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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달

조선타임트래블 Rerun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저승달
작품등록일 :
2021.08.03 10:03
최근연재일 :
2021.09.20 19:42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7,773
추천수 :
105
글자수 :
311,603

작성
21.08.23 19:47
조회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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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0쪽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4

DUMMY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아래로 바쁘게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거북이벽 앞 계단에서 쫄딱 젖어있는 네 사람은 이상한 눈으로 힐끔힐끔 쳐다본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의식하지 않고 주한은 거북이벽만을 올려다보고 있다.

그걸 지켜보는 소영은 그 기분이 이해가 되어 주한의 얼굴이 측은하다. 주한이 후 하고 숨을 들이쉬더니 이현과 정한을 돌아본다.


"그러니까 저기에 제 과거의 이름이 뜰거라는 말이죠?“


이현과 정한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인다.


"나왔다."


이현이 그런다. 그 말에 주한의 어깨를 잡고 있던 소영과 앉아있던 정한이 동시에 일어난다. 거북이상의 삼각형들이 돌아가면서 가운데에 노란 삼각형들이 빛나며 세 개의 글자를 보여주고 있다.


"... 최윤덕."


이현이 눈을 크게 뜬다.


"최윤덕?"


그러자 소영이 돌아본다.


"최윤덕이 누군데요?"


그리고 아차 하고 주한을 돌아본다. 그러자 주한도 어깨를 으쓱하더니 그런다.


"저도 모르는 사람인데요?"


그러자 소영이 이현을 돌아본다. 이현이 눈썹을 으쓱한다.


"왜 나를 봐?"


그러자 소영이 어깨를 으쓱한다.


"보통 이때쯤 되서 이 사람이 어떻고 어떻게 대단하고 훌륭한지 어쩌구 저쩌구 하고 설명해주시잖아요."


그러자 이현이 눈썹을 올린다.


"내가 언제?"


그러자 소영이 흠 하고 고개를 돌리자 소영의 어깨를 턱 잡는다.


"세종 때의 인물이야. 창원에서 태어났고 14살에 화살로 호랑이를 쏴서 잡았다는 기록이 있어."


그러자 소영이 저 보라는 듯 눈짓을 한다. 주한이 슬쩍 웃는다.


"스물두 살에 영해에서 왜구를 무찌르고 이후에 차례로 대마도를 정벌해서 정승이 되고 여진족을 물리치고 우의정이 되지. 나중에는 좌의정까지 올라서 세종대왕의 총애를 받은 장군이자 재상이야. 한마디로 말해서 세종 때의 조선의 방패였지."


그러고 나서 이현이 주머니에서 시자철을 꺼낸다.


"하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최윤덕 장군의 별명이 축성대감이었다는 거야."

"축성대감이요?"


이현이 씩 웃는다.


"우리가 어디로 가야할지 감 잡았어."


시자철에서 화악 하고 빛이 새어나오기 시작한다. 그러자 주한의 팔을 잡은 소영이 숨을 들이쉬면서 주한에게 고갯짓을 한다.


"숨 참아요."

"네?"


주한이 쳐다보는데 그 순간 훅 하고 네 사람의 몸이 훅 하고 뒤로 끌린다. 주한은 숨을 힉 들이쉰다. 마치 보이지 않는 갈고리가 목덜미 뒤에서 혼만 확 잡아채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눈앞에 눈부신 황금빛이 잠시 번쩍 하더니 다음순간 주한의 몸은 따뜻한 모래에 파묻혀있다.

모래사장에 얼굴부터 엎어져있던 소영이 천천히 고개를 든다. 철썩철썩 하고 파도가 치는 소리가 들린다. 천천히 손을 얼굴 옆에 대고 납작하게 뭉개진 얼굴을 든 소영이 고개를 들자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장이 보인다. 바로 옆에서 이현의 목소리가 들린다.


"자 보시라! 여기가 바로 18세기 조선의 남해안이야. 어때, 감회가 새롭지?"


그러자 입에서 모래를 퉤퉤 뱉고 있는 소영은 귀에도 모래가 들어찬 것 같다. 옆에서 신나서 파도를 바라보고 있는 이현은 아랑곳 않고 털썩 주저앉아서 파도가 치는 바다를 쳐다보고 있다.


"여기 남해 아닌데요."


이현이 휙 하고 돌아본다.


코흘리개 꼬맹이들이 옹기종기 갈매기새끼들처럼 이현을 쳐다보고 있다. 이현이 움찔 해서 물러서자 아이들이 고개를 갸웃 한다.


