냄새가 마리오의 입과 코를 향해 들어왔다.

마리오는 마치 그 악취를 막아보겠다는 것인지, 조금 더 깊게 이쑤시개를 밀어 넣었다.


“뭐, 아무튼 그 이희진이라는 여자를 더 조사해봤는데, 최근에 툴론에 대해서 조사를 했다고 하네요.”

“아아, 안 그래도 트리톤 쪽에서 붙잡혔다는 정보는 들었어.”


알파가 약간 의외라는 듯 한 말투로 대답했다.


“그래요? 그럼 얘기가 쉽겠네요. 이 여자가 평소에 툴론이 어디서 오는지 공간도약으로 알 수 있다고 말했더라고요. 이희진의 대학원 동기들이랑 컨택을 좀 했는데, 가끔 그렇게 말했더라고요.”

“그게 돼?”

“저야 과학자가 아니니 모르죠.”

“그리고 연합정보부 부장은 툴론과의 전투에 대해선 베테랑이고······.”


머릿속 사각형의 뼈대에 어느 정도 살이 붙여져 무거워져서일까, 마리오는 발걸음의 속도를 천천히 늦추기 시작하였다.


“응? 뭐야 그럼, 이희진이라는 여자가 자기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서 한쪽 어깨에는 툴론이라면 부들부들하는 부장을 업고, 다른 어깨에는 공간도약의 전문가인 박사를 납치했다는 건가? 그러고 뒤처리는 빅토리아 마르틴에게 맡기고······.”

“에이, 그건 너무 간 것 같은데요. 이희진이라는 여자가 그 정도 인물 같지도 않고요.”


알파는 살짝 건성으로 대답하였다.

남은 고민은 마리오 스스로 하기를 바라는 은근한 뉘앙스가 담겨 있는 듯했다.


“흠, 뭔가 더 큰 게 있어. 단순히 학문적인 호기심은 아닐 거야.”


마리오는 너덜너덜한 이쑤시개를 옆에 있는 하수구에 뱉었다.

같이 튀어나온 침 몇 방울을 슬쩍 소매로 닦으며 마리오는 말을 이었다.


“부장의 과거 참전 경력이랑 신상 다시 한번 살펴봐 줘.”

“네네, 알았어요.”


알파는 이미 오늘 할 일은 다 했다는 만년 부장처럼, 알겠다는 말부터 내뱉었다.


마리오도 그런 뉘앙스를 눈치를 챈 것인지, 아니면 빨리 헤르메스로 갈 생각 때문인지 통화를 끊으려고 하였다.


“아 참, 깜박할 뻔했다.”


마리오가 머릿속에 있던 에너지를 다시 자신의 다리로 옮길 무렵이었다.

PSC를 통해 들려오는 고음의 알파 목소리가 마리오를 붙들었다.


“공항에서 이희진이랑 같이 있던 남자 있잖아요. 조사해보니까 연합군 출신 조종사더라고요. 이름은 박진욱······ 지금은 강일&헤클러 상사 직원인데, 경력이나 조종실력도 좋던데요.”

“그래? 확실하네. 그 박진욱이란 사람 이희진이랑 연합에 같이 납치당했다고 하더라고. 옛날 영화 보면 도둑들 태워주는 운전사 같은 사람 나오잖아. 그런 역할인가? 야······ 이거 완전 역할분담 확실한 조직이네.”

“그럴 수도 있죠.”


마리오의 머리에는 이제 박진욱까지 추가된 오각형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알파가 짧은 한숨을 쉬고 먼저 말을 하였다.


“아무튼, 말 안 해도 저보고 알아보라고 할 거니까, 더 알아볼게요.”

“아유, 눈치도 빨라. 부탁할게.”


마리오는 보이지도 않을 표정이었지만, 알파를 향해 씩 웃으며 PSC에 손을 대었다.

전화가 끝나자 다시금 특유의 악취가 마리오를 자극하였다.


하지만 무의식중에 코가 익숙해져서인지 그렇게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마리오에게 새로운 자극이 되었다.


박진욱까지 들어오면서 사건 고리는 오각형이 되었다.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꼭짓점이 늘어갈수록 뼈대는 안정되고, 살을 붙일 곳은 늘어간다.

그만큼 마리오가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자연스러운 결론에 도달한 마리오는 발걸음을 옮겼다.

가장 먼저 살을 채울 곳을 정한 마리오는 머리 위로 손을 흔들면서 바로 다음 통화를 걸었다.


“네, 국장님. 저예요. 공간도약 정보 좋던데요. 혹시 우리 국장님 이미 다 알고 있고, 나 어떻게 하는가 재롱떠는 거 보는 거 아니에요? 하하하. 아유, 농담이죠. 아무튼, 지금 빅토리아 마르틴 이름까지 나왔거든요? 더 알아내면······ 아이, 선을 넘기는 무슨, 원래 이렇잖아요. 몰라요. 사랑합니다, 국장님.”


