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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달

조선타임트래블 Rerun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저승달
작품등록일 :
2021.08.03 10:03
최근연재일 :
2021.09.20 19:42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7,771
추천수 :
105
글자수 :
311,603

작성
21.08.19 18:48
조회
42
추천
2
글자
8쪽

용산역의 도깨비 10

DUMMY

***




"정말 이 방법밖에 없을까?"


영우가 시커메서 보이지도않는 까마득한 호수바닥을 내려다보면서 그런다. 이미 호수 한가운데 들어가서 발을 휘저으며 동동 떠있는 이현과 정한도 썩 행복해 보이지는 않는 얼굴들이다. 정한이 소영을 돌아본다.

그러자 먼저 반대편 입구로 헤엄쳐가서 티셔츠와 머리카락에서 물을 짜내고 있던 소영이 씩 웃는다. 정한은 다시 고개를 돌리고 옆에 떠있는 이현을 쳐다본다.

옆에 있는 이현은 발아래를 내려다보지마 발아래를 내려다보지마하고 정신없이 중얼거리며 동동 떠있다. 정한은 한숨을 쉬며 도깨비들에게 손짓한다.


"준비되면 와!"


그러자 후하 후하 하고 심호흡을 하던 영한이 영우를 쳐다보더니 고개를 끄덕하고 먼저 벽을 차고 휙 뛰어오른다. 기세좋게 날아올랐지만 역시 중간쯤에서 푹 바람이 꺼진 것처럼 추락하는 영한이 이현과 정한을 향해 우아아아 하고 떨어진다.

물속에 있던 두사람들이 최대한 충격에 대비하며 팔을 벌린채 영한을 받는다.

첨벙 소리와 함께 세 사람이 동시에 잠깐 가라앉고 푸하 하고 다시 발길질을 해 떠오른 이현과 정한이 축 늘어지려는 영한을 잡고 자기들 어깨위로 끌어올린다.

이현이 영한의 뺨을 사정없이 짝짝 때린다.


"어이, 정신 차려 어이!"


그러자 얼결에 정신을 차린 영한이 이현과 정한의 머리와 어깨를 마구 짓밟으며 소영이 서있는 입구 쪽으로 무릎을 굽힌다.

이현이 발버둥을 치면서 뭐라고 하려고 하는데 그 순간 영한이 튀어 오르는 동시에 반발로 이현과 정한이 밀려 가라앉고 영한은 있는 힘껏 몸을 뻗어 소영 옆의 복도에 촤르륵 미끄러진다.


"해냈어요!"


하고 소리친 소영이 얼른 납작하게 널 부러진 영한의 옷소매를 짜준다. 다시 수면위로 어푸어푸 하고 올라온 정한이 돌아보며 영한을 확인하고 다시 이현을 확인한다.

이현이 물속에서 버둥거리자 정한이 팔을 집어넣어 이현의 목덜미를 잡고 수면위로 확 끌어 올린다.

푸하! 하고 올라온 이현이 주변을 둘러볼 새도 없이 이현의 머리위로 그림자가 드리운다. 홱 돌아보는 이현의 눈앞에 떨어지는 영우의 얼굴이 보인다.

이현이 뭐라고 중얼거리는 것과 동시에 첨벙 하고 물보라가 친다. 이현이 아래로 꾸루룩 가라앉고 정한은 영우를 수면위로 끄집어낸다. 정한이 영우를 위로 있는 힘껏 올려주며 소리친다.


"뛰어!"


그러자 영우가 정한의 어깨를 밟고 풀쩍 뛰어오른다. 그 반동으로 물속으로 밀려난 정한이 곧장 수면 아래에서 뽀글대고 있는 이현을 잡아다 끌어올린다.


"푸하!"


물 위로 올라온 이현이 숨을 몰아쉬며 첨벙거린다. 그리고 반대편 입구에서 벽에 기대어 얼굴이 퍼렇게 질려 널부러진 도깨비 형제들을 보더니 이현과 정한이 똑같이 씩 미소짓는다.

소영은 그 고소해하는 얼굴들을 보고 고개를 젓는다. 멋있는 척 하지만 영락없는 어른과 어른인척 하는 초등학생이다.

소영이 눈을 굴리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물에빠진 생쥐꼴인 두 남자는 도깨비들을 내려다보며 킬킬댄다.


"우리 지금 계속 빙글빙글 돌면서 아래로 내려가고 있는거 알아?"


쫄딱 젖은 생쥐 꼴의 정한이 머리를 털면서 그런다. 그러자 이번엔 정한의 뒤로 따라가며 머리의 물기를 짜내던 이현이 정한의 어깨너머로 앞을 살핀다.

푸른빛이 반사되어 일렁이는 흰 벽의 동굴의 통로는 확실히 정한의 말처럼 원형계단을 내려가듯이 아래로 향하고 있다. 제일 앞서가던 영한과 영우가 멈춰선다.

저기 출구다. 하자 다섯 사람이 너나 할 것 없이 좁은 출구를 향해 달려간다. 좁은 출구를 통과해서 안쪽으로 달려들어간 세 사람과 두 도깨비가 걸음을 멈춘다.


"... 우와."


소영이 저도 모르게 중얼거린다. 앞에서 보았던 황금주와 판박이로 생긴 8미터 높이의 긴 종유석이 천장으로부터 내려와 있다. 그리고 그 아래에서 자라난 석순은 윗부분이 잘라낸 것처럼 평평한데 그 위에는 이현네가 찾던 책 세권이 고이 놓여져있다.

하지만 책을 보기 전에 소영과 사람들은 다시한번 이 거대한 동굴의 신비를 보며 감탄한다. 황금주와는 달리 동굴벽처럼 흰색빛으로 빛나는 기둥은 마치 거대하고 오래된 아름다운 얼음의 손끝이 내려온 것 같다.

