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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렘팩토리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프 크라이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게임

성상영
작품등록일 :
2015.11.05 00:16
최근연재일 :
2016.10.18 23:00
연재수 :
3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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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9,039
추천수 :
59,962
글자수 :
1,084,750

작성
16.04.14 23:00
조회
5,938
추천
157
글자
7쪽

인연이란 건

DUMMY


***


“훌쩍! 너무해요. 연락도 없고. 그리고 그런 것 따위를 익히다니.”

어이, 나는 이미 너를 만날 때부터 그런 것 따위를 익히고 있었다고.

“하지만 걱정 마세요. 저는 절대로 형에 대한 이야기 안 하니까요.”

어이, 그러니까 그렇게 생글생글 웃으면서 마치 강아지가 주인 바라보듯이 하는 눈길로 보면서 그런 말을 하지 말라고.

“우아! 저 사람 눈빛이 굉장해!”

“사… 사랑이야! 금단의 사랑!”

어이, 시녀들, 그런 이야기 좀 귀에 안 들리게 해줄래? 아, 물론 내가 청력을 올리는 스킬을 상당히 올려서 들리는 것이기는 한데 말이지.

“하아! 너 말이야, 예전보다 강해졌구나.”

“그런 형이야말로 놀라워요! 언제 이렇게 강해진 거예요! 그리고 그때 그것들은 뭐예요?”

골치 아프군, 정말로.

예전에는 내가 저렙이라 몰랐는데, 지금 보니 베리얼의 마력 수치는 100이 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입문자, 수련자를 넘어 숙련자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이거지.

이제 겨우 마력 수치를 아이템까지 사용해 50을 넘어 수련자에 들어선 내 입장에서 보면 2배나 되는 엄청난 마력이다.

생사를 걸고 싸우면 내가 이길 것 같지만, 역시 이 녀석이 상대라면 의욕 같은 것은 들지도 않겠지.

“그런데 그때 본 누나는 어디 갔어요?”

“다른 곳에 둥지를 만들어서 거기 놓고 왔다. 여기 일을 마무리 짓고 그리로 다시 돌아갈 거니까. 그런데 스승님은 안녕하시냐?”

“예, 여전하시죠. 지금은 사조님 밑에서 공부 중이에요. 그분의 심부름도 하구요.”

“일전의 그 일 같은 거?”

“그… 런 일이죠.”

말하기 싫은가 보구나. 하기야 이 녀석 산골에서 마법만 파고들며 살았던 순진한 녀석이었지. 그런 녀석이 세상의 찌든 모습을 봐야 했으니. 어쩌면 그 사조인 펜타자곤도 그런 것을 수행의 일환으로 삼아서 이 녀석을 파견 보내었을지도 모르겠군. 인생 경험이라는 건가.

“힘들었구나. 그래도 마음의 여유는 잃지 마라. 알았지?”

손을 뻗어 녀석의 머리를 예전처럼 헝클어트려 주었다. 그러자 녀석이 마치 울 것 같은 눈으로 나를 보았다.

우아아아! 이 녀석 왜 또 이런 눈을 하는 거야? 레나도 가끔 저런 눈을 하고는 했는데.

“헤헤! 역시 형은 자상해요. 강하고… 자상하고. 그리고 저번에도 도와주셨구…….”

“그거야 네가 죽는 건 싫으니까. 나도 이판사판이었지.”

도박이 성공해서 다행이야. 그 빌어먹을 겔크론 새끼! 무슨 변비약 같은 이름을 가진 놈치고 너무 강했었지.

아, 그러고 보니 겔크론 놈의 지팡이를 내가 슬쩍 했었지? 그걸 지금까지 확인도 안 했잖아? 나 좀 정신이 없는 듯하다.

지금 확인하기는 그러니까 좀 있다가 하자. 그걸 또 예전의 고블린 샤먼 놈의 지팡이처럼 반으로 동강내서 쌍도끼로 만들어야지.

그러고 보니 나 본 액스도 업그레이드 안 하고 있었잖아? 나 정말 정신이 없는 것 같다.

“형, 무슨 생각 해요?”

“아무 생각도 안 했어.”

또 그 전투에서 돌아온 후에 이것저것 만들기는 잔뜩 만들어 놓고 내 무기는 업그레이드 안 했잖아!