"여긴 1500년도 아니라오."


남자의 목소리가 뒤에서 그런다. 네 사람이 동시에 깜짝 놀라 쳐다보자 남자는 붓질을 하던 손을 멈추고 네 사람을 쳐다보며 씩 웃는다.


"그 아가씨 말이 정말이었고만."


그리고 세 사람이 계속 놀란 눈으로 쳐다보자 어께를 으쓱하면서 그런다.


"바다에 이상한 옷을 입은 네 사람이 깜짝 등장한다더니 정말이었어."

"아가씨요? 무슨 아가씨요?"


정한이 묻는다.


".... ...."


그때 남자가 그리고 있던 그림을 내려다보던 이현이 슬금슬금 정한의 뒤로 간다. 시원시원하게 생긴 쾌남형의 잘생긴 얼굴이다.

소영이 눈썹을 올리고 쳐다보자 이현이 정한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고갯짓으로 그림을 가리키면서 얼굴 표정으로 막 뭔가를 설명하려는 듯이 이상한 표정을 짓고있다.

그러자 마찬가지로 커진 눈으로 그림을 내려다보던 정한이 이현은 돌아보지도 않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자 이현이 입을 딱 벌린다.


"... 정말?"


그러자 소영과 주한이 옆에서 쳐다본다.


"왜 그러는데요?"

"창해낭구도야."


정한이 그런다. 그러자 남자가 고개를 들더니 네 사람을 향해 웃어 보인다.


"창해..뭐요?“


소영이 그런다. 그리고 그림을 내려다본다. 그러자 이현이 눈을 번쩍번쩍한다. 그러자 남자가 잡아먹을 듯 쳐다보는 두 남자를 보더니 바다 쪽을 가리키면서 말한다.


"아 원래 저편에서 그리고 있을 생각이었지. 그런데 어떤 아가씨가 와서 여기 앉아서 그리면 훨씬 더 잘 그려 질 거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와봤는데, 정말 이자리가 훨씬 낫지 뭐야."


이현이 눈을 찡그린다.


"아가씨요?"


김홍도가 고개를 끄덕인다.


"굉장히 예쁜 아가씨던데."


김홍도가 씩 웃는다. 그걸 이상한 표정으로 보고 있던 이현이 고개를 기웃하는데 소영이 이현의 팔을 잡아당긴다.


"저 그림이 왜요?"


그러자 이현이 돌아보더니 씩 웃는다.


"김홍도라고."


그러자 소영이 힉 하고 남자를 쳐다본다. 남자가 씩 웃으면서 올려다본다.


"왜 그래 아가씨?"


하는데 소영은 여전히 놀란 눈으로 김홍도를 쳐다보면서 그런다.


"진짜 그 김홍도예요?"


그러자 이현이 김홍도가 그리고 있던 앞의 그림을 가리키며 그런다.


"저거 그림 보이지? 저게 바로 김홍도가 그렸던 창해낭구도라는 그림이야."

"거기서 보지 말고 가까이 와서 보지 그래."


김홍도가 그런다. 그러자 소영이 화들짝 놀라서 김홍도를 쳐다본다. 김홍도는 씩 웃으며 손짓을 한다. 그러자 소영을 앞세워 세 사람이 다가간다. 소영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김홍도의 앞에 있는 그림을 쳐다본다.

마치 파도가 살아 있는 것 같은 푸른 물결, 바다 빛을 그대로 가져온듯한 파도 끝의 물방울이 보이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부딪히는 파도 속에서 검은 바위위에 종종히 앉아있는---

홍도가 손으로 가리킨다. 그러자 바위위에 촘촘히 앉아있는 흰 배의 좁쌀 같은 검은 눈을 가진 갈매기들을 본 소영이 소리친다.


"갈매기다!"


그러자 김홍도가 하하 하고 웃는다.


"김홍도야. 보다시피 잘생긴데다가 신선처럼 생겨서 사람들이 신선이라 불렀지."


이현이 말한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잘 그려서 소문이 자자했는데 나중에는 궁으로 들어가 영조나 정조의 그림을 그릴정도로 더더욱 일취월장 했지. 하지만 역시 김홍도가 오늘날까지 우리한테도 친근하고 유명한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을 그리는 풍속 화가이기도 했기 때문이야."


이현이 그런다.


"담배 써는 남자, 씨름하는 남자들 부채를 들고 부치는 사람, 대장간에서 일하는 사람, 공기하는 아이들, 배를 젓는 사람들, 말을 타는 아녀자, 물 긷는 여자들과 꾸중하는 훈장과 아이들까지! 너도 알고 있잖아?"


