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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ster 님의 서재입니다.

펠릭스전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夢ster
작품등록일 :
2014.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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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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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08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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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

DUMMY

260


며칠 후 칼은 겨우 자신의 전과 보고서를 통과시켰다. 보고서 통과 절차가 까다로워진 것은 최근 전선에서 전적을 부풀리려는 시도가 있은 탓이었다. 때문에 가능하면 같은 계급인 기사들 외에 일반 병사들의 증언을 요구한 탓이었다.

"서부 전선이라면 몰라도 우리는 딱히 방법이 없는데 너무한다니까."

"그러게 더구나 칼, 네 경우는 전과물도 뻔히 있었는데."

"쳇! 이러다 조만간 본대에서 소대마다 감시원을 둘지도 모른다는 소문도 돈다니까."

두 사람은 경계 근무를 마치고 같이 소대 대기소에 들어섰다.

"여~ 어서와!"

"모두 수고했네."

병사들이 들어서는 두 사람을 반갑게 맞이했다. 도박 사건이 있은 이후로 병사들은 부쩍 펠릭스에게 친밀감을 보였다. 다만 애석하게도 칼은 여전히 도박판에 끼워주지 않았다.

칼은 아쉬워했지만 펠릭스가 보기엔 병사들이나 칼이나 반쯤은 장난으로 그러는 것 같았다.


맴피스 마법사는 그 후로 조금은 두 사람에게 거리를 두고 있었다. 다만 예전처럼 무뚝뚝하게 대하지는 않았다. 나름 어느 정도 친해진 느낌이었다.

두 사람은 짧게 병사들과 이야기를 나눈 후 사관실로 향했다.


그날 사관실에 남아있는 사람은 길버트 경이었다. 두 사람은 칼의 보고서가 통과된 것을 알릴 겸 길버트 경에게 다가갔다. 길버트 경은 제일 안쪽 침대에 누워 책을 읽고 있었다. 벌써 며칠째 같은 책을 읽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아! 칼, 얘기는 들었네. 보고서가 통과되었다며? 축하하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무슨 책인데 그렇게 며칠 동안 보고 계신 겁니까?"

"이거? 아! 그러고 보니 펠릭스, 그날 누가 이겼나? 이 판돈은 나중에 누구한테 돌려주면 되지?"

길버트가 읽고 있던 책을 들어 보이며 물었다. 책은 펠릭스가 가져왔던 '남부 몬스터 도감'이었다.

"엇? 저거? 홀랜드 백작의 책 아냐?"

"그래, 입대할 때 가져왔었거든."

책은 칼도 언젠가 펠릭스가 들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저자인 홀랜드 백작은 남부의 몰락귀족이었던 것이다.

"음, 따기는 맴피스씨가 땄지만 책은 저한테 주시면 됩니다. 그러니 편하게 읽으셔도 될 겁니다."

"그래? 허허, 그럼 사양 않고 보겠네."

펠릭스의 대답에 길버트는 다시 책으로 눈을 돌렸다.

"음? 뭔가 칼. 아직 용무가 남았나?"

침대 옆에는 칼이 아직 서 있었다. 덕분에 자리로 돌아가려던 펠릭스도 같이 멈춰 섰다.

"길버트 경, 저도 무의 수련을 가르쳐 주시면 안 될까요?"

"음? 안될 거 없지. 나야 대환영이네. 그런데 갑자기 왜? 설마 자네도 어둠의 오러의 유혹에 빠진 건 아닐 테고?"

"만일을 대비해 저도 알고 있는 게 좋을 거 같아서요."

칼은 슬쩍 옆에 서있는 펠릭스를 보며 말했다.

"흐음~ 그런가? 알겠네. 에스턴 병대장에겐 나중에 말해두지. 기초는 펠릭스에게 직접 배우면 될 거야."

"예! 감사합니다."

"뭘, 열심히 해보게나."

인사를 하고 돌아서려던 두 사람이 갑자기 다시 멈췄다. 하지만 이번에는 칼이 아니라 펠릭스 때문이었다.

