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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ster 님의 서재입니다.

펠릭스전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夢ster
작품등록일 :
2014.12.22 00:00
최근연재일 :
2016.12.2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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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7,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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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13,839

작성
15.03.0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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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
글자
9쪽

62

DUMMY



62


"다들 물러나!"

스펜서가 앞으로 나서자 부하들은 소년들로부터 멀어졌다. 그는 자신의 검을 검집에 꽂고는 주섬주섬 자신의 소매를 걷어 올리기 시작했다.

"솔직히 상당히 놀랬다. 학교의 애송이하나 처리하는데 설마 이렇게 시간이 걸리고 수고를 하게 될 일인 줄은 상상도 못했거든?"

"마찬가지야. 나도 설마 이렇게 시간이 걸리고 배를 곯게 될 일인 줄은 상상도 못했거든?"

맥스가 검을 바닥에 꽂아놓고 스펜서의 옷을 걷어 올리는 모습과 어투를 똑같이 흉내 내자 심지어 스펜서의 부하들조차 입을 가리며 웃음을 참아내고 있었다. 스펜서가 냉랭한 시선으로 부하들을 돌아보자 그들은 찔끔하며 다시 정색을 했다.

"자! 시간도 없고 하니 빨리 끝을 내도록 하지!"

말을 마친 스펜서가 망토를 양쪽으로 걷어 올리자 상의 안쪽에 빼곡하게 들어 차 있는 단검들이 보였다.

"과연, 저 멍청이의 스승이 당신이었군."

"그 스승의 그 제자일걸?"

쌍둥이들이 비아냥거리자 스펜서는 웃으며 한발 앞으로 다시 나섰다.

"어디 그 입심들이 이다음에도 이어지는 지 보도록 하지!"

스펜서가 자세를 잡자 소년들도 검을 잡고 자세를 취했다. 선두에 펠릭스와 맥스가 서고 뒤에 쌍둥이들이 단검을 고쳐 쥐고 있었다. 맥스가 간단하게 지시를 했다.

"펠릭스와 내가 단검을 막으면 너희들이 던져!"

"좋아! 그만 끝내고 밥 먹으러 가자구!"

스펜서는 소년들이 자세를 다잡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여유를 부렸다.

"자 그럼, 막아들 보라구!"

"쉬리릭!"

스펜서의 손이 희미하게 보일정도의 속도로 단검을 던지자 여덟 자루의 단검이 날아왔다. 펠릭스와 맥스가 어렵지 않게 쳐 낸 후 외쳤다.

"자 던져!"

그러나 쌍둥이들이 단검을 던지려고 맥스와 펠릭스의 뒤에서 일어서는 순간 다시 스펜서의 단검이 날아오고 있었다. 다시 여덟 개의 단검이, 그리고 다시 여덟 개가, 어떻게 손 써볼 사이도 없는 속도와 각도로 단검들이 연속해서 날아오고 있었다.

"퍼퍼퍽!"

"아악!"

소년들은 비명을 지르며 모두 쓰러졌다.

모두들 살아있었다. 아니 치명타를 당한 소년들은 아무도 없어 보였다. 단검들은 하나같이 네 명의 소년들의 급소를 피해 스치고 지나가며 상흔만 남기고 있었다. 양 팔뚝 옆, 양허벅지, 양 볼 등, 네 명 모두 몸 여기저기에 약하게 줄줄이 상흔이 이어져 있었다.

"이 이런…!"

"…!"

서로의 모습을 살피던 소년들의 얼굴에서 여유가 사라졌다.

"뭐야? 그 좋던 입심들은 다 어디로 간 건가?"

스펜서는 단검하나를 위로 던졌다 받았다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스펜서가 방심하고 있다고 생각한 세드릭이 맥스의 뒤에서 기습적으로 단검을 던지려고 일어섰다.

"엇차! 어림없지!"

"쉬익! 퍽!"

"힉!"

단검 하나가 세드릭의 귓가를 스치며 벽에 박혔다. 세드릭이 던지려던 단검을 슬그머니 내려놓고 자신의 귓불로 손을 가져갔다. 귓불이 가늘게 잘려 피가 묻어 나왔다.

소년들의 이마와 등으로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그 와중에도 스펜서는 다시 단검을 빼들고 소년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라도 움직이면 단검이 날아올 기세였다. 소년들은 꼼짝 할 수 없었다.

"너희들, 잠시였지만 재미있었다. 자 그럼!"

그제야 기가 죽은 소년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잔뜩 숙인 자세로 서로 바라보며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 모습을 보며 만족한 스펜서는 우선 펠릭스를 조준했다.


"어머나! 재미있는 놀이네요?"

갑자기 들려온 높은 톤의 여성의 목소리에 괴한들이 깜짝 놀라 돌아봤다.

"어떻게, 중앙의 제일 큰 사람을 맞추면 곰 인형을 타는 건가요?"

스펜서는 힐끔 말소리가 들려온 곳을 바라봤을 뿐 여전히 단검을 든 채 시선은 소년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멍청이들, 누가 오는지 한 녀석은 망을 봤어야 할 거 아냐!"

스펜서가 책망하자 부하들은 그제야 여성이 나타난 골목을 막아섰다. 그러나 소녀는 그들을 상관하지 않는 듯 그대로 밀고 들어오려고 했다.

"이런 깜찍한 것이…."

괴한 중 한명이 소녀를 잡아채려하자 스펜서가 제지했다.

"그만, 멈춰!"

이렇게 된 이상 자신이 소녀까지 한꺼번에 처리 해버릴 생각이었다. 소녀는 막아선 괴한들을 밀치고 공터로 들어섰다.