이현이 그런다. 그러자 소영이 김홍도를 보며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김홍도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이현을 쳐다보고 있다. 이현이 돌아보더니 고개를 으쓱한다.


"괜찮아요 이미 다 그린 것들이잖아요, 그죠?"


그러자 김홍도가 입을 벌리더니 다시 닫는다. 이현이 씩 웃더니 다시 정한과 주한을 돌아보더니 이번에는 김홍도에게 들리지 않게 고개를 숙이고 속삭인다.

주한과 소영도 저도 모르게 고개를 숙여 이현이 속삭이는 것을 듣는다.


"나중엔 영조의 초상화를 그리고 그다음엔 왕세손인 정조가 후원하는 화가가 되지. 천재적인 재능으로 스무 살도 되기 전에 도화서의 화원이 되고 나중에는 신선도, 군선도, 서당, 씨름, 타작, 우물가를 그린다고."


이현이 씩 웃으며 그러더니 다시 고개를 펴고 김홍도를 돌아본다. 김홍도는 눈을 크게 뜨고 이현네를 놀란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


".... 다시 묻겠는데, 당신들 대체 어디서 오셨소?"


그러자 이현이 씩 웃더니 그런다.


"아까 말한 여자 말이예요, 그 여자가 뭐라고 했어요?"


그러자 김홍도가 어깨를 으쓱한다.


"내가 이 그림을 그리고 나면 삼백년 뒤에 걸릴 곳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하던데? 예쁘긴한데 웃긴 아가씨였어. 삼백년 뒤면 이런 종이쪼가리는 오래전에 사라지고 없을 텐데 말이야. 안그래?"


그러자 이현과 정한이 서로를 쳐다본다.


"아 그리고 당신들이 오면 이걸 전해주라더군.“


김홍도가 정한에게 종이를 건네준다. 종이를 들여다본 이현이 눈썹을 찡그린다.


"... 팜플렛?"


정한이 이현이 든 팜플렛을 내려다보더니 다시 김홍도를 쳐다본다.


"이건 당신 전시회잖아요."


그러자 김홍도가 껄껄 웃는다.


"괜찮지? 내 특별 전시회 초대장이라더군. 이러니 내가 넘어가지 않을 수 있겠어?"


그러자 이현이 시자철을 꺼낸다.


"좋아 그럼 여기 날짜로 한번 가보자고.."


그때 “어” 하고 김홍도가 아는 척을 한다. 네 사람이 돌아보자 김홍도가 시자철을 가리키면서 고개를 으쓱한다.


"그 여자도 빛이 나는 비슷한 물건을 가지고 있던데."


그러자 정한이 이현을 쳐다본다. 그순간 시자철에서 다시 빛이 뿜어져 나오고 네 사람의 모습이 바닷가에서 훅 하고 사라진다.

아이들이 놀라서 꺅꺅대고 김홍도는 담배를 물더니 흠 하고 웃는다.


"...오늘은 신기한 일행들만 만나는구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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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검은 물 속의 팔만대장경 4 21.08.29 44 1 15쪽
31 검은 물 속의 팔만대장경 3 21.08.28 39 1 12쪽
30 검은 물 속의 팔만대장경 2 21.08.28 30 1 8쪽
29 검은 물 속의 팔만대장경 1 21.08.27 39 1 18쪽
28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8 21.08.27 25 1 9쪽
27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7 21.08.26 29 1 15쪽
26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6 21.08.25 29 1 9쪽
25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5 21.08.24 40 1 13쪽
»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4 21.08.23 36 1 10쪽
23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3 21.08.22 30 1 7쪽
22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2 21.08.22 40 1 12쪽
21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1 21.08.21 43 1 6쪽
20 용산역의 도깨비 12 21.08.20 47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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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용산역의 도깨비 10 21.08.19 43 2 8쪽
17 용산역의 도깨비 9 21.08.18 4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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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용산역의 도깨비 6 21.08.12 41 2 11쪽
13 용산역의 도깨비 5 21.08.11 46 1 9쪽
12 용산역의 도깨비 4 21.08.10 50 2 9쪽
11 용산역의 도깨비 3 21.08.09 55 2 9쪽
10 용산역의 도깨비 2 21.08.08 92 3 8쪽
9 용산역의 도깨비 1 21.08.07 146 2 10쪽
8 궁녀4 (8) 21.08.06 132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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