"응? 왜? 자네도 뭔가 할 말이 있나?"

"저~ 그 무의 수련 말입니다. 원래 뮨족의 수련법이라는 게 정말입니까?"

펠릭스의 질문에 길버트는 쓴 웃음을 지었다.

"음~ 레논 경이 말해주던가?"

"예, 여기로 오면서 들었습니다."

"아마도 둘이서 꽤나 웃었겠군."

"예. 하지만 그렇잖습니까? 남자들은 대부분 오러를 타고나고 성인이 되면 그들 거의 모두가 엑스퍼트 중급이 되고 족장인 마루들은 상급이나 마스터급이 된다니···. 그 말대로라면 과거 서부제국과 에덜라드 연합군 그리고 뮨족 간의 전쟁에서 뮨족이 질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펠릭스의 설명을 처음 듣는 칼이 끼어들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뮨족에 마스터급 검사가 있다는 말이야?"

"레논 경과 무의 수련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들은 소문이야. 무의 수련은 원래 뮨족의 수련법이고 그 수련 덕분인지 뮨족 성인 남자들 대부분이 엑스퍼트 중급이상이 된다는···."

"허~ 정말입니까?"

두 사람은 길버트를 바라보며 물었다.

"음~ 하는 수 없구먼."

두 사람의 시선에 길버트는 별 수 없었는지 읽던 책을 덮어놓고는 일어나 앉았다.

"전에 우리 가문에 대해서는 얘기해 줬지?"

"예."

"반드시는 아니지만 왕가에서 작위와 영지를 받게 되면 보통 나이트급 고램도 한기 하사받지. 하지만 생각해보게. 몬스터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에, 그것도 서부산맥과 맞닿은 영지야. 고작 나이트급 고램 한기로 뭘 할 수 있었겠나?"

"그렇긴 하죠."

칼과 펠릭스도 동감했다. 둘 다 이미 겨울 몬스터 몰이의 경험이 있었던 것이다. 지형적 효과가 없다면 몬스터의 수가 수백만 넘어도 고램 한기로 대처하기 힘들었다.

펠릭스가 있던 동부도 고램은 보통 대형 몬스터의 상대나 한쪽에서 몬스터들을 몰아오는 역할을 했다. 대부분의 소형 몬스터들은 영지민들과 병사들, 그리고 용병들과 기사들이 직접 처리했다.

남부 출신인 칼의 경우는 머릿수로 밀어붙이는 몬스터의 위력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남부가 그렇게 몰락했던 것이다.


"보통 귀족가의 자식들이나 가문의 비호를 받는 기사들은 독립을 하면 본가에서 도와주지. 사람이나 병사들. 혹은 금전적 지원이 뒤따르거든. 하지만 내 할아버지는 가문에 소속된 기사가 아니었어. 당시 전선에서 사귄 몇몇 기사 친구들이 도와주기위해 모였고 빚을 내서 왕가로부터 전쟁 포로들을 사들여 영지로 갔지만 역시나 지키기가 쉽지 않았지. 매년 조금씩 영토를 잃고 후퇴만 하고 있었지.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

길버트 경은 잠시 말을 끊고 쉰 후 다시 얘기를 이었다.

"할아버지께서 우연히 몬스터에게 부상을 당한 뮨족 청년을 하나 구하신거지. 그 이후 어떻게 할아버지는 영지 인근의 뮨족 부족과 사이가 좋아졌네. 아마도 그 청년의 도움이 있었겠지. 아무튼 그 후론 매년 겨울이면 영지는 뮨족들과 같이 몬스터 몰이를 하게 된 거지. 그덕에 영지를 안정시키는데 성공한 거야."

"오~ 그럼 길버트 경의 무의 수련법은 그 뮨족에게서 배우신 겁니까?"

"아니야. 할아버지는 내가 어릴 때 돌아가셨지. 나는 뮨족을 만난 기억이 거의 없어. 새로 영주가 된 아버지는 뮨족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거든. 내 아버지는 중앙 귀족이 되고 싶어 하셨지. 그래서 작위를 물려받자 바로 뮨족과의 관계를 끊고 중앙의 파벌에 들려고 하신거야."

