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고렘팩토리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프 크라이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게임

성상영
작품등록일 :
2015.11.05 00:16
최근연재일 :
2016.10.18 23:00
연재수 :
348 회
조회수 :
2,379,044
추천수 :
59,962
글자수 :
1,084,750

작성
16.04.15 23:00
조회
6,046
추천
155
글자
7쪽

비사

DUMMY

@비사



비사라는 것은

비밀스러운 역사를 뜻한다.

그것은 대부분이

타인에게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이며,

알게 되는 순간부터 위험을 떠안게 된다.


-이야기-












“어서 오게.”

잘카르탄 공작. 그의 영지는 랑고트와의 접경지대에 위치해 있다. 밀튼 공작령이라고 불리는 곳.

그곳이 잘카르탄 공작의 영토다.

왜 이름이 다른가? 그것은 밀튼이 바로 왕에게서 하사받은 미들네임이기 때문이다.

본시 잘카르탄 가문은 개국공신 가문이고, 듣기로 큰 공을 세워 밀튼이라는 성을 또다시 하사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잘카르탄 가문은 그들의 영지를 밀튼이라고 불렀다. 밀튼 공작령, 또는 잘카르탄 공작령 둘 다 맞는 말이다.

그런 잘카르탄 공작 가문의 가주이자 현재 공작인 반백의 노인이 나를 맞았다.

머리를 뒤로 단정히 넘겨 다듬은 그는 단단하고 다부진 한 자루의 칼처럼 보였다.

과연… 마나 마스터다운 위용이군. 강하다. 보통 강한 정도가 아닌 매우 강하다.

이 정도 힘이라면 거의 나의 스승이신 데스나크람 님과 자웅을 겨룰 수 있을 정도라고 할까? 물론 마법사와 무인의 전투력을 일반적으로 따질 수는 없지만.

“만나 뵈어서 영광입니다, 공작 각하. 용병인 라임이라고 합니다.”

“이야기는 많이 들었네. 이런 자리에 앉아 있으면 이런저런 정보는 수하들이 알아서 가져다주거든.”

그렇군. 뒷조사인가.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지.

“그런데 이분은…….”

문제는 왜 이 자리에 공작만이 아닌 저 여자가 같이 있느냐는 거다.

이름도 모르고, 단지 하이몰 백작의 딸이라고만 알고 있는 붉은 머리를 뒤로 넘겨 포니테일로 묶은, 약간 치켜뜬 눈이 도도해서 매력적인, 붉은 눈의 다부진 얼굴을 한 소녀 말이지.

“내 손녀인 세이란일세.”

엉? 뭐야? 하이몰 백작의 딸이 아니었어? 왜 갑자기 당신의 손녀라는 말이 나오는 거야?

허 참, 저번의 그 일에 내가 잘못 알고 있던 정보가 대체 몇 가지인 거지?

그렇게 생각하는데 세이란이라는 소녀는 고개를 까닥하고 말았다.

흠… 과연 귀족의 여식이군. 아랫것하고는 별로 놀고 싶지 않다는 의지가 철철 흘러넘친다, 넘쳐.

“자네를 부른 이유는… 내 아들놈 때문이지.”

공작이 왜 지 아들을 나한테서 찾아?

“여기에서 들은 이야기는 어디에서도 해서는 안 되네.”

“알고 있습니다.”

“그런가? 베리얼 군과 아는 사이라니… 믿어보도록 하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센슨이라는 이름을 쓴 그 머저리가 바로 내 아들일세.”

뭐라고라고라?

잘카르탄 공작은 담담하게 나를 보았다.

“그리 놀라지 않는군.”

“충분히 놀랐습니다, 공작 각하. 어쩐지 공교롭다고 생각하고 있기는 했습니다만.”

“그래서 간단하게 묻겠네. 그 녀석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고 있나?”

“저도 모르겠습니다. 스승님이 마을을 떠나셨다는 것도 오늘에서야 알았으니까요.”

“스승님?”

공작의 눈이 꿈틀거렸다.

“야장술을 배웠습니다. 스승님께 많은 신세를 졌었지요.”

“할아버님, 이자는 마법 무구를 만들어 팔았던 적도 있습니다.”

그때 조용히 차를 마시던 세이란이 나를 노려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니, 이 여자 애는 또 왜 노려보고 난리야?

“그런가. 그 바보 녀석이 아직도 그걸 포기 못했는가.”

“아버님은 반드시 찾아내야지요. 반드시.”

“후우! 너를 볼 면목이 없구나. 그래, 알았네. 혹 그 녀석에게 연락이 온다면 나에게 제일 먼저 가르쳐 주기 바라네.”

“알겠습니다.”

“그만 나가보게.”

공작의 명에 나는 인사를 하고는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세이란이라는 소녀가 따라 나오는 게 아닌가?

여자 아이답지 않게 남장을 하고, 머리는 뒤로 넘겨 포니테일로 묶은 모습이 묘하게 중성적이고 예쁘다.

착 달라붙는 갈색 튜닉에 바지는 남성 귀족들이 잘 입는 검은 바지. 그리고 신발로는 딱딱하고 둥근 구두를 신었다.

허리춤에 찬 검을 보니 꽤 검 솜씨를 가진 듯한데…….

“그래, 그때는 잘 도망갔나, 사령 마법사 라임?”

그녀를 슬쩍 보고 있는 동안, 그녀의 입에서 뾰족하고 차가운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내가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내용을 담고서.

