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저승달

조선타임트래블 Rerun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저승달
작품등록일 :
2021.08.03 10:03
최근연재일 :
2021.09.20 19:42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7,794
추천수 :
105
글자수 :
311,603

작성
21.08.28 09:15
조회
30
추천
1
글자
8쪽

검은 물 속의 팔만대장경 2

DUMMY

**



"...이제 안 쫓아오는 거예요?"


소영이 묻는다. 그러자 앞쪽 어둠에서 이현이 대답한다.


"문지기가 돌상들이잖아. 돌이니까 전기도 안 통할 테고. 저 가비들은 저기서 막힌 거지. 우엉들은 가비들보다 강하지만 정말 무서운 건 걔들의 기술력이니까."


그러자 소영이 검은 벽을 더듬어 앞으로 나아가다가 묻는다.


"시간의 괴물들인데 기술력이 있다 구요?"


"걔들 세계에서의 괴짜 과학자 집단이라고 생각하면 돼. 이재기나 각시보다는 약하고 수도 적고 둘 이상씩 모여 있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가끔 기술력만으로 이재기를 이기기도 하니까."


이현이 대답한다. 그러자 소영이 고개를 끄덕인다. 손에 잡히는 동굴 벽은 마치 반질반질하게 닦아놓은 돌들을 붙여 놓은 듯 매끈하다.


"... 그런데 우린 걔들의 동굴로 들어온거네요."


소영은 한치앞도 안 보이는 캄캄한 어둠속에서도 이현이 어깨를 으쓱이는 소리를 듣는다. 그때 갑자기 소영의 앞에 사람의 등에 퍽 부딪힌다.

앞사람이 휘청거리자 소영이 더듬더듬 벽을 짚고 소리친다.


"괜찮아요 이현씨?"


그러자 앞에서 부스럭거리며 이현이 일어나는 소리가 들린다.


"괜찮아. 그런데 나라는 건 어떻게 알았어?"


그러자 소영이 피식 웃는다.


"여자애한테 밀려서 쓰러질만한 남자가 셋 중에 이현씨 밖에 없잖아요."


그러자 이현이 앞에서 하하 하고 웃는다. 소영은 뒤를 따라가며 피식피식 웃는다.


"여긴 너무 캄캄해요. 정한씨랑 이천씨는 어디갔어요?"


그 순간 사방의 불이 한 번에 들어온 것처럼 환하게 팍 하고 켜진다. 이현과 소영이 눈이 부셔서 움찔하는데 앞에는 세 갈래의 갈림길처럼 된 길들이 각각 나있다. 구불구불하게 들어가는 세 방향의 갈래동굴을 본 소영이 이현을 쳐다본다.


"이천씨랑 정한씨가 우리 앞에서 가지 않았어요?"


그러자 이현이 동굴 앞바닥에 새겨져있는 표식을 내려다본다. 각 동굴의 앞에는 하나는 불 하나는 얼음 하나는 돌의 표식이 그려져 있다.

얼음의 동굴 안쪽은 얼음동굴처럼 눈이 쌓여있고 불의 동굴 안쪽은 검은 돌바닥이 깔려있다.


"... 동굴주인이 우리가 온 걸 아나보네."


이현이 그런다. 그러자 이현을 따라 표식들을 내려다본 소영이 다시 동굴들을 쳐다본다.


"발자국이 있네요. 하나는 얼음. 하나는 불."


그러자 이현이 내려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정한이는 얼음으로 이천은 불로 갔네."


그러자 소영이 돌아본다. 이현이 왜 하는 얼굴로 쳐다본다.


"....정한씨 발자국도 알아요?"


그러자 이현이 어깨를 으쓱한다.


"당연하지. 내가 걜 키웠는데."


그러고 이현이 씩 웃는다.그러자 소영이 이상한 눈으로 이현을 쳐다본다.

이현이 돌의 표식이 되어있는 동굴을 쳐다본다.


