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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에서 인류 최강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민영모
작품등록일 :
2023.09.01 11:00
최근연재일 :
2023.10.05 15:30
연재수 :
6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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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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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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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0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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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글자
12쪽

아포칼립스에서 인류 최강 -15-

DUMMY

재민이 한발 늦게 미래를 발견하고 반갑게 소리쳤다.

“미래 씨, 무사······!”

재민이 말하다말고 돌연 굳어 버렸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미래의 전라가 고스란히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새하얀 속살과 크고 탄력 있는 가슴, 그리고 은밀한 부분까지 의도치 않게 그녀의 전부를 보고 말았다.

재민의 당황하는 모습에 미래가 아차, 하며 얼른 가릴 곳을 가렸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그녀는 그리 수줍어하거나 부끄러워하진 않았다.

“여긴 어떻게 오신 거예요?!”

재민이 애써 미래를 외면하며 대답했다.

“설명하자면 길어요! 우선은 저놈부터 처리하고 말합시다!”

미래의 얼굴에 당혹감이 번졌다.

저 무시무시한 외계인을 무슨 한 끼 식사 취급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로썬 재민만이 유일한 희망이었기에 미래는 그를 믿어 보기로 했다.

‘무슨 대책이라도 있겠지.’

외계인 대장이 재민을 무섭게 노려보며 거대한 입을 열었다.

“어떻게 침입했지? 지금 이 우주선은 지상과 수백 미터이상 떨어져 있을 텐데.”

재민은 녀석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대꾸했다.

“점프해서 왔다.”

외계인 대장의 미간이 격하게 찌푸려졌다.

“헛소리!”

그러거나 말거나 재민은 뒷주머니에서 광선검을 뽑아 들었다.

지잉!

기묘한 진동음과 함께 붉은 형광색 검신이 맹렬하게 솟아 올랐다.

“바쁘니까 후딱 끝내자!”

재민이 바닥을 박차고 외계인 대장에게 달려들었다.

그러자 외계인 대장이 즉시 6쌍의 팔을 뻗었다. 놈의 팔들은 고무처럼 늘어나며 무시무시한 기세로 쏘아졌다.

재민은 바로 앞까지 날아온 녀석의 주먹을 광선검으로 힘껏 베었다.

그러나!

파지직!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가로막혀 광선검이 튕겨 나가 버렸다.

“어라?!”

이에 당황할 새도 없이 녀석의 거대한 주먹들이 연달아 재민의 몸을 후려쳤다.

퍽퍽퍽!

재민은 눈 깜짝 할 사이에 열 대를 얻어맞고 날아가 그 기세 그대로 벽에 부딪쳤다.

구궁!

금속 재질로 된 벽이 형편없이 우그러지며 재민의 몸이 마치 흡수된 것처럼 달라붙었다.

그 광경에 미래가 비명을 질렀다.

“꺄악! 재민 씨!”

손가락 하나로 인간의 두개골을 두부처럼 꿰뚫는 놈들이다. 그런 놈들의 대장의 주먹에 정통으로 열 대나 얻어맞았으니 절대 무사할 리가 없었다.

미래는 틀림없이 재민이 죽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것은 외계인 대장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놈은 가소롭다는 듯 비웃으며 등을 돌렸다.

“시시하군.”

그런데 그때였다.

“어휴, 깜짝 놀랐네.”

천연덕스러운 목소리에 미래가 두 눈을 부릅떴고 외계인 대장이 다시 돌아섰다. 그리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커다랗게 부릅떴다.

“이게 무슨?!”

재민은 너무나도 멀쩡한 모습으로 목을 이리저리 풀어 주고 있었다.

“몸에 실드 같은 거 두르고 있나보네. 무슨 프르토스도 아니고······.”

그랬다.

이번 외계인들은 보이지 않는 실드 에너지로 자신들의 몸을 보호하고 있었다.

그리고 놈들의 대장인 저 녀석은 다른 녀석들보다 훨씬 강력한 실드에 의해 보호받고 있었다.

“이번에야말로 끝장을 내 주마!”

대장이 이마에 핏줄을 드러낸 채 저돌적인 기세로 돌진했다.

녀석은 그야말로 폭풍 같은 기세로 무시무시하게 연속 공격을 퍼부었다.

12개의 주먹이 사정없이 쏟아지는 광경은 정말 끔찍할 정도로 오싹했다. 하지만 재민은 그 공격들을 모조리 손끝으로 툭툭 쳐 냈다.

두 개의 팔이 열두 개의 팔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크아아아아아!!”

흥분한 대장이 더욱 속도를 높였다. 이에 질세라 재민도 속도를 높였다. 이제 그들의 팔은 잔상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마치 영화 같은 장면에 미래가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대, 대단해!”

그 사이, 재민의 주먹이 대장의 무릎에 꽂혔다.

파지직!

푸른 스파크가 번뜩였다가 사라졌다. 하지만 대장에겐 아무 피해도 없었다.

대장이 여전히 공격을 퍼부으며 자신만만하게 소리쳤다.

