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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리아 님의 서재입니다.

아인슈타인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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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리아
작품등록일 :
2013.08.26 12:36
최근연재일 :
2014.02.0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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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8.2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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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제 2 장 연구노트 - 제국의 음모

DUMMY

(1) 제국의 음모


푸른 하늘을 향해 쭉 뻗어있는 수십 개의 기둥이 거대한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동대륙 아르카 제국의 상징 황궁(皇宮), 그 황궁 깊숙한 곳에 위치한 황제의 집무실, 그 집무실에 찬란한 보석이 박혀있는 금관을 쓴 황제가 턱을 괸 채 용좌(龍座)에 앉아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집무실 안에는 황제에게 불려온 세 명의 신료가 서있었다.


“총리대신, 분석은 끝났는가?”

“네 폐하, 드래곤 알이라 여겨졌던 고대지구의 타임캡슐이 발견된 건 전 세계에서 수천여개, 그 중 내용물이 남아있던 건 수백 개입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한 자료는 백 개가 넘지 않을 것이라 추정됩니다. 또한, 던전이 발견된 곳은 우리 동대륙을 비롯해 각 대륙별로 서너 개씩입니다. 이중 3분의 2 정도는 TCD(타임캡슐 디스커버러Time capsule discoverer)에 의해 도굴된 뒤였고 각 제국이 확보한 던전은 한 개 남짓입니다. 다행히 우리 아르카 제국은 두 군데를 확보할 수 있어 ‘그것’에 대한 정보전에서는 우위에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아~ 다 아는 얘길 그렇게 자세히 설명할 필요는 없어. 자료 분석은 어떻게 됐는지 결론만 말해봐.”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는 총리대신의 보고가 더 길어질 듯하자, 황제는 말을 끊고 결론을 말하라고 재촉했다. 그러자 옆에 서 있던 제국아카데미 총장이 말을 받았다.


“고대지구의 물리학을 우리가 따라갈 순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부분을 마법으로 대체할 수 있다면 불가능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가능하단 말이지? 그럼 언제쯤 완성할 수 있을까?”

“더 많은 분석과 실험이 필요하겠지만 저희 마법공학자들의 견해로는 십년 정도 실험해야 어느 정도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뭐 십년? 리만이나 베르딘의 자료까지 쓸어왔는데도 십년 동안 실험을 해야 한다는 거야? 그놈들이 다 안 푼 거 아냐?”

“그건 아닙니다. 서대륙 리만제국과 중앙대륙 베르딘 제국의 학자들도 공동 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견해도 대동소이(大同小異)합니다.”

“아니 처음부터 발명하는 것도 아니고 고대 자료가 있는데도 그 정도나 걸린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 더 앞당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


밀어붙이려는 황제를 설득하려는 듯 총리대신이 덧붙였다.


“폐하, 고정하시옵소서. 고대인들도 ‘그것’을 발명하기까지 몇 백 년이 걸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린 그런 자료가 있기에 십년정도밖에 안 걸리는 겁니다.”

“십년, 무엇이 문제야? 안 돼. 자네는 그때까지 이런 비밀내용이 플로토 놈들에게 안 들어갈 것 같나? 무슨 수를 쓰더라도 수년 내에는 성공시켜야 돼”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려는 황제와 ‘무리다’라고 주장하는 실무진들의 대립, 이것은 하루 이틀 사이에 진행된 것이 아니다. 무엇 때문 인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황제의 얼굴엔 초조함과 짜증이 뒤섞여 있었다. 다시금 무리라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학장은 깊게 숨을 들어 마시며 입을 열었다.


“후~, ‘그것’을 만들 이론은 거의 밝혀진 것 같습니다만 실재로 구현하기가 어렵습니다. 구체적 실험 장비나 ‘그것’에 대한 도면, 하물며 고대인의 연구노트라도 하나 발견되었다면......, 현재론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격입니다.”

“엄살 그만 떨고 방법을 찾아봐 방법을!”


그때 둘 사이의 언쟁을 아무 표정 변화 없이 지켜만 보던 국방대신이 끼어들었다.


“폐하,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방법이 있어?”

