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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달

조선타임트래블 Rerun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저승달
작품등록일 :
2021.08.03 10:03
최근연재일 :
2021.09.20 19:42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7,769
추천수 :
105
글자수 :
311,603

작성
21.08.25 19:57
조회
28
추천
1
글자
9쪽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6

DUMMY

**




네사람은 주변을 둘러본다. 그들은 절 한가운데에 서있다. 널찍한 절 문 안으로 들어서자 앞쪽에는 큰 사각형의 돌로 닦은 연못이 있고 절터의 가운데에는 목탑과 양측으로 서로를 마주 보고 있는 거대한 삼층 석탑들이 서있다.

그 뒤로 절이 굽어보듯이 위치해있고 꼬마 동자승 둘이 앉아있다.


"이렇게 큰 절인데 조용하네."


정한이 그런다. 그러자 주변을 살피며 걸어가던 소영은 그제야 귀가 먹먹할 정도의 적막함을 느끼고 불편한 듯 어깨를 으쓱한다.

네 사람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절을 향해서 걸어간다. 연못을 지나며 소영은 혹시 물고기가 있나 들여다본다.

커다란 돌로 닦은 연못인데 잉어는커녕 수초뿌리 하나 들어있지 않은 물은 수심이 대략 어른 어깨높이 정도 올 것 같아 보인다. 소영은 다시 앞으로 시선을 돌린다.

연못을 지나쳐 절 마당 가운데로 들어서자 높은 나무 탑이 가운데 있고 양 옆으로 하늘을 찌를만한 삼층석탑들이 서로를 마주보며 서있다. 그 위용에 주한과 소영은 눈이 휘둥그레 해져서 쳐다본다.

이현은 마루에 앉아있는 스님에게 똑바로 걸어 올라간다. 아직 머리가 새파랗고 눈이 둥글둥글한 어린 동자승이다.


"말씀 좀 묻겠습니다 스님, 혹시 이 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이현이 가방에서 화평이 준 검은 판을 꺼내 보이면서 그런다. 그러자 어린 동자가 고개를 갸웃하면서 당황한 듯 어깨를 으쓱한다.


"큰스님은 혹시 아실지도 모릅니다. 방으로 들어가셔서 기다리시면 모셔오겠습니다."


그리고 동자는 네 사람을 안쪽으로 안내한다. 동자를 따라 들어가자 절 안쪽의 큰방으로 안내한 동자승이 방석들을 깔아놓고 자리를 안내한다.


"큰스님은 잠시 숲으로 들어가셨습니다. 모셔오는 동안 차라도 들고 계십시오."


방에 남은 네 사람은 작은 방에 앉는다. 동자승 옆에 따라 들어온 또 다른 꼬마승이 차를 가져오기 위해 총총걸음으로 밖으로 나간다.





**




부엌 안에서 동자승녀가 떡을 쪄놓은 가마솥 뚜껑을 들어 올리자 조그만 승녀의 몸을 다 뒤엎을 만한 하얀 김이 수와아 하고 퍼진다. 그러자 옆에서 상 위에 올려놓은 찻잔들에 뜨거운 물을 따르던 동자승이 웃는다.

그때 동자승녀가 동자승의 옆을 가리키며 깜짝 놀란다.


"저것 봐봐!"


뜨거운 물에 닿은 큰스님의 손에 오도독 하고 회색 비늘이 돋아난다. 동자승이 그걸 보고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뜬다.


"큰스님! 손이!"


그러자 큰스님이 천천히 돌아선다.

스님의 손에 퍼진 비늘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승려복안으로 오스스 파고 들어가 온몸으로 퍼지며 스님의 몸이 거대하게 팽창하기 시작한다. 동자승들이 수저를 바닥에 떨어뜨린다.


"스, 스님?!"


고개를 숙이고 그르륵 소리를 내고있던 스님이 얼굴을 들어 올리자 피가 흐르는 노란탈이 번쩍하고 빛난다. 동자승들이 비명을 지르며 문밖으로 달아나려하는데 문이 쾅 쾅! 하고 닫히고 다음순간 부엌은 다시 조용해진다.


".... ....."


소영은 차를 홀짝이고 이현도 따라서 찻잔을 들더니 가만히 잔을 내려다보다 후후 불다가 이현은 동자승이 문을 닫고 나서자마자 벌떡 일어서서 방을 빙글빙글 돌기 시작한다.

소영이 쳐다보는데 이현은 아랑곳 않고 선반이나 서랍들을 마구 여닫아본다. 정한이 이현을 쳐다본다.