"그렇군요···."

그 뒷이야기는 둘 다 알고 있었다. 중앙 파벌의 고램지원이 있기 전에 몬스터의 습격으로 영지가 멸망한 이야기는 전에도 들었던 것이다.

"그 후 나는 유물로 가문의 남은 물품과 고램을 받았지. 덕분에 별 실적이나 실력도 없으면서 고램 라이더가 될 수 있었지만. 아무튼 가문의 다른 유품 중에는 할아버지의 일기장이 있었어. 당시 어둠의 오러에 대처할 방법을 찾던 나는 책이며 자료며 닥치는 대로 뒤적이고 있었거든. 그러다 우연히 할아버지의 일기장에서 뮨족의 무의 수련법에 대한 것과 뮨족에 대해 할아버지가 구해준 청년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기록한 부분을 발견한 거야."

"그 이야기를 레논 경에게도 하신 거군요."

"그래. 뭐 나도 믿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어쩌겠나? 선조님이 남기신 기록이니."

길버트 경의 이야기가 끝나자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곤 생각에 잠겨있던 칼이 물었다.

"그래도 길버트 경은 그 수련법 때문에 엑스퍼트 중급에 올랐다고 말씀 하셨잖습니까? 그럼 정말로 그 무의 수련법이 오러나 검술에 도움이 되는 거 아닐까요?"

"음~ 그게 말이야. 아마도 안드레아 경이나 드비어스 경도 그 점 때문에 무의 수련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데, 아직은 나 외에 무의 수련으로 엑스퍼트의 경지를 넘어선 사람은 없었다네. 그리고 엄밀히 따지면 무의 수련 때문이 아니라 그 와중에 내가 깨달은 것 때문이라고 봐야 할 거야."

"그렇군요."

"뭐 그래도 모르지. 칼 경도 이제 엑스퍼트 중급을 보고 있지? 어디 자네가 한번 증명해 보면 어떤가? 무의 수련이 상위 엑스퍼트로 가는 길과 관계가 있을지 어떨지 말이야."

"음~ 저한테 너무 과도한 기대를 하시는 거 아닙니까?"

"하하하! 그런가? 하지만 자네는 왠지 기대를 하게 만든단 말이야."

길버트 경의 말에 칼은 슬며시 머리를 긁적이며 고개를 돌렸다. 본인은 부담스러운 모양이었지만 펠릭스도 길버트 경과 같은 생각이었다. 왠지 뭘 해도 잘할 것 같은 녀석은 있었다. 펠릭스가 학교에서 봐온 칼이 그랬던 것이다.

"자! 두 사람 이제 그만 가서 쉬게나. 내일은 또 힘들어 질 테니."

"예."

"그럼."



중계진에서 체류하는 마지막 주가 시작되었다. 다음 주면 다시 후방의 미들사이드 요새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었다. 듣자하니 미들사이드 요새에서의 한 달간은 훈련과 경계근무의 연속이라고 했다.

때문에 이 마지막 주 동안 병사들은 대체로 휴식을 취하는 듯 흐리멍덩했다. 반면 기사들의 생활은 달랐다.

"하압!"

"좀 더 힘차게!"

"이얏~"

아침부터 중계진 여기저기서 기합소리가 울렸다. 길버트 소대를 비롯해 여러 소대의 기사들이 오전 훈련 중이었다. 모두 다음 주에는 미들사이드 요새로 돌아가는 이들이었다.


오러를 주입한 단체 제식검술 훈련이었다. 끝나고 나면 이번엔 오러력 강화 훈련이 있었다.

"더! 더! 좀 더 버텨!"

"크흑!"

"으아아~"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시간이 지나면 여기저기서 주저앉는 소리와 한탄 소리도 들렸다.

길버트의 소대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바탕 오러력 훈련이 끝나고 나자 펠릭스는 가쁜 숨을 내쉬고 있었다. 옆에는 칼과 레논도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역시 나는 여기까지 인걸까?'

