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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ster 님의 서재입니다.

펠릭스전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夢ster
작품등록일 :
2014.12.22 00:00
최근연재일 :
2016.12.2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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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13,839

작성
15.03.1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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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
글자
9쪽

72 2년째 겨울

DUMMY

72


"하하, 그게 아니라고. 자 이렇게!"

필립이 레온의 검술을 보다가 잘못된 자세를 고쳐주었다.

"저리 비키지 못해?"

그러자 레온이 필립을 거칠게 밀어냈다. 그러나 필립은 웃으며 슬쩍 피했다. 레온은 필립이 성에서 유일하게 친해지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필립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레온에게 다가갔다.


"쳇, 더러운 사생아 주제에 어디서 형 노릇을 하겠다고…."

레온과 알렉시스, 베릴은 그날도 같이 모여 있었다. 레온이 아침의 연무대 일로 투덜거리자 다른 두 소년이 레온을 부추겼다.

"이봐 레온, 그러지 말고 그 녀석을 한번 손 봐 주자고."

"어떻게?"

"검술을 가르쳐 달라고 연무대로 불러내는 거야."

"하지만 그 녀석 실력이 보통이 아닌데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제 녀석이 대단해봐야 3;1을 어쩌겠어?"

"우리 세 명이?"

다른 두 소년이 끄덕이자 그렇게 그날 대련이 시작되었다. 필립은 3;1 이라 해도 흔쾌히 웃으며 받아주었다. 그리고 결과는 세 악동의 참패였다. 세 사람은 미리 이런저런 수를 짜 협공을 했음에도 필립은 여유 있게 웃으며 소년들을 물리쳐 버린 것이다.

"뭐야? 벌써 끝이야?"

필립은 쓰러져 있는 세 소년을 바라보며 검을 가볍게 휘둘러 보였다.

"난 아직 시작도 못했다구. 설마 이정도로 벌써 지친 건 아니겠지?"

그렇게 휘두르는 필립의 검에는 강렬한 오러의 빛이 맺혀 있었다. 입학을 앞두고 필립은 이미 엑스퍼트에 올라있었다. 그가 엑스퍼트가 되던 날 라스타드 백작도 성의 기사들도 대단히 기뻐하며 조촐한 파티를 열었다. 라스타드 백작은 필립에게 줄 특별한 검을 주문하기도 했다.

모두 라고 하기는 어려웠지만 대륙 역사에 마스터에 도달한 인물들 상당수가 16세 이전에 엑스퍼트에 도달했었다. 그러니 사람들은 필립도 언젠가는 마스터가 될 것을 의심치 않고 있었다. 최근 고램의 등장으로 마스터의 의미가 상당히 퇴색되기는 했지만 분명 개인으로도 가문으로도 커다란 영예임에 틀림없었다.

쓰러져있던 소년들이 다시 일어났다. 레온이 세 명에게 눈짓을 했다. 미리 서로 손을 맞춰둔 마지막 수였다.

"그렇지, 그렇게 나와야지!"

필립이 그렇게 엑스퍼트의 오러를 검에서 지우고 준비를 했다. 작전은 제일 검술이 약한 베릴이 오른쪽에서 공격 하는 척 하면서 필립의 발을 잡고 늘어지고 정면의 알렉시스가 필립의 검을 마주쳐 묶어두는 동안 왼쪽의 레온이 필립에게 한방 먹인다는 작전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베릴이 달려오다 발이 꼬여 넘어지면서 이상하게 변해 버렸다.

"아앗!"

"저런 멍청이!"

베릴이 털썩 넘어지자 놓쳐버린 검이 필립의 발쪽으로 주르륵 흘러갔다. 작전은 시작도 하기 전에 베릴의 실수로 실패 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미 정면에 알렉시스가 오러를 잔뜩 주입한 검으로 필립에게 찌르기 공격을 해 들어가고 있었다.

"쳇, 하는 수 없지!"

이미 대련은 시작되었다. 알렉시스의 공격을 보며 레온도 검에 오러를 입힌 체 필립의 왼쪽에서 공격해 들어갔다.

그러나 베릴의 실수는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사건을 끌고 갔다.

"촤락!"

"어엇?"

알렉시스의 찌르기 공격을 막으며 백스텝을 밟던 필립이 베릴의 검을 밟아버린 것이다. 필립은 곧 균형을 잃고 쓰러지고 있었다.

"됐어!"

쾌재를 부르며 알렉시스는 검에 있는 힘을 모두 실었다.



알덴 마을의 몬스터는 올해 별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순식간에 토벌이 끝나자 페로우경은 고램과 병력의 상당수를 온 마을의 요새로 이동시켰다. 올해는 온 마을에도 그리 많은 몬스터가 공격 해 오지 않을 거라 예상되었기에 펠릭스는 알덴 마을의 수색조에 편성 되어 남았다.

"헨리는 언제 엑스퍼트가 된 거야?"

"글쎄요? 기억이 잘 나지 않는군요…."

헨리는 일리아드가문의 기사로 특히 고램 라이더로서의 실력이 출중했다. 고램이 타고 싶다며 일리아드 남작에게 청원해 군무까지 마치고 온 특이한 이력의 기사였다. 주변에선 고램에 미친 녀석 이라는 소리까지 듣고 있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 다들 무슨 작당을 한 건가?"

"정말 잘 기억이 나질 않아서…. 그런데 작당이라뇨?"

"볼거경도 헥터도 다른 선임기사들도 모두 같은 대답을 한다니까."

"흠…. 그런가요?"

펠릭스는 올해 몬스터 토벌이 시작되기 전 가문의 기사들에게 언제 어떻게 엑스퍼트에 올랐는지 물어보았다. 그런데 대답이 다들 잘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볼거경의 경우….