마리오는 능청스럽게 보고를 마치고, PSC를 한 바퀴 돌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


“알파야, 전화 안 받네. 이거 들으면 나중에 헤르메스 가는 법 좀 알려 줘.”



------------------------------



“그만 주라니까.”


보다 못한 진욱이 오른손을 입 주변에 모은 뒤 다소 크게 외쳤다.


그러나, 진욱의 외침은 ‘자유우주연맹 본부에서 진도를 가장 빨리 나갈 수 있는 펍’에서 당당히 1위를 한 시끄러운 명성에 묻혀버렸다.


자유와 젊음을 만끽하러 온 자유우주연맹 청춘들이 테이블과 바에서 뿜어대는 유혹과 몸짓은, 이내 소리 에너지로 전환되어 술집 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맞은편의 빅토리아는 진욱의 소리를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쭉쭉 들이켜, 잘 마시네.”


빅토리아는 거의 기계적으로 잔을 채우고, 곧바로 옆에 앉아 있는 희진에게 잔을 건네었다.


잔 속에는 술에 문외한인 사람이 보아도 거부감이 드는 민트색의 영롱한 액체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조명에 반사되어 빛나는 액체 속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덩어리들까지 섞여 있었다.


그러나 진욱은 이번 잔도 말리는 것을 포기하였다.

목까지 달아오른 희진은 비몽사몽인 채로 잔을 들고 그대로 원샷을 들이켰다.


“하, 진짜, 대학이 그런 곳이라니, 딸꾹, 곳이라니까요, 언니! 누구는 쟤들처럼 이팔청춘에 둘러 쌓여, 둘러싸여? 아무튼! 그러고 있는데······ 저는! 쫓기는 신세에 아니, 무슨 부귀영화를 내가! 후······ 대학이 그렇다니까요!”


술이 혈액을 타고 바로 뇌로 직행하였는지, 이제 희진은 몸까지 빅토리아에게 기대면서 한풀이를 하였다.


희진의 고성방가는 다행히 테이블 밖으로 흘러갈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희진이 입을 열며 만드는 떨림은 같은 테이블의 사람들에게는 촉을 주기에 충분하였다.


작가의말

읽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온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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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12장 죄가 없어지진 않아요. (11) 21.03.04 85 0 12쪽
104 12장 죄가 없어지진 않아요. (10) 21.03.03 95 0 7쪽
103 12장 죄가 없어지진 않아요. (9) 21.03.02 97 0 7쪽
102 12장 죄가 없어지진 않아요. (8) 21.03.01 77 0 7쪽
101 12장 죄가 없어지진 않아요. (7) 21.02.28 84 0 7쪽
100 12장 죄가 없어지진 않아요. (6) 21.02.28 80 0 7쪽
99 12장 죄가 없어지진 않아요. (5) 21.02.27 74 0 7쪽
98 12장 죄가 없어지진 않아요. (4) 21.02.27 82 0 7쪽
97 12장 죄가 없어지진 않아요. (3) +2 21.02.26 83 0 7쪽
96 12장 죄가 없어지진 않아요. (2) 21.02.25 81 0 8쪽
95 12장 죄가 없어지진 않아요. (1) 21.02.24 74 0 7쪽
94 11장 박사에게 할 말이 많군. (11) 21.02.23 90 0 7쪽
93 11장 박사에게 할 말이 많군. (10) 21.02.22 79 0 7쪽
92 11장 박사에게 할 말이 많군. (9) 21.02.21 108 0 7쪽
91 11장 박사에게 할 말이 많군. (8) 21.02.21 76 0 7쪽
90 11장 박사에게 할 말이 많군. (7) +2 21.02.20 95 1 7쪽
89 11장 박사에게 할 말이 많군. (6) 21.02.20 115 0 8쪽
88 11장 박사에게 할 말이 많군. (5) 21.02.19 77 0 7쪽
87 11장 박사에게 할 말이 많군. (4) 21.02.18 86 0 7쪽
86 11장 박사에게 할 말이 많군. (3) 21.02.17 84 0 7쪽
85 11장 박사에게 할 말이 많군. (2) +2 21.02.16 111 1 7쪽
84 11장 박사에게 할 말이 많군. (1) 21.02.15 93 0 7쪽
83 10장 본질적인 문제? (11) +2 21.02.14 94 1 7쪽
82 10장 본질적인 문제? (10) 21.02.14 90 0 7쪽
81 10장 본질적인 문제? (9) 21.02.13 121 1 7쪽
80 10장 본질적인 문제? (8) 21.02.13 84 1 7쪽
79 10장 본질적인 문제? (7) 21.02.12 95 1 8쪽
78 10장 본질적인 문제? (6) 21.02.11 102 1 7쪽
» 10장 본질적인 문제? (5) 21.02.10 101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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