자신의 옆에 있는 두 사람을 보며 펠릭스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아마도 제6훈련소에서부터였다. 입대한지 한 달 정도 지난 뒤부터 부쩍 다른 또래 소년들에 비해 오러력의 부족을 느끼고는 있었다.

이곳 소대 기사들 중에서도 자신의 오러력이 가장약했다. 아직은 칼과 그렇게 차이가 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크게 벌어질게 분명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칼은 벌써 2년 선배인 레논을 따라잡으려 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보다 뛰어난 이들과 이렇게 매일 비교당하다보니 이제는 자신이 오러에 대한 재능을 타고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었다.


펠릭스와 칼 그리고 레논을 제외한 다른 기사들은 여전히 오러력 강화 훈련을 하고 있었다. 학교에서 배웠던 것처럼 검을 든 채 자연스럽게 손을 늘어트린 자세로 전신에 오러를 발출하고 있었다. 심지어 피셔 경도 아직은 여유 있어 보였다.

천민 출신에 항상 뺀질뺀질 하게 행동했지만 오러의 재능만큼은 분명 펠릭스 보다 타고난 게 분명했다.

펠릭스는 괜히 초조해지고 있었다.


"자! 오늘 오전 단체훈련은 여기까지 하지!"

"예!"

"아침 식사 후에 안드레아 경, 자네는 칼을 좀 봐주게."

"예. 길버트 경."

"그리고 드비어스 경은 펠릭스를 좀 봐주도록!"

"알겠습니다."

"피셔 경과 레논 경은 에스턴 병대장을 도와서 병사들 훈련을 도와주게."

"예."

기사들에게 일일이 일을 정해준 후 길버트 경과 리차드슨 경은 먼저 식당으로 향했다. 최근 두 선임기사들은 또 무언가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 젠장! 또 병사들 뒤치다꺼리야?"

식당으로 향하며 피셔가 마구 싫은 기색을 드러냈다.

"또 도망가시면 안 됩니다!"

레논이 피셔의 옆에 바짝 붙어서 감시하듯 말했다.

"제길, 이봐 레논! 에스턴 병대장도 있고 너 혼자 할 수도 있잖아?"

"예, 물론 혼자 할 수도 있죠. 하지만 그러면 피셔 경은 뭘 하실 건데요? 또 주방에나 몰래 들어가시려고요?"

"아!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엔필드는 이번에 사냥 안 나간데?"

"예. 피셔 경 뒤치다꺼리는 이제 질렸답니다."

"쳇! 먹을 때는 다 같이 먹어 놓고서."

"아 그러게 직접 채워놓으면 되잖습니까?"

피셔와 레논은 가는 내내 티격태격했다. 칼과 펠릭스는 일행의 제일 뒤에서 따라가며 두 사람의 대화에 미소를 지었다. 특히 펠릭스는 부러운 듯 레논을 바라봤다.


소대 기사들 중에 드비어스 경을 제외하면 펠릭스가 제일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 인물이 피셔였다. 신분 차라고 하기에도 이상했다. 칼의 경우는 레논 만큼이나 피셔와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눴던 것이다. 피셔와 펠릭스 서로가 괜히 멀리하는 분위기였다.


"오~ 고기다 고기!"

식당에 도착하자 피셔가 신나서 소리쳤다. 배식대 한편엔 두툼한 삶은 고기가 쌓여있었다.

"저건 또 어느 소대가 잡아온 거지?"

"뭐, 아무렴 어때. 일단 먹고 보자고."

칼과 펠릭스는 다른 사람들을 따라 배식대로 다가갔다. 메뉴는 소금을 넣고 삶은 고기에 보리죽과 빵, 그리고 약간 짠맛이 나는 야채 스프였다.

"두 사람 자세 낮춰!"

레논이 장난스럽게 칼과 펠릭스를 보며 말했다. 두 사람은 군말 없이 레논의 말에 따랐다. 피셔 때문이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피셔는 배식대 한쪽에서 조리원과 싸우고 있었다. 고기를 마구 담으려는 피셔와 막으려는 조리원이 한판 싸움을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식당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두 사람을 보며 웃고 있었다.