"글쎄요, 그러고 보니 그게 언제였더라?"

라면서 자신도 궁금하다는 듯 한참 생각에 잠겨버리기 까지 했다.

"저 같은 경우는 전쟁터에서 고램을 타고 미친 듯이 검을 휘두르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엑스퍼트 중급이 되어 있었던 거 같군요. 언제 엑스퍼트가 되었는지는 정말 저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걸요?"

볼거의 얘기를 재미있다는 듯 들은 헨리는 웃으며 자신의 경험을 얘기 해 주었다.

"헨리는 그렇게 고램 조종하는 게 좋다면서 왜 군대에서 돌아온 거야?"

"흠, 사실 군대에 남고 싶었죠. 장기복무를 권하기도 했고…."

"그런데?"

"주군과 약속을 했었죠.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그리고 여기서도 고램은 탈 수 있으니까요."

"결국 고램만 탈 수 있다면 어디든 좋았던 거야?"

"글쎄요? 그랬었던 걸까요? 저도 잘 모르겠군요. 하하하."

헨리를 조장으로 한 10여명의 수색대는 어느새 작년 펠릭스가 오믈린을 잡은 산의 꼭대기에 올라와 있었다.

매년 몬스터 습격이 있기 전 정찰대가 숲의 여기저기를 살펴 습격해 올 몬스터의 규모를 확인하고 토벌이 끝나면 혹시나 잔당이나 남은 무리가 있는지 이렇게 수색대가 몬스터의 흔적을 찾았다.

산 정상의 능선을 타고 잠시 이동하던 헨리경이 갑자기 손을 들어 일행을 멈춰 세웠다. 펠릭스가 재빨리 헨리의 옆으로 다가섰다. 현재 10여명의 수색대중 오러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헨리와 펠릭스 뿐이었다.

헨리가 전면의 낙엽더미를 가리켰다.

"설마 있을까?"

펠릭스가 소리를 낮춰 물었다.

"가능성이 있죠."

가끔 오크나 고블린 중 무리를 이탈한 녀석들이나 정찰조가 낙엽더미 속에 은신해 있는 경우가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은 후 양쪽으로 포위했다. 뒤따르던 남은 인원은 용병들이었다. 그들은 혹시 두 사람이 놓칠 경우를 대비해서 뒤에서 포위망을 형성했다.

헨리가 손가락 셋을 펼쳤다. 펠릭스는 고개를 끄덕이고 수신호를 기다렸다.

"지금!"

헨리가 셋을 헤아린 후 낙엽더미를 확 쳐내자 펠릭스가 그 속으로 돌격 해 들어갔다.

"파팟!"

두 사람은 오러를 담아 몇 번의 검격을 날렸다. 낙엽더미가 검풍에 날려 떠올랐다. 그러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낙엽더미는 비어있었다.

"쳇, 허탕이군!"

"그렇군요. 이미 떠난 모양입니다."

헨리는 파헤쳐진 낙엽 자리를 검으로 여기저기 뒤적이며 대답했다. 그때였다. 갑자기 땅이 풀썩 내려앉기 시작했다.

"어어어?"

"우와와!"

헨리와 펠릭스가 서 있던 낙엽자리의 바닥이 내려앉더니 급기야 퍽 하고 꺼져 내려버린 것이었다. 두 사람은 필사적으로 버둥거리며 주변의 사물을 잡으려고 했다. 그러다 헨리는 쥐고 있던 검을 벽면에 박아 넣었다. 그러나 펠릭스는 잡는다고 잡은 것이 무너져 내린 흙벽에 튀어나온 반쯤 썩은 나무뿌리였다.

"펠릭스 도련님 손을…."

헨리가 위쪽에서 손을 내밀었다. 펠릭스는 오른손에 쥐고 있던 검을 검집에 넣고 헨리가 내민 손을 잡으려 했다. 그 순간 썩은 뿌리가 뚝 끊어졌다.

"우와아아!"

"도련님? 펠릭스 도려님!"

헨리가 안타깝게 소리쳤지만 이미 펠릭스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깎아지른 천 길 낭떠러지 정도는 아니었지만 흙으로 된 절벽은 여기저기 나무뿌리며 사면에 자라난 작은 관목이나 풀들로 인해 시야가 가려져 있었다. 그 때문에 바닥이 보이지 않아 높이를 가늠 할 수 없는 절벽이었다.

"이런 젠장!"

헨리는 그저 안타깝게 쳐다 볼 수밖에 없었다.


"으으윽…."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없었다. 펠릭스가 겨우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주변은 어둑어둑 했다. 몸을 일으키려하니 갑자기 머리가 띵 하니 울려왔다.

"아야야!"

펠릭스가 뒷머리에 손을 대어보니 피가 묻어 나왔다. 굴러 떨어지며 돌에 머리를 부딪쳐 정신을 잃었던 모양이었다. 머리 뿐 아니었다. 여기저기 찢어진 옷이며 긁힌 자국투성이였다. 펠릭스가 일어서서 위를 쳐다보니 자신이 떨어졌던 산정상이 까마득히 멀리 보였다.

"죽지 않은 게 천운이군…."

다행이 어디 부러진 곳도 없었다.

"자, 그런데 어떻게 돌아가지?"

펠릭스가 절벽에서 돌아서자 서서히 지는 해가 보였다. 여기는 몬스터로 유명한 동부산맥이었다. 해는 아직 서쪽 지평선에 걸려있다지만 숲속은 이미 어둑어둑했다. 그리고 펠릭스의 주변에는 이미 수를 알 수 없는 붉은 눈빛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이런, 하필이면 떨어진 곳이 여기라니."

펠릭스는 절망적인 표정으로 다가오는 붉은 눈빛들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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