“네 폐하, 실무책임자인 학장의 말대로 실험을 반복해 시행착오(試行錯誤)를 거치는 게 당연한 수순입니다. 그렇다면 그 시간을 버는 방법은 어떨까 합니다.”

“시간을 벌어? 어떻게?”

“우리 제국의 숙원사업인 통일전쟁을 일으켜 플로토의 관심을 다른 데로 옮기는 겁니다. 이것은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가 있습니다. 플로토의 관심을 다른 데로 옮기는 것, 숙원사업을 진행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던전을 발굴 하여 ‘그것’에 대한 자료를 더 확보하는 것입니다.”

“흐음, 자이젠 왕국 말이지? 그곳에 정말 던전이 남아있을까? 망할 놈의 TCD가 벌써 파헤친 건 아니겠지?”


총리대신이 말을 받았다.


“고대지구의 대륙지도와 비교해보면 현재 우리 동대륙은 고대인이 아시아라고 불렀던 대륙입니다. 우리 아르카 제국은 그 당시 강대국 중 하나인 중국지역을 차지하고 있고, 또한 고대지구에서 강력했던 무기대국인 러시아의 위치가 대륙남부 자이젠 왕국이란 건 발견된 타임캡슐에 의해 밝혀진 내용입니다. 타임캡슐에 따르면 러시아 던전의 개수는 네 개......”

“아~ 아, 그만! 던전 개수는 네 개, 그중 TCD에 도굴당한 건 두 개, 자이젠 왕국이 확보한 건 한 개, 남은 건 하나다 이 말이지. 자넨 다 아는 얘길 꼭 그렇게 장황하게 설명해야하나?”

“송구스럽습니다. 그런데 자이젠 왕국의 중요도는 자원 때문에 더 올라갑니다.”

“그것도 그만! 어쨌거나 결론은 자이젠 왕국을 점령하잔 얘기잖아. 역시 국방대신이야. 자네가 제일 짐(朕)과 성정이 맞는 것 같군. 우리 아르카 제국에서 안되는 게 어디 있어. 밀어붙이면 다 되게 되어있는 거야. 어쨌든 그렇게 결론 내자고. 자~ 총리대신, 내일 모든 대신들을 소집하게, 출석을 부를 테니까 아프더라도 다 오라고 해.”

“네 폐하.”


한편, 비슷한 내용이 중앙대륙 베르딘 제국의 황성에서도 논의되고 있었다.


“외무부는 여러 대신들이 모두 알아들을 수 있도록 지금까지의 경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발표해보시오.”

“네, 폐하.”


황제의 허락을 받은 외무대신의 눈짓에 외무부 산하 정보국 국장이 일어섰다.


“정보국장 체이서 백작입니다. 현재까지 남대륙의 식민지 정책은 아무 이상 없이 잘 진행되고 있고 타 제국들과의 협조도 원활한 상태입니다. 단지, 특이사항이라면 시치리스 섬 마법도형에 대해 제네리아 왕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것입니다. 제네리아를 대표하는 마법공학자인 프로이트 박사와 그의 그룹이 그것에 대해 우려할 만큼 깊숙이 접근한 것 같습니다.”

“후속 조치는 취했소? 경들도 알다시피 시치리스 섬은 우리의 역린(逆鱗)이요. 교육을 통한 세뇌작업에 문제가 없는지 계획부터 다시 검토하시오. 세뇌계획이 시작된 게 벌써 수백 년이 흘렀으니 요즘 상황과 맞지 않을 수도 있소. 민심도 살펴보고.”

“네 폐하, 조만간 보완하여 보고 드리겠습니다.”

“신중히 검토하시오. 그건 그렇고 프로이트 박사는 어떻게 조치했소? 다른 제국도 아는 내용이오?”

“네 폐하, 다른 제국에도 정보국을 통해 통보했습니다. 제네리아는 ‘남대륙 파이 나누기 계획’에 의해 본국 몫으로 남겨진 영역에 위치합니다. 그래서 다른 제국도 우리에게 모든 조치를 일임한다고 통보를 받은 상태이고 프로이트 박사는 신병을 인도 받기로 제네리아와 협의가 끝난 상태입니다.”

