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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달

조선타임트래블 Rerun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저승달
작품등록일 :
2021.08.03 10:03
최근연재일 :
2021.09.20 19:42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7,784
추천수 :
105
글자수 :
311,603

작성
21.08.11 19:56
조회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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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9쪽

용산역의 도깨비 5

DUMMY

소영을 노약자석 의자에 앉혀놓고 양쪽문과 칸 전체의 사람들을 경계하듯 쳐다보고 있는 정한 때문에 소영까지 덩달아 자리에서 안절부절 못한다.

남영역에서 문이 닫히고 다시 열차가 출발하기 시작하자 안도의 한숨을 쉰 소영이 정한을 올려다본다.


"이제 괜찮은거 아니에요?"


"도깨비들은 인간보다 훨씬 빨라. 우리가 용산역을 출발 할 때 우리에 대해서 알았다면 달려서 열차를 따라 잡는 것도 금방이야."


그러자 소영이 움찔 한다.


"이현이 왜 서울역으로 가라고 한거예요? 서울역에 간다고 해서 딱히 무슨수가 생기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자 정한이 시자철을 내려다본다.


"아까 용산에 가는 길에 서울역 근처에서 시자철이 반짝였잖아. 이현이 생각 하는 게 그거라면...."


그때 소영과 정한이 있는 칸 반대편 문을 열고 한 남자가 들어온다. 남자는 핸드폰을 들고 통화중이다.


"응. 응, 알았어 형."


정한과 남자의 눈이 마주친다. 그와 동시에 시자철이 위잉 하고 울리기 시작한다.

소영이 흠칫 놀란다.


"뒤에 문 열어."


정한이 소영을 뒤로 하고 팔로 막으면서 뒷걸음질 치며 그런다. 소영이 벌떡 일어나서 정한의 뒤를 돌아보면서 문손잡이를 잡고 연다.

그때 반대편에서 문을 연 남자와 소영의 눈이 마주친다. 소영이 헉 하고 숨을 삼킨다.

타오르는 듯한 녹색 눈의 남자가 소영을 내려다보더니 씩 웃는다.

소영이 놀란 눈을 뜨고 있는데 정한이 소영의 팔을 잡고 재빨리 끌어당긴다.

그러자 남자가 붕 쳐올린 주먹에 부딪힌 지하철 벽이 쿵 하고 주저앉으며 연결된 지하철 칸 두개가 쿠궁 하고 흔들린다.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정한이 소영의 팔을 끌며 반대편 칸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뛰어..!"


소영이 허겁지겁 달리기 시작한다.


"이제 어떡할 거예요?!"


그러자 정한이 지나가면서 지하철 입구위에 붙어있는 스크린을 본다.


"서울역에 거의 다 왔으니까 이제...!"


그리고 열차가 느려지더니 불이 탁탁탁탁 꺼지기 시작한다. 소영이 달리면서 뒤를 돌아본다. 지하철은 덜컹거리며 터널 안으로 진입하기 시작한다.


"아직 역은 보이지도 않잖아요...!"


소영이 속삭인다. 정한이 고개를 젓는다.


"아니야 우리가 찾아야 되는 건 역이 아니라...!"


그때 뒤에서 굵은 팔이 튀어나오더니 정한의 목덜미를 잡고 그대로 뒤로 메친다.

끼약 하고 소리치는 소영을 뒤로하고 정한을 쳐다보는 소영의 눈이 튀어나올 것 같다.

소영이 정한을 보더니 소리친다.


"죽었어요?!"


그러자 바닥에서 꿈틀대는 정한이 이를 악물고 소리친다.


"무슨 질문이 그래?!"

"일어나요!"


그리고 소영이 정한의 손을 잡더니 있는 힘을 다해 끌어올린다. 정한이 비척거리면서 일어나서 도깨비를 마주한다.

녹색눈이 이글거리는 도깨비는 오호 하고 정한을 쳐다본다.


"인간치고는 제법 단단하구나."


정한이 주먹을 쥐면서 도깨비를 쳐다본다.


"이현 덕분에 넘어지고 맞고 구르고 떨어지고 날아가고 안 해본 게 없거든. 덕분에 체력은 남부럽지 않은 몸이 됐지."


정한이 헛웃음을 치면서 소리친다.


"남산타워 지붕에서 불타는 각시들한테 쫓겨서 뛰어내려 본 적 있어? 왜냐면 난 있거든."


도깨비가 한 발짝 다가온다. 쿵 하고 지하철 칸이 울린다. 정한이 주먹을 꽉 쥐더니 그런다.


