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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에서 인류 최강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민영모
작품등록일 :
2023.09.01 11:00
최근연재일 :
2023.10.05 15:30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231,882
추천수 :
3,851
글자수 :
365,418

작성
23.09.1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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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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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글자
12쪽

아포칼립스에서 인류 최강 -36-

DUMMY

재민이 분노를 억누르며 질문했다.


“왜 사람을 잡아먹는 거지?”

“야이, 답답한 새끼야. 사람이 고기 안 먹고 어떻게 사냐?”


재민의 미간이 급격하게 일그러졌다.


“먹을 게 없어선 아니란 거네?”

“그래서 뭐? 사람 고기 먹으면 안 된다고 설교라도 하시게?”

“네놈들 하는 꼬락서니를 보니 그런다고 들을 것 같지도 않네.”

“그거 제대로 보셨네. 얘들아, 저 새끼 고기 부드러워지게 좀 두들겨 줘라.”

“네, 형님.”


주먹을 두둑거리며 다가오는 사내들을 향해 재민이 손을 뻗으며 경고했다.


“괜한 짓하지 말고, 무릎 꿇고 빌어. 그럼 살려 준다.”


그 말에 모두가 폭소를 터트렸다.


“푸하하핫!”

“뭐래? 이 미친 새끼가?”

“너 아침부터 술 빨았냐?”


재민이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런 반응 이젠 지겹다, 지겨워.”


그러곤 눈 깜짝할 사이에 이동하여 가장 선두에 있던 녀석의 따귀를 갈겼다. 아까 밖에서 재민을 때렸던 자였다.

그는 쌍코피와 함께 이빨을 옥수수 알맹이처럼 흩뿌리고, 그대로 한 바퀴 회전하며 바닥에 고꾸라졌다.

이에 화들짝 놀라는 패거리들.


“엥?!”

“뭐, 뭐야?!”

“뭐긴 뭐야? 역관광이지!”


재민은 놈들이 반항할 틈도 주지 않고 전광석화처럼 공격을 시작했다.

신발 앞굽으로 정강이를 걷어차 부수고, 어깨를 붙잡아 그대로 으스러뜨렸으며, 총을 쏘려는 녀석들의 손목을 박살 냈다.


“으아아악! 내 팔!”

“끼아악! 내 다리! 내 다리!”


사내 열 명이 비명을 내지르며 바닥을 구르는 데까지 물 한 잔 마실 시간도 필요치 않았다.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중년 사내가 경악하며 소리쳤다.


“너, 너! 이 새끼! 정체가 뭐야?! 외계인이냐?!”

“박재민, 30세, 백수다. 이 쓰레기 새끼야!”


재민의 손바닥이 중년 사내의 뺨을 냅다 후려 갈겼다.

육중한 그의 몸이 소파와 함께 뒤집어지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으으윽······.”


재민은 피투성이가 된 채 신음을 흘리는 그의 멱살을 한 손으로 붙잡아 일으켜 세웠다.


“맨날 가해자로 있다가 피해자가 된 기분이 어때? 신나지?”

“제, 제발 살려 줘······.”

“살려 줄 거야. 하지만 성하게는 안 돼.”


그리 대꾸한 뒤, 재민은 그의 어깨를 꽉 움켜쥐었다.

우지끈!

어깨가 물먹은 지점토처럼 짓뭉개지며 축 늘어졌다.

그 어마어마한 고통에 중년 사내는 미친 듯이 비명을 내지르다 결국 게거품을 물고 졸도해 버렸다.

재민은 그런 그를 바닥에 쓰레기처럼 내동댕이쳤다. 이때 재민과 여인의 시선이 딱 마주쳤다.

그녀는 공포에 질린 얼굴로 사시나무 떨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정원 쪽의 다른 여자들과는 달리 무척 건강해 보이는 데다 예쁘게 치장까지 한 그녀를 보며 재민이 미간을 찌푸렸다.


“당신도 한패요?”


그녀가 황급히 양손을 저었다.


“아, 아니에요! 저도 피해자예요! 안전한 장소가 있단 말만 믿고 왔다가 이 사람들한테! 이 사람들한테······!”


뒷말을 차마 잊지 못하는 그녀의 눈가가 촉촉하게 물들기 시작했다.

무슨 짓을 당했는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그럼, 왜 당신만 다른 여자들과 처우가 다른 거요?”


그녀가 눈물을 닦아 내며 몹시 부끄럽고 민망한 기색으로 작게 대답했다.


“제가······ 다른 분들보다······ 봐 줄 만하데요······.”


재민은 그 말의 뜻을 곧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다른 여자들보다 월등하게 예쁘고 몸매도 좋으니 대접이 다를 수밖에.

세상에 뒤집혀도 예쁜 여자가 남자들에게 대접받는 건 변함이 없는 모양이었다.

