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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ster 님의 서재입니다.

펠릭스전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夢ster
작품등록일 :
2014.12.22 00:00
최근연재일 :
2016.12.28 16:59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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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13,839

작성
15.03.1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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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68

DUMMY


68


"짝!"

"살인청부라니! 살인청부라니!!"

라스타드 백작은 레온의 뺨을 사정없이 내리치고는 손에든 종이를 흔들어대고 있었다.

"배 백작님!"

쥬드 집사가 흥분한 라스타드 백작을 진정시키려고 애썼지만 백작은 쥬드 집사를 밀치고 손에 들고 있는 종이를 펴 보이며 소년들에게 소리쳤다.

"네놈들! 대체 무슨 짓을 한 건지 알고 있는 거냐?"

방에는 레온과 두 소년들 그리고 드웨인 자작과 한스 남작도 와 있었다. 쥬드 집사만큼이나 걱정스러운 얼굴의 드웨인 자작에 비해 라스타드 백작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한스 남작은 차분한 얼굴이었다.

"작년의 그 소동도 모자라서 이제는 이런 천한 것들이나 하는 짓을 하고 다녀!!"

라스타드 백작이 손에 들고 있는 편지는 얼마 전 동부상단에 전달된 것이었다. 편지 겉봉에는 "라스타드 백작각하 귀하"라고만 적혀있었다. 본래라면 귀족이나 중요인물의 직인이 찍히지 않은 편지는 상단에서 내용을 검토하고 백작에게 전달하겠지만 돈이 문제였다. 같이 보내진 돈이 상당했던 것이다. 편지의 내용은 이러했다.

"목표 암살에 실패. 위약금과 더불어 착수금을 반납합니다. -스펜서-"

편지는 버젓이 사인까지 있었다. 설마 하던 백작이 스펜서라는 인물을 다방면으로 알아본 후 편지 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한 것이다.

"이이! 불한당 같은 것들!"

라스타드 백작은 레온을 비롯해 알렉시스까지 사정없이 뺨을 날렸다. 그러나 베릴의 앞에서 잠시 주춤했다.

"히익!"

잔뜩 긴장하던 베릴은 충격이 없자 살며시 실눈을 떴다. 그러자 그 뒤에 있던 한스 남작이 말했다.

"때리시게, 당주. 괜찮네!"

"형님…."

한스 남작은 라스타드 백작보다 10살 가까이 많았다. 그는 라스타드 백작만큼이나 원칙주의자였다. 다만 아들에 대해서만큼은 약해지는 게 탈이었다. 한스는 늦게 얻은 귀한 자식 이었던 것이다.

"아니, 내가 하도록 하지."

한스 남작은 짚고 있던 단장을 들어 베릴을 마구 후려치기 시작했다.

"퍽!"

"히잇! 아악! 아, 아버지!"

평소 거칠고 반항적이던 알렉시스마져도 눈을 돌려버릴 정도였다.

"이이 못난 놈! 갈수록 못된 짓만 배워서! 쿨럭, 쿨럭."

한참을 때리던 한스 남작이 심하게 기침을 하자 쥬드 집사와 드웨인 자작이 급히 달려와 부축했다.

"아이고 형님 몸도 안 좋으시면서…."

드웨인 자작이 한스 남작을 일으켜 세우자 쥬드 집사가 급히 물잔을 건넸다. 결국 소년들의 체벌은 그걸로 끝이었다. 하지만 라스타드 백작의 처벌은 이어졌다.

"아이들 모두, 올 겨울 몬스터 토벌에 참여시키도록 하게!"

그러자 드웨인 자작이 백작에게 우는 소리를 했다.

"혀 형님! 아무리 그래도 그건…."

"참여시켜! 미리 말해두는데 고램은 안 돼! 순찰 조에도 수색조에도 일반기사들과 함께 참여시키도록. 이건 명령일세!"

