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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ster 님의 서재입니다.

펠릭스전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夢ster
작품등록일 :
2014.12.22 00:00
최근연재일 :
2016.12.2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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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29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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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265 스승과 가족.

DUMMY

265


미들사이드 요새로 돌아가는 날이었다. 바쁜 와중에 펠릭스는 식당 주방의 도축실에 와 있었다. 아침 일찍 엔필드가 부른 탓이었다.


"자! 여기에 찍으면 돼!"

"으음···."

펠릭스는 주방장이 자신에게 내 놓은 것을 보며 망설였다. 납작하게 펴 놓은 반죽이었다. 틀은 오븐에 넣어 빵을 만들 때 쓰려는 것처럼 보였다.

"설마 첫 사냥에 성공한 사람은 이걸 먹어야 한다거나 하는 전통이 있는 건 아니죠?"

"예?"

"으하하하! 아닐세! 내 약속하지! 절대 이 반죽이 요리되는 일은 없을 거야!"

펠릭스의 말에 반죽을 내 놓은 주방장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도축실에는 펠릭스 외에 세 사람이 있었다.

중계진에서 절대적인 권력을 자랑하는 덩치 큰 조리장과 외부에서 온 상인, 그리고 엔필드였다. 이들은 펠릭스를 불러서 묘한 반죽을 내 놓고 거기에 펠릭스의 손도장을 찍으라고 하고 있었다.


방앗간에서 태어나자란 펠릭스였다. 방앗간 한쪽에는 요리를 하는 화덕도 있었다. 그곳에서 어릴 적부터 장난감 대신 빵 반죽을 질리도록 보고 조물거리며 만져본 펠릭스였다. 덕분에 척 봐도 빵 반죽이 아닌 것은 알았다. 반죽은 일반 빵을 만드는 반죽과는 달리 탄력이 없었다. 색도 이상했다.

"이거 정말 괜찮은 겁니까?"

펠릭스는 미심쩍은 얼굴로 엔필드를 바라봤다. 엔필드는 다시 이전의 무뚝뚝한 얼굴로 돌아와 있었다. 펠릭스의 질문에 그저 귀찮은 표정으로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에이!"

펠릭스는 눈 딱 감고는 시키는 대로 양손바닥을 반죽에 찍어 눌렀다. 반죽에는 펠릭스의 손바닥 모양이 그대로 남았다. 역시 빵 만드는 반죽이 아니었는지 수축되거나 변형되지 않았다. 감촉도 이상했다. 반죽에는 손가락을 쫙 벌린 펠릭스의 양손바닥 자국이 그대로 남았다.

"자! 그럼 기사님, 여기에 싸인을 부탁드립니다."

"전표? 이건 또 뭡니까?"

펠릭스가 손도장을 찍고 나자 이번엔 외부에서 온 상인이 펠릭스에게 전표를 내밀었다. 싸인을 하라는 건 펠릭스의 월급을 쓰겠다는 말이었다. 전표에는 아무런 내역이 적혀있지 않았다. 거기다 꽤나 큰 금액이 적혀있었다. 입대한지 이제 넉 달이 다된 펠릭스의 월급의 거의 대부분이었다.


펠릭스는 상당히 망설이는 표정으로 엔필드를 바라봤다. 그러나 엔필드는 이번에도 그저 귀찮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펠릭스는 별수 없이 싸인을 했다.

"감사합니다."

외부에서 온 상인은 펠릭스의 손도장이 찍힌 반죽과 전표를 당연한 듯 모두 챙겼다.


"하~ 뭔가 속은 거 같은 기분입니다."

펠릭스는 손을 닦으며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어쩐지 이러려고 어제 펠릭스에게 사냥의 공적을 모두 양보한 것 같았다. 펠릭스의 말에 주방장만 낄낄거렸다.

"이제 끝난 겁니까?"

"아니, 아직 저게 남았네."

주방장은 도축실 한쪽 벽을 가리켰다. 벽에는 사냥한 동물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었다. 일명 트로피였다.

그냥 그림으로 된 것도 있었고 요란하게 장식된 사냥물의 머리를 박재한 것도 있었다. 그리고 각 트로피 아래에는 명패가 있었다. 언제 누가 무엇을 사냥했다는 기록이었다.