재민은 그녀한테서 등을 돌리고 아직 상황판단이 안 되는 듯 놀란 표정으로 얼어 있는 승진을 일으켜 줬다.


“괜찮냐?”

“괘, 괜찮아······요.”


어느새 재민한테도 경어를 쓰게 된 승진이었다.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하다.”

“괜찮아요······.”


부어오른 승진의 얼굴을 이리저리 살펴보던 재민이 다시 그녀에게 시선을 돌렸다.


“약 같은 거 없어요?”


긴장한 기색으로 재민의 눈치를 살피던 그녀가 퍼뜩 고개를 끄덕였다.


“네! 있어요!”

“찾아서 얘 좀 발라 줘요.”

“네! 승진아, 이모랑 같이 약 바르러 가자.”

“응, 지영이 이모.”


제법 친분이 있는 사이인지 승진은 곧바로 그녀, 지영의 손을 붙잡고 거실 안쪽으로 사라졌다.

그것을 확인한 재민은 어깨를 붙잡고 죽을상을 짓고 있는 김동태의 곁에 다가가 앉았다.


“반지나 목걸이 같은 건 왜 모은 거냐?”


김동태가 불안에 떨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끄으윽, 나, 나중에 쓸모 있을 거 같아서······ 요.”

“나름 생각이 있긴 있었네. 식량은 어디다 보관해 뒀어?”

“끅, 3층 다, 다락방에 모아 뒀습니다.”

“그래, 고맙다.”


재민은 고맙다는 말과 함께 묵사발난 그의 어깨를 다시 한 번 꽉 쥐었다.


“끄아아아아아악!”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에 김동태는 발광하며 비명을 내지르다 결국 졸도해 버렸다.

이때, 바깥에서 경계를 서던 무리가 완전무장한 모습으로 거실에 들어왔다. 반복되는 비명에 무슨 일이 생긴 걸 감지하고 나타난 것이다.

그들은 사방곳곳에 쓰러져 있는 사내들을 보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뭐야? 이거?”

“대체 무슨 일이야?!”


그런 그들을 보며 재민이 씨익 웃었다.


“깜박할 뻔했는데 알아서 찾아와 주셨네.”


그러곤 바람처럼 달려가 바로 앞에 있던 녀석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으아악!”


녀석은 정강이를 부여잡고 그대로 엎어졌다. 이에 깜짝 놀란 사내 둘이 재민에게 K-2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하지만 탄알은 발사되지 않았다. 아니, 정확하게는 발사되지 못했다. 재민이 동시에 양손 잽을 뻗어 그들이 쥔 k-2의 몸체를 박살 내 버렸기 때문이다.

와장창!

깨진 k-2의 철조각과 부속품이 사방으로 튀며 그들의 얼굴을 꿰뚫었다.


“크아악!”

“내 얼굴! 얼굴이!”


재민은 그런 그들의 정강이도 차례로 걷어차 부러뜨린 뒤, 반항하는 나머지 녀석들도 모조리 때려눕혔다.


“이제 다 정리된 건가?”


숫자를 세보니 이곳을 장악하던 사내들은 전부 처리된 듯 보였다. 이제 남은 사람들은 핍박받던 여자들과 아이들밖에 없었다.

재민은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계단을 타고 올라가 3층 다락방 문을 열었다.

다락방 안에는 참치, 과일, 스팸 등 온갖 종류의 통조림들이 빼곡하게 쌓여 있었다.


“개자식들, 이렇게나 모아 놓고도 사람 고기를 먹는다니.”


재민은 옆에 걸려 있는 등산 가방에 통조림을 가득 담은 뒤 다시 1층으로 내려왔다.

거실에는 승진과 지영을 비롯하여 소란을 듣고 뒤늦게 나타난 여자들과 아이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한결같이 겁먹거나 긴장한 기색으로 재민의 눈치를 살폈다.

그가 사내들 전부를 제압한 걸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재민은 그들을 한 번 쓱 훑어본 뒤, 통조림이 든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식량입니다. 눈치 보지 마시고 마음껏 드세요.”


그 말에 모두가 잠시 망설이는가싶더니 이내 하나둘씩 다가와 통조림을 한 캔씩 챙기기 시작했다. 재민의 시선이 두려워 최대한 질서를 지키며 말이다.

이내 숨넘어갈 듯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기 시작하는 그들을 보며 재민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쯔쯔, 얼마나 굶주렸으면.’


바로 그때, 아주머니 한 분이 재민 쪽으로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재민이 시선을 보내자 그녀는 고개를 깊게 조아리며 연신 감사를 표했다.


“정말, 정말로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죽을 때까지 잊지 않을게요.”


재민은 빙그레 미소 지었다.


“생존자끼리 상부상조하며 살아야죠.”