하여튼 간에 나도 참 멍청하다니까. 아니, 뭐 이건 모두 레나 때문이지. 그 녀석하고 다른 여인네들이 정신없게 했으니 원.

아아, 나사가 좀 풀려 버렸다. 천하의 음험한 학살자 라임이 이런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사람들이 뭐라고 그럴까.

“그냥 인연이란 게 묘하다고 생각했달까.”

왠지 이럴 때는 쓴 걸 먹거나 해야 될 것 같은 기분이다. 왜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는지 알 것 같아.

“그래서 펜타자곤 님의 일을 도우면서 공부할 겸 수도에 와 있었던 거야?”

“예. 저번에는 하이몰 백작님의 부탁을 받아서 움직였었던 거죠. 사실 저희는 선발대였는데, 의외로 강하지 않은 것 같아서 바로 진입하자고 기사들이 성화를 부려서… 결국 안쪽에서 낭패를 볼 뻔했어요. 정말이지… 형이 아니었다면 우리 모두 거기서 죽었을지도 모른다니까요.”

“그래?”

그런 것치고는 기사들과 마법사들 모두 꽤 강력하더만. 그 합체 키메라도 해치우고 왔었고 말이야.

“그나저나 아리엔과는 어떻게 아는 거냐?”

“형이야말로 아리엔 누나를 어떻게 아는 거예요?”

“그게 동향 사람이라서…….”

“정말요?”

“어.”

동향 사람이기는 하지. 일단 현실에서 같은 메트로 타워에 살더라고. 물론 메트로 타워가 우라지게 넓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국에 있는 메트로 타워의 수가 3천 개가 넘는데, 뭘.

그나저나 그 하이몰 백작의 딸내미가 나를 못 알아봐서 다행이군. 그때 그 아가씨를 만날 적에 원래의 얼굴을 하고 있지 않아서 다행이었어.

“그렇다고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고… 그냥 아는 정도지. 그런데 너 무슨 일로 여기에 온 거냐?”

“예엣? 그… 그건… 그런데 형은 왜 여기 있는 거죠?”

눈 돌리는 모습이 참 귀엽군.

“난 센슨 아저씨 심부름 중이거든.”

말하는 게 곤란하다는 건가. 하기야 대마도사의 사손이 하이몰 백작의 딸과 같이 공작성에 있다는 것은 보통 일은 아니겠지.

“에? 센슨 아저씨?”

“그래. 그분이 잘카르탄 공작가에 편지를 부탁하셔서 말이야.”

“센슨 아저씨… 갑자기 이사한다고 떠나셨는데…….”

“그래?”

“형이 떠나고 난 후에 바로 떠나셨어요.”

“뭔가 이유가 있다는 거로군.”

이미 들켰으니 다시 어디론가로 도망간다는 걸까.

센슨 스승님이 그렇게 도망치듯 떠난 이유는 아무래도 그때 스승님을 습격한 놈들 때문이겠지. 그때 분명 그놈들이 가주 어쩌고 했었는데.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베리얼과 지나간 이야기를 했다.

어떻게 지냈고, 뭘 했고, 그래서 칭찬을 받았고… 베리얼은 그간 못다 한 이야기를 다 하겠다는 듯이 재잘재잘 떠들었다.

우연이라지만 정말 놀랍다고 할 수 있는 일이라니까.

“오래 기다리셨소?”

그렇게 한참을 떠들고 있는데 그 3집사장이라는 노인이 들어섰다.

“그럼 베리얼, 다음에 또 보자.”

“잠깐만요, 형!”

“응?”

“이거요. 서로 통신할 수 있는 목걸이에요.”

베리얼은 예전에 나에게 주었던 그 방어 마법이 새겨진 목걸이와 비슷한 디자인의 목걸이를 내밀었다.

녀석의 두 눈에는 짙고 짙은 쓸쓸함이 담겨 있었다.

“이제… 헤어져서 못 보는 건 싫으니까.”

그런가. 외로움인가.

“그래그래. 앞으로 자주 연락하마.”

나는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다음에 또 보자.”

“꼭이에요!”

소리치는 베리얼을 뒤로하고 나는 공작이 기다리는 방을 향해 걸었다.

베리얼의 눈을 보지 않기 위해서… 그 얼굴을 보지 않기 위해서… 고개도 돌리지 않고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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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인연이란 건 +1 16.04.13 6,073 14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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