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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ster 님의 서재입니다.

펠릭스전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夢ster
작품등록일 :
2014.12.22 00:00
최근연재일 :
2016.12.2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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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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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1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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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67

DUMMY



67


"서두르세요. 이제 곧 추수가 끝이 납니다."

"옛!"

아이샤는 사인을 한 서류를 전령에게 넘기고 다시 난간으로 향했다. 아래층 연회장 중앙엔 커다랗게 입체로 만들어진 에덜라드 남부의 지형도가 있었다. 그 주위는 각 남부에서 전해지는 정보를 정리하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아가씨, 잠시라도 쉬셔야 합니다. 한동안은 시간이 있잖습니까?"

걱정스럽게 바라보던 게일 남작이 아이샤에게 말했다.

"아니, 시간이 없어요. 지난1년간 대비한건 우리만이 아닙니다!"

아이샤는 단호했다.

"하지만 아가씨, 벌써 사흘째입니다. 잠시 눈이라도 붙이셔야…. 아가씨가 쓰러지기라도 하면 더 큰일입니다."

게일 남작이 보기에 그녀는 무리하고 있었다. 아니 누가 봐도 그러했다. 연합이 결성되고 그녀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우선 각 영지간의 이해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뛰어다녔다. 영주들 중에는 결투를 불사할 정도로 사이가 나쁜 이들이 상당했다. 다행이 이 문제는 랜스필드가와 오랜 원한관계를 유지하던 레이턴 자작이 큰 도움을 주었다.

연합이 결성되던 날 레이턴 자작은 솔선하여 랜스필드가와의 모든 원한관계를 잊겠다는 선언을 했다. 그 후 아이샤에게 헌신적인 협력을 아끼지 않았던 것이다.

이후 사적인 가문의 원한 관계로 싸움을 지속 할 경우 연합의 고램 등의 전력을 분배하는데 불이익을 주겠다고 하자 화해 분위기는 어렵지 않게 조성될 수 있었다.

그러나 자원과 전력의 배분문제, 어떤 영지를 우선할 것이냐의 문제 등 해결할 문제들은 산 너머 산이었다. 거기다 예상은 했지만 금융연합, 상단연합과의 관계가 크게 소원해 져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마이티 마탑으로부터 앞으로 모든 거래를 끊겠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도번 백작령으로부터 전갈입니다."

난간의 아이샤에게 흙투성이 전령이 달려와 급히 메모를 전했다. 읽고 난 메시지를 게일 남작에게 넘겨주자 남작은 분통을 터트렸다.

"고작 2기라고? 이런 너구리같은…."

"게일 남작의 말대로 잠시 눈을 붙여야 될 거 같군요."

아이샤는 자리를 뜨며 뒤에있던 돌로래스 백작에게 지휘를 넘겼다.

"시녀들을 불러올까요?"

뒤따르던 게일 남작이 메모를 주먹으로 구기며 말했다.

"아뇨! 도번 백작령으로 갑니다. 잠은 마차에서 자도록 하죠."

"아 아가씨!"

"서두릅시다!"

결국 게일은 마차를 대기시키러 나가며 도번 백작에게 욕설을 날렸다.

"이 망할 너구리같은 중립 귀족 놈들!"

도번 백작은 정치적으로 무파벌 이었다. 영지도 수도와 남부사이의 몬스터로부터 안전한 지역에 있었다. 무엇보다 그란델강에 인접한 비옥한 지역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고램의 보유대수가 상당했다. 그런데 남부 연합의 고램 협조요청에 고작 2기만 빌려주겠다는 거였다.

"빌어먹을 돼지 녀석들…."

게일 남작은 연신 욕을 했다. 에덜라드 수도와 남부 사이에는 이런 영지가 상당히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남부의 협조 요청에 콧방귀를 뀌었다.

잠시 멈춰 한숨을 쉰 게일 남작은 랜스필드령이 있는 동쪽을 바라봤다. 이곳은 돌로래스 백작의 영지였다.

남부 연합은 올해 대 몬스터전을 위해 이곳에 사령부를 차렸다. 모든 남부 영지가 보유한 고램과 전력을 공유해 군대처럼 대처하기 위해서였다. 누군가는 이익을 볼 것이고 누군가는 손해를 볼 일이였지만 작년 아이샤가 연합의 수장이 된 돌로래스 회의이후 일체의 불만은 나오지 않고 있었다. 아이샤와 랜스필드 가문은 영지의 모든 수확과 재산을 연합운영에 내 놓았다. 가문의 기사들도 솔선수범하여 이곳 지휘부의 지시에 따랐다.

그야말로 남부가 하나의 나라, 하나의 군대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 구심점에 아이샤가 있었다.

"부디 올해는 무사히 넘어가야 할 텐데…."

게일 남작은 마차와 호위기사들을 대기시키고 아이샤를 맞이하러 갔다.


쌍둥이 요새는 에덜라드와 웨스터랜드의 경계였다. 서부산맥이 남북으로 이어져오다 동서로 끊어지는 이곳에는 커다란 기둥처럼 두개의 탑이 각각 서부산맥이 끊어지는 북쪽과 남쪽에 이어져 서 있었다.