그녀의 눈동자는 내 두 눈을 직시했다.

뭐랄까. 상황상 이런 생각이 들면 안 되지만 참 예쁜 눈이군. 치켜뜬 게 오히려 매력적이랄까?

레나의 눈은 둥글둥글하니까. 하이네랑 비슷한 것 같기도 하구먼.

“이런, 이런. 이미 다 알고 있었군요, 공녀님.”

내 정보를 뒷조사하면서 결국 나를 알아챈 모양이군.

“뻔뻔하군. 정원에서는 아는 척도 하지 않더니.”

“뭐, 뻔뻔함이 제 생활신조라서.”

정원에서는 확실히 내가 누군지 몰랐었나 보구먼. 집무실에서 정보를 받아 보고서 알아챈 건가?

나는 피식 웃고는 뚜벅뚜벅 걸어 나갔다. 그녀는 내 걸음에 맞추어 옆에서 같이 걷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이 여자 아이가 잘카르탄 공작가의 손녀라면, 왜 하이몰 백작가의 기사들과 병사들이 나섰던 거지?

뭔가 이상한데. 음… 이 부분을 조사해야 하나?

“그때의 일, 잊지 않았으니까.”

“그렇습니까? 하지만 말이죠.”

나는 옆으로 고개를 돌려 그녀와 눈을 맞추며 말했다.

“다시 그 상황이 온다 해도 제 선택은 같습니다. 저에게 소중한 것은 저의 가족이니까요. 아시겠습니까, 공녀님?”

나는 그녀에게 딱 부러지게 말해주었다.

어차피 내 일은 다 끝났으니까. 이 정도 깽판이야 부려도 괜찮겠지.

“이잇!”

그녀가 이를 악물고는 나를 노려보았다. 숨이 거칠어지는 것을 보니 꽤나 화가 난 것처럼 보였다.

“무례하군. 그때나 지금이나.”

“그거야 저는 권력과 재력 같은 것에 굴복하는 타입이 아니라서요. 솔직히 공녀님께서 공녀가 아니라면 제가 이렇게 존댓말을 쓸 이유도 없습니다.”

“뭐라!”

어이쿠! 폭발하는 건가? 뭐, 나야 도망가면 그만이다. 어차피 베리얼이야 펜타자곤의 사손이니 나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일이야 없을 테니까.

“이번은 봐주겠어. 하지만 앞으로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어라? 폭발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차분하네?

“흠… 감정 수습이 빠르시군요. 좋은 자세입니다. 세상에는 종종 감정을 조절 못해서 사고를 치는 사람이 많으니까요. 그리고 그런 건 전투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시끄럽다.”

이거, 이거 보통 아가씨는 아니로군.

“예이, 예이. 그래서… 무엇 때문에 저를 따라서 나오셨습니까?”

아무 이유 없이 나를 따라 나와서는 이렇게 같이 걷고 있을 리가 없지.

“잠시 정원으로 가자.”

“좋으실 대로.”

나는 그녀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같이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곧 아까 본 정원이 아닌 조금 음습한 다른 정원으로 이어진 문을 열게 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라이프 크라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69 배틀! +1 16.04.22 5,717 157 7쪽
168 배틀! +3 16.04.21 5,524 154 7쪽
167 추적의 방법 +2 16.04.20 5,596 147 7쪽
166 추적의 방법 16.04.19 5,619 155 7쪽
165 추적의 방법 16.04.18 5,714 159 7쪽
164 추적의 방법 +2 16.04.17 5,990 163 7쪽
163 비사 +2 16.04.16 5,821 147 7쪽
» 비사 +2 16.04.15 6,047 155 7쪽
161 인연이란 건 +3 16.04.14 5,939 157 7쪽
160 인연이란 건 +1 16.04.13 6,073 145 7쪽
159 인연이란 건 +7 16.04.12 6,099 156 7쪽
158 잘카르탄 공작가 +2 16.04.11 6,172 167 7쪽
157 잘카르탄 공작가 +1 16.04.10 6,083 154 7쪽
156 잘카르탄 공작가 +6 16.04.09 6,094 170 7쪽
155 잘카르탄 공작가 +3 16.04.08 6,175 146 7쪽
154 일상의 흐름 +2 16.04.07 6,268 161 7쪽
153 일상의 흐름 +3 16.04.06 6,253 158 7쪽
152 일상의 흐름 +3 16.04.05 6,359 157 7쪽
151 일상의 흐름 +1 16.04.04 6,520 179 7쪽
150 이주를 하다 +1 16.04.03 6,365 169 7쪽
149 이주를 하다 +5 16.04.02 6,470 159 7쪽
148 이주를 하다 +1 16.04.01 6,220 173 7쪽
147 이주를 하다 +2 16.03.31 6,463 164 7쪽
146 이주를 하다 +2 16.03.30 6,586 173 7쪽
145 이주를 하다 +2 16.03.29 6,501 169 7쪽
144 이주를 하다 +2 16.03.28 6,627 169 7쪽
143 다시 라이프크라이 속으로 +3 16.03.27 6,567 174 7쪽
142 다시 라이프크라이 속으로 +4 16.03.26 6,677 188 7쪽
141 다시 라이프크라이 속으로 +2 16.03.25 6,868 181 7쪽
140 다시 라이프크라이 속으로 +3 16.03.24 6,989 188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