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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달

조선타임트래블 Re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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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승달
작품등록일 :
2021.08.03 10:03
최근연재일 :
2021.09.20 19:42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8,011
추천수 :
105
글자수 :
311,603

작성
21.08.08 11:28
조회
96
추천
3
글자
8쪽

용산역의 도깨비 2

DUMMY

<그리고 다시 현재>




앵두귀신이 소영이 건네준 앵두를 우걱우걱 먹는다.

종이를 건네준 이현과 정한은 팔짱을 낀 채 앵두귀신을 노려보고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이는 맛있게도 먹으며 다 먹을 때까지 약 올리듯 씩 웃고 있다.


"자 이제 김소영을 원래자리에 돌려놓을 거지?“


그런다. 그러자 앵두귀신이 어깨를 으쓱한다.


"내가 어떻게?"


그러자 이현이 눈을 부릅뜬다. 소영도 얼른 앵두귀신을 쳐다본다.


"네가 돌려놓기로 했잖아!"

"어허 젊은 아가씨 어른한테 반말을 해서 쓰나"


그러면서 꼬마가 눈썹을 올린다. 그러자 이현이 아이의 머리를 푹 누른다.

옆집 꼬맹이같이 생긴 게 귀엽긴 하지만 그래도 꼬마는 꼬마다. 그러자 꼬마가 머리위의 손을 향해 투다닥 하고 쳐낸다.


"이놈아 머리에서 손 치워!“


이현이 킬킬대며 손을 놓는다.


"어서 돌려놔요!“


소영이 그런다. 그러자 머리를 툭툭 치며 다시 정돈한 앵두귀신이 그런다.


"나도 못 돌려."


어린아이가 투덜거리는 것처럼 앵두귀신이 수상하게 툴툴거리는 목소리로 그런다.


"지금 시자철은 이현에게도 고집을 부리고 있잖아. 주인말도 안 듣는 상태를 내가 어떻게 고치겠어?"


"네가 나한테 시자철을 줬잖아. 사용법 같은 거 몰라?"


그러자 아이가 어깨를 으쓱한다.


"원래 네것 이었으니까. 나는 전달해 준 것 뿐이라고."


"누구한테서?"


정한이 묻는다. 그러자 꼬마가 입을 꾹 다문다. 이현이 눈을 부라린다.


"그럼 지금 뭣도 못 해주는 거 알면서 우릴 부려먹은거야?"


이현이 아오 저걸 그냥 하고 다가서자 정한이 이현의 목덜미를 콱 잡는다. 이현이 아오씨 하며 꼬마를 노려본다. 꼬마는 약 오르지 하는 표정과 약간 이현에게 겁이 난 표정 반반으로 흘낏 눈치를 본다.

그러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쉬며 털썩 벤치에서 내려온다.


"종이를 가져 온건 괜한 일이 아니었어. 너희가 다음에 찾아야 할 녀석과 연관이 있는 거라고."

"미안한데 지금 거북이는 시자철이고 뭐고 아무것에도 반응하고 있질 않거든. 완전히 고장 난 것 같아."


그러자 꼬마가 일어나더니 이현의 손에 있는 시자철을 낚아챈다. 그리고 슥슥 닦아내더니 리모컨처럼 거북이벽을 향한 뒤 버튼을 꾹 누른다.

그러자 거북이벽이 움직이기 시작하며 파란색으로 강지덕 이라는 이름이 뜬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던 사람들 몇이 벽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놀라 웅성거린다.

소영은 이현과 정한이 꼬마를 노려보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왜 그래요?"


소영이 묻는다. 정한이 삐걱거리는 고개를 돌려 앵두귀신을 내려다본다.


"너 일부러 이러는 거지."


정한이 갈라지는 목소리로 그런다. 그러자 꼬마가 어깨를 으쓱한다.


"나는 준비물을 챙겨 준거라니까?"


그러고 이현을 쳐다보며 말한다.