한참을 다들 말을 잃은 채 아름다운 종유석을 쳐다보는 가운데 영우가 정적을 깬다.


"좋아. 그럼 이제 저 상자는 어떻게 꺼낼건데?"


그러자 다섯이 모두 책을 쳐다본다. 아름다운 종유석의 끝부분은 나무뿌리처럼 갈라져 상자가 올려 진 석순을 우리처럼 감싸고 있었다.


"... 대체 저건 어떻게 한거야."


이현이 그런다. 그러자 종유석의 갈라진 끝부분을 들여다보던 영한이 휴 하고 휘파람을 분다.


"금도깨비들은 광물을 조작할 수 있어. 이 종유석 끝부분에서도 그 밀수꾼 놈들이 건드린 냄새가 나."


그러자 답답하다는 듯이 뒤에서 눈을 굴리던 영우가 앞으로 나선다.


"뭘 고민해. 그냥 부수면 되지."


그러자 나머지 네 사람이 동시에 안 돼! 하고 소리친다. 그 기세에 영우가 뒤로 다시 주춤 하면서 왜? 하고 소리치자 이현이 앞에서 막아선다.


"너희 도깨비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이현이 숨을 몰아쉰다. 정한이 이현의 어깨를 치자 이현이 입을 잠깐 다문다.


"... 너희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이 땅에서 산속의 이 동굴의 종유석이 내려오고 석순이 자라나서 만나는 동안 태어나고 자라났단 말이야. 그게 얼마나,"


이현이 손을 휘두른다. 그 손에 맞은 종유석 끝이 웅 하고 진동한다.

네사람의 눈이 휘둥그레지는데 이현은 보지 못하고 계속 손을 흔들며 말한다.


"엄청난,"


갑자기 땅이 쩌저적 갈라지기 시작한다. 이현을 제외한 네 사람이 동시에 땅을 내려다본다.


"시간일지 생각해봐!"


이현이 소리친다. 그러자 정한이 뛰어들어 이현의 손을 콱 잡는다. 이현이 쳐다본다.


"왜?"


그러자 정한이 기가 막힌 표정으로 뒤를 가리킨다.


"내가 항상 네 몸이 어디로 가는지 살피고 행동하라고 했지!"


그러자 이현이 뒤를 돌아본다. 종유석 끝부분의 갈라진 부분이 천천히 쪼개지더니 후두둑 하고 떨어진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다섯 사람은 거대한 종유석이 떨어져 상자를 뭉개 버릴 것을 기다리는 것처럼 쳐다보지만 종유석은 무사하다.


"저 봐 잘되고 있잖아?"


이현이 그런다. 그때 다섯의 뒤의 벽에서 투두둑 하는 소리가 난다. 다섯이 천천히 뒤를 돌아본다.

거대한 흰 동굴 벽이 짜그락 짜그락 작은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금들 사이로 물이 새기 시작한다. 정한이 이현을 돌아보자 쫀 이현이 영우의 뒤로 슬금슬금 숨는다.


"뭐하는거야?"


이현을 향해 손을 들던 영우가 정한의 표정을 보더니 워 워 하면서 저도 뒤로 슬금슬금 도망친다. 그때 뒤의 금들이 쩡 쩡 갈라지기 시작하더니 아예 굵은 물줄기들이 동굴 안으로 차오르기 시작한다. 영우가 입을 떡 벌리며 이현을 쳐다본다. 이현이 뒤로 움칠움칠 하면서 어색하게 웃는다.


"그러니까 아까 호수랑 우리사이의 벽이 생각보다 단단하지 않았나보네."


그러자 영한이 옆에서 이를 간다.


"밀수꾼놈들이야. 우리가 무슨 함정같은걸 건드렸나봐."


정한의 표정은 이현 저놈을 죽여살려 하고있다. 물은 이미 발목까지 첨벙첨벙 차올라있다. 이현이 입을 연다.


"어쨌든 책은 이제 구했잖아. 이제 우리는 나갈 방법만 찾아서-"


그때 가운데 동굴바닥이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쩌적쩌적 하고 기둥들이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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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검은 물 속의 팔만대장경 4 21.08.29 44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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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검은 물 속의 팔만대장경 2 21.08.28 30 1 8쪽
29 검은 물 속의 팔만대장경 1 21.08.27 39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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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7 21.08.26 29 1 15쪽
26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6 21.08.25 29 1 9쪽
25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5 21.08.24 40 1 13쪽
24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4 21.08.23 35 1 10쪽
23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3 21.08.22 30 1 7쪽
22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2 21.08.22 40 1 12쪽
21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1 21.08.21 43 1 6쪽
20 용산역의 도깨비 12 21.08.20 47 1 7쪽
19 용산역의 도깨비 11 21.08.20 38 3 7쪽
» 용산역의 도깨비 10 21.08.19 43 2 8쪽
17 용산역의 도깨비 9 21.08.18 41 2 10쪽
16 용산역의 도깨비 8 21.08.17 43 2 11쪽
15 용산역의 도깨비 7 21.08.12 40 2 7쪽
14 용산역의 도깨비 6 21.08.12 41 2 11쪽
13 용산역의 도깨비 5 21.08.11 46 1 9쪽
12 용산역의 도깨비 4 21.08.10 50 2 9쪽
11 용산역의 도깨비 3 21.08.09 55 2 9쪽
10 용산역의 도깨비 2 21.08.08 92 3 8쪽
9 용산역의 도깨비 1 21.08.07 146 2 10쪽
8 궁녀4 (8) 21.08.06 132 2 11쪽
7 궁녀4 (7) 21.08.05 130 3 12쪽
6 궁녀4 (6) 21.08.04 168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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