그러고 보니 식당 벽에도 몇몇 걸려있던 것이 기억이 났다.


"어때? 뭐라고 써 줄까?"

주방장의 말에 펠릭스는 잠시 다른 명판들을 살펴봤다. 아무 사냥물들이나 만드는 게 아니었다. 기록할만한 사냥감에 대해서만 만드는 것들이었다. 그리고 펠릭스들이 잡은 무스는 역대 최고 기록 중 하나였다.

명판에는 사냥자의 이름과 함께 거창한 문구들도 적혀있었다. '영원한 우정을 위해'라든지 '변치 않는 전우애' 같은 것들이었다.

"이름, 그날 사냥 나갔던 우리 소대원들의 이름만 모두 넣어주세요."

대답하면서 펠릭스는 엔필드를 바라봤다. 시종 무뚝뚝한 표정의 엔필드도 그때만은 희미하게 웃어보였다.



엔필드는 끝내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다. 손바닥을 찍은 반죽은 무엇인지 왜 자신의 전표에 싸인을 했는지도 말해주지 않았다. 명패 하나를 만들기에는 전표의 금액은 너무 과했다. 상인은 그저 그 모두를 챙겨들고 사라졌다. 몇 달 걸릴 거라는 말만을 남긴 채.

펠릭스는 엔필드에게 이유를 물을 여유가 없었다. 중계진 밖은 소란스럽고 혼란했다. 그리고 펠릭스도 바빴다.


2개월 만에 미들사이드 요새로의 귀환이었다. 올 때는 펠릭스의 사정으로 하루 늦게 도착하느라 길버트 소대만이 홀로 왔었다. 그러나 갈 때는 달랐다. 교대하는 다른 소대의 야크들이 함께 떠났다.

덕분에 올 때처럼 야크의 고램에서 경계하며 대기할 필요는 없었다.


칼과 펠릭스는 같은 야크 수례에 앉아있었다. 중계진을 떠난 야크의 행렬은 점심 무렵 새로 도착하는 후속부대와 스쳐 지났다. 그 행렬 속에서 펠릭스와 칼은 익숙한 얼굴들을 제법 볼 수 있었다.

"아니! 이게 누구야? 칼! 펠릭스!"

"너희들 여기있었구나!"

"여~!"

새로 교대하는 사람들 속에는 학교 동기들의 모습이 간간히 보였다. 서로 스쳐 지나는 중이라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다. 그저 서로 손만 흔들며 지나쳤다.

"그러고 보니 오닐 녀석이 새로 온 레인저들 중에 동기들이 있다고 했던가?"

"오닐도 그렇고 저 녀석들도 우리랑은 주둔 주기가 어긋나는군. 아쉽네."

"뭐, 그러다 다시 만날 날이 오겠지."

칼과 펠릭스는 멀어지는 중계진을 돌아봤다.


지금은 1개월씩 교대한다지만 사정에 따라서는 교대순번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었다. 당장 펠릭스의 길버트 소대만 해도 원래는 동기였던 오닐의 브래넌 소대와 같은 주기의 근무였으나 순번이 바뀐 경우였다.

짧은 2개월의 최전선 근무가 번개같이 지났다.


"펠릭스 경!"

펠릭스의 야크 수레 옆을 달리던 마차에서 펠릭스를 부르는 소리가 나더니 무언가가 튀어 올랐다.

"웃차!"

펠릭스는 튀어 오른 물건을 받은 후 아래쪽 마차를 내려다봤다. 궁수들 중 한사람인 호른이었다.

"고맙습니다. 호른씨!"

호른은 살짝 고개만 끄덕이고는 다시 마차에 앉아 후드를 푹 뒤집어썼다.

"뭐야?"

칼의 질문에 펠릭스는 나뭇잎에 싼 녀석을 펼쳤다.

"토끼 훈제? 남아있었나?"

"오! 맛있겠는데?"

펠릭스가 사냥 갔을 때 잡았던 녀석을 먹고 남은 것이었다. 주방에서 새로 양념을 하고 조리해서는 마치 육포처럼 만들어 놓았다. 두 사람은 한 조각씩 주워들었다. 만들지 얼마 되지 않아 상당히 맛있었다.