“잘 하셨소. 신속히 신병을 확보하도록 하시오. 또 다른 내용은 없소?”

“동 대륙 아르카 제국이 조만간 움직일 듯합니다.”

“후후, 그 늙은이가 드디어 칼을 빼드는 군. 우리가 가진 ‘그것’에 대한 정보도 넘겨줬으니 슬슬 움직일 때가 되었지. 그래 정보국 판단은 어떻소, 아르카가 그걸 성공하겠소?”

“같이 참여한 우리 제국의 학자들 말로는 어느 정도 비밀을 풀었다고 합니다. 서 대륙의 리만 제국도 협조를 잘하고 있답니다.”

“미개한 리만이야 신경 쓸 것도 없지. 그 놈들이야 식량만 풀면 다 퍼 주는 놈들이니.”

“네 황제폐하, 그래서 조만간 동 대륙에서 통일전쟁이 일어날 겁니다.”

“그것에 맞춰 리만도 통일 전쟁을 시작할 거고, 이제 우리가 나설 때가 된 건가?”

“네 폐하, 동, 서 대륙의 전쟁이 시작될 때가 우리 제국이 움직일 땝니다.”

“그래요. 모두 계획대로 잘 되고 있군요. 다시 한 번 강조하겠소. 지금이 가장 중요한 때요. 얼마 안 남았으니 조금만 더 분발해 주시오. 막대한 이득을 경들에게 안겨줄 것을 약속하오.”

“네 폐하, 반드시 성공시키겠습니다.”

“자~ 완전한 독립을 위하여!”

“독립을 위하여, 황제폐하 만세.”

“만세.”


모여 있던 모든 대소신료들이 한 목소리로 만세를 외쳤다. 그들을 바라보는 황제의 굳게 다문 입술에 어느 샌가 희망의 미소가 살며시 피어올랐다.


* * * * * * * * * *


가슴이 답답해 뒤척이다 눈을 떴다. 감기 때문인지 지독한 꿈을 꾼 듯하다. 앤드류의 육중한 몸이 날 짓누르는 무시무시한 꿈이었다.


‘헉!’


무거운 머리를 흔들며 몸을 일으키다 깜짝 놀라고 말았다. 분명 거실에서 눈을 붙였는데 침대에서 두 여인에게 끼인 채로 자고 있었던 것이다. 비몽사몽(非夢似夢), 어제 일어났던 많은 일들이 꿈결 같았는데, 아니 꿈이라고 믿고 싶었는데, 두 여인을 확인하니 로소 현실감이 느껴진다. 언제, 누가 옮겨 놓았는지 침대에 눕혀져 있고 속옷 차림이었다. 두 여인도 속옷 위에 헐렁한 내 셔츠를 입고 잠들어 있다. 아마도 잠옷으로 내 드레스 셔츠를 계속 이용하려는 생각인가 보다. 제니는 내 팔을 안고 날 보며 옆으로 누워있었고, 수잔은 태평하게 다리를 내 배 위에 올려놓곤 제네리아 왕국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가 어떤 건지를 몸소 보여주고 있었다. 앤드류에게 짓눌리는 꿈을 꾼 이유가 수잔의 다리 때문일 것이란 잡스런 생각이 들며 쓴 웃음이 나왔다.


‘정말 적응하기 힘들군. 후~’


그녀들이 깰까 조심스레 제니에게 잡혀있던 팔을 빼고는 수잔의 다리를 제자리(?)로 옮기며 천천히 일어섰다. 맨손에 와 닿는 수잔의 다리 감촉이 기름을 칠한 듯 유독 부드럽게 느껴지는 건 어째서일까. 그녀들의 모습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교수님. 너무 무서워요. 저 좀 안아주세요. 흑흑”


살며시 제니의 팔을 풀어내자 더욱 내게 파고들며 흐느낀다.


“으응, 제니 일어났어?”


잘못한 일도 없는데 팔을 풀어낸 자세 그대로 멈춰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일종의 자격지심이리라.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대답했다.


“......”


‘후~ 잠꼬댄가 보네. 얼마나 힘들었으면.’


안쓰러웠다. 지인(知人)들이 체포되어 끌려갔다는 사실이 스무 살의 제니가 감당하기엔 힘든가보다.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조심스러워야하지?’


