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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ster 님의 서재입니다.

펠릭스전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夢ster
작품등록일 :
2014.12.22 00:00
최근연재일 :
2016.12.28 16:59
연재수 :
2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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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7,424
추천수 :
63,526
글자수 :
1,813,839

작성
15.02.2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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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96
추천
258
글자
8쪽

56

DUMMY



56


"상단의 서류는 이게 다 인가?"

"…."

"드웨인?!"

"아? 아, 예 형님, 여기…."

"대체 어디에 정신을 팔고 있는 겐가?"

달리는 마차에서 서류를 검토하던 라스타드 백작은 마차의 창밖을 바라봤다.

"하아~! 또 여자인가?"

"헤헤헤…."

드웨인 자작이 멋쩍게 웃어넘기고 있었다.

요한이 수도에서 먼저 사라지고도 라스타드 백작은 할 일이 많았다.

백작이상의 고위 귀족만이 상단과 용병단을 운영 할 수 있었다. 초봄 수도는 가장 큰 시장이기도 했다. 라스타드 상단은 콜마르령의 흑성 유지비까지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책임이 막중했다. 그런데 상단 운영을 맡긴 드웨인 자작은 욕심이 많았다. 거기다 여자 문제나 돈 문제에 상당히 헤픈 편이었다. 덕분에 매번 이렇게 라스타드 백작이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상단은 그냥 상거래만 하는 집단이 아니었다. 여기저기 정보를 모아서 보내주는 고위귀족들의 첩보 역할도 하는 중요한 집단 이었던 것이다.

"벌써 몇 명인가? 자네도 적당히 좀 하지 그러나?"

"흐 형님도, 그게 맘대로 안 되는 거 잘 아시지 않습니까?"

"휴~!"

콜마르 영지에서 라스타드 백작가의 진짜 가신가문은 한스 남작과 드웨인 자작뿐이었다. 나머지 3가문은 콜마르 공작가나 에베르 백작의 가신들이었다. 그중 드웨인 자작은 라스타드가의 상단뿐 아니라 보좌역도 하고 있었다.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드웨인과는 어릴 적부터 형, 동생처럼 지내왔으나 이 녀석의 여자 버릇만큼은 도저히 어찌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 왕국 상황이 제법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네. 신경을 쓰게."

"그, 저도 나름 신경 쓰고 있다는 거 아시지 않습니까?"

"그런 녀석이 작년에 요한 당주 앞에서 고램 타령이나 했나? 도대체 내가 돌로레스회의 내용 같은 중요사항을 어째서 에베르 백작에게 통고받고서야 알게 된 건가?"

"그… 하지만 정말 작년엔 어려웠습니다 형님. 그 고램은 진짜 다시 한 번 생각 해 주심이…."

"자네 올해 남부 연합이 고램을 싹 쓸어간걸 보고도 그런 얘기를 하는 건가?"

"…."

"여자만 파지 말고 내말대로 흑성에라도 한번 가 보게. 매년 소리 소문 없이 강대한 이스테로드 제국과 벌어지는 사투를 보고서도 그런 말이 나오는가!"

마차는 한동안 조용히 달렸다. 허들턴 성내를 지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형님, 정말 애들은 군대로 보낼 생각이십니까?"

"그럼, 장난인줄 아나?"

"아니 그, 필립의 일은 안됐지만 저는 보내려고 준비하는 서자도 있고 한데…."

"그 얘기는 그만하게 드웨인, 이미 끝난 얘기야. 레온도 그렇지만 도대체 한스 형님이나 자네나 애들을 어떻게 그리 방치 한단 말인가? 이건은 반드시 처벌이 필요해!"

"그 정도가 좀…. 거기다 용돈까지 막아버리시면 애들이 더 반발하지 않겠습니까요?"

"…? 자네 설마 애들한테 돈을 준건 아닐 테지?"

"아니 그… 헤헤헤."

수도에 온 며칠 후 알렉시스가 드웨인 자작을 찾아왔다. 최근 이 녀석이 징징대는 문제는 군무에서 빼달라는 것과 돈이었다. 아비를 닮았는지 돈 씀씀이가 헤펐다. 드웨인 자작이 자식에게 직접적으로 신경 쓰며 대하는 거라곤 고작 돈을 주는 것이었다.

몇 년 전 필립의 사건이 일어난 후 분노한 라스타드 백작으로부터 명령이 있었다. 애들의 죗값을 치르게 하기위해 다들 군무를 보내버리겠다는 것과 용돈 등의 씀씀이를 제한 해 버린 것이다. 그러나 드웨인 자작과 한스 남작은 그래도 애들을 그냥 보내지 못하고 여기저기 사방으로 힘을 썼다. 구 라스타드 백작가의 기사가문 소년들에게 편지를 보내기도 하고 한스남작의 경우는 학교장과 만나서 편의를 봐 줄 것을 청탁하기도 한 것이다.