"패트리시아?"

펠릭스와 소년들이 들어선 소녀를 보고 말했다.

"어머나?! 우리 백작님의 친구 분들 아니세요? 상처를 입으셨네?"

패트리시아는 스펜서나 다른 괴한들은 완전히 무시하고 소년들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리고는 손수건을 꺼내 소년들의 상처를 돌보기 시작했다.

"크리스탈 펠리스의 패트리시아양?"

스펜서가 소년들의 얘기를 듣고는 패트리시아를 아는 척했다.

"맞아요. 그쪽은 누구세요?"

스펜서는 한숨을 쉬고는 슬쩍 주변을 살폈다.

"내가 누군지는 알 필요가 없을 것 같군요. 패트리시아양. 무슨 악연인지 모르지만 뭐,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시길…."

스펜서는 다시 단검을 들어 올려 막 던질 참이었다. 그러자 패트리시아가 여전히 소년들의 상처를 돌보며 말했다.

"그걸 던지면 넌 죽어 멍청아!"

그 소리에 스펜서가 주춤하며 멈춰 섰다.

다른 누군가가 이런 상황에 스펜서의 앞에서 이런 말을 한다면 시간을 끌려는 농간이라 생각 하겠지만 적어도 그녀는 아니었다. 스펜서는 그래도 한때 암살길드에서 칼밥을 먹은 적이 있었다. 때문에 그는 알고 있었다. 이곳 에덜라드의 고급 유흥가가 실상 정보길드나 암살길드 등의 자금줄이거나 정보원들의 줄이 닿고 있는 곳임을. 특히나 고급요정인 크리스탈 펠리스는 그런 쪽으로 상당히 유명한 곳이었다.

"무슨 뜻이지?"

"바로 이런 뜻이지…."

스펜서의 목에 갑자기 서늘한 검 날이 와 닿았다. 누군가 등 뒤에 유령처럼 나타나 서 있었다.


"뭐야? 아직도 안 오다니….

폴머는 느긋하게 테이블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제법 비싼 술이었다. 술집 안은 텅텅 비어있었다.

"그 악동 녀석들 장난이었나?"

술잔을 들어 한잔 들이킨 폴머는 반 지하 술집의 작은 창으로 지는 해를 보고 있었다.

'11개의 해골'이라는 술집의 문고리는 부서져 있었다. 주인도 없는 술집에 맘대로 꺼내온 술을 기울이고 있던 폴머는 슬슬 돌아가야 하나 망설이고 있었다.

라스타드 백작가의 기사인 폴머는 지금 수도에 있었다. 그는 검에 제법 뛰어난 자질을 타고났다. 이미 오래전에 엑스퍼트 중상 급의 실력에 달해 있었다.

귀족 가문에 소속된 기사들은 군 복무를 할 필요가 없었으나 백작가의 기사가 되었음에도 그는 일부러 군복무를 희망해 실전 경험도 쌓았다.

귀족이 일부러 휘하의 기사들을 군무에 보내거나 기사 자신이 원하는 경우가 가끔 있었다. 실력을 키우거나 실전경험을 위해서 혹은 어떤 특별한 임무를 위해서였으나 폴머의 경우는 달랐다. 그는 어느 날 자신의 마음속에 숨어있던 흉포한 본성을 깨달았다. 사람을 베는데 묘한 희열을 느낀 것이었다.

불행한 것은 라스타드 백작이 그런 그의 본성을 알아차린 것이었다.

"칫, 그만 돌아가야 하나?"

막 일어서려던 참에 누군가 술집으로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으응? 뭐어야? 아직 오픈 안 한 거야? 히꾹!"

"오늘은 장사 안 해 멍청아!"

폴머는 이미 술이 거나하게 취한 주정뱅이를 쫓아냈다. 주정뱅이는 알았다는 듯 손사래를 치더니 다시 나가버렸다.


백작가 이상이 상단과 용병단을 운영할 권리를 가진다.

귀족가의 용병단은 일반 용병들과 달랐다. 평민 출신의 기사들이나 일정한 능력을 가진 이들을 귀족가에 일꾼이나 기사로 받아들이기 위한 시험무대이자 가문의 상단 호위 등의 주요한 자리에 배치하기위한 자리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 기사이면서 용병단으로 떨어지는 경우는 용병대장등의 주요자리가 아니라면 잘못을 해서 벌을 받는 중이거나 좌천당한 것이었다. 폴머가 그러했다. 명분은 작년 레온도련님의 입학식 호위를 제대로 못했기에 받는 처벌 이었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라스타드 백작이 사실상 자신을 내 치려 한다는 것을.

"칫, 아무래도 허탕인거 같군…. 상단으로 돌아갈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 어쩔 수 없지."

그는 지금 동부상단의 호위 용병의 일원으로 수도에 와있었다. 이제는 돌아가야 했다.

그는 출세욕이 있었다. 좌천당한 그에게 레온이 편지를 보내왔다.

"오늘 '11개의 해골'에 주인인 스펜서를 포함한 10명을 제거 할 것!"

이유는 필요 없었다. 기사로서 귀족가의 치부가 될 만한 부분을 덮는 것도 기사의 일의 일부였다. 그리고 이것은 잘하면 차기 가주에게 잘 보일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폴머가 이 일을 받아들인 진짜 이유는 그저 오랜만에 사람을 베고 싶어서였을 뿐이었다.

"츳! 아쉽군!"

그러나 스펜서라는 녀석과 그 일당들은 아직 코빼기도 보이질 않고 있었다. 슬슬 술꾼들이 몰려 올 것이었다. 폴머는 술잔을 마저 비운 후 자리를 떠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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