"좋아. 우리는 이쪽으로 가자."

"왜요? 두 사람을 따라가야죠!"


그러자 이현이 고개를 까딱한다.


"두 사람이 저 동굴들을 탐사하고 있으니까 우리는 이쪽을 살펴봐야지. 저쪽에 가봤자 도움도 안 된다고."


그리고 안으로 저벅저벅 걸어 들어가는데 소영은 얼른 쫓아 들어간다. 검은 반질반질한 대리석으로 된 것 같은 네모반듯한 동굴 안 통로를 걸어가면서 소영이 다시 슬쩍 이현을 쳐다본다.

이현이 돌아보다가 소영의 눈을 마주치자 소영이 눈썹을 올려 보인다. 그러자 이현이 푸하 하고 웃더니 어깨를 으쓱한다.


"왜? 난 걔가 네 반 만할 때부터 키웠다고."


그러자 소영이 놀란 얼굴로 이현을 쳐다본다.


"... 둘이 지금 동갑 아니에요?"


그러자 이현이 어깨를 으쓱한다.


"내가 처음 정한이를 만났을 때 열 살 쯤 되는 꼬마였어. 난 이재기를 쫓고 있었는데 시자철이 정한이를 납치했거든. 너처럼 말이야."


이현이 소영을 보며 그런다. 소영이 눈썹을 올리자 이현이 씩 웃는다.


"거기다 그때 정한이는 도저히 버려두고 올 수가 없었어."


그러자 소영이 얼굴을 찡그린다.


"왜요?"


그러자 이현이 씩 웃는다.


"굉장히 무시무시해보였거든."


그러자 소영이 미심쩍은 얼굴로 이현을 쳐다본다. 이현은 그냥 웃는다. 소영이 다시 쳐다보더니 묻는다.


"그리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당신은 하나도 안 늙었고요?"


그러자 이현이 어깨를 으쓱한다.


"처음 시자철을 가지고 앵두영감을 만난 순간부터 쭉 이 모습 이었어. 정한이는 계속 자라났지만 나는 그대로였지. 이건 내 생각인데 어쩌면..."


이현이 말을 흐린다. 소영이 이현을 쳐다본다.


"어쩌면요?"


그러자 이현이 앞을 쳐다본다.


"저기 봐."


이현의 말에 소영은 앞을 쳐다본다. 두 사람이 걸어온 동굴 복도 끝에는 유리 창문이 달린 검은 문이 달려있다.


"... 방이네요."


소영이 속삭인다. 이현이 고개를 끄덕인다. 이현이 앞장서서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본다. 이현을 따라 천천히 방 안으로 들어간 소영이 입을 벌린다.


"... 정말 미친 과학자의 방 같네요."

"미친 과학자라고는 안했어. 괴짜 과학자라고 했지."


이현이 그런다. 그러자 소영이 고갯짓으로 방을 가리킨다.


"... 이게요?"


그러자 이현이 어깨를 으쓱한다. 동그란 모양의 방은 벽면의 사방에는 모니터들이 붙어있고 그 아래에는 컴퓨터와 복잡한 조종판으로 보이는 자판들과 장치들이 있다.

소영이 쳐다본다.


"이건 컴퓨터잖아요! 1395년에 컴퓨터를 가지고 있다구요?"


"1395년이 가지고 있는게 아니라 이 우엉이 가지고 있는거지. 이놈들은 조선의 시간을 찢어서 과거와 현재를 뒤바꿔놓은 놈인데 미래에서 편의를 좀 가져온 거야."


이현이 모니터 아래의 자판을 몇 번 눌러보더니 그런다.


"과거의 사람들을 미래로 던져 놓을 수도 있고 미래의 시간을 과거로 이어 붙여 놓을 수도 있지. ..그래서 우엉들이 위험한 거야. 게다가 이놈들은 신기한 거라면 사족을 못 쓰거든."