생소한 감정이 치 솟는다. 동정심? 호감? 나에겐 사치일 뿐이다. 머릿속으로 추측 가능한 범위에서 세상이 돌아가는 게 가장 편하다. 그런데 꼭 그렇게 사는 게 행복한 것일까? 예상한 대로, 생각한 대로 세상이 움직여 간다면 사는 게 쉬울 것이다.


‘몇 년 동안 가슴보단 머리로 살려했지. 하지만 그게 사는 것일까? 세월을 견뎌 나가고만 있는 게 아닐까?’


잊고 있던 가슴의 고동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그녀’에게만 뛰던 그 가슴이. 고동 소리가 더 크게 들려오는 것 같자 별것 아닌데도 마른 침만 삼키게 된다. 상체를 조심스레 들어 올려 수잔의 다리를 옆으로 치워냈다.


“으음, 닥터 지니, 저 어때요?”

“헉, 무 무슨 뜻이오?”

“......”


수잔의 말도 잠꼬대인 듯 대답이 없다.


‘휴우, 이거 참. 이게 다 뭔 일이야. 정말 적응 안 되는군.’


“어떠냐니까요? 저 사실은 닥터 지니를......”


잠꼬대가 맞는지 뒤로 갈수록 목소리가 점점 작아진다.


“언니! 교수님은 내가 먼저 찍었다니까.”

“제니야, 네가 양보해라, 언니가 더 급해.”


‘잠꼬대로 둘이서 대화를 하는 게 가능한가? 이런 또 당했군.’


“그만, 그만장난치고 일어나시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오?”


기지개를 길게 키며 수잔이 일어나며 말한다. 흐트러진 옷을 입고는 제 집인 듯 능숙하다.


“호호, 얼굴 빨개진 거 봐. 호호. 에이~ 닥터 지니 품도 참 포근했는데 아쉽네. 하~암.”


‘도’라는 말이 걸린다. 나의 품도? 그럼 다른 품도 있었다는 것일까?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는 질 모르겠다.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 말이다. 이럴 땐 빨리 일 얘기를 하는 게 낫다.


“갔다 온 일은 어떻게 되었소. 빨리 출근준비를 해야 하니 서두릅시다.”

“잘되었어요. 제니가 설명해 줄 거예요.”


제니에게 눈짓하는 수잔을 따라 제니를 바라보았다.


“교수님, 그런데 출근은 안하는 게 낫지 않아요?”

“아니, 내 생각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행동하는 게 나을 것 같아. 닥터 수잔도 어서 출근 준비하시오. 아무런 일 없었다는 듯 행동해야 기관의 눈을 피할 수 있을 것 아니오.”

“그 말씀은 맞아요. 그래 제니야, 너도 어서 준비해. 아침 먹으면서 얘기하고.”


간단히 차려진 아침을 먹으며 얘기를 나누었다. 새벽길의 노천카페에서 아침을 먹는 내 즐거움은 언제쯤 다시 찾을 수 있을까, 피곤이 더 밀려오는 것 같다.


“닥터 지니, 당신 수업은 언제 끝나요? 전 오늘 오전 수업만 있는데.”

“나도 오늘 오전 제니가 듣는 강의만 하나있고 없소. 이번 학기는 그 수업 빼곤 모두 개설하지 않았소.”

“하긴 당신이 요 몇 년간 너무 혹사했다고 총장님이 배려해주신다는 얘긴 들었어요. 제니는 어떠니, 신입생이라 오늘도 수업 많지?”

“예, 불행하게도 수업이 오늘 제일 많은 날이에요.”

“그럼 제니야, 닥터 지니에게 새벽일을 설명 드리렴.”


제니의 설명은 이랬다. 어제 우여곡절 끝에 겨우 앤드류의 서재로 들어간 일과 그 안에서 스크롤을 찢을 수 있었던 것. 그리고 그 현상들. 제니의 기억력은 대단했다. 마치 옆에서 본 것처럼 그림을 그려가며 어떤 형태로 빛이 났고 색깔이 어땠으며 어느 방향으로 어떤 빛이 얼마만큼 났는지를 수치까지 동원하며 자세히 설명했다. 옆에 있는 수잔은 제니의 능력을 원래부터 알고 있었던지 흐뭇한 표정을 지은 채 보란 듯이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흐음, 그렇다면 이 방향이군.”