“소용없다! 나는 이 우주선을 통해 직접 실드 에너지를 공급받고 있다! 이 우주선 안에서 나는 무적이다!”

“그럼 그 에너지를 전부 거덜 내야겠네.”

“뭐라고?!”

여태껏 손만 쓰던 재민이 대장의 발목에 로우 킥을 날렸다.

파지직!

적중당한 발목에서 강렬한 스파크가 번뜩였다.

그것을 시작으로 재민은 점점 공격 적중률을 높여나갔다.

“크윽! 이노오옴!”

대장이 발악하듯 반격했다. 하지만 재민의 공격 속도는 어느새 녀석을 가볍게 압도했다.

쏟아지는 공격에 스파크가 정신없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경고를 나타내는 붉은빛이 사방에서 정신없이 번쩍이기 시작했다.

이에 대장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계속되는 재민의 공격에 실드 에너지가 거의 바닥났기 때문이다.

참고로 우주선이 대장에게 공급하는 실드 에너지 총량은 핵미사일도 버틸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그게 벌써 바닥을 보이다니?

타앗!

대장이 돌연 공격을 멈추고 물러났다.

녀석은 그만 싸우자는 듯 열 개의 손바닥을 들어 보이며 비굴하게 웃었다.

“이봐, 이쯤에서 그만하는 게 어때?”

재민이 한쪽 입꼬리를 추어 올렸다.

“왜? 슬슬 밑천이 바닥나셨나?”

대장이 초조한 기색으로 대꾸했다.

“원하는 게 있다면 뭐든지 제공해 주겠다. 그리고 앞으로 절대 너희들을 건들지 않겠다.”

재민은 대답 대신 포탄처럼 뛰쳐나갔다. 이어 바닥을 차고 점프하여 녀석의 복부에 체중을 실은 강력한 일격을 꽂아 넣었다.

콰지직! 와장창!

이전까지와는 달리 무언가가 깨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동시에 대장의 얼굴이 경악과 당혹감으로 물들었다.

방금 공격으로 실드 에너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이제 녀석은 벌거숭이나 다름없었다.

탓!

다시 바닥에 착지한 재민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대장을 올려다보며 차갑게 물었다.

“넌 살려 달라고 비는 사람들 살려 줬냐?”

대장은 대답하지 못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살려 달라고 애원하던 여인들을 산 채로 잡아먹었으니까.

재민이 착잡히 웃었다.

“뻔한 걸 물었네.”

그러곤 녀석의 발목에 로우 킥을 날렸다.

퍼억!

대장의 발목이 풍선처럼 터지며 사라졌다.

“으아아아아아아!”

녀석은 찢어지는 비명을 내지르며 벌러덩 쓰러졌다.

쓰러진 녀석은 울고불고 목숨을 구걸했다.

“사, 살려 줘! 제발 용서해 줘!”

재민이 녀석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단호하게 내뱉었다.

“용서는 지옥에 가서 빌어라.”

“자, 잠깐! 내가 죽으면 우주선이 자폭······!”

퍼억!

말을 채 끝내지도 못하고 대장의 머리가 터져 나갔다.

재민이 녀석의 머리를 발로 짓밟은 것이다.

재민은 뒤늦게 골치 아프게 됐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아 씹! 그런 건 빨리 말하라고!”

콰광!

우주선 내부에서 돌연 폭발이 발생했다.

대장이 죽으며 우주선의 자폭 시스템이 기동한 것이다.

폭음에 놀란 미래가 비명을 질렀다.

“꺄악!”

그런 그녀의 머리 위로 거대한 철근이 무너져 내렸다.

“잠시 실례!”

“꺅?!”

재민은 쏜살같이 달려가 그녀를 안아 들고 간발의 차로 철근을 피했다.

엄청난 위기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그녀의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피부가 고스란히 느껴지며 급흥분되었다. 하지만 재민은 초인적인 인내력을 발휘하며 있는 힘껏 흥분을 가라앉혔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지금 내가 안고 있는 이것은 여자가 아니라 마네킹이다!’

그러곤 그녀에게 다급히 물었다.

“하나랑 다른 생존자들은 어디 있나요?”

미래가 침울한 얼굴로 대답했다.

“저랑 하나 빼곤 전부 당했어요······.”

재민이 미간을 찌푸렸다.

“제길! 하나는 어디 있죠?”

“저쪽이요!”

재민은 미래를 안아 든 채 그녀가 가리키는 곳을 따라 달려갔다. 그 과정에서 우주선이 기울고 연쇄폭발이 발생하며 아슬아슬한 장면들이 수없이 연출됐다.

하지만 재민과 미래는 그 위기들을 뚫고 기어코 하나가 갇힌 박스 앞에 도착했다.

심상치 않은 폭발에 위기감을 느끼고 정신없이 박스를 두드리던 하나는 재민과 미래를 발견하고 곧바로 반색했다.

“아저씨! 미래 언니! 무사하셨군요!”

재민이 미래를 내려놓으며 하나에게 소리쳤다.

“물러서!”

그러곤 곧장 달려가서 투명 벽을 후려쳤다.

와장창!