주둔지와는 달리 미들사이드 요새와 중계진 사이는 야크수레로 한나절정도 떨어져 있었다. 행렬은 조금이라도 빨리 도착하기 위해 점심도 이동하며 간단하게 해결하고 있었다. 대부분 물과 빵 정도였다. 토끼 고기는 그런 점에서 상당한 특식이었다.


"뭐야! 너희들끼리만 뭘 그렇게 먹는 거야?"

두 사람의 뒤에서 갑자기 피셔 경이 나타났다. 어느새 올라왔는지 피셔 와 레논이 올라와 있었다.

"아! 토끼 훈제인데 드셔보실래요?"

펠릭스는 무심코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피셔는 재빨리 펠릭스의 손에서 꾸러미를 통째로 뺏어냈다.

"아앗!"

"멍청이! 이런 게 있으면 바로바로 나한테 신고를 했어야지!"

"피셔 경! 자 잠깐만!"

순식간이었다. 피셔는 칼과 펠릭스의 손을 피해 물러서더니 재빨리 고기를 입속으로 털어 넣었다.

"흥! 양은 적지만 이 정도로 봐주지!"

피셔는 약을 올리듯 입속 가득 고기를 넣고는 우물거리며 두 사람을 장난스럽게 바라봤다.

"휴~"

"정말 못 말린다니까."

결국 포기한 칼과 펠릭스는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사냥 이후 펠릭스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가 상당히 바뀌어 있었다.

본래 부대의 저격병들은 각 소대 내에서도 상당히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그들과 같이 사냥을 갔던 펠릭스가 기록적인 크기의 무스를 잡아왔다. 거기에 뭔가 다른 이야기도 부대의 궁수들 사이에 퍼진 모양이었다. 아마도 검은 화살과 관련한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지만 펠릭스 로서는 알 수 없었다.

아무튼 그 후로 엔필드뿐만 아니라 다른 소대의 궁수들도 펠릭스를 알게 모르게 인정해 주는 태도를 취했다. 덕분인지 당장 따라다니던 '철부지 도련님 소대'라는 이름에서 '철부지'가 떨어질 수 있었다.


피셔나 안드레아 같은 기사들이 나름 몰래 신경 써서 말이 크게 떠도는 것을 막아 주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전 까지는 쉬쉬하면서 뒤에서 비웃던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도련님 소대' 앞에 '한 가닥 하는' 이라는 표현을 붙였다. 아무도 칼이나 펠릭스를 우습게보지는 않았다.

전선 3대 도락 중 하나인 먹을 것의 위력이었다.


펠릭스는 지난 두 달 별 전과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최소한 사람들과의 관계는 돈독히 할 수 있었다. 소대의 일반 병사들과는 도박사건 이후로 상당히 친근하게 지낼 수 있었다. 그 외에 기사들과도 이제는 스스럼없는 사이였다.

먼저 다가와 손을 내밀어준 레논, 이제 보니 밤에는 도박으로 지새우느라 아침에 신경이 날카로워져 무뚝뚝한 마법사 맴피스, 서로 견제하면서도 늘 붙어 다니는 안드레아와 드비어스, 그리고 마지막으로 눈앞의 밉상인 피셔까지.

펠릭스와 제일 거리가 있던 피셔도 이제는 이렇게 스스럼없이 다가와 펠릭스에게 장난을 걸고 있었다. 아마도 펠릭스가 사냥을 대신 가 준것에 대한 고마움과 친근함의 표시인 듯했다.

장난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럴 때마다 곤란한 펠릭스였지만 그래도 거리감을 느끼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참 나! 피셔 경, 좀 적당히 하세요. 기사로서 체면이 있지···."

결국 한 조각도 얻어먹지 못한 레논이 피셔를 보며 뭐라고 했다.

"뭐 인마? 체면이 밥 먹여 주냐? 고기사랑 나라사랑이라는 말도 몰라?"

"예, 예! 그 짧은 입을 누가 말린 답니까!"

결국 레논도 못 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젓고는 칼과 펠릭스의 옆으로 다가왔다.

"자, 점심이야."