새벽에 같이 본 지도를 다시 펴 들고 빨간 팬으로 줄을 긋자 수잔이 참견한다.


“네? 그 방향은 아무것도 없잖아요. 야산인데?”

“그래. 두 사람 모두 고생했는데 결론은 그렇게 도움이 안 되게 나오네. 이 방향으로 100미터 내외에 있다는 것, 현재론 알 수 있는 건 이게 다야. 성과라면 다른 집으로 보내지지 않았다는 거지.”

기대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 실망스러운지 수잔이 다시 툴툴거린다.


“아무리 제니의 기억력이 뛰어나다 해도 각도가 조금만 틀어져도 찾아봐야할 야산의 면적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요.”

“땅 속에 있다면 더욱 더 어렵지. 이정도로 찾기는 불가능하다고 보면 되오.”

“땅 속? 교수님, 땅속으로도 100미터인가요?”


땅속이란 말에 의아해 하며 제니가 묻는다. 아직 마법의 속성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래, 반경 100미터는 땅속이든 물속이든 공중이든 어디든 상관없어. 이 지도를 보면 야산 너머까지 갈 수도 있어. 길 따라 가는 게 아니라 직선거리니까.”


마침 생각이 낫다는 듯 손뼉까지 치며 수잔이 말을 이었다. 행동하나 하나가 눈에 자꾸 들어온다. 어떨 땐 섹시한 모습으로 어떨 땐 귀여운 모습으로.


“으음, 야산 너머엔 튜브 스테이션이 있어요. 아 맞다. 앤드류박사님이 산학공동개발 프로젝트를 그 튜브 스테이션에서 한다는 얘길 들었어요. 비행 튜브에 대해 공동개발 한다고 제 역학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었죠.”

“비행튜브? 그런 것도 연구했었소?”

“네, 현재 마법으로 움직이는 비행기는 속도가 음속을 돌파하진 못해요. 그런데 고대인의 비행기는 음속은 우습게 통과했다는 말을 듣고는 튜브에 접목하면 가능할 거라고.”

“흠, 그럼 그쪽일 가능성도 있겠군.”

“그럼 닥터 지니, 저랑 오후에 그곳에 가 봐요. 헉 벌써 시간이, 어서 일어나요. 늦겠어요.”

“그래 참, 제니는 옷가지랑 지낼 때 필요한 것들 좀 사. 닥터 수잔의 옷도 좀 사 오고.”


카드를 꺼내 제니에게 주며 말했다.


“응? 내 옷은 이것만으로 되는데, 섹시하고 좋지 않아요? 닥터 지니!”


자신의 몸을 두 팔로 감싸 쥐며 그윽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헐렁한 셔츠 사이로 그녀의 뽀얀 가슴이 더 도드라져 보였다.


“크음, 그만하시오. 닥터 수잔은 너무 짓궂소. 어서 출근 준비나 합시다.”


세차게 두방망이질 치는 심장소리가 들릴까봐 서둘러 현관을 나섰다.


“호호, 닥터 지니, 옷은 갈아입고 가셔야죠. 호호.”

“.......”


짧은 아침 소동, 이렇게 우린 간단히 아침을 먹고는 아카데미로 향했다. 머릿속엔 앤드류가 말했다는 ‘첫날’이란 단어가 계속 떠올랐다가 사라지길 반복했다.