결국 드웨인 자작은 아무소리 못하고 물러나야 했다. 한바탕 소란이 끝나고 난 후 집무실에는 레온과 쥬드 집사 그리고 라스타드 백작만 남아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두 부자였지만 방안의 분위기는 얼음장처럼 냉랭했다.


"망할 너구리 자식, 고작 10기라니…."

게일 남작은 마차에서 아직도 화를 삭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만하면 됐어요. 게일 남작, 그 정도가 딱 좋은 거예요."

"하지만 아가씨, 그 너구리 백작이 보유한 고램이 50기가 넘는다는 건 이미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두 사람은 도번 백작에게 다녀오는 길이었다.


"2기도 많지. 내가 무엇 때문에 남부에 내 피 같은 고램을 쏟아 붓는단 말이오?"

그래도 아이샤를 위해 만찬을 베푼 도번 백작은 고램 이야기에 한껏 거만을 떨며 싫은 내색을 했다. 그러자 아이샤는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 올해부터 남부는 도번 백작의 영지로 통하는 서부산맥인근 2곳의 영지와 데니얼 백작 영지의 일부 방어를 포기 할 수밖에 없군요."

무슨 말인지 잠시 이해하지 못한 도번 백작이 고개를 갸우뚱 했다.

"그게 무슨 상관…."

순간 백작의 뒤에 서 있던 도번 백작령의 행정관과 기사단장이 황급히 백작의 옆으로 다가와 속닥거렸다.

"그 그런…. 지금 협박을 하는 것이오?"

도번 백작이 테이블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협박이라니 그럴 리가요? 하지만 도번 백작, 남부와 서부산맥의 몬스터들과 직접 마주치기 싫다면 결정을 서두르셔야 할 겁니다. 곧 추수가 모두 끝날 테니까요. 그렇지 않으면 그 50기를 드디어 제대로 사용하실 기회를 가지게 되실 겁니다. 앞으로도 영원히…."

느긋하게 말을 마친 아이샤는 썰어놓은 접시의 음식을 천천히 입으로 가져갔다.

"…이 어린것이…."

도번 백작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러나 그 이상 실례될 말을 내 뱉지는 못했다. 양측의 기사들이 바짝 긴장을 하면서 위험한 기운을 서로 뿜어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분명히 해 두지요. 지금의 전 남부 연합을 위해서라면 협박이 아니라 무슨 짓이라도 마다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건 협박이 아니에요. 실제로도 우리남부는 도번 백작령까지 지켜줄 만한 여력이 없습니다. 선택은 알아서 하세요!"

아이샤는 그 기사들이 뿜어내는 살기 속에서도 남의 말을 하듯 차분히 자신의 얘기를 마치고 식탁의 포도주잔을 들어 쭉 마셨다. 결국 아이샤의 협박 아닌 협박에 백작은 그렇게 10기를 내 놓은 것이다.


"그래도 10기는 너무 적은 거 아닙니까?"

"그 고램들은 그냥 깔고 앉아 버릴 테니 10기정도가 좋아요."

"예?"

게일 남작이 의아한 듯 물었다.

"대수가 너무 많으면 도번 백작도 아쉬운 마음에 나중에 돌려달라고 닦달하겠지만 그 정도 숫자라면 별 쓸 일이 없는 백작은 크게 신경 쓰지 않을 테니 그건 그냥 우리 남부 연합의 물건이라 생각하세요."

"으음… 저로서는 무슨 얘긴지."

아이샤의 설명을 듣던 게일 남작은 그냥 이해하기를 포기 해 버렸다. 아무튼 연합에 좋은 일이려니 생각했다. 그러나 말을 마친 아이샤는 그리 좋은 표정이 아니었다.

"정말 중요한건 고램 따위가 아니에요 게일 남작."

"예? 그럼 뭐가 중요한 겁니까?"

"올해는 모르지만 갈수록 더 힘들어 질 거예요."

"그야 그렇겠죠. 중앙도 그렇고 상단이나 마탑에 금융권도 등을 돌렸으니…."

"아니, 몬스터들, 특히 오크들 말입니다."