"저번에는 부천에 학교 벽을 거꾸로 타고 오르는 각시가족이 있었지. 덕분에 나도 벽을 맨손으로 거꾸로 타고 올라야 했어. 그리고 그동안 이현 그자식이 뭐하고 있었는지 알아? 급식실 창고에다 교장을 가둬놓고 옥상에서 뛰어내리고 있었거든."


듣다 못한 소영이 소리친다.


"대체 둘이서 뭘 하고 다니는 거예요?!"


어두운 열차 칸이 덜컹덜컹 한다. 터널 안의 조명의 희미한 빛이 지나갈 때마다 쌍심지처럼 타오르고 있는 도깨비의 초록 눈이 일렁이듯 어둠속에서 넘실넘실한다.

정한이 천천히 주먹을 들면서 소리친다.


"... 그래서 그녀석이랑 같이 다니면 제일먼저 느는 게 뭔지 알아?"


정한 뒤에 서있던 소영이 쳐다본다.


"하루 한 번씩 죽을 고비 넘기기요?“


소영이 그런다. 그러자 정한이 주먹을 꽉 쥐면서 입을 연다.






**





의자에 기댄 채 뒷머리를 벽에 쿵쿵 박고 있던 이현이 묻는다.


"지금 몇시지?"


그러자 남자가 킁 하고 웃는다.


"네 시계는 어쩌고?"

"잃어버렸지."


이현이 그런다. 그러자 가연이 자기 시계를 보면서 그런다.


"여덟시 십분이야."


그러자 이현이


"그럼 이제 괜찮겠네."


한다.

남자는 흥 하고 코웃음을 치는데 이현의 웃는 얼굴에 가연이 돌아본다. 이현은 씩 웃고 있다.






*****






"----기회가 올 때까지 어떻게든 살아남아 있는거다!"


그 순간 도깨비의 뒤에서 확 타오른 또 다른 한 쌍의 녹색 쌍심지가 화악 하고 타오른다. 소영이 멈칫한 순간,


"피해!"


하고 정한이 소영을 옆으로 퍽 밀치며 옆으로 몸을 날린다.

도깨비가 자신의 뒤를 돌아본 순간 그의 몸에 거대한 푸른빛의 열이 쩌정 하고 메다 꽂힌다. 그대로 날아간 도깨비가 열차칸의 문을 부수며 반대편 칸으로 우당탕 날아간다.

도깨비가 있던 자리에는 공중에 아직도 선명한 푸른 열기가 찍혀 타오르고 있다.


"...?!"


나뒹굴어진 소영이 으으으 하면서 위를 올려다본다.

긴 머리카락이 구불구불한 여자가 손을 탁탁 털며 후 하고 내려온 옆머리를 불어 젖힌다. 늘씬한 몸에 허리에 얹은 가죽재킷 아래의 손이 허리에 가볍게 얹혀있는 여자가 소영에게 손을 내민다.

얼결에 소영이 손을 내밀자 여자가 훅 하고 마치 소영이 무게가 없는 것처럼 일으켜 세운다.

이십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자의 눈은 당당하게 반짝이는 녹색으로 빛나고 있다.

소영이 저도 모르게 숨을 삼킨다.

옆에서 혼자 비틀거리며 일어난 정한이 여자도깨비를 쳐다본다.

그때 정한의 시자철이 덜컥덜컥 흔들리며 빛을 내기 시작하고 소영이 정한의 눈을 마주치고 동시에 여자를 쳐다본다.


"그럼 당신이 강지덕?"


그러자 여자가 씩 웃는다.


"지덕은 나의 어릴 적 이름이란다."


곧은 눈썹을 당당하게 피며 여자가 말한다.


"나는 강정일당. 조선시대의 여성 선비다."

"당신도 도깨비예요?"


소영이 쳐다본다.


묻는 것이 어리석을 정도로 정일당의 눈은 녹색으로 활활 타오르고 있다. 정일당이 어깨를 으쓱한다.


"그렇단다."


"그런데 우릴 도와주신거예요?"


열차가 덜컹거리며 멈추고 문이 열린다. 정일당이 역에서 내리며 푸핫 웃는다.

따라 내린 정한과 소영이 정일당을 쳐다본다.


"모든 도깨비가 아까 그놈 같지는 않단다. 오히려 도깨비들은 착하고 심성이 고운 이들이 더 많지."


아직도 어리둥절한 얼굴의 소영을 보더니 정일당이 웃으며 설명한다.