"넌 뭘 찾는거야?"


그러자 서랍 세 개를 연달아 열어보고 닫은 이현이 돌아보지도 않고 대답한다.


"탈출구."


그러자 세 사람이 이현을 쳐다본다.


".... 왜요?"


주한이 묻는다. 이현이 책장 뒤의 여닫이 판을 열어보면서 으쓱한다.


"고개 들지 말고 들어봐."


이현이 그런다. 소영과 주한은 저도 모르게 고개가 위로 움찔 한다.

이현은 커다란 함을 열어 안에 있는 것들을 훑어보더니 바닥에 납작 엎드려 아래를 살펴보면서 말한다.


"왜냐하면 우린 지금 가비들의 소굴 한가운데로 들어왔거든."


이현이 대답한다.


"찻잔에 비치는 걸 봐봐."


그러자 정한과 소영네가 들고 있던 잔을 내려다본다. 손의 떨림이 멎자 높은 천장에 달라붙어있는 세 마리의 물 가비들이 보인다. 가비들은 천장의 나무기둥에 매달려 거꾸로 네 사람의 머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소영은 들고 있던 잔의 손이 떨리면서 다시 잔을 상위에 쿵 올려놓는다.


"어떡해요. 들키기 전에 도망갈 수 있을까요?"

"그럴 필요도 없어."


정한이 그런다.


"... 바깥의 저 동자승 둘의 그림자는 우리 얘기를 들으려는 것처럼 문에 딱 달라붙어있는데, 두사람의 발은 땅에 닿아있지 않잖아."


그러자 소영이 우뚝 멈춰선다. 동자승들의 작은 그림자들은 밝은 창호지 위에 붙여놓은 그림처럼 공중에 떠있다. 소영과 주한은 갑자기 머리끝이 식는 것 같다.


"...지금 당장 도망쳐요."


이현은 고개를 젓는다.


"어디로? 방은 나갈 데가 없고 바깥에는 동자귀신들이 버티고 있는데?"


소영은 주먹을 꽉 쥔다.


"시자철이 있잖아요! 다시 미래로 가면 되죠!"


그러자 정한이 고개를 젓는다.


"저녀석들이 노리는 건 최윤덕 장군이라고. 지금 미래로 돌아가 봤자 똑같이 따라 붙을 거야. 지금 우리한테 가장 좋은 수는 둘로 갈라져서 한쪽은 미끼가 되고 한쪽은 아까 그 여자가 준 나무판이 뭔지 알아내는 거야."


그러자 이현이 정한을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쳐다본다.


"아직도 그 여자 얘기를 믿는거야?"


이현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정한을 쳐다본다. 정한이 눈을 굴린다.


"우릴 여기로 보낸건---"

"그래 그 여자잖아! 그러니까 이게 함정이지!"


이현이 그런다.


"나는 그 여자 못 믿어."


정한이 눈을 굴린다.


"지금 다른 수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


그러자 이현이 정한을 노려본다. 정한이 어께를 으쓱하자 이현이 한숨을 쉰다.


"좋아 그럼 어떻게 반반 가를래."


이현이 중얼거린다. 정한이 고개를 까딱 한다.


"글쎄 가위바위보?"


이현이 주먹을 쥐면서 정한을 돌아본다.


"이긴 사람 진사람?"

"진 사람이 김소영을 데리고-- "

"이봐요들!"


소영이 이현과 정한 사이로 끼어들면서 말한다. 그리고 정한을 노려보면서 주한을 끌고 앞으로 향한다.


"제가 주한씨랑 갈테니까 두 분은 그만 싸우시죠."


그러자 이현과 정한이 똑같이 말을 멈추고 소영을 쳐다본다. 주한은 불안한 눈빛으로 엉겁결에 소영에게 붙잡혀 소영을 쳐다보고 있다.


"정말요? 우리 둘이서 괜찮을까요?"


그러자 소영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현과 정한을 쳐다보면서 단호하게 말한다.


"대신 두 사람이 미끼해요."

"뭐?"


이현이 쳐다본다.


소영이 이현이 상위에 올려놓은 나무판을 집어 들더니 벙 쪄 있는 두 남자를 향해 고개를 까딱한다. 이현이 뭐라고 항의하려는데 그때 창호지문이 우당탕하고 넘어간다.

그 자리에 붕 떠있는 동자승들의 피부는 마치 비늘처럼 파랗게 돋아나있다. 주한이 소리친다.