그 말에 아주머니가 성인을 바라보듯 몹시 감격한 눈빛으로 재민을 보았다.


“정말 멋지고 훌륭하신 분이네요. 요새 사람들은 전부 이기적이고 폭력적이고 남 목숨 귀한 줄을 몰라요. 아! 내 정신 좀 봐. 전 이춘자라고 해요.”

“박재민입니다.”

“저 밖에서 다 봤어요. 재민 씨가 저 나쁜 놈들 모두 때려눕히는 거. 재민 씨는 정말 우리 모두의 구세주세요.”

“도움이 돼서 기쁘네요.”

“정말 재민 씨 같은 분이 아직 세상에 있다는 게 믿기지가 않아요.”


재민을 치켜세우는 데 여념이 없던 이춘자가 돌연 분노하는 눈빛으로 바닥을 뒹구는 사내들을 가리켰다.


“저놈들, 진짜 나쁜 놈들이에요! 지 놈들은 배터지게 처먹으면서 우린 며칠을 굶기고, 일 제대로 못한다고 때리고, 또 꼴릴 때마다 겁탈하고!”


이춘자가 격양을 참지 못하고 참아 왔던 분을 쉴 새 없이 터뜨렸다.


“이놈들이 우릴 완전 노예처럼 부려 먹었어요. 게다가 더 경악스러운 게 뭔 줄 알아요? 저놈들 사람까지 잡아먹었어요. 잡아먹힌 애들만 열 명이 넘어요, 열 명이! 이 천하의 마귀 같은 놈들!”


그녀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근처에 있던 사내 한 명을 뻥 걷어찼다.

그러자 걷어차인 사내가 악다구니를 질렀다.


“끄악! 이 빌어먹을 년! 너 나중에 죽을 줄 알아!”

“그래, 이놈아! 어디 한번 죽여 봐라!”


이춘자는 울분을 토하며 사내의 몸을 사정없이 밟아 댔다. 그러자 사내는 처음엔 발악해 댔으나 나중에는 제발 그만하라며 빌었다.


“그, 그만! 제발 그만해!”

“개새끼야! 넌 내가 제발 그만하라고 애원해도 계속 쑤시더라?!”


인과응보라고 생각했기에 재민은 그 모습을 보고도 말리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말했다.


“그놈들에 대한 처우는 여러분께 맡길게요. 이미 반병신이 돼서 사람 구실도 못할 테니 죽이든지 살리든지 마음대로 하세요.”


그 말에 이춘자가 화색을 띄며 모두에게 말했다.


“애들아 들었지? 이놈들 혼쭐을 내주자!”


이내 여인들과 아이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남자들을 때리고 밟아 댔다. 덕분에 거실 안에선 사내들의 비명이 쉴 새 없이 울려 퍼졌다.

이때 무심코 고개를 돌린 이춘자의 시선이 지영에게 향했다.

이춘자는 눈에 쌍심지를 켜며 너 잘 걸렸다는 얼굴로 지영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민지영! 이 요망한 년! 내가 네년을 잊을 뻔했네!”


이춘자는 지영의 잘 정돈된 단발머리를 사정없이 움켜쥐고 흔들어 댔다.


“꺄아악!”

“이년아! 얼굴에 분칠하고 저 쓰레기 놈들한테 웃음이랑 몸 팔면서 호의호식하니까 좋디?!”

“이, 이모, 오해세요! 저도 피해자예요!”

“닥쳐, 이년아! 너도 저놈들이랑 똑같아!”


재민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끼어들기도, 끼어들지 않기도 애매한 상황.

하지만 한쪽이 일방적으로 당하는 걸 가만히 지켜보는 건 더욱 곤혹이었다.

재민은 결국 다가가서 이춘자를 붙잡고 말렸다.


“같은 피해자끼리 그만하시죠.”


재민의 압도적인 힘에 이춘자는 지영한테서 속수무책으로 떨어져야 했다.

이춘자는 재민의 힘에 깜짝 놀라면서도 분기를 거두지 못했다.


“저년 저거도 똑같은 년이에요! 다들 굶고 인간 취급 못 받을 때 저년 혼자만 잘 처먹고 저 쓰레기들한테 빌붙었다고요!”

“저분이 다른 분들을 무시하거나 괴롭혔나요?”

“그런 건 아니지만 애들도 굶는 마당에 자기 혼자만 호의호식했다고요! 네가 그러고도 양심이 있는 년이냐?!”


아무런 반박도 못하던 지영은 잠시 후, 바닥에 풀썩 주저앉아 서럽게 오열했다.


“으흐흑! 엉엉!”


그러자 이춘자가 삿대질을 해 대며 고래고래 소리쳤다.


“네가 뭘 잘 했다고 울어?! 당장 안 그쳐?!”


또다시 흥분하는 이춘자를 말리기 위해 재민은 한참이나 진땀을 빼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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