이현은 모니터들 가운데 벽에 붙어있는 그림을 보고 고개를 기웃한다.


"그리고 그런 우엉들 자체가 신기하기도 하지... 시간의 괴물이 조선 여인의 그림은 왜 벽에 붙여놨을까?"


그러자 이현 옆에 와서 그림을 쳐다본 소영이 얼굴을 찡그린다.


"... 우엉이 변태라서?"


그러자 이현이 어깨를 으쓱한다. 그림속의 여인은 비녀를 꽂은 머리를 앞으로 살짝 숙인채 발아래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보고 있다. 이현이 컴퓨터 화면들을 들여다보다가 이번에는 방 가운데 놓여있는 커다란 검은 테이블로 시선을 돌린다.

검은 돌을 깎아서 만든 테이블 위에는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돌조각들과 조각칼들이 널부러져 있고 사방에는 그 흔적인 것처럼 보이는 칼집과 긁힌 흔적들이 나있다. 이현이 돌들을 넘겨보다가 조각칼들을 집어 눈을 가늘게 뜨고 살펴본다.


".. 대체 여기서 뭘 한 걸까요."


소영이 조각칼들과 잘게 부수어진 돌들을 들여다보면서 그런다.그러자 이현이 어깨를 으쓱한다.


"뭔가를 새기고 싶었나본데."


그러자 소영이 돌아본다.


"그걸 어떻게 알아요?"


이현이 종이를 내민다.


"여기 원본이 있거든."


이현이 가리킨 모니터에는 한자가 빼곡히 새겨져있는 검은 판이 있다. 소영이 모니터 쪽으로 가까이 다가가 고개를 기웃한다.


"이게 뭐예요?"


소영이 묻는다. 그러자 화면을 뚫어져라 보고 있던 이현이 씩 웃는다. 모니터에 비친 이현의 얼굴이 푸르스름하게 빛난다.


"...팔만대장경."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조선타임트래블 Rerun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5 천상열차분야보물지도 2 21.08.31 58 1 10쪽
34 천상열차분야보물지도 1 21.08.30 67 1 14쪽
33 검은 물 속의 팔만대장경 5 21.08.29 55 1 13쪽
32 검은 물 속의 팔만대장경 4 21.08.29 45 1 15쪽
31 검은 물 속의 팔만대장경 3 21.08.28 39 1 12쪽
» 검은 물 속의 팔만대장경 2 21.08.28 31 1 8쪽
29 검은 물 속의 팔만대장경 1 21.08.27 40 1 18쪽
28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8 21.08.27 25 1 9쪽
27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7 21.08.26 29 1 15쪽
26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6 21.08.25 29 1 9쪽
25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5 21.08.24 41 1 13쪽
24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4 21.08.23 36 1 10쪽
23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3 21.08.22 31 1 7쪽
22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2 21.08.22 40 1 12쪽
21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1 21.08.21 43 1 6쪽
20 용산역의 도깨비 12 21.08.20 47 1 7쪽
19 용산역의 도깨비 11 21.08.20 39 3 7쪽
18 용산역의 도깨비 10 21.08.19 43 2 8쪽
17 용산역의 도깨비 9 21.08.18 41 2 10쪽
16 용산역의 도깨비 8 21.08.17 43 2 11쪽
15 용산역의 도깨비 7 21.08.12 41 2 7쪽
14 용산역의 도깨비 6 21.08.12 41 2 11쪽
13 용산역의 도깨비 5 21.08.11 47 1 9쪽
12 용산역의 도깨비 4 21.08.10 51 2 9쪽
11 용산역의 도깨비 3 21.08.09 55 2 9쪽
10 용산역의 도깨비 2 21.08.08 92 3 8쪽
9 용산역의 도깨비 1 21.08.07 146 2 10쪽
8 궁녀4 (8) 21.08.06 132 2 11쪽
7 궁녀4 (7) 21.08.05 131 3 12쪽
6 궁녀4 (6) 21.08.04 169 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