"다시 한 번 말 해 두겠는데, 자네들 두 사람. 한번만 더 애들에게 뒷배를 봐 주거나 하면 정말 그냥두지 않을 걸세!"

"… 예."

그러나 이미 일은 벌어져 있었던 것이다. 드웨인 자작은 그저 이번에는 걸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어머, 교장선생님 정말 오랜만이시네요?"

"패트리시아, 갈수록 예뻐지는군."

"농담도 여전하시네요."

"자자 이러지 말고 저기, 들어가자고…."

스튜어트교장은 정말 오랜만에 이곳을 찾아왔다. 입학식 이후 처음 이었다. 이곳은 크리스탈 펠리스라는 고급술집 이었다. 에덜라드 수도에서도 유명한 상당히 잘 알려진 고급요정으로 드나드는 인물들도 하나같이 돈깨나 있다는 귀족들이나 부유한 상인들이었다. 스튜어트 교장이 감히 올만한 곳이 아니었던 것이다.

"제시 교관님은 안 오셨나 봐요?"

밀실에 들어서자 패트리시아는 자연스럽게 검붉은 빛의 술병을 꺼냈다. '흑마술'이라는 고급 독주로 스튜어트교장이 즐겨 마시는 술이었다. 그러나 술을 따르려는 순간, 교장이 손으로 막아 제지했다.

"어머, 다른 술을 준비 해 드릴까요? 아니면 에밀리를 불러 드릴까요?"

"아니 패트리시아, 그보다 할 얘기가 있는데…."

"말씀하세요."

교장은 잠시 뜸을 들이며 주변을 살폈다. 비록 뛰어나진 않았지만 그도 귀족가의 자제로 나름 오러의 수련을 쌓은 편이었다. 누가 엿듣지는 않나 살핀 후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작년겨울 세비안 도련님이 자네와 함께 있었나?"

"…."

세비안의 이름이 나오자 패트리시아의 입이 조용히 닫혔다.

"도련님이 내 얘기도 하지 않은 모양이군."

"입학식에서 그 소동을 벌였으니 모른다는 변명은 않겠어요. 하지만 저도 나름 약속한 게 있어서요…."

"그래? 그럼 질문을 바꾸도록 하지. 혹시 그 후 주변에 세비안 도련님을 찾는 수상한 인물을 본적 없는가?"

그러자 패트리시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믿을지 모르겠지만 난 세비안 도련님편일세. 그리고 그게 아니라도 생도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고 말이야."

"글쎄요. 이 주변엔 워낙 수상한 사람이 많은 편인지라…."

패트리시아는 쉽게 입을 열 것 같지 않아보였다. 스튜어트 교장은 하는 수없이 물러 나와야 했다.

"패트리시아, 혹시라도 말일세, 세비안이든 다른 누군가든 생도들이 위기에 처한다면…. 도와주게. 능력이 안 된다면 나한테나 학교의 교수들 누구라도 좋으니 알려 라도 주겠나?"

"어머, 그야 물론이죠! 장차 저희가게 단골이 되실 분들일지도 모르는데."

패트리시아는 싱긋 웃으며 스튜어트 교장을 배웅했다. 그리고 급히 교장의 손에 무언가 쥐어주었다.

"뭔가?"

"교장 선생님도 참. 계산서요, 이걸 잊으시면 안 되죠."

교장은 얼떨결에 받아든 계산서를 펼쳤다.

"컥! 하지만 난 술도 안 먹었는데?"

거기엔 자신의 한 달 월급과 맞먹는 금액이 적혀있었다. 그러나 너무하다며 투덜투덜 대면서도 교장은 그냥 받아들고 나가는 것이었다. 나가는 교장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패트리시아는 혼잣말을 했다.

"그 애송이가 백작님, 백작님, 했더니 정말 거물이 맞는 건가? 나 혹시 정말 땡 잡은 걸까?"

재력이 안 되는 교장이나 학교 교수들은 주로 청탁이나 물주가 있어야 이곳에 왔다. 그렇지 않을 때는 돈 문제 같은 것에 상당히 꼬장꼬장했던 것이다. 그런 교장이 말없이 그 계산서를 받아들고 나서자 새삼 패트리시아는 세비안이 다시 보였다. 작년겨울 세비안은 돈 없이 패트리시아에게 얹혀살았다. 다른 동료들이나 마담은 무슨 어린 녀석을 기둥서방 삼았냐고 비웃었다. 그러나 처음 만났을 때 세비안은 흥청망청 돈을 뿌렸었다. 돈도 돈이었지만 호위 기사들도 거느리고 있었다. 가게로 다시 돌아서며 패트리시아는 씩 미소를 지었다. 이미 수는 써 놓았다.

"어쩌면 팔자가 필지도 모르겠네, 한번 제대로 알아봐야겠는 걸?"

패트리시아는 혼자 흥이나 콧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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