여인들이 아무리 차고 두드려도 꿈쩍도 않던 박스가 산산조각이 났다.

재민은 한쪽으로 물러서서 움츠리고 있는 하나의 허리를 그대로 낚아채서 쌀자루처럼 어깨에 짊어 쥐었다.

“꺅?!”

이어 미래에게 달려와 반대 손으로 그녀도 낚아챘다.

“둘 다 꽉 잡아!”

재민은 양 어깨에 두 사람을 짊어 쥔 채 무시무시한 속도로 질주했다. 그 바로 뒤를 폭발이 바짝 쫓아갔다.

콰광! 퍼엉!

그 정신없는 상황 속에서 미래가 겨우 눈을 뜨며 힘겹게 물었다.

“재민 씨, 어쩌시려고요?!”

“들어온 구멍이 있어요. 그리로 뛰어내릴 겁니다!”

그 말에 미래의 표정이 당혹스럽게 물들었다.

“아까 외계인이 수백 미터 상공에 있다고 안 했어요?”

“몰라요! 기억 안 나요!”

한참을 달리자 바닥에 뚫린 거대한 구멍이 나타났다. 구멍 아래로는 새까만 어둠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것을 본 하나가 식겁하며 소리쳤다.

“맙소사!”

“그럼, 뛰어내립니다!”

재민은 지체 없이 구멍으로 몸을 날렸다.

그와 동시에 미래와 하나가 비명을 내질렀다.

“엄마야!”

“꺄아아악!”

엄청난 속도감이 온몸을 엄습하며 추락하고 있다는 게 여실히 느껴졌다.

이대로 지상에 곤두박질치면 재민은 몰라도 미래와 하나는 묵사발이 날 것이 분명했다.

하나가 낙하가속을 힘겹게 견디며 재민을 향해 겨우겨우 소리쳤다.

“어쩔 거예요오오!?”

“땅에 닿기 직전 두 사람을 위로 던질 거야! 그럼 무사할걸?”

하나가 울상을 지었다.

“이 멍청이이이! 그랬다간 우리 몸이 버티지 못해요오오!”

하나의 말대로였다.

재민의 계획은 이론적으론 괜찮을 거 같지만, 막상 실행하면 작용반작용의 법칙에 의해 두 사람의 몸은 추락하는 힘과 던져지는 힘을 모두 받아 큰 무리가 발생하게 되고 그로 인해 죽음을 면키 어려웠다.

몰랐던 사실에 재민이 식겁한 표정을 지었다.

“헐? 그거 믿고 뛰어내렸는데?!”

그 말에 하나가 울음을 터트렸다.

“으아아아앙! 엄마아아아~!”

어느 듯 지상에 가까워졌다.

이제 고민할 시간도 없었다.

재민은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숨을 잔뜩 들이켰다.

“후우우웁!”

그리고 있는 힘껏 불었다.

푸하아앗!

아래로 엄청난 돌풍이 불어 닥치며 세 사람의 낙하 속도가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재민의 가공할 심폐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재민은 바로 이거다 싶어 다시 한 번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었다.

바닥까지 닿는 거친 풍압에 의해 추락하는 속도가 점점 제로에 가까워졌다. 그와 동시에 세 사람이 지상에 착지했다.

쿠웅!

찌릿찌릿한 충격이 발끝으로부터 전해졌다. 그 충격은 어깨에 걸쳐져 있던 미래와 하나에게도 여지없이 전달되었다.

“윽!”

“크읏!”

두 사람이 동시에 신음을 흘렸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두 사람은 무사했다.

“어휴, 완전 쫄았네.”

재민은 그리 중얼거리며 두 사람을 내려 주었다.

미래와 하나는 아직 진정이 덜 됐는지 철퍼덕 주저앉아 거친 호흡을 연발했다.

“하아, 하아!”

“허억, 허억!”

덕분에 재민은 살짝 민망한 기분이 들어 괜히 다른 곳을 쳐다보았다.

재민의 시선이 향한 곳에선 우주선이 화염에 휩싸인 채 추락하고 있었다.

“이런!”

그것을 보자마자 재민은 얼른 다시 몸을 돌려 두 사람을 안아 감쌌다.

우주선은 곧 지상과 충돌했고 이내 강력한 충격파와 폭발을 일으켰다.

콰광! 퍼엉!

상당히 먼 거리였음에도 충격파는 물론이고 파편까지 날아왔다. 하지만 그것들은 전부 재민의 등에 가로막혔다.

폭발이 사그라들자 재민이 두 사람에게서 떨어지며 물었다.

“둘 다 괜찮아요?”

미래가 힘겹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거······ 같아요······ 고마워요, 재민 씨. 덕분에 살았어요.”

“별말씀을요.”

하나는 뭐라 할 말이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웃었다.

“입으로 바람을 불어서 낙하를 멈추다니, 도대체 어떻게 돼먹은 몸이에요?”

“그건 나도 놀랐다.”

“어휴, 내가 중간에 물어봤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저랑 언니 죽을 뻔했다고요.”

“과정이야 어찌 됐건 결과가 중요한 거 아니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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