"동자승들을 어떻게 한거예요?"


동자승들의 입이 벌어진다. 시퍼렇게 변색된 혀가 갈라진 채 꿈틀거린다. 소영이 몸을 움 추린다.


"물 가비들이야. 가비들이 이미 몸을 다 먹어 버린 거야."


이현이 중얼거린다.


"저기 떠있는 거 보이지? 아까 아파트 방 안에서 부레가 떠다닌 것처럼 물 가비들의 부레는 가비들이 전에 먹었던 것들의 모습을 띄거든."


그러자 소영과 주한이 말도 안 된다는 듯이 동자승들의 얼굴을 쳐다본다. 발그레하던 어린 얼굴들은 노란 탈들로 가려진 채 눈구멍에는 초점이 사라진 검은 눈이 물고기 비늘처럼 번득인다. 소영이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린다.


"...하지만 저애들은 방금 전까지 우리랑 얘기하고 있었는데."


이현이 소영의 손에 판을 꽉 쥐어준다. 소영이 쳐다보자 이현이 동자승들을 보며 소영의 머리에 대고 속삭인다.


"우리가 미끼고 너희가 도망가는거야."


소영의 몸이 굳자 이현이 주한을 고갯짓으로 가리키며 속삭인다.


"하지만 너희는 밖으로 나가야 해. 절 안은 이미 물로 꽉 찼으니까."

"네?"


주한이 묻자 정한이 손을 흔든다. 공중에서 정한의 팔을 따라 물살이 촥 생기면서 물방울이 후두둑 떨어진다.


"... 아까 이현이 천장의 부레를 봤을 때부터 알았어야 했어. 이미 여기는 물 가비들이 자기들 영역으로 만들었다고. 우리가 절 안에서 시선을 끌면 너희들은 절 밖으로 나갈 수 있어."


그리고 다시 다짐하듯 소영을 쳐다본다.


"자 뛰어!"


그리고 다음순간 우당탕 하고 이현과 정한이 문지방 째로 동자승들을 넘어 쓰러뜨린 뒤 오른쪽으로 달려 나간다. 그러자 쉬익 하고 동자승들의 탈 뒤에서 인간 같지 않은 소리가 새어나오더니 두 사람을 쫓아가기 시작한다.

방안에 남은 소영과 주한은 서로를 한번 쳐다보고 뻥 뚫린 방문을 쳐다본다.

손안에 옹골거리며 잡히기 시작한 물방울들을 꽉 쥔 소영이 다른 한손에 있는 이현이 주고 간 나무판을 꽉 쥔다.


".... ....."


소영이 주한을 돌아본다.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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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천상열차분야보물지도 2 21.08.31 57 1 10쪽
34 천상열차분야보물지도 1 21.08.30 67 1 14쪽
33 검은 물 속의 팔만대장경 5 21.08.29 55 1 13쪽
32 검은 물 속의 팔만대장경 4 21.08.29 44 1 15쪽
31 검은 물 속의 팔만대장경 3 21.08.28 38 1 12쪽
30 검은 물 속의 팔만대장경 2 21.08.28 30 1 8쪽
29 검은 물 속의 팔만대장경 1 21.08.27 39 1 18쪽
28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8 21.08.27 25 1 9쪽
27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7 21.08.26 29 1 15쪽
»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6 21.08.25 29 1 9쪽
25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5 21.08.24 40 1 13쪽
24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4 21.08.23 35 1 10쪽
23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3 21.08.22 30 1 7쪽
22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2 21.08.22 40 1 12쪽
21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1 21.08.21 43 1 6쪽
20 용산역의 도깨비 12 21.08.20 47 1 7쪽
19 용산역의 도깨비 11 21.08.20 38 3 7쪽
18 용산역의 도깨비 10 21.08.19 42 2 8쪽
17 용산역의 도깨비 9 21.08.18 41 2 10쪽
16 용산역의 도깨비 8 21.08.17 43 2 11쪽
15 용산역의 도깨비 7 21.08.12 40 2 7쪽
14 용산역의 도깨비 6 21.08.12 40 2 11쪽
13 용산역의 도깨비 5 21.08.11 46 1 9쪽
12 용산역의 도깨비 4 21.08.10 50 2 9쪽
11 용산역의 도깨비 3 21.08.09 55 2 9쪽
10 용산역의 도깨비 2 21.08.08 92 3 8쪽
9 용산역의 도깨비 1 21.08.07 146 2 10쪽
8 궁녀4 (8) 21.08.06 132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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