"도깨비는 원래 선한 신령들이란다. 하지만 각시들이 등장한 후로는 우리 동족들도 위협받고 있지만."


그러고 정한을 힐끗 쳐다본다. 정한이 눈썹을 으쓱하자 정일당이 정한의 손에 들린 시자철을 내려다본다.


"그 시계를 가지고 있구나. 그것이 무엇을 하는지는 아느냐?"

"시자철이라 부릅니다. 그리고 이 자철의 주인은 이 여자애를 구하려고 나한테 맡긴거고요."


그러자 정일당이 홱 돌아본다.


"주인?“


정한이 계단위에 서서 그런다. 정일당을 따라 내려가던 소영이 돌아본다.


"정한?"


정일당도 돌아본다. 그리고 계단 위에 서서 내려오지 않는 정한을 쳐다본다.

정한이 시자철을 위로 휙 던진다. 얼결에 시자철을 받은 소영이 정한을 쳐다본다.


"여기에 있어. 어차피 이현이 없으면 시자철은 움직이지 못하니까 내가 가서 데려올게."


그러자 정일당이 눈썹을 올린다.


"그 도깨비 둘한테 잡혀있다는 시자철의 주인 말이냐?"


정한이 고개를 까딱한다. 그러자 정일당이 하하 웃는다.


"헛소리 말아라. 아까 도깨비 하나 상대하지 못한 인간이 무슨 수로 도깨비 둘을 이기겠다고."


그러나 정한은 꿈적도 하지 않는다. 정일당이 이글거리는 눈으로 쳐다보지만 정한도 지지 않고 마주쳐온다.

한참 뒤에야 정일당이 먼저 한숨을 쉰다.


"도깨비도 안 부러울 쇠고집이군. 아까 너희가 지하철 안에서 본 것은 그 형제 도깨비들 중에서도 제일 어린 막내놈이었느니라. 그보다 큰 도깨비 둘은 절대 감당이 안 될 것이다."


그러자 정한은 소영에게 고갯짓을 까딱 하더니 돌아서서 걷기 시작한다.

소영은 시자철을 내려다보고 다시 정일당을 쳐다본다. 그리고 마음을 굳힌 듯이 정일당을 돌아본다.


"정한씨 혼자서는 못 할 거예요. 저도 가야겠어요."


그리고 정일당을 향해 꾸벅 고개를 숙인다.


"아까 정말 감사했어요! 그리고 정말 멋있으셨고요!"


그리고 부끄러운지 고개를 푹 숙이더니 다시 정한의 뒤를 쫓아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그러자 정일당이 푸 핫 웃는 소리가 나더니 어느새 정한의 앞에 서있다.

정한이 멈춰 서자 정일당이 씩 웃더니 정한과 소영을 쳐다본다.


"귀엽지만 당돌한 인간들이 아니냐."


정일당이 씩 웃는다.


"좋아, 내가 도와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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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검은 물 속의 팔만대장경 3 21.08.28 39 1 12쪽
30 검은 물 속의 팔만대장경 2 21.08.28 30 1 8쪽
29 검은 물 속의 팔만대장경 1 21.08.27 40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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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7 21.08.26 29 1 15쪽
26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6 21.08.25 29 1 9쪽
25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5 21.08.24 41 1 13쪽
24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4 21.08.23 36 1 10쪽
23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3 21.08.22 30 1 7쪽
22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2 21.08.22 40 1 12쪽
21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1 21.08.21 43 1 6쪽
20 용산역의 도깨비 12 21.08.20 47 1 7쪽
19 용산역의 도깨비 11 21.08.20 39 3 7쪽
18 용산역의 도깨비 10 21.08.19 43 2 8쪽
17 용산역의 도깨비 9 21.08.18 41 2 10쪽
16 용산역의 도깨비 8 21.08.17 43 2 11쪽
15 용산역의 도깨비 7 21.08.12 40 2 7쪽
14 용산역의 도깨비 6 21.08.12 41 2 11쪽
» 용산역의 도깨비 5 21.08.11 47 1 9쪽
12 용산역의 도깨비 4 21.08.10 51 2 9쪽
11 용산역의 도깨비 3 21.08.09 55 2 9쪽
10 용산역의 도깨비 2 21.08.08 92 3 8쪽
9 용산역의 도깨비 1 21.08.07 146 2 10쪽
8 궁녀4 (8) 21.08.06 132 2 11쪽
7 궁녀4 (7) 21.08.05 13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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