결국 레논을 비롯해 칼과 펠릭스 세 사람은 식판으로 얼굴 한쪽을 가려 피셔의 시선을 피하며 배식을 받아야 했다.


"휴~ 정말 매번 저러시니."

레논은 질린다는 듯 멀리 피셔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 레논을 칼과 펠릭스는 웃으며 바라봤다.

"그런데 레논 경은 어떻게 피셔 경과 그렇게 친해지신 겁니까?"

펠릭스가 레논에게 물었다.

"응? 어떻게 라니?"

"그게 저는 아직 피셔 경과는 말도 별로 나누질 못해서··· 왠지 어렵습니다."

"그래? 칼 경, 자네도 그런가?"

"아뇨? 전 뭐 첫날부터 같이 야크 수레에서 이야기도 나눴는걸요?"

대답을 하면서 칼은 되려 펠릭스를 이상하게 쳐다봤다.

"음~ 왜지? 피셔 경은 저렇게 경박하고 우악스럽게 보여도 사람을 멀리 하거나 하지는 않는데. 특히 소대원들 생각은 또 끔찍이 하는 성격이거든."

레논은 의외라는 표정으로 펠릭스를 쳐다봤다.

"역시, 펠릭스 경이 동부 귀족 출신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린 걸

까?"

"예? 하지만 저는 아시다시피 서잔데···."

"피셔 경은 중앙의 천민 출신이거든. 너도 중앙의 귀족들이 천민들을 대하는 분위기가 어떤지 알잖아?"

"아!"

"과연, 어쩌면 그래서 인지도 모르겠군요."

칼과 펠릭스는 그제야 피셔의 입장이 조금은 이해가 될듯했다.

동부와 중앙 두 지역은 에덜라드에서 가장 귀족이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지역이었던 것이다. 특히 중앙의 귀족들은 지금도 길에서 천민들에게 체벌을 가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니 아무리 서자라도 펠릭스는 피셔가 쉽게 대하기 힘들었는지도 몰랐다.

"아무래도 펠릭스, 네가 먼저 다가갈 노력을 해야 될 모양이다."

"그렇군요. 노력해 보겠습니다."

"사실 겪어보면 참 좋은 사람이야. 두 사람 요즘 근무 나가거나 하면서 철부지 도련님 소대라는 소리 더 이상 안 듣고 있지?"

"예."

"그러고 보니 요즘은 다들 그렇게 부르지 않더군요."

"그게 다 피셔 경이 힘을 쓴 덕분이야. 저 사람 복무연한이 오래되기도 했고 다른 소대에서 전출 왔기 때문에 여기저기 아는 사람도 많거든."

"그렇습니까?"

"우린 전혀 몰랐습니다."

"언제 기회가 있으면 고맙다는 말 정도는 전해 둬."

레논의 말에 두 사람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펠릭스는 다시 한 번 떨어져있는 피셔를 쳐다봤다. 피셔는 고기를 퍼 와서는 병사들과 같이 먹고 있었다.

아마 창피를 무릅쓰고 고기를 퍼간 것은 일반 병사들에게 주기 위해서였던 모양이었다. 세삼 피셔가 새롭게 보이는 펠릭스였다.


그날 아침은 꽤나 맛있었다. 고기도 고기였지만 고기 삶은 육수를 이용한 보리죽과 스프도 좋았던 것이다.

아침 식사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식사도 그렇고 피셔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것도 그랬다.

단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것은 또 길버트 경과 리차드슨 경 등 아침부터 한쪽에 모여 있는 부대의 선임기사들이었다. 다들 심각해 보이는 얼굴로 무언가 한창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설마 또 내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겠지?"

펠릭스는 은근히 불안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작가의말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금요일도 가능하면 연참을 해 보겠습니다.


한편 올리고 나니 다시 선작수가 회복 되는군요.

어쩌면 새글 올린 간격이 너무 길어서 그랬나 봅니다.


연재 주기적으로 하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부족한 글 계속 봐 주시는 독자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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