"소문을 듣자하니 얘들은 17세기 밀반입 전문 도깨비라고 하더라."


그러자 이현이 펄쩍 뛴다. 소영은 입을 딱 벌린 채 이현을 쳐다본다.

정한이 아예 앵두귀신을 노려본다.


"그만 부추겨.“


그러자 꼬마가 메롱 하더니 순식간에 사라진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카메라를 꺼내 찍기 시작하기 전에 이현이 얼른 시자철을 다시 누른다.

그러자 삼각형들이 돌아가며 다시 원래 거북이 모양대로 돌아간다. 소영이 거북이벽을 쳐다보며 그런다.


"저번에 내 이름이 나왔을 때는 노란색 글자였잖아요. 파란색은 뭐가 다른 거예요?"


그러자 이현의 얼굴이 거짓말 없이 확 밝아진다.


"도깨비야!"


그러고서 다시 빛이 나기 시작하는 시자철을 열어보더니 중얼거린다.


"1806년... 17세기 도깨비라고!"


이현이 신나서 그런다. 정한이 그 모습을 보고 한숨을 쉬지만 입 꼬리가 흔들거린다. 소영이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한다.


"사람들도 모자라서 이젠 도깨비들까지 시간을 돌려 줘야 되요?"


그러자 이현이 당연한거 아니냐는 듯이 소영을 쳐다본다.


"조선시대 도깨비면 조선시대에 있어야 한다고. 현대 도깨비면 현대에 있어야하고."


소영이 그 말에 손을 절레절레 젓는다. 그러다가 눈을 깜박한다.


"현대 도깨비라고요?"


이현이 신나서 그런다.


"당연하지. 인간들도 안 죽고 잘 살아왔는데 도깨비라고 갑자기 멸종했겠어?"


소영이 뜨악한 얼굴로 계속 쳐다보자 이현이 의아한 표정으로 내려다본다. 그러자 이현의 머리를 푹 누른 정한이 그런다.


"이현의 말은, 도깨비들도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야."


소영은 잠시 뜨악한 얼굴을 고수한다. 그러다가 이현과 정한과 시자철과 거북이벽을 번갈아 쳐다본 뒤에 다시 마음을 고쳐먹은 것처럼 입을 다물더니 다시 묻는다.


"그럼 현대로 떨어진 18세기 도깨비는 어디 가서 찾을 건데요?"


그러자 이현이 머리를 팍 든다.


"도깨비를 찾으려면 도깨비들한테 물어봐야지."





***





그러더니 갑자기 일어서서 지하철 계단을 내려간다.


"어디가요?“


소영이 소리친다. 그러자 이현이 돌아보더니 씩 웃는다.


"용산역!"

"그러니까 우린 지금 도깨비를 만나러 용산역에 가는거라고요."


소영이 그런다. 이현이 고개를 끄덕인다. 놀이공원에 가는 초등학교 애가 저런 표정을 지을까 싶다.

신나서 지하철 밖을 내다보는 이현의 옆모습을 보고 있던 소영이 정한을 돌아보며 묻는다.


"알았어요. 그럼 도깨비가 있다고 치고. 그럼 각시들은 그냥 일반 사람들도 모자라서 도깨비도 잡아온단 말이에요?"


그러자 정한이 고개를 기웃 한다.


"각시들은 시간의 틈에서 나온 괴물들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힘으로는 상대가 되지 않아. 일대일로 싸운다면 도깨비들도 우리나라의 신령한 귀신들이니까 상대가 될지 모르겠지만 각시들이 시간을 찢어서 미래로 내칠 때에는 거의 저항할 방법이 없거든."


그리고 잠시 생각하더니 그런다.


"이 경우에는 조금 다르기는 해. 사람들은 각시가 과거에서 찢어서 미래로 떨어뜨리면 기억을 잃어버리는데다 각시가 주입한 새 기억이 덧붙여지는데 도깨비들은 안 그러거든."