레논과 피셔는 칼과 펠릭스에게 배식을 가져온 것이었다. 배식은 역시나 빵과 물 뿐이었다. 입이 짧은 피셔는 자신의 몫은 먹지 않고 남겼다. 덕분에 칼과 펠릭스 그리고 레논은 한입이라도 더 먹을 수 있었다.




조용히 식사를 하던 펠릭스의 눈에 선두에 있는 야크 수레가 들어왔다. 길버트 경의 야크 수레였다. 그 위에는 지금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길버트 경과 리차드슨 경을 위시해 같이 이동하는 다른 소대의 선임기사들도 올라와 있었다.


"또 제 구명 얘기를 하는 걸까요?"

펠릭스는 심각한 분위기의 길버트 경의 야크 수레 위를 보며 말했다.

"응? 아! 저거! 아닐 거야 아마."

"그러고 보니 펠릭스 넌 사냥 가 있느라 못 들었구나."

"예?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칼과 레논의 대답에 펠릭스는 의아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돌아봤다.

"수도에서 좀 문제가 있나봐. 전반기 의회가 아직 끝나지 않았데."

"예? 의회가요? 그런데 그게 왜 저렇게 선임 기사들이 심각한 이유가 되는 겁니까?"

그러자 세 사람의 뒤에서 벌렁 누워있던 피셔가 대신 대답했다.

"바보, 의회에서 제일 먼저 논의하는 게 뭐야!"

"그야 고램 분배죠."

펠릭스는 간단히 대답하며 올해 초 입대할 무렵의 상황을 떠올렸다.


올해는 연 초부터 고램에 대해 화제가 풍성했었다. 서부 제국에서 무려 1천기에 가까운 고램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었다. 거기에 남부의 셀베이지 사업으로 건진 고램 숫자도 상당하다는 소문이었다.

"그 전반기 의회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면 무슨 뜻이겠냐."

"예? 설마?"

펠릭스는 놀란 표정으로 칼과 레논을 돌아봤다. 두 사람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보통 전반기 의회는 한 달에서 길어야 한 달반 사이에 끝이 났다. 그러면 후반기 의회가 이어졌다. 그러니 연 초의 정기 의회 일정은 길어야 석 달을 넘기지 않았다.

펠릭스가 입대한지 이제 넉 달이 지나고 있었다. 그런데 전반기 의회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말이었다. 그 말은 아직도 고램 배분을 두고 의회가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1천기가 넘을 텐데 그렇게 오래 끌 이유가 있을까?"

펠릭스는 칼을 보며 물었다. 매년 고램 수급에 곤란해 하는 에덜라드였지만 그 중에도 가장 고램을 필요로 하는 두 곳 중 한곳이 남부였기 때문이었다.

"펠릭스, 우리 여기로 올 때 익시투스 산맥 입구에서 길버트 경이 하던 말 기억 나?"

"응."

그러고 보니 그때도 고램에 대한 얘기였다. 입실론 요새에서부터 새로 보급되는 나이트급 고램이 전혀 보이지 않았던 일로 길버트 경이 걱정스러워 했던 것이 기억이 났다.

"설마 아직도 새 고램들이 보충되지 않은 거야?"

"그렇다나봐."

"흐음, 대체 귀족들은 무슨 생각인거지?"

"올해는 아마 귀족들도 다들 양보하기 힘들 거야. 겨울 몬스터들의 대대적인 준동이 예상되고 있으니. 거기다 그동안 웨스터랜드 제국의 내전으로 보급이 시원찮았잖아?"

"그렇긴 하지만. 무려 1천기잖아. 그동안 백여 기도 안 되는 숫자로도 잘 나눠왔으면서."

그러자 피셔가 뒤에서 툭하고 내뱉었다.

"욕심이란 게 늘 그렇지. 많이 가진 놈일수록 더 가지려고 하는 게 인간이야. 쳇! 귀족들이란. 만날 그놈의 고램 타령이라니···."

피셔는 못 마땅하다는 듯 등을 보이며 돌아누웠다. 귀족가의 정식기사를 희망하는 피셔로서는 고램 때문에 기사들의 자리가 줄어드는 게 여간 불만스럽지 않았을 것이다.