"예? 아!"

물론 오크들도 수를 늘리고 병장기를 준비하고 벼르는 등 대비를 하고 있을 것이겠지만 아이샤가 말하는 준비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수만 믿고 무식하고 밀고 들어오는 몬스터는 솔직히 무섭지 않았다. 지금처럼 많지는 않았지만 오크들이 대형 몬스터를 사육해서 이용하는 행위도 과거 고램이 없던 시절에 있던 행동이었다. 그러나 작년 레터스 영지에서 아이샤는 보았다. 놈들은 인간과 비슷하게 병종을 나누어 진형을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산속에 숨어있던 적의 우두머리를 쫓을 때 일이였다.

"외눈박이 구쿨칸!"

작년 아이샤가 놓친 10만이 넘는 오크를 이끌던 무리의 우두머리 네임드오크였다. 아이샤가 놀란 것은 그 오크가 희끗희끗한 늙고 작은 오크라는 점이었다.

몬스터의 우두머리는 기본적으로 힘으로 결정되었다. 오크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보통 오크의 배에 가까운 덩치에 가끔은 트롤이나 오거처럼 오러에대한 저항력이나 기사처럼 오러를 발휘하는 녀석도 있었다. 그러나 구쿨칸이라 명명된 그 네임드 오크는 덩치도 힘도 그러한 오러력도 없었다. 그러나 그녀석이 우두머리임은 분명했다.

로렌스 백작과 아이샤의 기사단이 오러필드를 발휘하며 돌진 해 들어가자 보통 오크무리의 우두머리는 됨직한 덩치에 힘과 능력을 갖춘 녀석들이 기사들을 막아섰다. 그리고 그사이 구쿨칸은 오크들이 타고 다니는 거대한 늑대를 타고 도망쳤다.

"또 그 얘기 입니까? 오크 무리도 인간처럼 사회를 형성하고 있다는…."

"…."

예전부터 학계에는 오크들도 인간처럼 사회를 이루고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가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고램을 가진 남부가 그렇게 몬스터들에게 밀렸다는 게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사람들은 비웃었다. 몬스터는 몬스터일 뿐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었다.

"걱정 마십시오. 올해는 아이샤님 덕분에 중립지역과 중앙에서 새로 모은 나이트급 고램만 70기가 넘습니다. 그 오크들이 설령 천재적인 전술,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이정도 숫자를 어찌하진 못할 겁니다."

그러나 아이샤는 말이 없었다. 게일 남작이 바라보니 어느새 잠들어 있었던 것이다.

"휴~! 꽃 같은 10대 이신데…."


아이샤는 예뻤다. 어릴 적에는 성격도 밝았다. 그러다 어쩐지 아이샤는 남자들처럼 검을 익혔다. 다행이 재능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아이샤는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영지의 몬스터 토벌에 앞장서고 있었다. 그렇게 사지를 전전하며 영지민들이 몬스터에 쓰러져가는 안타까운 모습을 접한 아이샤는 철이 일찍 들었다. 그리고 성격은 점점 차가워져 갔다.

게일 남작은 그녀의 이마로 넘어온 머리카락을 넘겨주었다. 거기에는 작년에 입었던 흉터가 나 있었다. 안 그래도 차가워 보이는 인상이 저 흉터로 인해 더 차가운 인상을 주었다. 망토를 벗어 아이샤를 덮어준 게일 남작은 나지막이 한숨을 쉬었다.

"로렌스 백작이 어서 돌아와야 할 텐데…."

로렌스 백작은 지금 아이샤의 명령으로 오크들이 지능적인 사회를 이루고 있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 동부산맥을 헤매고 있었다. 그도 그날 아이샤와 오크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던 모습과 구쿨칸을 봤던 것이다.

"이보게, 속도를 좀 늦추고 조심조심 몰게나."

"예, 남작님."

게일 남작은 잠든 아이샤를 배려하기위해서 마부에게 명령했다.

마차는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돌로레스 백작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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