"기억이 남아 있다고요?"


소영이 묻는다.


"기억이 남아있는채로 몇백년 뒤의 미래에 떨어져서 살고 있는 거예요?"


그러자 정한이 고개를 끄덕인다. 소영은 잠시 생각한다.

도깨비는 사람과 생각하는 방식이야 다르겠지만 갑자기 본래의 시간에서 찢겨서 미래로 떨어진다면 그 마음이 어떨지 잘 상상이 가지 않는다.

소영은 등받이에 등을 턱 기댄다.


"도깨비는 어떻게 생겼는데요?"


그러자 자리에 다시 털썩 주저앉은 이현이 어깨를 으쓱한다.


"... 그냥 사람이랑 똑같이 생겼어."

"뿔도 있어요?"


소영이 묻는다.


"없어."

"흠."


소영이 고개를 갸웃한다.


"그럼 어떻게 구별해요?“

"눈."


이현이 그런다.


"네?"


이현과 눈이 마주치자 이현이 소영을 빤히 내려다본다. 속눈썹 아래의 이현의 눈은 깜짝 놀랄 만큼 새카맣다. 이현이 입을 연다.


"눈이 켜지거든."


그때 뚜두둑 하고 지하철 불이 꺼진다.

노을이 지난 시간의 바깥 하늘의 붉은 햇살이 지하철 안을 비추고 있지만 깜짝 놀란 어린 아이들이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그러자 몇몇 엄마들이 아기들을 다독이는 소리가 난다.


"여긴 원래 그래. 자 봐, 다음역이 서울역이지? 여기에선 불이 꺼지고 열차속도가 느려진다고."


이현이 말을 멈추더니 고개를 들고 흠 하고 두리번거린다. 정한이 이현을 향해 눈짓하자 이현이 자신의 빛나기 시작하는 코트 주머니에서 시자철을 꺼낸다. 시자철은 희미하게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소영이 내려다보자 이현이 흠 하고 흥미로운 소리를 낸다. 잠시 뒤 다시 지하철 안에 깜박이며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다시 열차 속도가 빨라진다.

소영은 몇 번 지나와봐서 알고 있었지만 지하철 안은 저 구간을 지날 때마다 역시 조용해졌다.


"도깨비들은 눈이 녹색이거든."


다시 정적을 깨고 이현이 그런다.


"어둠속에서도 켜지는 녹색 눈이야."


소영은 이현의 눈을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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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검은 물 속의 팔만대장경 1 21.08.27 42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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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7 21.08.26 31 1 15쪽
26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6 21.08.25 31 1 9쪽
25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5 21.08.24 43 1 13쪽
24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4 21.08.23 37 1 10쪽
23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3 21.08.22 32 1 7쪽
22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2 21.08.22 42 1 12쪽
21 바다를 거니는 신선들 1 21.08.21 45 1 6쪽
20 용산역의 도깨비 12 21.08.20 52 1 7쪽
19 용산역의 도깨비 11 21.08.20 40 3 7쪽
18 용산역의 도깨비 10 21.08.19 43 2 8쪽
17 용산역의 도깨비 9 21.08.18 45 2 10쪽
16 용산역의 도깨비 8 21.08.17 46 2 11쪽
15 용산역의 도깨비 7 21.08.12 44 2 7쪽
14 용산역의 도깨비 6 21.08.12 42 2 11쪽
13 용산역의 도깨비 5 21.08.11 49 1 9쪽
12 용산역의 도깨비 4 21.08.10 53 2 9쪽
11 용산역의 도깨비 3 21.08.09 59 2 9쪽
» 용산역의 도깨비 2 21.08.08 96 3 8쪽
9 용산역의 도깨비 1 21.08.07 151 2 10쪽
8 궁녀4 (8) 21.08.06 137 2 11쪽
7 궁녀4 (7) 21.08.05 13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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