"거기다 고램을 필요로 하는 건 귀족들만이 아니라는 거지."

레논도 거기에 한마디 더했다. 에덜라드에서 남부만큼이나 고램이 부족한 곳은 또 있었다. 바로 이곳 군부였다.

"그러고 보니···."

펠릭스는 문득 제6훈련소에서 이곳까지 오는 동안 들었던 이야기들이 하나씩 떠오르며 연결되는 것을 깨달았다.


제6훈련소는 원래 고램 수리와 라이더의 재활이 주목적인 요새였다. 그곳에서 고램 수리를 하던 에드먼드가 올해 유난히 마이티 고램의 수리가 많이 들어왔다는 얘기를 했었다. 그곳을 떠날 때 펠릭스가 처음 맡았던 임무도 마이티 고램의 운송이었다. 운송 당시에 야크 수레를 몰던 병사도 비슷한 얘기를 했었다. 올해는 유난히 마이티 고램이 많더라는 얘기.

그리고 역시 떠날 때 제6훈련소의 그린 경에게서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대규모 공세···."

"응?"

"뭐라고? 그게 무슨 얘기야?"

펠릭스가 혼잣말처럼 내 뱉은 소리에 칼과 레논이 돌아봤다.

"아, 아니. 그냥 어디서 들었던 말입니다. 올해는 대규모 공세가 있을지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흠, 그러면 그것 때문에 고램 배분을 두고 귀족들 말고도 군부도 아직 양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건가?"

"하지만 보통 군대는 우선 분배권으로 미리 물량을 받지 않던가요?"

"그러니까 이상한거지. 우선 분배권으로 미리 받았으면 전반기 의회가 끝날 무렵에는 이미 전선에 선도물량이 도착했어야 하는데 이 상황이니."

"흐음, 하긴 그렇긴 하죠."

세 사람은 나름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칼은 남부와 고생하고 있을 아이샤가 걱정될게 분명했다. 펠릭스는 집도 걱정이었지만 대공세도 은근히 걱정이었다. 고램이 전장에 도입된 이후로 지금까지 에덜라드는 수비 위주였다. 특히 크로비스의 우회작전 이후로는 더더욱 대규모 공격을 한 적이 없었다. 늘 부족한 고램 수급때문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공세는 힘들지 않을까?"

고민하던 레논이 말했다. 그러자 뒤에서 듣고만 있던 피셔가 대답했다.

"흥, 대규모 공세라니 웃기는 소리지. 너희도 이제 겪어봐서 알만 하잖아? 크로비스나 에덜라드나 서로 고램 한기라도 먼저 잃을까봐 벌벌 떠는 웃기는 상황이야. 제일 격렬하다는 중부 전선도 별 다를 건 없을 걸? 그런 마당에 무슨 공세라는 거야?"

그러나 세 사람은 피셔의 말에 쉽게 수긍하지 못했다.


단순히 소문 만이라면 저렇게 선임 기사들이 진지하게 모여서 토론을 하고 있을 리 없었다. 일반 기사들에게 소문이 퍼진 것은 펠릭스가 사냥을 간 이후인지 몰랐지만 펠릭스가 기억하기로 길버트 경이 저렇게 다른 선임기사들과 토론을 하던 것은 펠릭스가 사냥을 나가기 전날 부터였다.


그래도 여기 네 사람은 나름 초급 사관으로서 교육을 받은 몸이었다.

피셔도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은근히 불안해하는 것이 느껴졌다. 말속에 언제나처럼 장난기가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도 설마 동부전선까지 미치지는 않겠지."

펠릭스는 남아있던 빵을 뜯어먹으며 중얼거렸다.


작가의말


주말부터 3일 PC를 전혀 켜지를 못했습니다.

어제는 막상 올리려고 하니 인터넷이 불통이...


이제야 올립니다.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다음편을 퇴고 끝나는 대로 가능한 빨리 올리겠습니다.

늦어도 내일 오전 중에는 올라가지 싶습니다.


늦어졌음에도 며칠간 선작 수가 별로 떨어지지 않았더군요.

부족한 글 읽어 주시는 독자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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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5 스승과 가족. +14 16.04.29 4,451 14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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