원래 자연 암벽이던 이 기둥의 속을 오랜 기간 파내어 성의 탑처럼 만들어 쓰고 있었다. 혹자는 뮨족이 만들었다고도 하고 혹자는 그보다 더 먼 옛날 드래곤이 만들었다고도 했다.

"그래서, 그냥 놔두고 왔단 말인가?"

힐튼 백작이 로던 백작에게 소리를 높이자 로던 백작도 지지 않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얼간이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이미 확인했다지 않은가?"

"그렇다면 숨통이라도 끊었어야지!"

"그랬다간 오히려 프레드릭가에 눈치 채일 수도 있었다고!"

두 사람의 언쟁을 지켜보던 라이너 후작은 이마를 찌푸렸다.

"그만! 그만하게 두 사람."

그제야 두 사람은 싸움을 멈췄다. 힐튼 백작과 로던 백작은 모두 라이너 후작가의 가신으로 라이너 후작령 북쪽의 이 쌍둥이 요새의 경비를 돌아가면서 맡고 있기도 했다.

보통 은밀한 작전은 힐튼 백작의 담당이었는데 작년에 수도에서의 일이 있을 때, 하필 다른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 그래서 로던 백작이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외향적이고 화끈한 성격의 로던 백작이 일을 거하게 벌려버린 것이다. 은밀하게 목표를 낚아채야 할 텐데 프래드릭가의 기사들을 수도 한복판에서 죽여 버렸다.

"프래드릭 백작령은 어떤가?"

라이너 후작이 묻자 힐튼 백작이 대답했다.

"아직은 자세한 소식을 듣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저 세비안을 찾는 사람을 여기저기 보내고는 있지만 연락이 닿은 거 같지는 않습니다."

"수도로는 보내지 않았던가?"

"예, 우리 측에서 최대한 막고 있었기 때문에, 다만…. 기사학교의 교장이…."

"교장이 왜?"

"알고보니 프래드릭가의 방계 가신가문의 사람이더군요."

"그러면 더더욱 학교에 있을 가능성이 높았군."

"예. 제 불찰입니다. 그쪽까지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습니다."

"… 프래드릭가의 죽은 기사들은?"

로던 백작이 대답했다.

"신분을 알 수 없도록 시신을 처리 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수배전단은 우연일 가능성이 크다?"

"예! 저희 쪽 정보라인에서도 그렇게 결론을 냈습니다."

힐튼 백작이 대답하자 라이너 후작은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프래드릭 백작은 무파벌 이었다. 서부 중앙대로의 무역로이자 비옥한 알짜배기 땅에 위치해 있어 부유하고 중앙에 연줄은 제법 있었지만 안전한 위치에 자리한지라 고램이나 기사단 전력은 많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 세비안이라는 녀석이 여간내기가 아닌 게로군…."

한참 생각하던 라이너후작이 혼잣말처럼 툭 던졌다.

처음에 쫓기자 수도의 홍등가로 숨어들었다. 그 후 가문의 서자인 에릭을 미끼로 추적자를 따돌리고 방계 가신이 있던 학교로 숨어들어 갔을 것이다. 로던 백작은 그렇게 미끼인 에릭을 쫓느라 시간낭비를 한 것이다.

"결국 사태를 바로보고 있던 건 수도의 그 첩보원 한 녀석뿐이었던가?"

"어찌할까요?"

"로던 백작, 얼굴이 알려진 수하들은 어찌 조치했나?"

"모두 서부 제국으로 피신시켰습니다."

"대처할만한 인원은?"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녀석들로 이미 대기 시켜 놨습니다."

후작은 다시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후작가에 사람이 없을 리 만무했다. 다만 은밀히 행동해야 한다는 게 문제였다. 얼굴이 알려지지 않았으면서도 실력이 뛰어난 녀석들, 무엇보다 절대 충성하는 믿을 수 있는 녀석들…. 그런 사람은 항상 찾기가 어려운 법이었다.

"내년 봄에 보내도록 하게. 귀환하는 용병들 틈에 섞어서…."

지금은 수도로 향하는 인력이 이상한 시기다. 최대 인력시장인 수도에서 용병들과 상인들 등이 각 지역으로 흩어지는 시기인 것이다.

"각하, 이미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알고 있네. 하지만 정황으로 보건데 아직 눈치를 채지 못했을 거야. 그리고 그걸 꼭 손에 넣을 필요는 없네. 최악의 경우는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면 그만이니까."

말을 마친 라이너 후작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곧 겨울이니 서둘러 마무리들을 하게."

라이너 후작이 집무실을 나서자 호위기사들의 틈에 덩치가 유난히 큰 남자가 눈에 뛰었다. 옅은 붉은빛을 띤 피부에 짙은 남색 머리칼의 남자는 기마족인 뮨족 이였다.

"기다리게 했군. 혼파로, 이제 끝났으니 가도록 하지!"

남자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후작과 함께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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