‘앤드류, 네가 정말 하고 싶은 얘긴 도대체 뭐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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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Personacon 수면선인
    작성일
    13.10.09 13:23
    No. 1

    2115년이면.. 러시아는 더이상 세계를 선도하는 무기 대국이라고 보기 어렵지 않을지.. 생각해봅니다. 군사력은 경제력에 비례하고, 축적된 기술력도 시간을 이겨내지 못하는 법이니.. 2012년 gdp 기준으로 중국은 러시아의 4배이고 eu는 러시아의 7배, 미국은 7.5배에 달하니 추세의 흐름이 이어진다면 러시아의 무기 기술력은 21세기 후반쯤에는 꽤 경쟁력을 잃지 않을까 하는 견해를 올려보옵니다. 러시아의 미래가 그리 밝지 않은데에는 고유가 및 가스에 의존하는 불안정한 경제, 감소하는 인구, 마피아 국가로서 제어할 수 없는 거대한 지하 경제 등으로 국력의 상승치도 제한적이고, 상대적으로 중국, 인도, 브라질의 부상 속도는 월등히 빨라 무기대국의 입지도 지켜나갈지 조금은 회의적입니다. 냉전 이후 러시아가 차지하던 무기 수출액의 비중도 계속 감소추세이고, 기술경쟁의 상징인 우주분야에서는 5위권도 지키기 버거운 실태가 되버렸으니.. 제국 입장에서는 러시아보다는 중국 유적이 훨씬 가치가 있고 좋지 않을까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옐리아
    작성일
    13.10.11 18:36
    No. 2

    대단하세요. 제가 전혀 신경쓰지 못했던 부분을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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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제 5 장 맨해튼 프로젝트 - 드래곤 프로젝트 +4 13.09.16 4,649 56 15쪽
26 제 4 장 E=mc^2 - 2차 타격 +6 13.09.14 5,925 74 9쪽
25 제 4 장 E=mc^2 - 중수공장 +4 13.09.14 5,735 53 16쪽
24 제 4 장 E=mc^2 - 에너지와 질량의 교환 +4 13.09.14 4,989 36 12쪽
23 제 4 장 E=mc^2 - 핵무기 개발계획 +4 13.09.14 5,173 52 11쪽
22 제 4 장 E=mc^2 - 전쟁억제력 +2 13.09.11 764 18 9쪽
21 제 4 장 E=mc^2 - 알폰소 왕자 +1 13.09.08 5,430 66 11쪽
20 제 3 장 드래곤의 알 - 다중우주, 차원의 분리 +3 13.09.06 6,078 83 12쪽
19 제 3 장 드래곤의 알 - TCD 회의 +1 13.09.06 4,118 54 9쪽
18 제 3 장 드래곤의 알 - 고대의 유물 +3 13.09.05 5,255 91 11쪽
17 제 3 장 드래곤의 알 - 가문의 비밀 +6 13.09.04 4,376 61 13쪽
16 제 3 장 드래곤의 알 - 가문의 비고(秘庫) +5 13.09.03 5,002 56 18쪽
15 제 2 장 연구노트 - 우라늄 235 +4 13.09.02 5,685 81 23쪽
14 제 2 장 연구노트 - 연구노트의 행방 +6 13.09.01 7,362 68 19쪽
13 제 2 장 연구노트 - 천재소년과 나 +2 13.09.01 5,845 46 14쪽
12 제 2 장 연구노트 - 사첼 백과 채찍 그리고 자전거 +4 13.08.31 5,513 97 15쪽
11 제 2 장 연구노트 - 단서 2 +2 13.08.29 4,737 70 12쪽
10 제 2 장 연구노트 - 드러난 숫자 88, 14, 79 +7 13.08.28 5,631 54 16쪽
9 제 2 장 연구노트 - 단서 1 +2 13.08.28 9,299 93 11쪽
» 제 2 장 연구노트 - 제국의 음모 +2 13.08.27 6,654 68 17쪽
7 제 1 장 위대한 발견 - 닥터 수잔과 제니 그리고....... +2 13.08.27 6,620 120 23쪽
6 제 1 장 위대한 발견 - 제니아 로렌스 +4 13.08.27 5,298 84 25쪽
5 제 1 장 위대한 발견 - 닥터 수잔 +4 13.08.26 4,268 79 13쪽
4 제 1 장 위대한 발견 - 바람의 마법도형 +2 13.08.26 7,079 83 11쪽
3 제 1 장 위대한 발견 - 프로이트 박사 +3 13.08.26 7,940 86 9쪽
2 제 1 장 위대한 발견 - 마법공학 발전사 +2 13.08.26 4,174 35 13쪽
1 Prologue +2 13.08.26 6,424 92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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